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new career singer who can read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164)
미래를 읽는 경력직 신인가수-164화(164/225)
“와… 여기가 영국의 웸블리구나!”
도현의 웸블리 콘서트에 초대를 받은 기자단은, 소파이 스타디움에서도 감탄을 금치 못했지만, 음악계의 역사를 써 내려간 웸블리 스타디움을 마주하자 감격스러웠다.
심지어 도현의 굿즈를 사기 위해 줄을 길게 늘어선 팬들을 보자, 감탄사만 나올 뿐이었다. 일부 기자들은 팬들에게 다가가 인터뷰를 따기도 했다. 그런 것도 취재의 일환이었으니까.
-도현은 제게 있어 신이고, 전지전능한 존재예요!
-도현이 있기에 내가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도현만이 우리를 구원해 줄 수 있을 거예요! 그의 곡 ‘Savior’와 ‘One and Only’를 연달아 들으면 구원받는 느낌이 들거든요!
-이런 인터뷰를 통해서 도현에게 제 마음이 전해졌으면 좋겠어요! 웸블리 다음으로는 글라스톤베리 페스티벌을 보러 이동할 계획인데! 너무 설레요! 영국은 국경일로 지정해야 해요, 이런 날들을!
-휴가를 쓰고 왔어요! 도현의 유럽 투어 모든 일정 티켓을 구했어요! 이제 다니기만 하면 끝이에요! 도현, 사랑해!
팬들의 말에 기자들은 소위 말하는 ‘국뽕’에 취해 버렸다. 한국이라는 나라의 남자 가수가, 그것도 무명 생활만 10년이었던 남자 가수가 빌보드와 그래미를 석권하고 이렇게 브리티시 팝의 고장에서 공연을 하게 되다니! 그런 자리에 취재진으로 함께할 수 있게 되다니! 몇십 년이고 우려먹을 소재였다. 마치 2002년 월드컵처럼 말이다.
“와, 진짜 나도현 인기가 허상이 아니었구나.”
“그러니까요. 저도 나도현 노래 부르는 영상이랑 팬 서비스해 주는 영상 찾아봤는데 왜 팬이 되는지 알겠더라고요. 나도현 진짜 쩔어 줍니다. 선배.”
남자 기자들의 대화를 들으며 유하나 기자는 미소를 지었다. 옆에 서 있던 윤민혜 기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둘 다 입이 간질거려 참을 수 없었다.
“기자님들, 팬 인터뷰는 자유롭게 따주시되, 도현 씨가 머무는 호텔로 방문은 삼가길 바랍니다.”
홍보 팀장이 혹시나 해서 신신당부했다. 이미 영국 파파라치까지 붙은 상황에 무슨 소용이 있겠냐만, 한국 취재진이라도 약속을 지켰으면 하는 바람에서 나온 말이었다. 물론 말을 들을 기자단이 아니었지만.
“지금부터는 자유롭게 지내셔도 됩니다!”
홍보팀장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기자단은 뿔뿔이 흩어졌다.
윤 기자와 유 기자는 굿즈 줄로 자리를 옮겼다. 내일, 콘서트 당일에도 굿즈를 판매한다고는 했지만 인파가 몰릴 것을 고려해 사전 판매한다고 안내되었다. 두 기자는 미리 웸블리 에디션 굿즈를 구매했던 터. 받기만 하면 됐다.
“으아, 선배… 저 너무 떨려요. 티켓팅은 망해서 일요일 공연까진 못 보지만, 그래도 이게 어디예요. 입덕하고 나서 모든 행복이 찾아오고 있어요. 진짜 연예부 기자 일 빡센데, 좋아하는 연예인 본다고 생각하면 이만한 일이 없어요. 저 평생 연예부 기자 못 그만둘 것 같아요.”
윤민혜 기자의 허심탄회한 말에 유하나 기자도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현에게 입덕하기 전까지 유 기자는 연예인들을 바라보며 호감 정도의 감정은 있었지만, 나도현만큼 좋아했던 경우는 없었다. 보면 볼수록 홀리게 하는 사람, 바로 나도현이었다.
“나도 그럴 것 같아. 도현이 보고 있자면 진짜 얘가 어디까지 갈까? 이런 게 궁금해지고. 인생을 응원하게 돼. 인생 응원 덕질은 처음이라서… 너무 좋은 것 같아. 누군가의 인생을 응원하고 그로 인해 나까지 열심히 살고 싶어지는 거.”
“그렇죠? 저도 그 생각 했어요. 아, 그러고 보니 그 썰 돌던데 선배 들었어요?”
“무슨 썰?”
둘의 대화에서 정보를 물고 오는 쪽은 주로 유하나 기자였지만, 가끔 윤민혜 기자가 기가 막힌 썰을 물고 오기도 했다.
“도현이 매니저 곧 결혼하는데, 축가가 도현이일 거라는 이야기가 돌던데요?”
“어? 그래? 이럴 줄 알았으면 도현이 매니저랑도 친하게 지낼걸. 너무 홍보 팀만 팠어.”
“보통은 도현이 매니저급이면 회사에서 실장급이라, 이리저리 얼굴 비칠 일이 많을 텐데… 도현이 매니저는 실장 정도가 되지 않아서. 의외로 진급이 느리다 보니 현장에서 얼굴 볼 일이 좀 적은 편이긴 하지. 휴엔터가 거대 엔터사라서 구조가 홍보 팀과 자주 마주할 만하고.”
“그렇긴 하죠. 청첩장 받았으면 도현이가 축가 부르는 모습도 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One and Only’ 불러 줬음 좋겠어요. 그 곡 너무 낭만적이라서… 부르면 신부가 울 것 같아요.”
둘은 벌써 매니저의 결혼식을 상상하며 감동의 도가니에 젖어 들었다. 그러는 사이 굿즈 줄은 빠른 속도로 줄어들었다.
윤 기자와 유 기자는 현장에 있을 다른 기자들이 조금은 신경 쓰였지만, 가족이 사다 달라고 했다고 이유를 가져다 붙이면 되니, 편한 마음으로 줄에 서 있었다.
그렇게 둘이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어? 유하나 선배!” 하는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리자 윤 기자와도 친분이 있는 김명호 기자가 서 있었다. “나도현의 인기가 허상이 아니었구나”라며 감탄을 보냈던 기자이기도 했다.
“둘은 왜 그 줄은 서 있는 거예요? 윤 후배님이랑 유 선배님께선?”
유하나 기자가 당당하게 답했다.
“아. 친척이 나도현 팬이라서 사다 달라고 해서, 사전 구매 성공하고 줄 서 있는 거야. 명호야, 넌 이런 심부름 누가 안 시키디?”
유 기자의 말에 김명호 기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납득했다. 나도현 정도의 인기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인정한 것이다. 지난 소파이 스타디움 공연 때는 김명호 기자가 방송 쪽에 출입하느라 팬들의 실제 모습을 보지 못했다. 이번에 출입처가 바뀌며 팬들의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와… 굿즈 사는 것도 엄청 빡세다고 들었는데, 둘은 성공한 거네요? 민혜야, 너도 대단하다. 유 선배도 대단하고.”
“친척이 대신 수령해 달라고 하는 거라서 그리 빡세지도 않았어. 내 손으로 산 게 아니라서. 명호야, 넌 이제 어디 가게?”
“아, 전 호텔로 그냥 돌아가게요. 셔틀 운영해 준다고 해서요. 굳이 여기 현장서 있을 이유를 모르겠어서요. 팬도 아닌데. 허허.”
“그래, 잘 쉬고. 글라스톤베리까지 얼굴 자주 볼 텐데, 시간 되면 밥 한 끼 먹고.”
“피시 앤 칩스는 사절입니다!”
“그건 나도 안 좋아해. 잘 들어가!”
유하나 기자가 빠르게 김명호 기자를 돌려보냈다. 대처 능력에 윤민혜 기자는 새삼 감탄했다.
“선배, 와… 대처 능력 최고인데요?”
“알잖아. 이 업계가 누군가의 팬들로 굴러가면서, 막상 팬이라고 하면 안 좋게 보는 거. 그러니까, 모른 척하고 이러는 게 낫지. 괜히 말 얹는 것보다.”
“그러긴 해요. 참 신기한 업계라니까요. 결국 누군가의 팬이 기자가 되고, 스타일리스트가 되고, 엔터사의 홍보 팀이 되고, 기획 팀이 되고 하는 것인데… 그걸 역차별한다는 게 웃기기도 해요. 하다 못 해 방송국 스태프 중에도 팬들 많잖아요.”
“맞아. 방송국 스태프 중에도 팬들이 얼마나 많은데. 팬을 무시하고 보는 거지. 팬이 아니면 굴러갈 판이 아닌데 말이야. 아무튼… 웬만한 기자들은 그냥 대충 둘러보고 팬들 인터뷰 따고 간 것 같으니까 안심하자.”
“네, 선배.”
* * *
“아아. 아아아아아!”
도현은 웸블리 스타디움의 돌출 무대에 서서 힘차게 목소리를 풀고 있었다.
내일 공연에서는 어떨지 몰라도 오늘은 컨디션이 상당히 좋았다. 아침 식사로 샌드위치를 택한 건 좋은 선택이었다. 몸이 가벼워서 날아갈 것 같았다. 게다가 침대에서 푹 쉰 덕분에 담이 결렸던 부위도 괜찮았다.
도현은 우선 칼군무를 소화해야 하는 곡을 먼저 댄서들과 합을 맞췄다. MR이 나오고 도현은 핸드 마이크를 사용해 노래를 하면서 힘차게 노래를 불렀다.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지는 노랫소리에 밖에서 환호가 들려왔다.
“1절만 하자고. 더 하면 스포일러가 되니까 말이야.”
음향 감독이 말했다. 그 말에 도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몸이 정말 가벼웠다. 날아갈 것만 같았다. 이런 몸 상태로 내일 무대에 선다면 최상의 컨디션으로 움직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밖에 팬들 많던데… 다들 듣고 있겠죠?”
도현의 물음에 다른 스태프가 이미 도현이 살짝 보이는 웸블리 스타디움의 입구 근처에 팬들이 몰려 있다고 전했다. 이 말을 들은 도현은 웃어 보였다.
“하하… 얼른 팬들 만나고 싶다. 각 지역마다 다른 무대를 준비한 걸 팬들이 좋아해 줬으면 좋겠어요. 진짜 너무 긴장되고, 좋네요. 공연 전의 이런 긴장감 너무 좋아요.”
“도현아, 물은 안 필요해?”
강호가 무대 아래에서 무대 위로 물을 던져 올렸다. 도현은 그걸 잡아서 뚜껑을 따서 마셨다. 리허설이 시작된 지 몇 시간이 지났음에도 흡족스러웠다. 목 컨디션이 최상을 달리고 있었기에 더 그런 느낌이 들었다.
“와. 진짜 오늘 컨디션 정도만 매일 유지되면 좋겠어요. 감독님! 저 오늘 진짜 쩔죠?”
도현은 자신감이 마구 차오른 상태였다. 평소에는 무대 하나하나에도 진지하게 합을 맞추며 고민하던 도현이 방방 들뜬 모습을 보자 스태프들은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보기 드문 모습이었으니 말이다.
“도현 씨 오늘 진짜 신이 났네요?”
“날씨도 좋고, 컨디션도 최상이에요. 이대로만 가면 진짜 최고의 무대를 선보일 수 있을 것 같아요. 너무 좋아요!”
“하하… 도현 씨가 또 그러니까 재미있네. 음향은 오늘 정도가 마음에 들어?”
음향 감독이 묻자, 도현은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정도 딱 좋아요. 아쉽지도 않고, 과하지도 않고. 역시 장 감독님, 최고예요! 제 투어에 함께해 주셔서 늘 감사한 마음으로 인사드리고 있습니다!”
음향 감독은 흐뭇한 표정으로 나도현이 서 있는 쪽을 바라봤다.
“내일 무대도 완벽하게 해 보자고. 아, 그런데 도현 씨. 급하게 들어온 스태프의 말인데….”
마이크를 잡은 음향 감독이 입을 열었다.
도현은 콘솔 쪽을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도현 씨가 프로듀싱한 곡 지금 외국 음원 사이트에서 실시간 차트 1위를 다 석권했다는데?”
“…네?”
도현은 오늘 릴리의 곡이 발매됐다는 걸 잠시 잊고 있었다. 자신의 공연에 집중하다 보니 벌어진 일이었다. 어제 강호가 말해 줬음에도 잊고 있었다니….
“도현 씨, 축하해. 뮤직 비디오 추이도 좋아. 너튜브도 반영되는 거 알지? 뮤직 비디오 추이도 지금 공개된 지 반나절 조금 넘어서 만에 5,000만 뷰를 돌파했다고 하는데? 릴리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록을 세우고 있대! 진짜 축하해, 도현 씨.”
“…와. 진짜요? 릴리 선배님들 곡이 대박난 거예요?”
도현은 무대 위에 털퍼덕 주저앉으며 질문을 던졌다.
무대 아래에 있던 강호가 급하게 무대로 올려와 너튜브와 실시간 해외 음원 차트 성적을 보여 줬다.
도현의 입에선 감탄사가 흘러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