A musical genius who lives twice RAW novel - Chapter 17
17화
고희범의 말은 정리하자면 이러했다.
[굳이 멀리 갈 거 없어.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해. 그게 곧 콘텐츠가 될 거야. 버스킹이든 학교 축제든 아니면 경연 대회든, 뭐든 해. 촬영하고 편집하는 건 내가 알아서 할게. 너는 네 일만 해.]너무 자신만만하게 말하기에 긴가민가했다.
하지만 지금 보면 일견 정답에 가까운 일이었다.
“일어나니 벌써 오후. 뒤늦게 옷을 차려입고 커피 한 잔. 슬슬 밖에 나갈 시간.”
나는 노래에 집중했다.
이게 내가 잘하는 일이니까.
그렇게 노래를 시작하고 불과 세 곡.
처음에만 해도 10명이 안 되었던 군중이, 이제는 어느새 30명이 넘게 불어났다.
호수 앞은 어느새 작은 콘서트장이 된 듯했다.
‘이 느낌, 좋네.’
버스킹이 별것이던가.
내가 기타로 돈을 벌겠다고 결심하고 처음으로 했던 일이 이것이었다.
기타를 들고 아무 길거리에나 앉아서 띵가띵가 현을 퉁겼다.
그러다가 노래도 조금씩 불렀다.
그 앞에다가 모자를 벗어두면 사람들이 그 안에 돈을 넣어 주고는 했다.
‘그러다가 클럽에서 자리를 얻고, 그러다가 사장님한테 납치당하고, 어쩌다 보니까 데뷔하고 그랬네.’
그렇다.
내 인생 최초의 무대는 길바닥이었다.
같은 의미에서 보자면 중경대학교 캠퍼스 호수도 크게 다를 건 없었다.
“하얀 와이셔츠에 묻은 그대 향기. 씻어내기가 아까워.”
시대가 달라지며 무대가 바뀌었지만, 내 마음가짐은 달라지지 않았다.
지금 내 눈앞의 관객들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이러다가 운이 따르면 인터넷에서 인기를 좀 얻겠지. 반복하다 보면 점점 큰 무대에 오를 수 있을 테고.’
조급해하지 않는다.
그저 당장 할 수 있는 일, 눈앞의 무대에 집중한다.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이었다.
“와…….”
그렇게 연이어 곡을 마쳤을 무렵, 관객들의 박수 소리가 쏟아졌다.
처음 버스킹을 시작했을 때보다는 훨씬 커진 소리였다.
“진짜 잘한다.”
“소름.”
감탄하는 대학생들 사이로 고희범의 카메라가 눈에 들어왔다.
또 어느새 카메라를 들고 내 버스킹을 촬영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였다.
그게 재밌었다.
‘나 때는 음악 들을 때는 그냥 듣기만 했는데.’
시대가 변하기는 변했나 보다.
나는 그 사실을 즐겁게 받아들이며 슬쩍 뒤로 물러났다.
그러자 다음 타자로 성민아가 걸어 나왔다.
“안녕하세요.”
곧 그녀의 기타 소리가 호숫가 바람을 타고 울려퍼졌다.
봄 날씨는 선선했다.
음악은 풍요로웠으며, 마음은 여유로웠다.
나는 잠시 눈을 감고 이 순간을 즐겨 보았다.
‘이래서 음악이 좋아.’
그렇게 호수 앞 버스킹은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우리는 그 이후로도 몇 개의 영상을 더 촬영했다.
“내 발걸음 세 걸음, 그대 발걸음 네 걸음. 앞서가는 내 마음은 열두 걸음. 우리 마음은 보폭만큼 자라나네.”
동아리 회관 벤치에서 혼자 연주하는가 하면.
“얼굴을 들고 빛을 쬐는 나는 내 인생의 주인공.”
카페 이스케이프 스튜디오에서 촬영하기도 하였다.
연주하는 곡들은 주로 전생에 발표했던 곡들이었는데, 아예 곡만 만드는 것도 아니었다.
“안녕하세요, 기타 치고 노래 부르는 김한영입니다.”
짧게 자기 소개 영상을 찍기도 해다.
요점은 콘텐츠의 양이었다.
‘처음에는 질보다 양이라고 했나?’
처음 방송을 개국할 때는 영상을 몇 개 정도 만들고 시작하는 게 좋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비슷한 영상을 다섯 개나 찍은 뒤에야 고희범은 콜 사인을 내렸다.
“이 정도면 충분할 것 같아.”
“그래?”
“지금 당장은. 일단 이걸로 편집해서 올려 놓고, 나머지는 그 다음에 생각해 보자.”
고희범은 나보다도 자기가 더 들뜬 눈치였다.
“결과물 나오면 바로 올릴게. 아 참, 계정 만든 거 있지? 그거 아이디랑 비밀번호는 나한테 알려 줘.”
“흠.”
연신 말을 이어나가는 그의 눈빛에는 어떤 빛이 담겨 있었다.
나는 그 빛의 의미를 알았다.
자기가 할 줄 아는 일을 찾아낸 사람이 이런 표정을 짓기 마련이었다.
‘괜찮네.’
지금 고희범의 표정이 그러했다.
그런데 그는 몸을 찔끔 빼더니 말했다.
“……너, 사람을 왜 그런 눈으로 봐?”
뭐, 임마.
그렇게 이튿날.
고희범은 간단한 편집을 마친 영상을 인터넷에 업로드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솔직히 말해서 나는 예상하지 못했다.
* * *
김한영이라는 이름은 아주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알려져 가고 있었다.
그가 잠깐 출연했던 방송을 다시 보기 위해서 매번 새로 들어오는 사람만 해도 수백 명.
그들은 평소 습관대로 그의 영상을 찾던 중 의외의 선물을 발견했다.
[오, 이거 뭐임?] [공식 계정?] [싱어송라이터 김한영이라는데.]싱어송라이터 김한영.
김한영이 만든 공식 계정이었다.
그가 자신이 등장한 영상마다 댓글을 적어놓고 다녔다.
[이거 찐인가?] [찐 맞는 듯.]그의 공식 계정에는 몇 가지 영상이 올라와 있었다.
주로 학교에서 버스킹을 하거나 짧게 커버 송을 부른 곡들.
그것들이 짧게 편집되어 올라와 있었다.
그런데 그 퀄리티가 심상치 않았다.
[와.] [진짜 실력 하나는 독보적이다.] [뭔가 계속 찾게 됨.] [좀 김한영만의 감성이라는 게 있음.] [김한석 곡을 커버했네.]사실, 조회수 자체는 그리 높지 않았다.
원래 신인 미튜버라는 게 그러했다.
특별히 돈을 써서 홍보하거나, 다른 미튜버의 도움을 받지 않는다면 조회수 백 단위에서 전전하는 게 대부분.
일종의 마의 구간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지금 당장 김한영의 계정도 그러했다.
[김한석 – Dear – cover by. 김한영.] [조회수 – 801.]절대 높다고 할 수 없는 수치였다.
그가 지금까지 출연했던 영상들의 조회수가 만 단위를 찍었던 것에 비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는 수준.
하지만 좋아요 수치가 계속해서 올라갔다.
[좋아요: 51.]무려 조회수의 5%를 넘긴 [좋아요] 수.
일반적인 커버 영상에서 [좋아요] 수치가 1% 정도인 것을 생각해 보면 압도적인 수치였다.
[오, 이거 좋아.] [세월이 녹아 있다.] [기타가 되게 찰지네.] [이게 음악이지.]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훌륭한지는 모른다.
어마어마한 속주가 있는 게 아니며, 보컬이 특별히 훌륭한 것도 아니다.
고음이 폭발한다든지 박자를 가지고 논다든지 그런 것도 없었다.
하지만 그의 음악은 어딘가 달랐다.
바닷가의 물고기처럼 널린 여타 음악 미튜버들과 확연히 달랐다.
어느 미튜버는 그 정답을 알아냈다.
[노련하네.]그렇다.
김한영의 음악은 노련했다.
나이에 걸맞지 않게 어느 노익장 못잖은 완숙미가 배어 있다고 말하더라도 좋았다.
몇몇 시청자들은 그런 생각을 했다.
[얼른 유명해졌으면 좋겠다.]나만 듣기는 아쉽다.
음악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무릇 생각하는 그것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당장 반향이 생겨난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들의 행동은 착실하게 기록되고 있었다.
압도적인 좋아요 비율.
확산 수.
한번 영상을 본 사람들의 기이할 정도로 높은 재방문 비율.
이런 수치들은 복합적으로 맞물려 한 가지 결과로 이어졌다.
[알 수 없는 미튜브 알고리즘이 나를 이 영상으로 이끌었다.]알고리즘의 선택이었다.
영상이 업로드되고 어느덧 일주일이 지났을 무렵의 일이었다.
* * *
카페 이스케이프.
나는 좀 기분이 이상했다.
“…….”
“…….”
당황스럽다.
이건 좀 당황스럽다.
“희범아.”
“응.”
“이게 무슨 일이냐?”
나는 노트북 화면 속 내 영상들의 조회수를 가리켰다.
그곳에는 심히 기묘한 숫자가 떠올라 있었다.
[조회수 : 21,088.]숫자가 좀 많이 불지 않았나.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이거 10분의 1도 안 됐던 것 같은데.
단순히 조회수만 불어난 게 아니었다.
내 계정의 구독자도 대폭 늘었다.
천 단위조차 허들처럼 느껴졌는데, 어느새 2천을 넘겼다.
[얘 누구임?] [진짜 좋다.] [듣고 있으면 편안해진다.] [억지로 잘 부르려고 안 해서 좋음.] [ㄹㅇ 고음만 쏟으면서 차력쇼하는 사람들 많은데 이게 백 배 낫네.]그것들을 보고 있으려니 나도 모르게 입가에 웃음이 걸렸다.
뮤지션에게 대중의 칭찬은 그 어떤 식사보다도 맛있다.
하지만 마냥 기뻐하기도 잠시, 이내 머릿속으로 의문이 떠올랐다.
‘조회수가 왜 갑자기 올랐지? 혹시 누가 내 영상을 홍보해 주기라도 했나?’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좀 당황스러운데 고희범은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한영아, 아무래도 우리가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은 것 같다.”
“알고리즘…… 뭐?”
“알고리즘의 선택.”
고희범은 한 차례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미튜브에는 랜덤으로 영상을 띄워주는 알고리즘이 있거든. 거기 맞아떨어지면 메인에 노출되면서 단기간에 홍보 효과가 생겨.”
“운이 좋았다는 건가?”
“아니지. 알고리즘이 보기에 우리 영상에서 좀 떡상 가능성이 보였다 이거지.”
고희범은 뭐가 그리 좋은지 히죽히죽 웃으며 말했다.
“크, 역시 내 생각이 맞았다니까. 영상의 퀄리티만 맞추면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긴 어렵지 않다니까.”
거의 세상 모든 것 얻은 표정이다. 나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래서 그 알고리즘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대체 어떤 건데?”
“그건…….”
그 순간이었다.
질문 한 번 했을 뿐인데, 자신만만했던 고희범의 얼굴에서 웃음이 실종되었다.
그의 어깨가 쪼그라들기를 잠시, 고희범은 우물쭈물하며 말했다.
“나도 잘 모르겠는데…… 이 알고리즘이라는 게 비공개라서…….”
내 이럴 줄 알았다.
하나는 알더라도 둘은 모르는 게 고희범이지.
유감이다.
그냥 내가 직접 알아보려고 핸드폰을 두드리는데, 지나가던 사장님이 내게 말했다.
“500명 버프 같군요.”
“500명 버프요?”
“예, 500명 버프.”
이게 무슨 말인가 싶은데 그는 자연스럽게 의자에 앉으며 말을 이었다.
“미튜브의 구체적인 알고리즘은 흔히 비공개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여러 사람을 통해 기본적인 신인 발굴 알고리즘은 분석됐습니다.”
“그게 500명 버프라는 건가요?”
“예.”
사장님이 고개를 끄덕였다.
“미튜브는 기본적으로 구독자 500명 미만인 미튜버는 하수로 생각해서 노출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500명을 찍은 순간부터는 달라지죠.”
무슨 말인지 알 것도 같았다.
나는 그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여기서부터가 진짜 승부라는 말이군요.”
“예. 정확히 500명을 기준으로 언제가 됐든 부상할 수 있는 시드로 간주하는 겁니다.”
“흠…….”
그러고 보니 이해가 될 것도 같았다.
미튜버 영상들을 찾아보면 구독자 몇백 명짜리 미튜버와 몇천 명짜리 미튜버 사이에는 어떤 공백이 존재했다.
마치 뻥 뚫린 구간처럼 중간이 잘 없었다.
이게 미튜브의 500명 버프의 영향이라고 생각하면 설명이 됐다.
‘알고리즘이라.’
나는 의문 하나가 풀리는 걸 느끼며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하루아침에 10배라니. 조금 얼떨떨하네요.”
“사실, 이것도 적은 겁니다.”
“그래요?”
“진짜로 운이 좋은 경우에는 100배로 올라가기도 하고 그렇거든요.”
“어마어마하네요.”
100배라.
구독자 몇백짜리 미튜버가 하루아침에 몇만짜리로 체급을 키운단 말인가.
지금 당장만 봐서는 살짝 아득했다.
“물론, 영상의 퀄리티가 따라 줘야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학생이 올린 영상이 뛰어났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흠흠.”
“아무런 영상이나 마구잡이로 올린다고 한들 알고리즘의 선택을 아무나 받을 수 있는 건 아니죠. 오히려 저질 미튜버로 판단되면 노출이 안 될 수도 있습니다.”
은근 심오하다.
하지만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영상의 퀄리티를 신경 써야 한다는 말이네요.”
콘텐츠의 질이 중요하다.
단순히 양만 늘릴 게 아니라, 개개의 영상이 가진 힘도 중요한 듯했다.
그렇다면 생각을 다소 달리할 필요가 있었다.
‘큰 한 방이라…….’
뭐가 있을까.
가능한 한 많은 사람 앞에서 공연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가만히 고민하고 있으려니 조은솔이 입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까 벌써 그럴 시기가 왔네.”
“그럴 시기요?”
무슨 말인가 싶은데 그녀가 입을 열었다.
“우리 동아리에는 다른 학교 자매 동아리랑 교류회가 있거든.”
“그게 뭔데요?”
“국단대학교 알지?”
“네.”
모를 수가 없었다.
중경대학교에서 불과 걸어서 몇십 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 학교였으니까.
“거기가 왜요?”
내 질문에 조은솔은 씨익 웃으며 말했다.
“조만간 그 학교에 원정 공연하러 갈 거야.”
“……오.”
원정 공연이라.
학교 축제와 더불어 대학교 음악 동아리의 백미 아니던가.
어감이 마음에 들어 입속으로 곱씹다가 나는 물었다.
“관객들도 좀 많이 오겠네요.”
“대강당 빌려서 하니까 몇백은 올걸?”
더 마음에 들었다.
잘하면 홍보 효과도 좀 노릴 수 있겠다.
엄청나게 큰 한 방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괜찮은 한 방이군.
그리 생각하는 참인데 조은솔은 뭔가 떠올랐다는 듯 말했다.
“가만, 그러고 보니까 한영이가 김한석 좋아했지?”
“네, 김한석은 명실상부한 한국 최고의 싱어송라이터죠. 특히 1집의 3번째 트랙인 오디세이를 들어보면 알 수 있겠지만, 80년대에 이미 현대 대중음악의 미래를…….”
“아니, 그런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
사람 많을 끊네.
참 도리를 모르는 사람이다.
아무튼, 조은솔은 헛기침을 뱉더니 말했다.
“국단대학교가 누구 모교게?”
“음.”
이런 질문은 또 모르겠다.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니 조은솔은 씨익 웃더니 말했다.
“김한석의 라이벌이 누가 있었지?”
“라이벌이요?”
나는 잠시 생각해 봤다.
내 라이벌이라.
뭔가 있다는 것 같은데, 아무리 고민해 봐도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애초에 나한테 라이벌이라고 할 만한 사람이 있었나?’
이건 모르겠다.
나를 시기하는 도전자라면 또 얼마든지 있었던 것 같은데.
그렇게 생각하는 참이었다.
‘가만, 그러고 보니까 한 명 있었지. 나를 라이벌로 생각하던 사람이.’
딱히 라이벌은 아니고, 자기가 내 라이벌인 것처럼 굴던 사람이 한 명 있었다.
이상하리만치 내게 경쟁심을 불태우면서 내가 뭘 하든 집요하게 따라다녔지.
이름이 뭐였더라.
‘임 뭐시기였던 것 같은데.’
기억이 안 떠올라서 한참 고심하고 있는데 조은솔이 입을 열었다.
“임대경 있잖아.”
“아, 맞아요. 그런 이름이었죠.”
기억났다.
임대경.
그 녀석, 나만 보면 눈을 이상하게 뜨던 게 은근히 기억났다.
그놈도 이제 중년이 다 됐겠구나.
이제 철 좀 들었을까.
‘실력은 늘었겠지?’
감회에 사로잡혀 있는데, 조은솔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말했다.
“김한석 좋아한다는 애가 김한석 라이벌이 누군지도 몰라?”
“살다 보면 모를 수도 있죠.”
애초에 그 사람이 라이벌이 아니었으니까 모릅니다만.
“뭐, 아무튼, 그 임대경의 모교가 국단대학교야. 거기에 후원도 많이 해서 실용음악과도 세웠지. 건물도 많이 지었고. 아예 학교의 자랑거리로 유명하다니까. 특히, 거기 기타 동아리가 옛날에 임대경 본인이 소속되어 있었던 동아리야. 그래서 공연한다면 보러오는 사람도 많지.”
이쯤 들은 순간이었다.
그녀가 내게 무슨 말을 하려는지 대충 감이 왔다.
나는 손가락을 퉁기며 말했다.
“거기서 김한석 곡으로 크게 한 방 먹여 보자는 거죠?”
“바로 그거지.”
조은솔이 씨익 웃었다.
“큰 무대가 필요하다고 했지? 여기 있네. 큰 무대.”
내 일을 자기 일처럼 생각하는 모습이 좀 기특해서, 이번만큼은 나도 마주 웃었다.
“10점 만점에 10점 드릴게요.”
큰 한 방이 제 발로 나타났다.
– 다음 화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