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Musical Genius Who Lives Twice RAW novel - Chapter 30
30화
인간은 상대적이다.
즉, 한 사람이 잘났다는 건 다른 사람이 못났다는 말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한석은 지극히 뛰어난 사람이었다.
그 말은, 그보다 못한 사람이 즐비했다는 말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임대경.
그가 그런 사람이었다.
“…….”
“대표님, 괜찮으십니까?”
수행원의 말에 임대경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식은땀을 훔쳤다.
“조금 덥군.”
“예, 공연장 열기가 조금 과하네요. 관리실에 냉방을 요청할까요?”
“아닐세, 괜찮아.”
“장소가 불편하시면 언제든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번에도 임대경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의 눈앞은 침침하기 짝이 없었다.
‘세상에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나.’
무대 위에서 한 학생이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고 있는 탓이었다.
이제 막 대학교에 입학했다고 했던가.
젊다기보다는, 어리다고 말함이 옳았다.
그런데 그의 연주를 듣고 있노라면 뭐랄까.
겉으로 보이는 나이와 정반대였다.
‘저 나이에 저만한 연주를 할 수 있다니.’
임대경의 귀는 정확하다.
뮤지션으로서도 한 차례 업계 최정상의 자리에 올랐지만, 사업가로서는 그보다 훨씬 더 성공한 게 그다.
업계에서 그의 안목은 마이다스의 손에도 비견되었다.
가능성이 아주 티끌만큼이라도 보이면 바로 알아챈다. 투자를 아끼지 않고 키워내 어떻게든 열매를 맺게 만들어 낸다.
그의 안목 덕일까.
YTG는 3대 엔터 중 인재 발굴에 관해서는 가히 최고라고 불릴 정도였다.
이 장소.
국단대학교 실용음악과도 그의 전용 정원 아니었던가.
그 정원에 지금, 이방인이 침범했다.
‘대체 어떤 인생을 살아왔기에 저 나이에 저런 연주를 할 수 있는 거지?’
반세기에 걸쳐 다듬어진 그의 귀가 눈앞의 무대를 듣고 경각심을 알렸다.
서투르다.
하지만 단순히 서투른 연주가 아니었다.
아직 불완전하지만 그 밑에 두꺼운 심지가 박혀 있었다.
너무나도 거대해서 그 위에 성이라도 올릴 수 있을 것만 같은 심지.
관록.
갓 스물에 불과한 학생의 연주에 관록이 묻었다.
‘실력을 과시하기에도 바쁠 나이인데, 벌써 관록이 묻었다고?’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임대경, 그조차도 저 나이에 그러지 못했다.
그만 그럴까.
하물며 그의 라이벌, 김한석조차도 저러지 못했다.
‘그 괴물 녀석조차도 죽기 직전이 다 되어서야 완성됐거늘.’
그래서 더 소름이 돋았다.
저 학생이 그 김한석과 놀랄 만큼 닮았기 때문이었다.
대체 어디가 닮은 걸까.
음색은 훨씬 가볍다.
연주도 어딘가 허술하다.
곡도 김한석의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연주에서는 김한석이 들렸다.
‘내가 노망이 든 건가.’
잠시 자기자신을 의심해 본 순간이었다.
“김한석을 보는 것 같네요.”
“……!”
갑작스러운 수행원의 말에 임대경이 섬찟했다.
임대경이 젊었던 시절부터 그의 곁에서 줄곧 함께했던 수행원이다.
그의 말에는 단순히 감상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어려운 무게가 담겨 있었다.
“벌써 30년은 지난 일입니다만, 저도 대표님 따라서 김한석의 무대를 여러 번 봤었지요.”
“…….”
“나이도 어린 것이 어떻게 저리도 사람 냄새가 나는 노래를 하나 감탄했었는데…… 세상 모를 일입니다. 같은 사람이 또 있군요. 물론 전 대표님 노래가 더 좋았지만요.”
그다음 순간이었다.
“대표님, 저 학생을 저희 품에 데려오는 건 어떻겠습니까?”
수행원이 폭탄 발언을 던졌다.
“저 학생을?”
“예, 느낌이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준비한 친구들보다는 부족하지만, 그래도 지금부터나마 다듬으면 어떻게든 따라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확실히 일리는 있는 말이었다.
그는 사업가다.
싹수가 푸릇푸릇한 유망주라면, 다른 곳에서 채가기 전에 이쪽이 먼저 잡아가는 게 낫지 않겠는가.
수행원의 말에는 실로 합리적인 구석이 있었다.
하지만 임대경의 미묘한 자존심이 그 말을 거슬렀다.
‘YTG에서 저런 포지션은 우리 아들만 해도 충분해.’
그의 아들, 임선우 때문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임선우의 음악은 임대경, 그의 음악을 닮았다.
아니, 닮은 것 이상이었다.
그의 고질적이었던 단점들을 극복하고 상위호환의 영역으로 나아갔다.
임선우라면 그가 추구했던 그 이상을 보여줄 수 있다.
나아가 음악계의 정점으로도 만들 수 있다.
이게 임대경의 생각이었다.
그런데 저 학생을 데려오면 어떻게 될까.
‘YTG의 이름을 걸고 밀어준다면 언젠가는 뜨겠지.’
하지만.
겹칠 수밖에 없다.
임선우와 김한영.
둘 다 옛 감성을 가지고 있고, 둘 다 기타를 치는 싱어송라이터다.
이게 임대경에게 또 다른 악몽을 되새기게 했다.
‘내가 김한석의 곁에서 얼마나 큰 고통을 받았는데, 그것만큼은 물려줄 수 없다.’
마흔 가까이 된 나이에 어렵게 얻은 자식을 위해서라도 그런 선택은 할 수 없었다.
과민반응이라고 불러도 좋다.
하지만 그 과민반응이 그에게는 현실이었다.
“아니, 그건 안 되겠군.”
임대경은 고개를 젓자.
“예?”
그에 수행원이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하지만 가능성은 충분하지 않습니까? 같은 YTG 식구가 된다면 아드님과 좋은 친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래서 안 된다는 거야.”
“그 말씀은…… 아…….”
수행원은 곧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알겠습니다.”
저게 진심으로 한 말이든 아니든 그리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수행원으로서 할 역할은 다 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짧은 이야기가 오가는 사이 김한영은 무대에서 내려왔다.
이어서 트레몰로의 한 학생이 엉거주춤한 자세로 올라와서는 그야말로 망신을 당했고, 그다음으로 한 여학생이 올라왔다.
‘성민아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저 학생 정도 실력이었다면 딱 좋을 텐데.’
실력만 보면 딱 다듬기 좋은 단계다.
비주얼은 조금 모자라지만.
‘이것도 병이군.’
임대경은 한숨을 내쉬고는, 이마 위로 흐른 땀을 닦으며 말했다.
“덥군.”
“예, 대표님. 지금 바로 관리실에 연락하겠습니다.”
* * *
길고도 짧았던 교류회가 끝났다.
팅의 식구들은 어리벙벙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너도 느꼈지?”
“뭐?”
“한영이가 중간에 올라가고부터 뭔가 판도가 변한 것 같은 게…….”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저들은 공연 중간부터 계속 멍한 눈치였다.
무대가 망해서였을까.
아니다.
“설마…… 비볐나?”
한 선배가 당혹스러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렇다.
오히려 무대가 너무 잘 풀렸던 탓이었다.
“나름대로 선방한 것 같은데.”
“꽤 할만했지?”
잘해놓고도 확신을 못 가지는 눈치.
어쩔 수 없었다.
트레몰로와 교류회를 가질 때마다 팅이 일방적으로 밀렸던 역사가 벌써 10년이 넘어갔다.
더욱이 올해는 처음부터 패배를 각오했었다.
올해 신입회원 농사가 성공적이었다고는 하나, 상대측에서 반칙에 가까운 행위를 저지른 탓이었다.
‘이래서 선봉장이 중요하다니까.’
트레몰로가 현역 프로들을 동원해서 기선을 제압했다면, 팅에서는 내가 그 역할을 수행했다.
분위기.
앞장서서 분위기를 깔아놓으며 이후의 무대를 흔들어버렸다.
이에 트레몰로의 페이스가 처참하게 무너진 한편, 팅은 별생각이 없었다.
왜냐.
원래부터 내 노래에 익숙했기 때문이었다.
평소 귀에 딱지가 내려앉을 정도로 내 노래를 듣고 살았으니, 당황이고 뭐고 할 리가 없다.
물론, 나 하나만 잘한 게 아니었다.
“우리 민아도 아주 귀여워 죽겠어.”
조은솔이 성민아의 볼을 쭉 잡아당기려는 듯 달라붙었다.
성민아는 다급히 회피했다.
그 모습에 조은솔이 서글픈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언니는 민아 칭찬해 주고 싶어서 그런 건데, 싫어?”
“제가 스킨십을 별로 안 좋아해서요.”
그렇다.
성민아가 잘해 주었다.
나만 잘하고 다음부터 바로 기세가 꺾였더라면, 순간의 현상으로 끝났을 터.
하지만 성민아까지 연이어서 훌륭한 무대를 보여 주며 흐름 자체가 바뀐 것이었다.
해볼 만하다!
이게 팅의 마음가짐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해볼 만했다.
이기지는 못했지만 나름 선방했다.
‘이런 걸 고희범 식으로 말하자면 졌잘싸라고 하던가.’
졌지만 잘 싸웠다.
하지만 그 정도로도 충분했다.
‘준프로씩이나 돼서 아마추어 동아리를 못 발랐으니, 자존심이 어지간히 상했겠네.’
서로 기대감이 다른 만큼 데미지도 상대적인 법이니.
실제로 저쪽 트레몰로 회원들이 앉은 자리의 분위기는 장마철 하늘처럼 무겁기 짝이 없었다.
그런데 마음속에 작은 의문이 남았다.
‘역시 좀 이상해.’
성민아의 실력이 좋은 건 원래부터 알았다.
하지만 오늘 확인한 그녀의 실력은 그 이상이었다.
단순 아마추어가 아니다.
트레몰로에 소속된 실용음악과 학생들과 비교하더라도 모자라지 않을 수준.
‘원래 음악을 진지하게 했었나?’
이상한 일이다.
나는 그런 생각을 품기를 잠시, 고개를 돌리고는 고희범을 바라보며 물었다.
“희범아, 내가 말한 거 어떻게 됐어?”
이게 오늘 무대의 또다른 수확이었다.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라이브 무대를 생중계했다.
내 말에 고희범은 자기 가슴을 주먹으로 탕탕 두드리며 말했다.
“내가 누구야.”
“함흥 고 씨 김다롱합파 38대손.”
“……어디서부터 지적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고희범은 한숨을 내쉬더니 내게 계정을 보여주었다.
그곳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수준의 조회 수가 찍혀 있었다.
[누적 조회 수 1,200.]오.
중간에 나갔다가 들어온 중복을 제외하고 총 1,200명 가까이가 우리 영상을 시청했다는 말이었다.
지금 우리 구독자가 6천을 조금 넘겼으니까 거의 5분의 1이 보러 들어왔던 셈.
“생각보다 많이 봤네?”
놀라서 중얼거리려니 고희범이 말했다.
“우리 채널이 원래 충성 구독자가 많거든. 히히.”
놀랍다.
대체 뭘 보고 이렇게 열심히 찾아오나.
“이것도 알고리즘의 힘인가.”
작게 감탄에 잡혀 있는데, 그가 재차 말했다.
“임대경 아들 등장한다고 제목에 뿌렸거든.”
“뭐?”
이건 또 무슨 말이야.
어이가 없으려니 고희범이 말을 이었다.
“써먹을 수 있는 건 전부 써먹어야지. YTG는 이름이 아주 조금만 엮여도 사람들이 검색해서 엄청나게 찾아오는 거 몰라?”
“와…….”
우리 희범이, 생각보다 머리가 팔팔 굴러가는 편이었구나.
매일 바텀에서 탱커 돌리길래 그런 거 안 키우는 줄 알았는데.
그런데 순간, 나는 한가지가 의아해서 물었다.
“이거 저작권이나 초상권 문제없어?”
그렇다.
나는 고희범에게 혹시라도 모를 저작권 문제를 대비해서 팅 연주 영상만 중계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이에 대해 고희범은 당당하게 말했다.
“그래서 중간에 잘렸어.”
“음?”
이게 무슨 말이야.
정신이 순간적으로 나갔는데, 고희범이 싱글벙글 웃으며 말을 이었다.
“YTG 측의 신고로 방송 중단됐다더라. 미튜브에서 경고 한 번으로 봐 주는데, 다음부터는 하지 말래.”
“…….”
우리 조금 위험했던 거 아닌가.
게슴츠레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려니까 고희범은 찔리는 듯 내 시선을 피하더니 말했다.
“야, 나도 몰랐어.”
아닌 것 같은데.
이거 고희범이 아니라 고의범 아닌가.
시선을 치우지 않으니 그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나며 말했다.
“앞으로는 안 할게.”
“하지 마라.”
“…….”
“희범아, 돈도 계정이 살아 있어야 벌든 말든 하는 거다.”
“네…….”
잠깐 의기양양했던 고희범이 다시 쭈그리가 됐다.
그렇게 일단락이 났나 싶은 참이었다.
“저기요.”
누군가가 우리 자리로 찾아오더니 말을 붙였다.
어떤 사람인가 보니, 꽤 익숙한 얼굴이었다.
‘임선우?’
임대경의 아들, 임선우였다.
그가 여전히 날카로운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자기 아비와 하나도 안 닮았다 싶은데, 그가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무대 좋았어요.”
“아.”
무슨 말을 하러 왔나 했더니.
나도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저도 오늘 재밌었어요. 교류회도 그렇고 동아리 회관에서도 그렇고.”
인상적인 실력이었다.
특히 나이를 감안하면 더더욱 그러했다.
실용음악과니까 음악을 갑자기 관둘 리는 없을 테고, 임대경 아들이니까 환경도 좋다.
이대로만 가도 나중에는 거물로 성장하지 않을까.
‘그럼 자주 마주치겠네.’
머릿속으로 작은 경쟁 구도가 떠오른 순간이었다.
“나중에 한번 놀러 가도 돼요?”
임선우가 뜬금없는 말을 꺼냈다.
“네?”
“이번에는 중경대에서 이쪽 캠퍼스로 찾아왔잖아요. 다음에는 제가 한번 갈게요.”
“음.”
나는 내 입으로 확답을 내릴 말이 아닌 것 같아 뒤를 바라봤다.
그러자 눈을 크게 뜬 조은솔의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가 텔레파시라도 보내듯 필사적으로 시선을 보냈다.
‘받아들여! 당장! 잡아! 임대경 아들이야!’
대충 이런 느낌 아닐까.
사람이 눈으로 참 많은 말을 할 수 있구나.
나는 다시 고개를 돌려서 임선우를 보고는 말했다.
“자주 놀러 와요.”
“……네!”
“그리고 스물 맞죠? 동갑이니까 말 편히 하시고요.”
“어, 응. 네, 응.”
그렇게 일단락이 나나 싶은데, 이번에는 고희범의 시선이 빛났다.
나는 깨달았다.
‘이 방송에 미친 놈.’
합법 게스트 한 명 생겼다고 신났네.
* * *
이번 교류회 영상이 인터넷에 올라갔다.
정확히는, 나를 비롯해 우리 동아리 회원들과 임선우의 영상이 내 계정을 통해 올라갔다.
그리고.
그 반응은 뜨겁기 짝이 없었다.
[Bravery? 나 이 노래 되게 좋아하는데.] [와…… 한영이 노래 더 늘었네.] [아니, 이런 공연이 우리 학교에서 있었어? 진심 이걸 가서 못 본 게 한이다. 나 왜 지금까지 국단대학교 다닌 거임?]열렬한 반응과 좋아요 수, 무엇보다 서서히 다른 곳에서 영상을 타고 들어온 사람들의 댓글이 눈에 띄었다.
[허허, 그냥 김한석 노래 찾고 있었는데 괜찮은 친구 발견^^] [제목에 커버라고 쓰셔야죠. 내가 모르는 김한석 공연 영상인 줄 알았네 ㅋㅋ]물론, 아직까지는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진 못한 모양이었다.
“구독자 성장이 더디네.”
그렇다.
이번 영상이 한 번쯤 슬럼프를 넘어설 기폭제가 될 줄 알았더니마는, 생각보다 구독자 증가 추세가 더뎠다.
몇백 명이 붙긴 했지만 딱 그 정도.
‘단순히 계산해 보면 이렇게 1년 내내 올려도 십만 넘기기는 힘들 것 같은데.’
십만이 적은 숫자는 아니다.
콘텐츠에 따라 다르지만, 어지간한 직장인 이상의 수입이 들어오며 본격적으로 전업 미튜버를 고민해 볼 만한 수치였다.
하지만 이런 콘텐츠를 매일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다.
또 중간에 감소할 가능성도 있을 터.
“흐음…… 뭔가 아쉬운데.”
손가락으로 기타 바디를 툭툭 두드리고 있으려니 고희범이 말했다.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는 마.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
“그런가?”
“응, 원래 1만 명 내외로 성장세가 줄어드는 게 정상이야. 계기만 있으면 또 금방 늘 테니까 걱정하지 마.”
확실히 그의 말은 옳았다.
내가 향상심에 불타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는 걸 수도 있다.
‘희범이는 하꼬 생활을 몇 년씩 했다고 했지.’
고등학생 때부터 짬짬이 했다던가.
그 시간이 고희범에게 나름의 인내심을 길러주었을 터.
조바심이 날 때 버티는 힘도 뮤지션에게는 중요한 덕목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도, 하물며 나도 간과하는 사실이 하나 있었다.
미튜버의 성장이 꼭 알고리즘으로만 이루어지는 건 아니다. 그보다 더 직관적이고 빠른 방법도 얼마든지 있었다.
그중 하나가 지금 고희범의 눈에 들어왔다.
“야, 한영아, 이거 봐라!”
메시지가 하나 올라와 있었다.
[커버송 전문 미튜버 ‘모든 노래’입니다. 한번 만나 뵐 수 있을까요?]– 다음 화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