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musical genius who lives twice RAW novel - Chapter 37
37화
“널 영입하려고 할지도 몰라!”
고희범이 잔뜩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얼굴에서는 마치 로또 당첨을 앞둔 서민의 기쁨마저 엿보이는 듯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내 생각은 이러했다.
‘응. 그렇겠지.’
그쪽에서 나를 부른다면 영입 이야기겠지.
당연히 그런 이야기를 나누려고 불렀겠거니 했는데, 그게 왜.
생각보다 무덤덤한데 고희범이 대뜸 외쳤다.
“번듯한 MCN에 들어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야! 이런 기회는 또 언제 올지 몰라!”
목청이 너무 크다.
아무래도 카페다 보니 주위 시선이 느껴질 지경.
“희범아, 목소리 좀 줄여라. 다 들리겠다.”
“…….”
그는 그제야 자기가 너무 흥분했다는 걸 깨달았는지 움찔하더니 숨을 길게 들이마셨다.
“그래, 들숨, 날숨, 들숨, 날숨.”
“후우.”
“옳지, 그래서 내가 거기 들어가는 게 좋을까?”
“무조건이지.”
고희범이 한결 차분해진 목소리로 말했다.
“이 업계에 테슬라보다 좋은 MCN이 없는데. 그럼 안 들어가게?”
“희범이 말만 들으면 좋은 곳 같기는 하네. 그러고 보니까 나도 거기는 한두 번 들어본 적 있는 것 같아.”
성민아마저도 그의 의견에 살짝 거들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그들의 판단이다.
내게는 내 판단이 있다.
다소 과열된 분위기가 가라앉을 때까지 뜸을 들이기를 몇 초.
나는 비로소 입을 열었다.
“나는 아무래도 좋을 것 같은데.”
“……뭐?”
내 말에 고희범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그사이 말을 이었다.
“왜, 잘나가는 회사가 나한테 관심을 보이는 건 좋아. 하지만 그건 뭐라고 해야 하나.”
나는 가게 유리 너머로 통화를 나누고 있는 강도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회사가 내게 관심을 보이는 건, 어디까지나 내게 상품성이 있어서 그러는 거잖아.”
“상품성?”
“돈이 된다고. 내가.”
그 말에 고희범이 로봇처럼 목을 삐걱이다가 말했다.
“그…… 렇지?”
“그렇다면 이쪽에서 굳이 저자세로 나갈 필요 없다는 거야. 강도수가 미다스의 손이라고 했지? 그래, 강도수가 금으로 만든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
나는 창밖의 그를 곁눈질로 바라보고는 말했다.
“하지만 반대로 애초에 금이었던 사람을 캐내기만 한 걸 수도 있잖아.”
이게 내 본심이었다.
‘어차피 실력만 있으면 어딜 가든 대접받는 세상이야.’
잘나가는 회사에는 잘나가는 회사의 리스크가 있다. 이미 잘나가는 사람이 많아서 밀어주기 힘들 수 있다는 것.
오히려 작은 곳이 잘 밀어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렇다고 정말 막장인 곳에 가면 계약만 묶이지 아무것도 못 할 수도 있지만, 돈 벌 생각이 있는 곳이라면 안 그러겠지.’
즉, 정말로 실력만 있으면 아무래도 좋다는 게 내 생각이었다.
애초에 서두를 이유가 없다.
여차하면 계약은 미루고 또 미뤄도 큰 상관 없다.
누가 칼 들고 쫓아오나.
“상대가 내 가치를 아는 이상, 선택권은 나한테 있어. 더 많은 회사를 만나면 그만큼 좋은 선택지도 생기겠지.”
“하지만.”
“희범이 네 말이 맞아. 그 사람 안목이 좋은 건 사실이겠지.”
“그런데 왜?”
“생각해 봐. 그 뛰어나다는 사람이 내 가능성을 알아챘는데, 다른 곳이라고 못 알아보겠어?”
그렇다.
잠재력이 보여서 미리 선점하려고 접근했다고 했던가.
그럼 아예 개화한 다음에 계약하면 그만이었다.
‘보통 신인들은 회사가 갑이라고 생각하지.’
계약하고 싶다는 의지를 슬쩍 내비치기만 해도 신나서 당장이라도 도장을 못 찍어서 난리다.
하지만 그건 신인의 방식이다.
자기 자신에게 확신이 없고, 회사가 자기를 먹여 살려주리라는 막연한 환상을 가진 신인의 방식.
‘가장 귀가 얇은 시기야.’
하지만 나는 다르다.
나는 음악 시장이 굴러가는 방식을 봤다.
가장 작은 회사에서 시작해,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그렇기에 나 자신에게 확신이 있었다.
고로, 나는 갑이었다.
“서두를 필요는 하나도 없어.”
“…….”
“그냥 미팅 한 번 하는 거야. 마음 편하게 먹어. 대범하게.”
고희범은 내가 좀처럼 잘 이해가 안 되는 눈치였다.
나는 말을 이었다.
“기회가 당장 온 것 같다고 해서 너무 들뜨면 사람이 판단력을 잃어. 교양 수업에서 이렇게 비즈니스 미팅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차분한 머리라고 했잖아.”
나는 그 말을 하고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안 그래?”
말을 내놓고 기다리기를 잠시.
고희범은 비로소 진정된 듯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한영이, 너는 사람이 왜 이렇게 자신감이 넘치는지 모르겠다.”
“그게 나니까.”
“……고등학생 때는 안 이랬는데.”
어딘가 어이가 없는 눈치다.
나는 그에게 안심을 주기로 했다.
“너를 안 믿는 너를 믿지 마. 나를 믿는 나를 믿어.”
“아오. 진짜 근자감.”
고희범이 가슴을 탕탕 두드렸다.
속이 어지간히 답답한가 보다.
유감이다.
그렇게 한참 대화를 나누고 있는 찰나.
“오래 기다리셨죠?”
어느새 돌아온 강도수가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는 어딘가 머뭇거리는 눈치이기를 잠시.
한숨을 내쉬더니 입을 열었다.
“갑작스럽지만 한 가지만 여쭙고 싶습니다.”
질문이라.
이런 대화를 시작하기에 나름 괜찮은 화두다.
하지만.
나는 다음 한마디에 뇌가 마비되었다.
“다름이 아니라, 한영 님의 현재 YTG와 계약 조건이 어떻게 되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네?
조건…… 아니, 그보다 내가 어디랑 계약이 되어 있다고?
YTG?
* * *
“…….”
이게 무슨 말이야.
내가 YTG 소속이냐니.
나한테 뭘 물어보려고 불러내기까지 했나 싶었는데, 예상 밖의 말이 튀어나왔다.
‘뭐지? 새로운 기출 유형인가?’
당황스럽다 못해 대답할 말이 안 떠올랐다.
눈만 깜빡거리는데, 당황한 눈치인 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너희들은 왜 또 놀라?’
고희범과 성민아는 한술 더 떴다.
이 둘은 마치 드라마 속 출생의 비밀이라도 목격한 조연들처럼 입이 벌어져 있었다.
‘난리 났네.’
난리 났어.
그런데 강도수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어딘가 여유로운 눈치로 말을 이었다.
“아, 갑작스러운 질문이었나요?”
“솔직히 그렇네요.”
“당황스러우셨다면 실례했습니다만, 지난번 방송 이후 개인적으로 몇 가지를 알아봤습니다.”
강도수는 뒤를 캤다는 게 멋쩍은 듯 시선을 피하면서 말했다.
“갑작스럽게 대학교에서 실력을 보이더니, 순식간에 보컬 학원에서 이름을 걸고 홍보를 하고, 타 대학의 무대에서 활약했다는 겁니다. 불과 몇 달 사이에.”
“음, 그랬죠.”
나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해 보니까 열심히 살긴 했지.’
1학기 동안 보냈던 시간이 눈꺼풀에 아련히 스쳤다.
기타를 붙잡고 사는 건 당연하니까 굳이 언급할 것도 아니다.
매주 보컬학원에 가서 수업을 들었고, 매일 연습했다.
공부와 함께 [팅] 동아리 활동, 스튜디오 카페 [이스케이프]에서 방송까지 모든 방면에서 열심히 살았지.
몸이 하나로 부족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렇게 조사하던 중 알게 됐는데.”
강도수가 말을 이었다.
“지난번 국단대 무대에서 YTG 엔터의 임대경 대표가 참석했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랬죠?”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어두운 구석에 앉아서 어둠의 지배자처럼 음침하게 내려다봤지.
“그리고 또, 당시 무대에 올랐던 사람 중 몇몇이 YTG의 컨텍을 받았다는 사실도 들었습니다.”
그랬구나.
많이도 알아봤네.
그런데 여기까지 들은 순간이었다.
‘가만.’
내 머릿속으로 의문이 떠올랐다.
‘왜 나한테는 아무런 말도 없었지?’
이상하다.
나 분명 국단대에서 꽤 활약하지 않았나.
내가 특별히 잘하지는 않았지만, 남들이 못했던 덕에 상대적으로 활약했잖아.
그런데 왜 YTG에서 나한테는 아무런 말이 없었지.
‘뭐지?’
순간적으로 의문에 빠진 사이 강도수가 말을 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한영 님은 임대경 대표님의 자제분과 사이가 좋으셨던 거로.”
“아.”
임선우.
걔가 나를 쫄랑쫄랑 따라다니기는 했지.
임대경만큼 따라다니면서, 성격은 임대경보다 좋아서 기특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방송에서도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던가.
그런데 그게 왜.
딱히 특별한 일인가.
머릿속으로 여기까지 생각이 닿은 순간이었다.
“한영 님의 뛰어난 실력과 준수한 외모에 이 많은 정황이 맞물려, 전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강도수의 입에서 압도적인 결론이 나왔다.
“혹시, 한영 님이 YTG와 이미 계약을 맺으신 게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
이 남자, 코난이 대단하다.
내가 YTG 소속이란다.
에라이.
YTG는 개뿔이.
‘거기서 축제 때 참가자들한테 연락을 돌렸다는 것도 이제 막 알았다.’
어디까지 가나 보자 듣고 있는데, 강도수가 추리만화 속 주인공마냥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말했다.
“제 생각이 맞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응.
모르는 거 맞네.
어처구니가 없어 마침 옆을 돌아보니 고희범과 성민아마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의 표정은 내게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한영아, 너 우리 몰래 언제부터…….’
개판이다.
세 사람 사이에 끼어 영 어색한 분위기에 뭐라고 대답해야 좋을까 고민하기를 잠시.
아.
나는 가장 적절한 대답을 떠올리고 입을 열었다.
“아닌데요.”
“…….”
“…….”
“…….”
말하고 깨달았다.
이건 적절한 대답이 아니었나 보다.
* * *
몇 분 뒤.
“YTG 소속이 아니라고요?”
강도수 대표가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하지만 실력이랑 정황이…….”
“우연입니다.”
“우연으로 임대경 대표님의 아드님과 같이 다니셨다는 말씀인가요?”
“그것이 우연히 그렇게 되었습니다.”
“……그럼 학원 홍보는.”
“그것도 우연입니다.”
강도수가 말이 없다.
더욱이 고희범과 성민아도 말이 없다.
나는 어딘가 오해가 있는 것 같아서 한 마디를 덧붙였다.
“그리고 한 가지 말씀드릴 게 있는데요.”
“네.”
“제가 선우랑 같이 다니는 게 아니라, 걔가 일방적으로 절 따라다니는 겁니다.”
그 말에 세 사람의 표정이 일제히 어그러졌다.
뭐, 어쩌라고.
“잠시, 잠시만 생각할 시간을 주시겠나요?”
강도수는 맨손으로 얼굴을 비벼 잡념을 털어냈다.
이윽고 길고도 깊은 한숨을 깊게 내쉬기를 잠시.
비로소 맑게 트인 표정으로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믿기 어렵습니다.”
“…….”
아니.
이 양반아, 믿기 어려우시면 어쩌시게요.
그게 사실인데.
당사자가 그렇다는데 믿으셔야죠.
‘이게 그 답정너인가 뭔가 하는 건가?’
뭐라고 해야 할까.
원래부터 강도수 대표에게 큰 환상이 없던 나였지만, 이제 슬슬 내 안의 작은 환상마저도 조각조각 깨지고 있었다.
‘믿음이 없는 사람이구나.’
이 사람은 믿음이 없는 사람이다.
사람 뒷조사로 캐고는 자기 혼자서 착각에 빠지는 사람이다.
그러고 보니 어느새 고희범도 김이 샌 눈치였다.
“…….”
저 망연자실한 표정 좀 봐라.
아득히 높은 사람을 만났으니 좀 멋들어진 계약 이야기를 나누나 생각했겠지.
어떠냐.
이게 현실이다.
저 하늘 위 연예인 같은 사람이라도 다 똑같다.
똑같은 사람이다.
닭다리는 손으로 붙잡고 뜯고, 요플레는 뚜껑부터 핥는 사람이다.
유감이다.
“저기, 그럼 그.”
강도수는 헛기침을 뱉더니 말했다.
“한영 님은 현재, 정말로 소속된 곳이 없는 거 맞지요?”
아직도 의심을 못 버린 눈치.
나는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굳이 따지자면 동네 스튜디오랑 계약을 하기는 했는데…….”
“전속 계약인가요?”
“아니요. 그냥 시설 이용 계약이요. 시설을 무료로 이용하는 대신, 수수료 떼 주는 조건으로.”
“그렇다면, 음.”
강도수는 눈을 지그시 감고 한참을 고민하는 듯하더니, 비로소 말했다.
“저 혹시, 저희 테슬라와 함께해 보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드디어 처음 나와야 했을 본론이 나왔다.
참 멀리도 뺑뺑 돌아왔다.
이게 다 사람 사이에 믿음이 부족했기 때문이겠지.
그리고 저 말에 대해서 할 대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계약 조건 먼저 듣고요.”
조건이었다.
굳이 급하게 정할 필요는 없다.
“아, 네? 네. 그렇지요.”
강도수는 내 말에 뭘 그리도 당황했는지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우선 저희 채널 테슬라의 장점을 말씀드리자면, 타 사 대비 빼어나게 낮은 수수료와 폭넓은 기회를 약속할 수 있습니다.”
“가장 폭넓은 기회라면?”
고희범이 슬쩍 끼어들더니 호기심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
강도수는 잠시 주저하는 듯하더니 말했다.
“요즘은 은근히 알려진 것으로 압니다만, 사실, 저희 채널 테슬라는 큰 회사의 투자를 받고 있습니다.”
“어느 회사인가요?”
“알 사람은 이미 다 압니다만, 이건 가급적 비밀로 해 주셔야 합니다.”
나는 대답하는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강도수도 마주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네온입니다.”
그 순간이었다.
“……!”
고희범과 성민아가 입을 쩍 벌렸다.
그리고 이번에는 나도 놀란 건 마찬가지였다.
‘네온, 거기 상당히 큰 곳 아닌가?’
네온.
현대 한국인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기업이었다.
네온은 한국에서 가장 큰 포털 사이트, [네온]을 기반으로 성장했는데, 현재는 한국 인터넷을 양분한다고 봐도 무방한 공룡 기업이었다.
테슬라가 그곳을 배경으로 두고 있었다니.
“배경이 세네요.”
“예, 아직은 비밀입니다만, 조만간 공식적으로 밝힐 예정입니다.”
하긴, 우리에게 밝힐 정도라면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큰 감흥은 없었다.
좋은 배경이 있다고 해서 계약을 바로 결정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었다.
앞서 말했듯, 꼭 계약을 맺어야만 하는지부터 의문일뿐더러 굳이 해야 한다면 몸값이 낮은 시기에 할 필요가 없었다.
‘서두를 필요는 없겠지.’
협상에서는 급한 사람이 지는 법이다.
아니나 다를까.
의견을 내비치지 않고 가만히 듣고만 있으려니 강도수 사장의 말이 점점 길어졌다.
“저희 채널 테슬라에 오시면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저희 사의 가장 큰 무기는 안정성입니다. 꾸준한 수익을 유지할 수 있게끔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어느새 영업맨으로 변한 그의 말을 듣기를 한참.
나는 머릿속으로 결론을 내렸다.
‘역시, 아직은 때가 아니야.’
그의 말에 구체적인 조건 이야기는 없었다.
어디까지나 허공에 붕 뜬 공수표가 있을 뿐, 숫자가 없다.
그렇다면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
더 진솔한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눌 날이 조만간 오겠지.
나는 마음을 굳히고 입을 열었다.
“죄송하지만 나중에 다시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요?”
“그러셔도…… 네?”
강도수가 의아한 표정이길래 나는 한마디를 덧붙였다.
“저희 부모님한테도 여쭤봐야 할 것 같아서요.”
“……부모님이요?”
“네, 저희 집이 조금 엄해서.”
철없어 보이겠지만 더없이 좋은 핑계였다.
“그래도 등록금 받고 대학 다니는 건데, 갑자기 방송에 집중한다고 하면 싫어하실 것 같아서요. 부모님이랑도 대화를 나눠 봐야 뭐라고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럼 잠, 잠시만요.”
강도수는 다급히 지갑을 뒤적이더니 말햇다.
“그럼 여기 명함입니다.”
“네, 최대한 빠르게 연락 드릴게요.”
나는 우선 그렇게 대화를 마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머릿속으로 궁금증이 하나 떠올랐는데.
‘이 상황을 요즘 말로 뭐라고 하더라.’
아, 떠올랐다.
밀당이다.
그렇게 라이브 카페 [플러그인]으로 돌아갔을 때였다.
“오, 한영이 왔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한윤태가 내게 손을 흔들었다.
벌써 술병을 깠는지 책상 위로 포장용지가 나뒹굴었다.
“마셨어요?”
그 모습이 한심해서 말없이 바라보려니, 한윤태가 내 시선을 피하면서 말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예의가 바르네.”
“…….”
임마, 너 기획사 싫어한다면서.
고작 선물로 받은 술 몇 병에 마음을 내줬냐.
어처구니가 없어서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한윤태는 헛기침을 뱉더니 말했다.
“같이 마실래?”
“아뇨. 저 술 안 마셔서요.”
“안 속네.”
1절만 하자.
1절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려니.
“속아? 뭘 속아?”
고희범이 의아한 눈치로 물었다.
– 다음 화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