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new career singer who can read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121)
미래를 읽는 경력직 신인가수-121화(121/225)
휴엔터는 골머리를 앓는 중이었다.
도현이 증권가 지라시에 등장했기 때문.
이 때문에 주가가 살짝 휘청이기도 했다.
[가수 A.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재데뷔에 성공했지만, 초심 잃었다는 평가. 건방진 태도로 스태프들을 대하며 막 나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음. 특히, 최근 타 소속사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짐. 몸값을 거하게 부른 타 소속사에 흔들린 것으로 알려져…….]“하아…… 이건 또 뭐라고 대처를 해야 할까…….”
홍보팀장은 머리를 싸매고 고민 중이었다.
윗선에서는 이게 도현의 이야기가 맞는지 확인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도현의 매니저인 강호에게 연락을 했지만, 강호는 해당 지라시가 사실이 아님을 몇 번이나 강조했다.
[팀장님. 아니라니까요! 도현이가 얼마나 의리남인데요! 한강 엔터 있죠? 거기서 몸값 20억을 불렀는데도 안 가겠다고 한 애예요. 그리고 얘가 스태프들 평소에 얼마나 자질구레하게 잘 챙기는지 아시잖아요!]홍보팀장의 고민을 들은 다른 팀원은 힘내라고 말하며 아이디어를 냈다.
“팀장님. 기자들 문의가 많이 오긴 하는데요. 타 소속사 측에서 접근했지만 오히려 자신이 무명이던 시절부터 계약한 소속사와 의리를 지키려 했다……는 식의 역바이럴을 하는 건 어떨까요? 지금 커뮤니티에 퍼진 게 죄다 도현 씨를 비방하는 내용과 그걸 받아적은 기사인데…… 고소 공지와 함께 업데이트를 하는 것이죠!”
“그래, 그럼 그렇게 할까? 나도현 씨 이미지를 차라리 그렇게 만드는 게 낫겠어……가 아니라 그게 사실이잖아? 하아…… 역바이럴 작업 들어가자. 살다 보니 별 작업을 해야 하는 순간도 오네. 아이돌 그룹이나 역바이럴해야 할 것이라 생각했지, 나도현 씨 같은 사람을 역바이럴해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도 못했어. 한강 엔터, 안 그래도 이사 바뀐 뒤로 여러 사업 말아먹었다고 말 많더라니. 끝도 더럽네.”
홍보팀장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을 무렵, 도현은 강호와 함께 휴식을 취하는 중이었다.
“도현아.”
“네, 형.”
“온 커뮤마다 네 이야기로 들썩이는 거 같다? 네 이니셜 기사가 대놓고 나오기도 했어. 이걸 어쩐다냐.”
“하하…… 아니, 제가 잘못한 건 없잖아요? 잘못한 게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러니 신경 안 쓰셔도 될 것 같아요. 정 심한 건 팬들이 PDF 따서 보낼 것이고. 안 그래요?”
도현은 여유로운 마음을 가진 상태였다.
“진짜 아무런 걱정 안 하셔도 돼요, 형.”
도현이 거듭해서 말했다.
“걱정을 안 하긴 하는데…… 아니, 그래도 그렇지. 너 진짜 걱정 안 돼? 증권가 지라시는 일단 돌기 시작하면 평생 꼬리표가 되는 것인데? 가수 생활 내내 네 이름 뒤를 쫓아다닐 수도 있어.”
강호는 도현을 보며 겁을 줬지만, 도현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해하며 말했다.
“믿는 사람은 믿겠죠. 아닌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겠고. 그런데 제 앞으로의 행보가 아니라고 증명해 보이면 되잖아요? 안 믿을 사람하고만 오래 가면 돼요. 믿을 사람하고는 진작 끝내면 되는 것이고요.”
“야…… 아무리 연예계 11년 차라지만 득도한 사람 같은 말을 하냐.”
“11년 차니까 나올 말이죠. 별별 사람 다 겪었어요, 전.”
‘너첫가’에 나오기 전에도 겪었던 연예계 사람 중에는 도현을 이상하게 평가하는 사람도 있었고, 정말 이상했던 사람도 많았다.
그런 사람들을 겪으며 마음고생을 하기도 했던 도현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별일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인연 하나하나가 소중하지만, 인연을 놓을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게 도현의 생각이었다.
“진짜 어르신 같다, 너.”
“하하…… 칭찬으로 들을게요. 형.”
“칭찬이기도 한데, 대단하기도 하다. 아무튼…… 어? 실장님이 전화 오는데?”
매니지먼트팀 실장이 강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강호는 어리둥절해하며 전화를 받았다.
“네, 실장님.”
[강호야. 다름 아니라 나도현, 첫 광고 잡혔다.]“예? 이 상황에서요? 갑자기 첫 광고요?”
[어…… 증권가 지라시가 이런 작용을 할 줄 몰랐는데…… 의리가 넘치는 이미지라고 판단했다면서, 금융권 광고 제안이 들어왔어. 다른 거도 아니고 진짜 톱급이어야만 찍을 수 있다는 금융권 광고가 말이야!]“……예? 어디 은행인데요?”
도현은 옆에서 첫 광고, 은행…… 등의 단어를 생각하며 타로 카드를 꺼냈다.
‘한번 봐야겠군.’
강호가 통화를 하고 있는 동안 도현은 카드를 뽑았다.
[Six of Cups]오래된 인연으로부터 좋은 소식이 전해질 것. 좋은 소식을 전하는 사람은 나보다 연장자일 수 있다…….
지금 상황과 딱 맞아떨어졌다.
도현은 그러면서 생각했다. 증권가 지라시를 보고 좋게 판단하는 경우도 있는 듯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은행이라니.
강호는 실장과 계속해서 통화를 이어갔다.
[태산 은행. 톱급이잖냐. 이 정도면?]“……진짜요? 거기요? 거기서 도현이한테 모델로 해 달래요?”
[어. 안 그래도 이번에 기획해서 내놓는 상품 중에 장기간 우수 고객만을 타깃으로 하는 ‘의리’ 이벤트가 있나 봐. 근데 나도현의 지라시에 담긴 내용도 휴엔터와의 의리를 지켰다는 식이라…… 지라시가 번지고 기사화되면서 나도현에겐 긍정적으로 작용하게 된 것 같아.]실장의 설명에 강호는 스피커폰 모드로 휴대폰을 바꾸고는 도현과 함께 들었다.
“와…… 대박이네요. 도현이에게 그렇게 전달하겠습니다!”
“아, 실장님. 저 같이 듣고 있습니다.”
[아, 도현 씨. 이야기 듣고 있어? 태산 은행부터 설명을 다시 해 줄게.]실장은 조금 전 했던 말을 반복했다.
도현은 말을 듣고 난 후, 불현듯 떠오른 생각을 전달했다.
“저 이 광고, 첫 광고잖아요.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뭔데?]“아닙니다. 자세한 건 미팅 때 말씀드릴게요.”
* * *
도현은 태산 은행과의 사전 미팅부터 본 광고 촬영까지 모든 자리를 함께했다.
태산 은행 측 담당자는 안 그래도 도현을 눈여겨보고 있었는 데다, 도현의 지라시를 보고 나니 확신이 들었다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솔직히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의 재데뷔에 성공한 가수. 그중에서도 지금 회사에 계약이 남아 있는데 스카우트 제안을 받을 정도라. 그럼 딱 한 명이 떠오르긴 했죠.”
“아, 그러신가요?”
도현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그래서 결정을 내렸죠. 이건 나도현 씨의 이야기구나. 마침 언론사에 아는 인맥도 있어서 물어보니 나도현 씨에 대한 악의적인 지라시라는 대답이 돌아왔거든요.”
“기자님께서 좋게 말씀해 주셨네요.”
“유하나 기자라고…… 알아요?”
“유 기자님이요?”
도현은 자신의 팬이라 확신이 드는 유하나 기자의 얼굴을 기억하고 있었다.
글라스톤베리 페스티벌 현장에서까지도 목격을 했으니 도현의 팬심으로는 웬만한 팬들을 뛰어넘는 사람이라고 생각 중이었다.
“네, 알아요? 아는 듯한 목소리네요?”
“네, 알죠. 저에 대해서 좋은 기사도 써 주시는 분이시잖아요. 늘 감사한 마음으로 기사를 지켜보고 있다고 전해 주세요.”
“하하…… 유 기자가 들으면 까무라칠 이야기이긴 하네요. 아무튼…… 알겠어요. 그리고 이번 촬영 콘셉트는 장기간 우수 고객에 대한 ‘의리’가 포인트인 만큼 독특하게 진행이 될 것인데요…….”
콘셉트에 대한 이야기가 주고받아졌다.
도현은 태산 은행 마케팅 담당자가 정한 이야기에 자신의 생각을 보태기도 했다.
그 결과 광고 카피는 <당신의 의리, 의리의 태산>이라는 문구로 정해졌다.
“자, 도현 씨. 나머진 메이크업 완전히 마치고 나와서 이야기를 하죠? 사진이랑 영상 촬영 들어가야 하니까.”
도현은 메이크업과 분장에 신경을 썼다.
태산 은행 측에서도 깔끔한 이미지를 원했다. 의리와 깔끔함이 더해진 도현의 이미지 그 자체를 추구한 것.
무대 화장보다 훨씬 옅은 메이크업을 하며 도현은 이 광고를 촬영하기로 결정하며 떠올랐던 것을 이야기할까 말까 고민했다.
“저, 이 광고 찍으면서 꼭 이야기하고 싶었던 게 있는데요.”
도현이 입을 열자 휴엔터 측 스태프들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 광고 촬영의 계약금. 전액 기부하고 싶습니다.”
“……네?”
“기부라니요?”
“도현아! 한두 푼도 아니고 몇억이나 되는 돈을 기부하겠다고? 다시 생각해 봐. 도현아.”
“다시 생각해 봐도요, 형. 이 광고 촬영 금액. 기부하고 싶어요. 음악을 즐기기 어려운 농아들을 위한 사업에 쓰일 수 있도록 기부처 알아봐 주세요.”
난데없는 도현의 발언에 현장에 나와 있던 스태프 모두가 놀랐다.
“진짜…… 괜찮겠어?”
“네. 괜찮아요. 이제는 증권가 지라시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기도 하고요. 제 뜻을 확실히 전달하고 싶어요.”
“너…… 어려운 길을 굳이 걸으려 하는 이유가 뭐야?”
강호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어려운 길이라고 생각 안 해요. 어찌 되었든지 간에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하고요.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기부를 종종 하고 싶어요. 지라시 속 그 건방진 청년, 알고 보니 천사였다…… 이런 이미지 메이킹도 가능한 것이잖아요?”
“그거야 그렇긴 하다만…… 아니, 물론 계산을 하자면 기부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건데…… 어휴. 난 모르겠다. 네 선택이니 존중해 줘야지. 내가 뭐라고 하겠어.”
강호의 말에 도현은 푸스스 웃었다.
“아무튼 그렇게 전달해 주세요.”
이 소식은 태산 은행 마케팅 담당자에게 현장서 바로 전달이 됐다.
“네? 그러니까 나도현 씨가 지금 자신의 광고 계약금을 전액 기부하기로 결정했다고요?”
“네. 그, 그렇습니다.”
강호는 말하면서 자신도 믿기지 않아서 말을 더듬었다.
“허허…… 나도현 씨, 정말 괜찮대요? 진짜 그렇게 마음 굳히신 거래요? 나도현 씨의 첫 광고 촬영인데…… 한두 푼도 아니고 몇억을…….”
“그렇게 하고 싶답니다. 도현이가 하자고 하니 매니저인 저는 전달만 할 뿐이고요. 태산 은행 측에서도 좋은 기부처를 알아봐 주셨으면 합니다.”
“……네. 일단 마케팅팀 내부적으로도 회의를 해 보고 결정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어찌 되었든지 간에…… 소식 전달은 바로 해드리겠습니다.”
* * *
[단독] 나도현, 첫 광고 촬영 계약 기부…… “농아들 위해 써 달라”가수 나도현이 첫 광고 계약료를 전액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본지의 취재에 따르면 나도현은 T 은행 광고 촬영을 진행했다. 나도현의 데뷔 후 첫 광고 촬영이었다.
하지만 나도현은 현장에서 매니저를 통해 T 은행 측으로 “농아들을 위해 전액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이에 T 은행은 농아들을 위한 기부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뭐야 도현이가 기부했다고?
└도현이가 기부했는데 허니들이 빠질 수야 없지!
└우리도 다 같이 기부하는 거 어때?
└기부 챌린지 가자!
└다 같이 기부 인증 가는 거야 어때?
그렇게 허니들 사이에서의 기부 챌린지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