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Musical Genius Who Lives Twice RAW novel - Chapter 61
61화
이번 비포애프터 프로젝트는 이러했다.
장서균 음악경연대회를 목표로 팅 식구들 10명이 지원한다.
그 과정을 시청자들과 공유한다.
‘단순하고 컴팩트하다.’
당초 계획은 편집이 끝나는 대로 바로 인터넷에 공개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과정이 조금 틀어졌다.
[그런 콘텐츠를 만들고 계셨나요?]강도수 사장이 개입했기 때문이었다.
[조금만 기다려 주시길 바랍니다. 이번 콘텐츠에서 뭔가가 느껴집니다. 아니, 들립니다. 한영 님도 들리시지요? 네, 대박이 터지려는 소리입니다. 퍼퍼펑!]채널 테슬라가 제작에 협력하기로 약속하며 전체적인 공개 타이밍 조율이 일어났다.
그렇게 새로 맞춘 게 지금.
“공개하겠습니다. 저희 새로운 프로젝트입니다.”
아 참, 프로젝트 이름도 바꿨다.
“우리도 가수다입니다.”
우리도 가수다.
일명 우가수.
이게 이번 프로젝트의 공식 명칭으로 정해졌다.
동영상 프로토타입을 완성한 것 자체는 좀 되었다, 그럼에도 공개를 미뤘던 이유가 있었다.
먼저, 몇 명이나 합격할지 몰랐기 때문.
나 혼자서 붙었는데 프로젝트 운운하면 그건 좀 민망하지 않겠나.
하지만.
“저희 팅은 앞서 10명의 회원이 함께 경연대회에 지원했고, 그중 4명이 합격하는 쾌거를 이루어냈습니다.”
이제 넷이나 합격했으니 굳이 미룰 이유가 없어졌다.
딱 적당하다.
나는 작게 안도하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저희가 중간과정을 계속 촬영해 두었거든요. 이걸 저희 시청자분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습니다.”
말이 이어질수록 시청자들의 반응도 점차 뜨거워졌다.
[오.] [김한영 채널 최초의 대규모 프로젝트인가?]맞다.
이번 프로젝트야말로 김한영이 자발적으로 기획한 최초의 대형 콘텐츠.
모노의 힘에 기댔던 [모노 감사제]와는 달랐다.
[그럼 이번 대회도 처음부터 방송각 보고 준비한 거였음?] [어쩐지 개열심히 한다고 했다 ㅋㅋㅋㅋ] [한다고 돼? 어떻게 했음?] [엄마 나 미튜브 나왔어!] [엄마 보고 있지?] [엄마 찾는 애들이 왜 이렇게 많냐.] [아빠 나 방송 탔어!] [그렇다고 아빠 찾으라는 말이 아니었는데.]시청자 반응이 마음에 든다.
슬슬 이 콘텐츠에 대한 확신이 생기기를 잠시.
나는 입을 열었다.
“그럼 지금부터 함께 보시죠. 고비스.”
“예, 주인님.”
고희범이 비포애프터 프로젝트 영상을 재생했다.
그리고.
곧이어 채팅창이 시청자들의 웃음으로 가득 찼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뭐야, 연주 자체를 못 하네.]그렇다.
처음 비포애프터 프로젝트에 나온 건 어디까지나 MT를 시작했을 당시의 영상.
동아리 회원들이 제대로 무대 준비를 시작하지도 않았을 때 일이었다.
연주도 개판일 수밖에.
아니, 개판인 게 정상이었다.
[중간에 손 저는 거 실화냐?] [악보 까먹은 것 같은데?] [와, 처음에는 진짜 별로였네.]시청자들이 웃는다.
거의 개그 방송을 보는 것만 같은 눈치.
하지만 내게 이러한 반응은 오히려 기대했던 것이었다.
‘이래서 못하는 게 좋아.’
바닥이 깊을수록 올라갈 수 있는 천장도 높아지기 마련.
물론, 시청자들이 웃기만 하는 건 아니었다.
[그래도 한영이는 원래 잘하네.]잘한 연주에는 아낌없이 칭찬을 퍼부었다.
[안 하던 스타일인데 이것도 좋다. 되게 현란하네. 손가락이 거의 안 보임.] [세인트 민아도 잘함.] [은솔이가 연주한 곡 뭐지? 되게 괜찮은데.] [윤서는 어떻게 붙었음 ㅋㅋㅋㅋ] [편집자님도 기타 칠 줄은 아네 ㅋㅋㅋㅋㅋㅋ]대충 반응은 이러하다.
전체적으로 재롱 잔치를 보러 온 느낌.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어때요, 재밌으셨나요?”
나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당시의 실력인 거 시청자님들도 아시죠? 지금은 훨씬 늘었어요. 지난 MT에서 지옥 훈련했거든요.”
[오오.] [그럼 이제부터는 늘어난 실력을 보여 주는 건가?] [기대된다.] [저기서 어떻게 발전했길래.]자, 기대감이 충분히 올랐다.
나는 지난 몇 주간 적립한 핵폭탄 버튼을 누를 시간이 왔다는 걸 직감하며.
“공개하겠습니다.”
입을 열었다.
“MT에서 훈련을 거친 뒤, 급격히 실력이 늘어난 저희 식구들의 모습을.”
동영상이 재생되기를 몇 분.
시청자들의 반응이 볼 만했다.
[돌으신?]* * *
김한영의 [우리도 가수다] 프로젝트가 대대적으로 인터넷에 공개되었다.
[우리도 가수다 Ep.1] [조회 수 : 1.8만]MT에서 지옥훈련을 거치기 전후로 찍은 걸 대조한 영상이었다.
아직은 1단계에 불과한 상황.
하지만 이것만으로도 시청자들에게 놀라움을 주기에는 충분했다.
[아니, 어떻게 하루 이틀 열심히 했다고 실력이 이렇게 늘어남?]발전이 엄청났다.
[말이 됨?] [잘하던 애들은 ㄹㅇ 말도 안 되게 늘었고, 못하던 애들도 들을 만해졌는데?]특히 정의선이 그러했다.
보통 음악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가지는 선입견이 있다.
바로, 재능이 있어야만 실력이 는다는 것이었다.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음악에서 일정 단계를 넘어서려면 재능이 필수 불가결하다.
‘하지만 그건 프로 사이에서나 통용되는 말이지.’
일반인들을 감탄시킬 정도라면, 하루이틀 정도 영혼을 갈아 버리는 정도로도 충분했다.
[너무 빠르게 는 거 아님?] [원래부터 잘하던 애들이 못 한 척한 거 아닌가 ㅋㅋ;]진지하게 콘텐츠 조작을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곧 사라졌다.
[무수면 24시간 연습 뭐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 중간과정도 함께 편집본으로 올라갔기 때문이었다.
[왜 다 죽어가는데 한영이만 쌩쌩하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ㄹㅇㅋㅋ 선배들 왜 한영이 눈치를 자꾸 보는데 ㅋㅋㅋㅋㅋ] [다 죽어가는데 지만 왜 저래 ㅋㅋㅋㅋ] [와, 진짜 안 쉬고 계속하네.] [안 지침?] [민아도 잘한다.] [오, 저거 JEM 발성음악학원 원장 아님?] [프로젝트가 생각보다 크네.]40시간짜리 연습을 축약해서 40분짜리 영상으로 만들었다.
괜히 편집이 오래 걸렸을까.
고희범을 쥐어짜다가 수분이 부족해서 아예 갈아 버리느라 그랬다.
[뻡뻡 ㅋㅋㅋㅋㅋㅋㅋㅋ] [원장님이 욕하는 줄 알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켠김에 무대까지 ㅋㅋㅋㅋㅋ] [편집자님 딱 24시간 채우자마자 옆으로 쓰러지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김한영은 이 미친자 ㅋㅋㅋㅋ 남들 다 자러 갔는데 지 혼자 30분 더 하고 가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편집해 달라는 거 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기만질 보소 ㅋㅋㅋㅋㅋㅋㅋㅋ] [지가 연기를 잘하는 줄 알아!]이 모든 과정이 TV 예능처럼 편집됐는데, 여기에서 채널 테슬라의 도움이 크게 작용했다.
[압도적인 뻡 ☆ 유] [아아, 우리는 지금까지 눈을 뜬 채로 꿈을 꾸고 있었던 거야.] [뻡!]그쪽 편집팀에서 고희범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던 것.
‘역시, 가르쳐 줄 사람이 있어야 늘어.’
독학으로는 한계가 있다.
아무리 의지가 충만한들, 결국에는 도와줄 사람이 있어야 는다.
하물며 채널 테슬라의 지원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우오야, 형님들 보셨습니까? 지금 막 실력 파파팍! 늘어 버린 거! 오졌지요잉? 아따, 어떻게 이렇게 하지? 천잰가?]채널 테슬라 소속 미튜버 한 명이 리액션 영상을 올린 것이었다.
[미-하! 한국 최고의 렉카를 목표로 하는 렉카왕, 렉카 킴입니다. 오늘도 제가 쓸모는 없지만 재밌는 정보를 하나 가지고 왔는데요. 바로바로바로바로, 김한영 TV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잉!]불과 몇 분짜리 영상.
하지만 그 영상을 올린 게 백만 미튜버 렉카 킴인 덕분일까, 그 파급력은 상당히 괜찮았다.
[누구임?] [싱어송라이터 김한영?] [요즘 자주 보이네] [채널 테슬라에 들어온 거 아님? 자꾸 밀어주네] [ㅋㅋ 테슬라 소속치고는 몸집이 너무 작지 않음?] [뭔솔, 테슬라는 원래 신인들 데려다가 키워서 써먹기 전문인 거 모름?]누군가는 신빙성 있는 추측을 하기도 하였다.
물론, 자체 콘텐츠이니만큼 모노 감사제만큼의 화력은 없다.
하지만.
[우리도 가수다 Ep.1] [조회 수 : 57만]그 빌드업 정도는 충분히 되었다.
앞으로 하기에 따라서 더 터질 수도 있겠지.
급하게 나설 필요는 없다.
우선은 이 정도면 충분했다.
* * *
경기도 가평에 있는 어느 요양 병원.
짹짹.
그곳의 한 개인실에 새 지저귀는 소리가 들어오기를 잠시.
어느 중년 여자가 입을 열었다.
“자기, 그 이야기 들었어요? 이번 경연대회에 재밌는 친구가 나온다는 이야기.”
그 말에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한 남자가 작게 물었다.
“들려 줄래요?”
“본선에 진출한 사람 중에 있는데, 듣기로는 인터넷에서 방송을 하나 봐요. 자기 대회 준비하는 걸 프로젝트로 중계했다나. 똘망똘망하니 귀엽지 않아요?”
중년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똘똘하기는 합니다.”
주름진 목소리에서 힘이라고는 느껴지지 않았다.
실제로 그렇게 말을 하는 사람의 몸도 그러했다.
팔은 뼈의 윤곽이 보일 정도로 지나치게 말랐으며, 머리도 반쯤 벗겨져 모자를 쓰고 있었다.
사실 이 두 사람은 동갑.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나이만 말하자면 남자가 10살은 더 늙어 보일 정도였다.
“그런 시도를 해 주면 고맙지요. 젊은 피들이 잘 해 줘야 합니다.”
중년 여성은 그의 말이 끝날 때까지 느긋이 기다리다가 입을 열었다.
“어쩌면 이번 대회는 조금 크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그런가요?”
“네, 서균 씨가 걱정해 준 덕분에요. 저쪽 학생들도 감사하고 있을 거예요.”
그렇다.
지금 침상에 누워 있는 병약한 중년의 정체는 바로, 장서균이었다.
몸이 안 좋아 요양병원에서 머무르고 있는 것.
“그런데 정말로 괜찮으시겠어요? 이번 대회에 심사위원으로 참가하시는 거, 몸도 안 좋으신데.”
“…….”
그 말에 장서균은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이번에 보러 가야지요. 또 언제 보러 가겠나요. 내년에는 보고 싶어도 못 볼 수도 있는데.”
장서균의 말에는 일말의 회의감과 각오가 묻어 있었다.
실제로, 그는 이번 대회에 심사위원으로 참가하는 것으로도 큰 결심을 하고 있었다.
‘내 인생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
몸이 안 좋다.
언제까지 살아있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적어도 가기 전에, 그가 이뤄둔 걸 직접 눈으로 확인한 뒤 가고 싶었다.
“볼 수 있을 때 보고 싶습니다.”
중년 여성이 입을 잠시 앙다물더니 말했다.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
“알 만큼 알아서 하는 말이에요.”
몸 상태를 안다.
매년도 아니다.
매달 거동이 불편해지는 게 느껴졌다.
그렇다고 계속 미루다가는 병원에만 있을 판이기에, 이번 출장을 결심했다.
‘좋은 친구가 있다니 다행이군. 다행이야.’
장서균 음악경연대회는 그가 한평생을 걸쳐서 이룬 업적이었다.
신인들의 등용문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그 일념.
요즘 들어서는 워낙 기획사 중심 육성 시스템이 대세가 되어 힘을 잃은 감이 있지만, 그래도 대회에 가진 애정은 예전 그대로였다.
“좋아요. 좋은 일입니다. 이만큼 좋은 일이 또 없지요. 제게는 이만한 선물이 또 없습니다.”
흐뭇하게 중얼거리고 있으려니 그의 옆에 앉은 중년 여성이 물었다.
“안 들어 보셔도 괜찮으시겠어요?”
“어떤 걸요?”
“이번에 본선 참가한 사람들 영상이요. 한 번쯤 들어 보셔도 좋을 것 같은데.”
“안 들어도 괜찮습니다.”
장서균은 무거운 고개를 젓고는 말했다.
“음악이라는 건 조금이라도 선입견이 있으면 그대로 즐길 수 없는 법이에요. 가장 신선할 때 즐기고 싶어요.”
이게 그의 지론이었다.
음악을 가장 즐겁게 들을 수 있는 건 처음 들은 그 순간.
한 번이라도 듣거든, 그 순간부터 신선함이 퇴색되기 시작한다.
그러니 장서균은 이번 대회 참가자들의 무대 또한 현장에서 처음으로 두 귀에 담으려 했다.
그들에게는 그 정도의 자격이 있을 테니까.
“네, 알았어요.”
여성은 비로소 만족한 듯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자기, 그럼 나는 가서 장 좀 보고 올 테니, 필요한 게 있으면 연락 주세요.”
“저기.”
그런 그녀를 장서균이 흘끔 고개를 들더니 불러서 말했다.
“여보, 늘 고마워요.”
그 말에 중년 여성이 뒤를 돌아보더니 흐뭇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뭘요. 내가 더 고맙지.”
– 다음 화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