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new career singer who can read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120)
미래를 읽는 경력직 신인가수-120화(120/225)
도현의 ‘편지’가 발매되고 도현이 폐교 위기의 초등학교에서 노래 부르는 영상의 조회 수는 순간 1억 뷰를 돌파했다.
이를 심상치 않게 보는 사람이 있었다.
“나도현, 우리 쪽으로 데려와.”
한강 엔터테인먼트 그룹 대표이사인 한강진. 그는 기획팀 실장을 불러 직접 지시했다.
“오려고 할까요? 고작해야 재데뷔한 지 1년이고…… 아직 표준 계약 기간 6년이나 남아 있을 텐데요.”
“몸값 세게 불러. 지가 별 수 있나. 그냥 부르는 대로 오면 오는 거지. 우리가 위약금 다 내주겠다고 해. 처음에 계약했을 땐 이름도 없는 가수였으니 계약금도 얼마 안 됐을 거 아니야.”
기획팀 실장은 속으로는 한강진 대표이사의 욕을 하고 있었지만, 회사의 일원으로서는 지시에 따를 수밖에.
“예…… 일단 접촉은 해 보겠습니다.”
“일단 해 보라는 게 아니라, 되게 만들어. 알겠어? 나도현 이거, 크게 될 상품이야. 지금도 크긴 큰데 FA 시장 나오면 초특급 대어가 될 상품이라고! 이런 물고기는 FA 시장 나오기 전에 접촉해서 미리 잡아 놔야지.”
나도현을 위약금까지 물며 데려올 일인가 싶었지만 실장은 입을 다물었다.
한강 엔터테인먼트 그룹에서도 한강 엔터테인먼트의 자리에 그룹 회장의 막내아들인 한강진 이사가 온 뒤로 삽질을 하는 일이 번번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될 듯한 예감이 들었다.
“알겠습니다. 이사님.”
“대답 마음에 드네. 김 실장, 기대하고 있을게?”
* * *
도현은 이전에 기획했던 매달 공연의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데에 여념이 없었다.
휴엔터 측은 매달 공연하고 싶다는 도현의 의견을 수락했다. 도현이 단순히 ‘가수’가 아닌 한 명의 ‘아티스트’로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매달 공연 소식이 팬들에게 전달이 되고 팬 커뮤니티는 한바탕 난리가 났다.
[허니들아 도혀니 매달 공연 실화?]아니 진짜 내 통장을 가져가……
혀니 공연마다 퀄리티 좋은데 이제는 매달 공연을 해 준다고 하네? 이러다가 내 자리도 없으면 어떡하지? 천장에 굴비석이라도 만들어 달라고 할까?
└천장 굴비석 기가 막힌 아이디어다 옳소! 라이브 홀 좌석 수도 적은데 진짜 천장 굴비석이라도 있었으면 ㅠㅠ
└도현아 엉엉어엉 ㅠㅠ 매달 공연이라니 ㅠㅠ 이렇게 세심한 가수가 또 어디 있어 ㅠ
└타 아이돌 밴드가 매달 공연하는 거 보면서 도혀니도 그렇게 해 줬음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소원이 이뤄질 줄이야 여기서 그런 거 소취도 안 했는데 이루어졌네
└도현이가 진짜 ㅠㅠ 최고다 최고된다!
└허니들아 행복하자 우리 ㅠㅠ 매달 공연 완공 찍자!
└매달 티케팅 할 걸 생각하면 좀 골머리가 아프지만 ㅠㅠ 그래도 어디야 ㅠㅠ
도현은 비공개 계정으로 팬들의 반응을 읽으며 흡족했다.
“……내가 생각해도 좋은 아이디어라니까. 팬들과 매달 만나는 기회를 갖는다는 것. 쉽지 않은 일인데…… 이번 기회를 통해 더 좋은 곡을 써내고 그래야지.”
그때였다.
지이이잉─
도현의 휴대폰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 왔다.
사생 때문에 업무용 휴대폰을 따로 만들었는데, 그 휴대폰으로 전화가 걸려 온 것.
그 번호를 아는 사람은 연예계 인맥뿐이었기에 도현은 의아해하며 전화를 받았다.
“네, 나도현입니다.”
[안녕하세요, 나도현 씨. 한강 엔터테인먼트의 김호진 실장이라고 합니다.]‘한강 엔터테인먼트? 거기 제작사까지 더해서 한강 엔터 그룹으로 유명한 곳 아니었나? 거기서 왜 나한테 전화를 하지?’
도현은 의아해하며 답했다.
“네. 김호진 실장님. 무슨 일이실까요? 그보다 이 번호를 어떻게 알게 된 것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아, 나도현 씨에게 미팅을 요청하기 위해서입니다. 휴대폰 번호는 우연히 알게 됐고요.]“……아. 그러시군요.”
‘우연히’란 단어가 걸렸지만, 도현은 개의치 않고 대화를 이었다.
[네. 혹시 시간 되는 날 있으십니까? 저희 쪽에서 한번 찾아뵙겠습니다.]“무슨 용건으로 그러시는 것일까요?”
도현의 머릿속에는 드라마와 영화를 제작하는 쪽에서의 한강 엔터 그룹 분위기가 강했기에 자신에게 어떤 제안을 해 올 것이라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일단 만나서 들려 드리겠습니다.]“흐음…… 아니면 제 매니저 형을 통해서 말씀을 전달해 주셔도 좋습니다.”
[아뇨. 그럴 내용이 아니라서 매니저분께는 따로 연락을 드리지 않았습니다.]“아, 그렇군요…… 죄송하지만 어떤 용건인지 모르면 제가 약속을 잡기 어렵다고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도현은 단호하게 말했다. 유선상으로 전달할 말이 아니라면, 매니저를 통해서도 전할 말이 아니라면 좋지 않은 이야기가 나올 것 같은 막연한 예감에서였다.
[……일단 간략히 유선상으로 말씀을 드리자면, 도현 씨를 한강 엔터테인먼트에 스카우트하고 싶습니다.]“……네?”
도현은 자신이 잘못 들었나 싶어 되물었다.
“그게 무슨…… 전 아직 계약 기간이 꽤 남았는데요. FA 시장에 나간 것도 아니고요. 회사 옮길 생각 없습니다.”
내로라하는 소속사인 휴엔터에서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고 있었기에 소속사에 대한 불만은 없었다.
[계약금에 위약금까지 더해서…… 15억을 제안하겠습니다.]도현은 자신이 잘못 들었나 싶어 휴대폰을 잠시 귀에서 떼고 바라보다가 되물었다.
“지금 15억을 이야기하신 겁니까?”
“도현아, 뭐 해?”
그때 강호가 방에서 나왔다.
도현은 검지로 입을 막으며 ‘쉿’이라고 신호를 보냈다.
[네. 15억을 제안한 게 맞습니다. 도현 씨의 현재 몸값을 그 정도로 계산하고 위약금까지 생각한 것입니다.]“죄송합니다. 전 회사를 옮길 생각이 없다고 거듭 말씀드려야겠군요.”
도현이 다시 한번 단호히 거절 의사를 내비쳤다.
그러자 김호진 실장은 와일드 카드를 꺼냈다.
[20억. 계약금과 위약금을 고려해서 20억. 어떻습니까? 5억이나 올린 건데요. 나도현 씨가 이 제안을 수락한다면 더 높은 금액도 가능할지도 모릅니…….]도현은 액수를 듣자 솔깃한 건 사실.
그러나…….
자신이 무명 가수일 때부터 인기 궤도에 오른 지금까지 지켜봐 온 곳은 휴엔터였다.
계약을 해지하게 되더라도, 휴엔터와는 표준 계약 7년을 지키고 나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이런 말 다시 들려 드려서 죄송합니다. 죄송하지만 제안을 거절하도록 하겠습니다.”
강호는 옆에서 도현의 말을 들으며 도현이 어떤 전화를 받는 것인지 눈치를 챘다.
그는 말하고 싶어서 입이 간질거렸지만, 도현이 전화를 끊기까지 참았다.
도현이 약 다섯 차례를 더 거절한 뒤에야 김호진 실장과의 통화를 마칠 수 있었다.
“후우…….”
도현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디야? 어디에서 제안이 왔고, 무슨 조건을 내걸었기에 그렇게 한숨을 푹푹 쉬는 거야?”
“한강 엔터 그룹요. 20억을 제안하더라고요.”
“……허억!”
강호는 도현의 계약 당시 조건을 잘 몰랐다.
그렇지만 지금보다 훨씬 낮은 금액에 계약을 성사했다는 건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었다.
“휴엔터와 계약이 남았잖아. 이젠 시간이 좀 흘렀으니 5년 반쯤 남았나?”
“그것보단 좀 더 남긴 했죠. 그런데 20억 소릴 너무 쉽게 들으니까 멍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솔깃하기도 한 거예요. 사람이 돈에 흔들리면 안 되는데 흔들릴 뻔했거든요.”
“나라도 그렇겠다. 20억이면 집 한 채 살 가격은 되잖아. 서울 땅에서 내 집 하나 있다는 게 어디야?”
“부모님 집 마련해 드리고 그러는 건 좋겠지만…… 굳이 회사를 옮기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계약을 이행하고 싶은 마음이 안 들더라고요. 특히 들었던 생각은, 이 사람이 나를 한 사람으로 보는 게 아니라 상품으로 보고 있다는 것. 그게 느껴져서 조금 역했어요, 형.”
도현의 입장이 돼 보지 못한 강호는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쩝…… 그래도 좋은 기회 날아간 거 아니야? 아쉽지 않아?”
“전혀요. 이런 기회라면 몇 번이고 날아가도 좋거든요. 아, 말 바꿀게요. 재계약 시점에서 이런 제안이 온다면 생각해 본다로. 물론 전 지금 작업실 있고 작업 환경도 마음에 들고 공연 환경도 마음에 들고 해서. 휴엔터를 나갈 생각은 없어요. 솔직히 무명 가수에서 지금 인기를 누리기까지 많이 도와준 게 휴엔터가 맞잖아요?”
강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얼굴을 보던 도현이 타로점을 봐야겠다며 테이블 위에 올려진 타로 카드를 꺼냈다.
이윽고 도현은 타로점을 보기 시작했다.
“흐으으음…… 어떤 카드가 나올지 기대가 되네요. 이 회사로 옮긴다면? 그런 전제로 점을 보는 거예요, 지금.”
“호오…… 기대되는데.”
“딱 두 장만 뽑을 거예요.”
도현은 눈을 감고 카드 위에서 손을 움직였다.
그러곤 마음에 드는 카드를 두 장 골랐다.
[The tower] [Five of Pentacles]“야…… 이건 카드 모르는 내가 봐도 뭔가 안 좋게 생겼는데?”
“그렇죠? 예감이 확 오죠.”
급격한 변화를 뜻하는 타워 카드와 결핍을 의미하는 다섯 개의 동전 카드. 회사가 망할 수도 있다는 해석을 한 도현은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했다.
“그 회사, 드라마 영화 쪽으로는 어떨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안 좋게 될 건 확실하네요.”
“내가 보기에도 그래 보인다. 나도 타로 카드나 배워 볼까…….”
강호가 중얼거리는 말에 도현은 미소 지었다.
“아무튼 호야 형. 이번 제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 내고 말 겁니다. 늘 그랬듯.”
* * *
“김 실장 들어오라고 그래.”
한강진 이사는 성격이 매우 조급한 편이었다.
그렇기에 미리 선수를 치려다 일을 그르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사람은 일을 겪고 배우면 깨달아야 하는데 전혀 그러지 못한 존재였다.
“네, 이사님. 저 들어왔습니다.”
“김 실장. 나도현이랑 접촉해 봤어? 돈 얼마나 불렀어?”
‘어휴. 돈이면 다 되는 줄 아는 족속. 지겹다, 지겨워. 이래서 가족 경영은 하는 거 아닌데…… 내가 진짜 회사를 옮기든지 해야지. 괜히 전문 경영인을 두는 게 아닌데 말이지.’
“20억 불렀습니다.”
“겨우 20억? 더 부르지 그랬어?”
한강진 이사의 질타에 김 실장은 입꼬리가 올라간 상태를 빳빳하게 유지하며 말했다.
“그 이상은 회사 입장에서도 손해입니다. 사실 나도현의 가치가 20억이나 되는 줄 모르겠고요.”
“나도현 대어라니까? 내 보는 눈 정확해! 글라스톤베리에 룰라팔루자에 지금 음원 냈다 하면 차트 톱10 안에 들고. 이런 가수가 또 어디 있어?”
“그래도…… 그 금액은 너무 많이 불렀습니다.”
“그래서 나도현이 뭐라는데?”
“더 높은 금액을 부를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지만 거절했습니다.”
“뭐어? 거절했다고? 다른 것도 아니고 20억 이상을 주겠다고 했는데도?”
“네. 그렇습니다. 수차례 제안을 거절하더군요. 의리가 참으로 끈끈한 것이…….”
“그게 지금 의리가 끈끈한 거야? 아니, 무명 가수였던 새끼가 운 좋게 인생 역전에 성공해서는…….”
한강진 이사는 노발대발하며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어, 난데. 지금 지라시 하나 퍼뜨려. 대상이 누구냐고? 나도현 알지? 그 새끼. 지금 콧대가 잔뜩 올라서 거만 떨고 연예인 병 걸렸다고 퍼뜨려! 무슨 일 있었냐고? 20억 이상 준다는데 제안을 거절하잖아. 건방진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