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new career singer who can read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103)
미래를 읽는 경력직 신인가수-103화(103/225)
효섭과의 작업은 순조로웠다.
부딪힐 거리가 없었다.
작곡은 도현이 도맡아서 했다.
작사는 효섭과 도현이 나눠서 한 뒤, 블라인드 심사를 거쳐서 선택받은 부분으로 나오게 됐다.
작업실에서도 마찬가지.
이전 시즌1에서는 서로 경쟁해야 해서 거리감이 있었다면, 이제는 그런 게 전혀 없었다.
“형님. 이번 곡 진짜 잘 나오지 않았어요?”
“응. 그런 것 같다. 100퍼센트 확신은 못 하고 한 80 정도?”
“저도 그쯤이요. 그 정도 마음에 드는 곡 만들기도 어려운데…… 그래도 괜찮게 잘 나온 듯해서 다행이에요.”
도현의 작업실에서 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었다.
“회사랑은 어떤 방향으로 계약했어? 나라면 싱어송라이터라는 콘셉트로 확고하게 밀고 나가고 있잖아. 너는?”
“아! 한 회사에 같은 콘셉트가 두 명이나 있다면 조금 지루하잖아요.”
“으음? 그렇진 않지, 꼭.”
“형처럼 프로듀싱이나 작사 작곡 능력이 제가 뛰어난 것도 아니고요. 일단은 주는 곡 받으면서 작사 작곡, 프로듀싱까지 배워 가는 방향으로 잡았어요. 최종 목적이 싱어송라이터가 될 수 있게.”
“나쁘지 않네. 그리고 너랑 나랑 추구하는 방향성도 다르니까.”
“형님이 브리티시 밴드 스타일이라면 전…… 미국의 팝 스타일이라고 해야 할까요? 보컬 톤도 그런 느낌이고. 아, 물론 형님이 좀 더 그루비하긴 하지만.”
“그렇긴 하지. 아무튼, 이렇게 된 거. 잘해 보자. 같은 회사에서 인연이 이어지게 됐으니.”
“네, 형!”
* * *
어느새 도현의 두 번째 앨범이 완성됐다.
앨범 선주문량은 지난 앨범 판매량인 70만 장을 넘어섰다.
선주문량만 100만 장을 넘기며 기대를 모으는 중이었다.
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도현은 그렇게 발매일과 콘서트만 남은 상황.
그사이 도현은 콘서트장을 둘러봤다.
지난 첫 번째 콘서트는 체조경기장이었다면, 이번에는 공연장을 그 옆 핸드볼 경기장으로 바꿨다.
대신 공연 일자는 서울 6회로 변경됐다.
금토일, 금토일 이렇게 6회 공연을 펼치게 된 것.
해외에서 작은 공연장서 팬들을 만나 보니, 공연장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았다.
팬들을 만나는 순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에.
팬들 역시도 한두 번 큰 경기장에서 만나는 것보다 여러 차례 만나는 것을 선호한다는 걸 지난 경험으로 알게 된 터.
휴엔터는 체조경기장서 이틀 공연을 하라고 했지만, 도현은 6회 공연을 하고 싶다고 주장했다.
그의 고집은 꺾을 수 없었다.
그렇기에 어찌 보면 아티스트로서 무리일 수도 있는 6회 차 공연이 준비된 것이었다.
콘서트를 앞둔 3월 9일.
이날은 도현의 생일이었다.
도현의 생일을 맞이해 버스 광고, 옥외 광고, 백화점 통로 내 광고 등 팬들의 축하 인사가 이어졌다.
그뿐만 아니라 국내를 넘어서 국제적으로 생일 파티가 열렸다.
일본의 한 카페는 도현의 생일을 맞이해 팬들이 도현 포토 카드를 주는 이벤트 카페로 변신했다.
유럽의 팬들도, 미국과 캐나다의 팬들도 자기 나름대로 축하를 했다.
작업실에서 벗어난 도현은 모자를 푹 눌러쓰고 마스크를 낀 채 합정동 모처에 있는 한 카페를 찾았다.
자신의 생일 카페였다.
물론 이 카페 말고도 다른 카페도 다 가서 인증을 남길 생각이었다.
갖가지 이벤트가 준비돼 있었다.
지난해에는 보지 못했지만, 올해는 꼭 두 눈으로 보고 하나하나 다 인증해 주고 싶었다.
“어서 오…… 어머나.”
카페 안은 도현의 사진과 생일 축하 메시지로 가득 차 있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의 축하 인사를 받는 건 처음인 도현은 카페 곳곳을 찍었다.
그러나 그 시간은 오래 가지 못했다.
“꺄악!”
카페 사장부터 카페에 있던 허니들까지.
도현의 모습을 단번에 알아챈 것.
도현이 두 번째 사진을 찍기도 전에 팬들은 “대박! 나도현 떴어!”라며 도현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도, 도현아! 생일 축하해!”
“감사합니다! 이렇게 가려도 저인 거 티 나요?”
“응…… 너인 거 누가 봐도 알아.”
“이런…… 나름 분장을 하고 온다고 한 건데.”
자신의 팬들이 그 정도로 예리한 눈을 가졌을 진 상상도 하지 못했다.
“도현 씨! 음료는 어떤 것으로 드릴까요?”
“음? 아이스 아메리카노요. 그리고 오늘 오시는 분들 것까지 제가 다 결제하고 갈게요!”
이벤트를 담당하는 팬은 그럴 것까지 없다면서 도현을 말렸지만, 그는 말을 듣지 않았다.
결국 100여만 원을 카페에 쓰고 나온 도현은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지하철 내부 광고 앞에서 인증 사진을 찍고, 다른 역으로 건너갔다.
그곳에는 도현의 커다란 광고를 촬영하며 키득키득 웃는 팬들이 있었다.
도현은 장난기가 돌았다.
“저기…… 실례되지 않으면 저 좀 찍어 주실래요?”
“네…… 허억! 도, 도현아……!”
팬들의 동그랗게 떠진 눈을 본 도현이 활짝 웃었다.
“고마워요. 허니 여러분. 나도현입니다.”
탁. 쨍깡!
팬은 휴대폰을 떨어뜨렸다. 휴대폰 액정이 깨졌지만, 도현이 눈앞에 있으니 정신이 좀체 돌아오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도, 도현아…… 여긴 어떻게 왔……오셨…….”
“여러분이 준비한 거 알고서 왔어요. SNS에서 다 찾아봤어요. 그러니까 저 좀 찍어 주실래요?”
“강호 매니저랑은 같이 안 다니는 거야? 위험하잖아! 세상이 널 위험하게 만든다고!”
팬의 주접에 도현은 씨익 웃었다.
“허니들이 나 지켜 줄 거잖아요. 자, 그럼 찍어 주세요!”
“하나, 둘 셋, 김치!”
“여러분, 셀카 같이 찍으실래요?”
기분이 한창 좋아진 도현은 셀카를 권유했다.
팬들은 고귀한 얼굴과 같이 사진을 찍을 수 없다고 했지만, 도현은 자신의 생일을 맞이해 같이 찍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팬들은 그야말로 계를 탔다.
도현과 셀카를 찍고 난 뒤 팬들은 도현이 성큼성큼 멀어지자 다리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야. 나도현 맞지. 내 새꾸 맞지.”
“우리 새꾸 맞아…… 나도현 오늘 작정했나 봐…… 쟤 원래 장꾸였어? 원래 저런 타입이었나?”
“은근 그런 편이긴 했어도…… 진지맨이었는데…… 아니, 우리 새꾸 언제 다 커서 저렇게 애교까지…….”
그사이 도현은 홍대 입구를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과거 기억이 떠올랐다.
버스킹이라도 하고 싶었던 때의 기억을.
어정쩡하게 3회차 데뷔를 마친 도현.
버스킹을 하고 싶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아서 못했다.
그러다 4회 차 데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연남동 버스킹을 했더랬지.
물론 데뷔 이후에도 연남동 버스킹을 하긴 했었다만.
도현의 발길은 버스킹 거리에서 멈췄다.
그러나 도현이 한 가지 모르고 있는 게 있었다.
아까부터 도현을 졸졸 쫓아온 팬들이 많다는 것.
도현은 마치 피리 부는 사나이였다. 팬들이 줄줄 쫓아다님에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나도 저렇게 하고 싶던 때가 있었지.’
그때였다.
한 남자가 도현의 곡 ‘원 앤 온리’를 선곡했다.
이곳에 도현의 팬과 원곡 가수 나도현이 있다는 걸 모르는 채.
남자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고 1절이 지나갔다.
간주가 나오는 사이 도현은 그의 옆으로 다가갔다.
“괜찮다면, 2절을 같이 불러도 될까요?”
도현의 장난기가 다시 한번 발동했다.
“같이…… 헉! 나도현……!”
“뭐어? 나도현이라고?”
사람들이 둥글게 둘러쌌다.
도현은 버스킹 중이던 남자가 마이크를 건네자 받아들고는 ‘원 앤 온리’를 달콤한 목소리로 소화했다.
두 소절을 부르고는 마이크를 다시 원주인에게로 돌려줬다.
원주인은 노래를 부르지 못하고 그저 도현만 넋이 나간 것처럼 바라보고 있었다.
“여러분, 떼창할까요? 다 같이 불러요!”
어느새 늘어난 인파가 도현이 이곳에 자리함을 알려 주고 있었다.
홍대서 활동하는 ‘지하돌’을 찍으러 온 찍덕들부터, 지나가던 일반인들까지…… 모자와 마스크를 벗고 노래에 열중하는 도현의 모습을 담았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제가 한 곡 더 불러도 될까요?”
도현은 정중히 남자에게 요청했다.
“네? 네…… 불러 주세요…… 와, 형님, 형님이라고 불러도 되죠? 꿀성대네요, 진짜…… 거기다가 미친 피지컬과 미모…….”
남자는 자신이 뭐라고 하는지도 모르고 주절거리고 있었다.
도현은 그의 어깨를 두어 번 도닥이고는 셀카를 제안했다.
남자는 이 기회를 놓칠세라 같이 사진을 찍었다.
그런 후, 도현의 무대가 시작됐다.
도현은 남자가 건넨 기타를 두어 번 튕겨 보고 코드를 잡았다.
“여러분! 나도현입니다! 저 누군지 아세요?”
“잘 알아요!”
“꺄아아아악!”
“도현 오빠! 생일 축하해!”
“나의 첫 번째 가수 생일 축하해!”
“여러분, 감사합니다. 오늘 제 생일이거든요. 오늘 같은 날,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모르는 분과도 이렇게 노래를 같이 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고요. 제가 아끼는 곡을 들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도현은 이어서 월간 도현 곡 중 하나인 ‘Can’t take my eyes off you’를 선곡했다.
부드러운 기타 소리와 함께 도현의 중저음이 홍대 거리에 울려 퍼졌다.
음향은 당연히 공연장이나 방송국보다 좋지 않았다.
하지만 도현은 이곳에서 이런 무대를 잠시 할 수 있다는 게 꿈을 꾸는 것만 같았다.
모두가 자신을 축하하고 있었다.
예전에는 태어난 날을 축하해 주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다른 연예인들이 팬들로부터 어마어마한 축하 인사를 받는 걸 보며 부러워했던 적도 있었다.
그랬던 도현이었는데…….
‘행복도 과다 치사량이네. 이렇게 행복하면 어쩌자는 것이지.’
눈을 감고 노래하던 도현은 눈을 떴다.
그러고는 둥글게 서 있는 사람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지켜보고, 기억하려고 노력했다.
“감사합니다! 노래를 들어 주셔서. 그리고 잠시 자신의 무대를 빌려주신 이분께도 박수를 보내 주세요!”
도현의 영상은 바로 너튜브에 업로드됐다. 너튜브뿐만 아니라, 온갖 SNS로 퍼졌다.
└미쳤다 오졌다 나도현
└꿀보이스 어쩔 건데
└저런 얼굴로 저런 모습으로 홍대 합정 상수 다 누비고 다녔다 이거지? 매니저 없이?
└어떻게 보면 위험하기도 할 텐데 나도현 진짜 대박이다 팬들 선물 다 인증해 주려고 한 것 봐
└안 그래도 선물은 따로 받지 않는다고 공지 올라와서 선물 못 줘서 서운했는데 나도현이 다 인증해 주는 거 보고 기분 풀림 ㅠㅠ
└천사가 지상으로 떨어진 게 나도현이 아닐까? 렬루다가?
└진짜 나도현 등에 날개 있다에 한 표다 ㅠㅠ
└우리 냐옹이 ㅠㅠ 인증해 줬어 ㅠㅠ 아구아구 우리 냐옹이 ㅠㅠ
└솔직히 나도현 이 정도면 덕후들 마음 두들겨 팬 죄로 유죄 아님? 유죄 인간 나도현 나랑 결혼해 줘라!!!
└도현아아아아아아아아! 나도 오늘 그 자리에 있었다!!! 그냥 생일 카페 가려고 하다가 나도현 봄 ㅠㅠ 진짜 실물 말 모태 ㅠㅠ 도현아 사랑한다 ㅠㅠ 내가 많이 아껴 ㅠㅠ
└부러운 덕후들이다 지방 덕후는 그저 웁니다 우럭우럭
└└도현이 이번에 전국 투어 하니까 꼭 가길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