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new career singer who can read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128)
미래를 읽는 경력직 신인가수-128화(128/225)
[미국 사는 허니인데 나 지금 혀니 보러 룰라팔루자 와 있다 펜스 겨우 잡았어]진짜 혀니 보겠다는 일념으로 펜스 잡고 기다리는 중 ㅠㅠ 혀니 얼른 보고 싶어
└와 혀니 볼 수 있다니 부럽다 ㅊㅋㅊㅋ
└나도 혀니 보러 가고 싶다
└혀니 보러 가서 행복하고 싶다
└나도 지금 현장에 있는 허니인데 혀니 볼 생각에 두근두근거려
└혀니 리허설 영상 올라온 거는 봤니? 그거 진짜 쩔어 준다…… 후배님이랑 같이 한 거 렬루 쩔어 줌
* * *
룰라팔루자 현장.
도현의 순서는 오후 5시경이었다.
에이디온과의 협업이 예고되었기에 순서가 비교적 뒤에 배치됐다.
도현은 에이디온과 리허설 때 호흡이 척척 맞았던 것을 떠올렸다.
‘……아주 좋았단 말이지.’
물론 석원과도 호흡을 맞췄다. 다만, 석원은 이런 큰 페스티벌에 자신이 선다는 것에 대해 위축이 되었는지 살짝 아쉬운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도현은 그런 석원의 기를 살려 주려고 타로 카드를 꺼냈다.
왠지 도현과 석원의 무대는 오늘 호응을 얻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기도 했다.
“석원아. 내가 타로 봐 줄까? 오늘 무대 어떻게 될지?”
“형…… 그러면 너무 감사하죠! 타로는 가까운 미래는 잘 맞힌다면서요! 저도 어디서 주워 들은 기억이…….”
“응, 맞아. 가까운 미래는 잘 맞아떨어지더라고. 그래서 오늘 너랑 내 무대 호응도를 한번 알아볼까 해.”
“우오! 좋아요!”
도현은 카드를 섞은 뒤 신중하게 카드 한 장을 뽑았다.
[The Devil]“악마 카드네요? 좋은 거예요?”
“예술, 창작 활동, 공연 등을 하는 사람에게는 이 카드가 나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고 볼 수 있지!”
도현은 흐뭇했다. 악마 카드. 중독성 있고 강렬한 무대를 완성해 낼 것만 같았다.
페스티벌에 도현과 석원의 팬, 에이디온의 팬이 많다 하더라도…… 그들의 팬이 아닐지라도 매료될 수 있는 훌륭한 무대를 완성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불타올랐다.
“우리, 잘해 보자고. 잘할 수 있어. 진짜로.”
“형. 어제 리허설 때 저 너무 긴장했었죠?”
“응. 그런데 석원아, 이거 하나만 기억해. 기회는 단 한 번이야. 그 기회를 잘 잡아야 해. 알았지? 이번이 네 매력을 보여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무대가 될 것이라고 나는 확신하고 있어.”
도현의 말에 석원은 그렁그렁한 눈빛으로 말했다.
“형! 진짜 감사해요. 같이 곡 작업한 것도 감사한데…… 이렇게 큰 페스티벌 무대까지 함께하게 해 주셔서요.”
“이거야 뭐. 내가 떡밥 던지고 회사에서 회수하고 잘된 거지, 그렇게 너무 눈물 맺힌 상태로 쳐다보면 부담스러워.”
도현은 너스레를 떨었다.
날이 점차 어두워지고 도현과 에이디온, 석원의 무대 차례가 다가왔다.
─도현, 잘할 수 있지?
에이디온이 질문을 던졌다. 에이디온은 오늘 헤드라이너였는데, 도현의 무대에 출연한 뒤 자신의 무대에도 오를 예정이었다.
─그럼! 아임 레디!
이윽고 에이디온과 도현은 무대 위로 올라갔다.
꺄아아아아─
와아아아아─
함성이 야외에 울려 퍼졌다.
─준비됐습니까!
도현의 힘찬 목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공연장에 울려 퍼졌다.
─자, 이제 시작하겠습니다! 에이디온. 우리의 무대를 보여 주자고!
* * *
도현과 컬래버레이션 곡으로 무대를 장식한 에이디온이 내려가고…….
그다음으로 도현은 솔로로 몇 곡을 더 불렀다.
글라스톤베리 페스티벌에서는 짧은 공연 시간이 주어졌다가, 샘 말라크의 부재로 1시간 30분이라는 공연을 하게 됐었지만, 이번 룰라팔루자는 달랐다.
도현에게 1시간이라는 공연 시간이 주어졌던 것.
도현의 솔로곡 메들리 이후 석원이 등장해 다시 한번 무대를 뜨겁게 달궜다.
무대 아래로 내려간 도현은 경호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팬들과 악수를 하고 셀카도 찍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무대를 성황리에 마친 도현.
석원은 도현과 세 곡을 한 후 긴장이 풀렸는지 비틀거리며 대기실로 돌아와 쓰러지듯 누웠다.
“괜찮아?”
걱정하는 마음이 담긴 도현의 목소리에 석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은데…… 저 진짜 괜찮거든요? 그런데 와, 이 무대 열기. 저 처음 느껴 봐요. 물론 형 팬분들이 많아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진짜 뭐랄까. 이런 게 무대구나, 이런 무대를 계속 느끼고 싶다. 이런 생각이 계속 들더라고요. 짜릿했어요.”
“네 팬들도 종종 보이던걸? 플래카드 든 팬들 못 봤나 보구나?”
도현의 말에 석원은 무대에 집중하느라 무대 아래를 살필 겨를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팬들에게 감사 인사 전하는 거 잊지 마. 먼 곳으로 널 보러 와 준 팬들이니까. 아니면 우리 둘 다 셀카 찍어서 각자 SNS에 업로드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
“그래요, 형!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아요!”
“그거 알아? SNS에 자주 찾아오는 것만으로도 팬들은 아주 좋아한다는 걸 말이야.”
“알죠! 그래서 저 시간 될 때마다 팬들이랑 소통하려고 엄청 노력해요.”
“좋은 자세야. 잊지 마. 팬들은 항상 네 모습을 보면서, 네가 공유하는 일상을 느끼면서 행복해한다는걸. 그렇게 서로에게 물드는 게 연예인과 팬들의 관계가 아닌가 싶어.”
도현은 자신이 그간 느꼈던 것을 석원에게 전했다.
석원 역시 이에 공감하는바.
도현은 빙긋 미소를 지으며 석원과 같이 셀카를 찍기 시작했다.
몇 장을 더 찍고 나서는 둘 다 각각의 SNS에 사진을 업로드했다.
└우와아아아앙 도혀니다!!!!!!
└도혀나 반가워 무대 잘 봤어 ㅠㅠ 우리 도혀니 무대도 씹어먹지
└도혀니랑 후배님 고생하셨어요
└혀니랑 워니랑 고생했오 혀니워니 무대 찢어 놓았다!!!!!
└에이디온 씨도 감사요
└이제 도혀니는 에이디온 무대 보려나?
└아무래도 에이디온 무대 보고 나올 듯한데?!
└현장에 있는 허니들 좋겠다 ㅠㅠ 혀니 볼 수 있어서 ㅠㅠ
└무대 찢어 놓은 도현아 이제 공연 즐기길 바랄게 🙂
* * *
그렇게 룰라팔루자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귀국한 나는 오랜만에 본가를 찾았다.
그동안 번 돈으로 부모님께 집 한 채를 사 드렸다. 번화가는 아니었지만, 부모님이 노후를 즐기시기에 딱 좋은 고즈넉한 동네였다.
“엄마, 아빠!”
양손에는 한우와 홍삼을 바리바리 싸 들고 호야 형과 함께 왔다.
“오…… 우리 아들 왔어? 우리 도현이?”
“……어, 어?”
엄마가 다정하게 나를 도현이라고 불러 줬다!
무명이라는 이름은 이제 안녕을 고하는 것인가!
“우리 도현이 왜 그래? 응?”
“엄마, 맨날 무명이라고 불렀잖아…….”
“안 그래도 너희 아빠랑 상의를 해 봤어. 할아버지께서 오래오래 저승사자 눈에도 띄지 않고 살라고 무명이라고 지어 준 이름, 이제는 정말 바꿔도 되지 않나 싶어서 말이야.”
“……그렇다는 건 내 이름을 법적으로도 나도현이라고 바꿔도 된다는 거야?”
엄마가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그래도 된다고 허락했다!
나는 기쁨에 차올라 포효할 뻔했다.
무명이라는 이름이 항상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는데, 이젠 그 이름과 안녕을 고할 시간이라니.
아주 조금의 어색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모든 방송서 도현이라는 이름으로 불렸고 활동했기에 별다른 변화는 느끼지 못했다.
“우리 도현이. 그동안 무명이라는 이름 고수해서 미안하다.”
아빠가 말하자, 괜히 내가 미안해지는 느낌이었다.
“에이…… 아빠가 뭘 미안해해.”
“어쩌면 할아버지 말 때문에 너무 오랜 시간 무명이라는 이름으로, 살게 해서 그런지 죄책감이 들더라고. 우리 아들 잘되기도 했으니 이제 진짜 이름을 바꿔도 된다고 생각해.”
엄마의 말에 아빠 역시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 의사를 표했다.
“우리 아들, 이름 바꾸러 가자. 개명 신청하자.”
“엄마, 아빠…… 진짜 고마워. 나는 그냥…… 할아버지가 물려 주신 이름이니까…… 나쁜 뜻만 있는 게 아니니까 그래도 이름을 사적으로라도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한 적도 있거든요. 그런데 엄마 아빠가 먼저 그렇게 말을 해 주시니까…… 감사해요.”
엄마가 나를 안아왔다. 아빠 역시도 나를 안았다.
“정말 감사해요. 진짜로. 그런 김에 얼른 한우 먹자. 엄마 아빠 드시라고 내가 홍삼도 사 왔어.”
“뭘 굳이 사 들고 와. 안 그래도 자랑스러운 우리 아들인데! 응? 덕분에 엄마 아빠는 행복하단다.”
“엄마 아빠가 행복하면 다행이야. 힘들지 않다면 다행이고. 내가 좋은 아들이라고 생각해 줘서 정말 고마워요.”
괜히 눈시울이 붉어지는 느낌이었다.
호야 형은 자신이 감동을 받았는지 훌쩍거렸다.
막내랑 연애를 시작하더니 감정이 제법 풍부해진 듯했다.
“그러고 보니 강호 씨, 강호 씨도 열심히 먹어야죠. 우리 아들내미 때문에 강호 씨도 고생하는데…… 장남이 있는 기분 같아요. 강호 씨 볼 때면.”
그 말에 호야 형은 감동을 받았는지 또 훌쩍였다.
“아닙니다…… 이렇게 잘 대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저 진짜 도현이네 집 올 때마다 본가 내려가는 거 같고, 그런 생각 많이 하거든요.”
그 말에 아빠가 말을 이었다.
“그럼 항상 편하게 놀러 와요. 도현이한테 소중한 분이니까 우리도 소중하게 생각하니깐요. 우리 도현이 케어하느라고 항상 고생이 많고…… 스케줄 다 따라 다니며 케어하는 것도 일일 텐데…….”
“아닙니다, 어머님. 매니저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죠.”
지글지글.
한우가 맛있게 구워지고 있었다.
엄마는 호야 형에게 먼저 고기를 얹어 줬다.
“많이 먹어요. 우리 장남.”
“어머니, 진짜 감사합니다. 제가 그동안 숱한 연예인들을 케어하고 그랬었지만, 이렇게 잘해 주시는 분들 처음이에요.”
“농담도 참!”
엄마가 그 말에 미소를 짓자 호야 형은 거짓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진짜 거짓말이 아니에요. 어머니 같은 분 또 없어요.”
“그렇게 말해 준다면야 고맙긴 한데…… 아무튼, 우리 도현이랑 오래오래 함께해 줘요.”
“예! 당연히 그래야죠!”
지이잉─
식탁 위에 올려둔 호야 형의 휴대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매니지먼트 실장님]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뭐지?
나 스케줄 또 하나 잡힌 건가?
그런 예감이 나를 스쳐 갔다.
내 예감은 어긋난 적이 거의 없었으니까…….
“예, 실장님. 아, 아뇨. 도현이네 집 와서 식사 중이었습니다. 예? 뭐라고요?”
깜짝 놀란 듯한 호야 형. 이윽고 호야 형은 나와 휴대폰을 번갈아 쳐다보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네, 실장님. 일단 도현이에게 전달은 하겠습니다.”
전화가 끊어지고…….
호야 형에게 우리 가족의 시선이 몰렸다.
“무슨 일 생겼어요? 도현이 열애설이라도 났나.”
엄마의 말에 호야 형이 그런 것보다 더 큰 일이 생겼다고 말을 했다.
“더 큰 일요? 열애설 같은 것보다 더 큰 일? 그런 게 무엇인데요?”
“그게 다름 아니라…….”
이어서 호야 형의 입에서 나온 말은 충격적이었다.
“너, 그래미 후보로 회사에서 넣었다는데?”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