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musical genius who lives twice RAW novel - Chapter 175
175화
[제목: 너네 김한영 최근 방송 봤냐?]인터넷 커뮤니티 등지에 한 게시들이 올라왔다.
[ㅋㅋㅋㅋㅋㅋㅋ방송 도중에 아이플러스 직원이 와서 계속 후원 넣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
시청자들이 미션 걸고 싶은 거 회삿돈으로 대신 내준다면서 계속 후원 던짐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진짜 장사할 줄 아시네 ㅋㅋㅋㅋ] [댓글: 119]
노 젖는 솜씨 보소 ㅋㅋㅋㅋㅋㅋㅋ
김한영,,,, 시청자랑,,, 회사를,,,, 같이 등쳐먹느냐,,,,, 갈!!!!
아 어제 방송도 레전드였음
연옥 무쌍 폭렬 파동포 개오졌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플러스 직원이 김한영 방송에 출연해서, 대신 후원해 주며 홍보했다는 내용.
또 일회성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이어질 일이기도 했고.
아이플러스의 홍보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김한영 방송 보고 리액션] [후원금: 50,000] [김한영 노래 따라 부르기] [후원금: 30,000]철저하게 인터넷 방송 위주로 돌아다니며 실제 시청자들에게 와닿는 광고를 밀어붙였다.
‘나름대로 신선하네.’
업계에서는 꽤 젊은 회사니까 마케팅도 젊게 한다는 건가.
그렇게 해서, 우리 방송은 본격적인 방송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차근차근 인지도를 쌓을 수 있었다.
[최종 예선 촬영일 D-1]우리 식구들은 다 같이 강릉의 어느 펜션에 도착했다.
서울에서 차를 몰고 2시간 거리.
“이제 슬슬 바다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흐암, 졸려 죽는 줄 알았네요.”
식구들은 창밖으로 강릉 시내를 바라보며 찌뿌둥하다는 듯 한마디씩을 뱉었다.
그런데 뭐라고 해야 할까.
정작 우리 중에서 제일 피곤할 사람, 운전대를 잡은 조은솔만큼은 즐거워 죽겠다는 눈치였다.
“흐흐흐, 나 옛날부터 강릉에 되게 오고 싶었는데.”
“강릉에요? 왜요?”
한여름의 어리둥절한 질문에 조은솔이 눈빛을 반짝이더니 말했다.
“여름아! 강릉 하면 커피잖아!”
“강릉이 커피로 유명해요?”
“당연하지! 커피의 도시 강릉!”
“…….”
“몰랐어? 진짜로?”
한여름은 정말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하지만 조은솔은 아랑곳하지 않고 열띤 말을 이어나갔다.
“매년 커피 축제도 열리는데! 빵도 맛있고. 게다가 또 강릉 하면 장칼국수로도 유명한데. 바닷가라서 그런지 해산물도 맛있거든. 그래서 이탈리아 레스토랑도 어딜 가든 다 맛있다?”
“…….”
“참, 게스트하우스도 되게 많지. 모르는 사람들은 제주도로 많이 가는데, 좀 아는 사람들한테는 강릉만 한 곳이 없거든.”
“누나 게스트하우스 가 보셨어요?”
“아니, 근데 미튜브 보면 알아.”
그렇게 조은솔이 계속해서 강릉 예찬론을 쏟아 냈다.
홍윤서는 그걸 물끄러미 바라보기를 한참, 내게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우리 한영아, 뭔가 좀 안 느껴져?”
“딱히요. 왜요?”
“응, 모르면 됐어.”
할 말이 있으면 하시지.
아무튼, 강릉에 마냥 놀러 온 건 아니다.
조은솔은 아무리 봐도 놀러 온 게 맞는 것 같지만, 우리에게는 따로 볼 일이 있었다.
“슬슬 현장 보러 가죠.”
이번 방송, 한영 아카데미의 촬영을 강릉에서 진행할 예정이기 때문이었다.
‘생각보다 준비가 쉬웠지.’
참가자들을 몰아넣기 위해, 인근에 방음이 잘 되는 게스트하우스 한 채를 통째로 빌렸다.
게스트하우스에서는 원래부터 파티가 자주 열린다나. 방음이 잘 된다는 것도 소소한 보너스였다.
게다가 이번 콘텐츠에는 예상치 못한 후원자가 있었는데.
“시에서 먼저 연락을 할 줄은 몰랐네.”
강릉시였다.
고희범이 어딘가 뿌듯하다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슬슬 우리도 규모가 커졌나 보다. 시에서 협찬이 먼저 들어올 만큼.”
그 말 그대로다.
강릉시 차원에서 장소를 협찬해 주겠다며, 우리에게 먼저 접촉해 왔다.
공연장부터 시작해 설비 협찬까지 방송 전반에 걸쳐 필요한 모든 걸 후원하겠다며 공격적으로 지원 의지를 밝혔다.
‘원래 강릉에서 모든 걸 진행할 예정이었으니 겸사겸사 잘된 일이기는 한데…… 묘하게 땡잡았다는 태도가 보였지.’
하기야, 우리도 돈과 시간을 대거 아꼈으니 잘된 일이기는 하다만.
“그래도 공짜는 아니잖아요.”
할 일이 있기는 하다.
강릉시에서 요구한 게 있었으니, 그 정도는 해 볼 생각이었다.
‘어디 보자, 슬슬 시작해 볼까.’
각설하고, 나는 곧장 카메라와 노트북을 꺼내고는 방송을 켰다.
[현재 시청자 수: 5,581명]켜자마자 1분도 안 되어 5천 명이다.
이 시간에 방송을 잠깐 진행하겠다고 앞서 예고한 덕일까, 시청자 수가 차오르는 속도가 심상치 않았다.
[김-하!] [1빠] [엄] [마가 준비한 식사]늘 그렇듯 채팅창을 못 읽을 정도로 시끌시끌한 우리 시청자님들.
그런데 오늘은 이 중에서도 유독 특별한 부류가 눈에 띄었다.
두 아이돌의 팬들이었다.
혹여 우리 이번 방송에 두 사람이 나올까 싶어서 보러 온 것.
안타깝지만 당장은 그럴 계획이 없다.
두 사람이 등장하기까지는 아직 일정이 남아 있다.
나는 카메라를 보며 손을 흔들었다.
“안녕하세요. 지금 막 강릉에 도착했습니다. 여기는 어디냐면, 비밀인데요. 오늘은 강릉시와의 지하 야합으로 저희가 특별한 행사를 하나 준비했습니다.”
[행사?? 그게 뭐인??] [김한영 강릉에서 뭐 이상한 짓 또 하냐?] [음????]채팅창에 무수한 물음표가 떠올랐다.
나는 힘을 숨긴 사람의 기분이 이런 건가 느끼며 짧게 답했다.
“오늘 저녁 9시, 저희가 강릉시 어딘가에서 게릴라 공연을 할 예정입니다.”
그렇다.
게릴라 공연.
이거야말로 강릉시에서 우리 방송에 장소 협찬을 미끼로 건 조건이었다.
어차피 공연하러 왔으면 공연을 해 달라는 말.
시 차원에서 공연 및 관광 문화를 육성하려고 안달이 난 강릉시다운 요구였다.
‘뭐, 어차피 나야 콘텐츠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고, 버스킹도 오래간만이라 좋지.’
안 그래도 요즘 따라 버스킹을 하고 싶었던 참이다.
그럼에도 근래 못 했던 건, 우리가 다소 지나치게 유명해진 탓이었다.
모습을 드러냈다 하면 사람이 너무 과하게 몰려들기 마련.
‘인기가 많으면 그것도 또 버스킹을 하는 맛이 없어져 버리지.’
좀 적당히 즐기는 분위기여야 버스킹이 버스킹답다.
아무튼, 그런 우리에게도 강릉은 꽤 좋은 버스킹 장소였다.
서울에서 거리가 적당히 멀뿐더러, 지금은 그렇게까지 성수기도 아니다.
시내 인구가 너무 적지도 않을뿐더러, 가을 바다를 보러 온 관광객들이 있어서 보러 올 사람 수도 충분했다.
“그럼.”
나는 이번 방송의 목적을 본격적으로 입에 담아 보았다.
“장소는 강문해변 인근 어딘가입니다. 입장료는 없으니까 많이 보러 오세요.”
[!!!!!!!]채팅창이 불타기 시작했다.
[강릉까지 얼마나 걸리지?] [지금 출발하면 도착하겠는데???] [강문해변이 어디야? 차 타야 갈 수 있나?] [아니 이런 건 좀 미리 말하라고!!] [오 ㅋㅋㅋㅋㅋ 나 강릉 사는데 개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럭키wwwwwwwwwwwww] [운이 좋군]방송을 보고 당장이라도 강릉시로 출발한다는 사람.
이미 출발했다는 사람.
[딱 기다려, 지금 간다]자기는 강릉시에 사니, 금방 보러 오겠다는 사람들로 채팅창이 한가득 차올랐다.
[김한영 이 샛기는 좀 하루만 일찍 말해주면 뭐가 덧나나???] [시청자들이 너한테 뭐 잘못함?] [똥개훈련 시키지 말라고오오오오!!!!] [아 ㅋㅋㅋㅋㅋ 그래서 보러 안 갈 거야?] [크아악!] [김한영!!! 김한여어어엉!!! 너란 놈은 대체!!! 얼마나 우릴 괴롭혀야 적성이 풀린다는 것이냐!!!!! 이 괴물아!!!!]물론, 이걸 굳이 뒤늦게 선전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미안하지만 사람이 너무 모이면 안 돼서 그랬다.
“참, 저희 게릴라 공연은 오늘만 있는 게 아니니까 기대해 주세요. 이번 한영 아카데미 콘텐츠는 강릉시와 함께합니다. 앞으로도 많이 사랑해 주세요. 좋아요와 구독도 부탁드립니다. 방송은 조금 뒤에 공연을 시작할 때 다시 켤게요.”
그렇게 짧은 안내가 끝날 무렵, 인터넷은 이미 내가 어디에서 공연할 예정인가를 두고 위치를 추정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불타오르네.”
홍윤서가 핸드폰을 보며 혀를 찼다.
“이 근방 숙박업체 주인들은 노났네. 후, 이제 길거리 편하게 돌아다니기도 어렵겠다.”
“김한영 저거 분명 즐기는 게 분명해요.”
성민아가 입을 삐쭉거렸다.
하지만 사실이다.
나는 천성이 관심종자이기에, 관심을 받는 게 즐겁다.
“야, 근데.”
고희범이 짧게 덧붙였다.
“장소는 비밀이라면서.”
“아, 그랬나? 기억이 안 나네.”
생각해 보니까 굳이 숨길 필요가 없을 것 같아서.
어차피 위치는 뻔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뻔한 위치로 골랐다.
* * *
강릉시에서 속초시로 3분의 1쯤 넘어가는 길에 있는 게스트하우스.
경포 아트하우스.
그곳에 간단하게 짐을 푼 뒤, 우리는 곧 인근의 해변으로 이동했다.
강문해변.
강릉을 대표하는 해변이자, 전국에서 가장 예쁜 해수욕장을 뽑으라면 꼭 들어가는 곳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우리가 버스킹을 하려고 준비한 장소이기도 하였다.
“으, 슬슬 춥겠다.”
“그나마 아직 겨울까지는 아니라서 다행이네.”
우리는 밖에 돌아다니지 않고 거의 차 안에서만 이동했다.
딱히 날씨 때문은 아니다.
단지 슬슬 얼굴을 드러내고 다니면 피곤할 상황이기 때문.
‘벌써 사람이 꽤 많네.’
해변가 앞으로는 이미 버스킹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강릉 강문 버스킹 축제]우리의 계획은 이러하다.
버스킹 축제가 한창 진행되는 와중, 중간에 난입하듯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었다.
이미 공연을 보고 있는 사람들은 놀랄 테고, 시청자들도 놀라겠지.
아니나 다를까, 주위를 둘러보면 공연을 즐기면서도 유독 눈을 날카롭게 뜨고 주위를 살피는 사람들이 많았다.
‘스파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네.’
나타나면 붙잡힐 것 같다.
그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
바닷가 앞 부설된 무대 위에서는 어느 가디건을 걸친 남자가 어느 유명한 곡을 연주하고 있었다.
“강릉 밤바다~ 이 모래에 담긴~ 너와의 기억~.”
저 사람 무대만 끝나면 바로 내 차례다.
바로 난입해야지.
그렇게 곁눈을 뜨고 창밖을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초시계를 재는 와중이었다.
“감사합니다.”
가디건을 걸친 남자가 이마의 땀을 닦아 내리며 말했다.
“이 좋은 날, 강릉 강문 해변에서 여러분과 같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엔딩 멘트인가 보다.
슬슬 한 곡쯤만 더 하면 끝이겠군.
난입할 준비를 해야지.
얼른 해라.
그렇게 생각하는 와중이었다.
“그럼 이제 제 마지막 곡인데요. 요즘 한국에서 제일 잘나가는 뮤지션 하면 누가 있을까요?”
남자의 말에 관객들이 한마디씩 이름을 외치기 시작했다.
“임선우?”
“장트리!”
“선우!”
“유리!”
그렇게 대략 대여섯 개의 이름이 쏟아지는 와중, 한 사람이 샤우팅을 내지르듯 크게 외쳤다.
“김한영!”
내 이름이었다.
그 말에 가디건을 입은 남자가 박수를 치며 말했다.
“네, 맞습니다. 김한영입니다. 김한영이 지금은 한국에서 제일 잘 나가죠. 반박시 여러분이 틀리고 제 말이 맞습니다.”
오, 저 사람 갑자기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무슨 짓을 하려는 건가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한 참이었다.
“다음 곡은, 김한영의 곡입니다. 반추, 들려드리겠습니다.”
그 말이 들린 순간.
나는 마음속으로 결심하고는 입을 열었다
“각이다.”
“각? 무슨 각.”
정의선의 물음에 나는 기타 케이스를 어깨로 매며 말했다.
“난입할 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