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new career singer who can read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167)
미래를 읽는 경력직 신인가수-167화(167/225)
막이 오르고 도현이 돌출 무대에서 등장했다. 관객석은 형형색색의 빛깔들로 가득 찼다. 스탠딩 좌석부터 2층까지 구역을 나뉘어 무지갯빛으로 채워졌다.
객석을 바라보는 도현은 시작부터 눈물이 날 뻔했다. 그동안 보랏빛 물결을 바라보는 것도 좋았지만, 이번 유럽 투어부터 새롭게 도입된 응원 봉의 색깔을 보니 감동적이었다. 자신의 우주가 온통 무지개로 가득 차 보였다.
하지만 첫 무대부터 눈물을 흘릴 순 없는 일. 도현은 프로였으니까. 도현은 첫 무대부터 5곡을 내리 쉬지 않고 노래를 불렀다. 안무가 중심이 되는 곡은 후반부에 몰아칠 예정이었다.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던 도현은 다섯 번째 곡을 마치자 감사 인사를 전하며 관객에게 인사했다.
-팬 여러분, 안녕하세요! 나도현입니다! 이렇게 인사를 전하게 돼 매우 반가운 마음입니다. 제 무대는 잘 보셨나요? 앞으로 남은 무대에도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도현의 영어 실력은 미국에 오래 체류하며 더욱 유창해졌다. 이제는 통역사 없이도 온전히 자신의 뜻을 전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그렇기에 도현은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관객에게 인사할 수 있었다.
“한국어가 익숙한 팬분들도 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서 오신 분들도 계실 테고, 다양한 분들이 이 공연을 보러 오셨을 텐데요. 와 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좋은 무대 선보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음 무대에서 만나요!”
도현은 두 번째 의상으로 갈아입으러 들어갔다. 그동안 두 번째 VCR이 재생됐다. 첫 번째 콘셉트가 포크송과 록을 합친 것이었다면, 두 번째는 안무가 아주 살짝 섞인 발랄한 곡들로 세트 리스트를 채웠다. 안무가 없던 곡도 있었지만, 팬들이 도현의 안무를 보고 싶어 했기에 살짝 안무를 가미한 곡들이었다. 그런 만큼 VCR은 상큼했다.
“와, 나도현 준비 많이 했네.”
VIP 객석에 앉아 있던 기자단이 감탄사를 내뱉었다. 무대 설치에도 공을 들인 게 보였는데, VCR에서는 지난번 소파이 스타디움과는 다른 매력이 돋보였다.
“무대 장치 설치하는 데만도 돈 어마어마하게 깨졌을 것 같은데요?”
“그러니까. 이게 진짜 슈퍼스타의 무대라는 거구나. 와. 소파이 스타디움 때 봤던 무대랑은 또 다른데… 진짜 회사에서 자본주의의 맛을 제대로 보여 주네.”
“그러니깐요. 이런 건 기념으로 찍어 둬야지.”
기자단의 모두가 휴대폰을 꺼내서 무대 전경을 촬영했다. 김명호 기자도, 윤민혜 기자도, 유하나 기자도 포함이었다. 특히, 여자 기자들은 나도현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어선 헤어 나오지 못하는 중이었다.
게다가 공식적으로 응원 봉까지 나눠 줬으니, 기자단석에서도 반짝거리는 응원 봉을 볼 수 있었다. 윤 기자와 유 기자는 다른 기자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응원 봉을 마구 흔들 수 있었다.
“나도현! 나도현! 나도현!”
도현의 이름을 외치는 각종 인종의 팬들의 모습에 기자단은 감동을 받고야 말았다. 우리나라의 가수가, 그것도 남자 솔로 아티스트가 이 정도 동원력을 지니고 있다고? 그 사실만으로도 놀라운데, 4~5만 명이 가득 찬 공연장의 전경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감탄사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윽고 도현이 등장했다. 도현은 정갈한 슈트 차림에서 벗어나 이번에는 맨투맨 셔츠와 핏이 착 달라붙는 바지에 워커를 신고 나타났다. 거기에 살짝 깐 앞머리까지도 포인트였다.
꺄아아아아아아!
나도혀어어어어어어언!
도현아, 사랑해!
온갖 외침이 들렸다.
기자단석에서도 감탄사가 연신 들렸다.
“와, 진짜 미쳤다… 남자가 봐도 잘생긴 연예인 1위 등극. 그동안 나도현이 그렇게 잘생겼다고 생각해 본 적 없는데… 진짜 이번 무대를 통해 진가를 보여 주네….”
“도현 씨 얼굴이 전광판에 비춰지는 순간 난 알았어. 내가 나도현 씨한테 빠져들었다는 걸 말이야.”
“나도현한테 세게 치인 기분… 이 기분을 뭐라고 설명하지? 역시 배우는 연기를, 가수는 노래를 해야 멋있구나.”
남자 기자들조차도 입을 떡 벌리고 무대를 감상했다. 이미 여자 기자들은 나도현이 가진 옴므파탈에 빠진 지 오래였다. 이를 지켜보던 홍보 팀장과 팀원들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굳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이미지를 소비하지 않아도, 이렇게 본업을 제대로 잘해 주니 저절로 호의적인 기사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홍보 팀에서 나서서 이미지를 만들어 주지 않아도 되는 연예인은 연예계에서 손에 꼽았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도현이었다.
“우리 도현 씨, 진짜 잘한다. 그렇지?”
“그러니깐요. 이러니까 기자들이 선호하는 연예인 1위 자리를 찍었지. 진짜 대단한 것 같아요.”
“괜히 기자들이 호감을 가지고 대하는 게 아니라니까. 도현 씨, 정말 대단한 것 같아. 이번에 어떤 기사들이 나올지 너무 기대되는걸? 팬 인터뷰로도 긍정적인 기사들이 쏟아졌는데… 웸블리에 기자들 데리고 오길 잘했어.”
이준혁 피디와 대표이사도 날이 갈수록 좋아지는 도현의 모습에 감탄을 하고 있었다. 특히, 도현을 처음으로 휴엔터에 데리고 왔던 이준혁 피디는 자존감이 낮은 모습으로 가이드 녹음을 하던 도현의 그때 모습과 지금 모습을 비교하며 생각에 잠겼다.
‘정말 대단한 가수가 될 줄 몰랐다 이거지. 내 선택은 틀리지 않았지만… 국내를 넘어서서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가수가 될 줄이야. 웸블리를 이 정도로 뒤흔들 정도면… 정말 대단하다. 나도현.’
* * *
콘서트 공연 시간은 2시간으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도현은 무대 욕심이 더 났는지 앙코르 곡까지 포함해 총 3시간의 무대를 완성했다. 그나마도 무대 아래에 있는 스태프들이 뜯어말려서 줄인 것이었다. 스태프들이 말리지 않았더라면 4시간이라는 기록을 세울 뻔했다.
도현은 땀에 흠뻑 젖은 모습으로 무대에서 내려왔다.
“도현아, 네가 최고다. 오늘은. 진짜 무대 찢었다. 안 그래도 무대 찢는다더니… 진짜 무대를 이렇게 박살 낼 수도 있구나.”
강호의 말에 도현은 감동받아서 웃었다.
“형, 감사합니다. 무대 찢은 거 맞죠? 하아… 힘들긴 힘드네요. 너무 무리를 했나… 내일은 4시간 공연에 도전해 보고 싶어지는데요. 개인적으로 나중에 12월 31일부터 1월 1일까지 24시간 공연해 보고 싶어요!”
“야… 그러다가 성대 결절 온다? 가수들 목 아껴 줘야 해. 목 한번 나가면 복구하기 어려운 거 알지?”
“알긴 알죠. 그런데 너무 좋은 걸 어떡해요. 나 진짜 무대 하려고 태어난 것 같아요. 무대가 없는 제 모습은 상상할 수가 없어요.”
“이욜… 나도현. 하여간 독기 품은 천재라니까.”
“음… 천재는 아니지만, 칭찬 감사해요, 형.”
그러고 보니 강호의 근처에 낯익은 얼굴이 있었다. 바로 막내 스타일리스트였다. 도현이 공연에 집중하는 동안 막내가 복귀를 한 것. 도현은 그 모습을 보고 반가워했다.
“막내야, 드디어 돌아온 거야?”
“네, 오빠! 제가 드디어 돌아왔어요. 사실 못 돌아올 줄 알았는데… 팀장님이 흔쾌히 돌아와도 된다고 해 주셔서… 이렇게 돌아올 수 있었어요.”
스타일리스트 팀장이 허락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 도현이었다. 이제 꽁냥꽁냥거리는 강호와 막내의 모습을 볼 생각을 하니 살짝 배가 아프기도 했지만, 뭐 어쩌랴. 둘이 결혼도 하겠다고 밝힌 상태인데.
“막내야, 잠깐만.”
도현은 막내에게 속삭였다.
“왜요?”
“…아직 팀 사람들에게 밝혔는진 모르겠는데 재회 축하하고, 결혼도 미리 축하한다. 내가 축가 하는 거 잊지 않았지?”
그 말에 막내는 감동에 젖은 눈빛으로 도현을 쳐다봤다.
“오빠, 진짜 불러 주는 거예요? 농담이 아니라?”
“호야 형이랑 똑같은 질문을 하네. 나 농담이 아니라 진짜 부르겠다고 한 거야. 진심으로 말한 거고.”
“감동이에요… 저도 호야 오빠한테 전해 듣긴 했지만, 솔직히 도현 오빠 바쁜 거 아는데, 축가 부를 시간이 있겠나 싶어서… 반쯤 농담으로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오빠가 이렇게 말해 주니까 너무 감사해서… 그리고… 저 영국까지 오라고 비행기표도 끊어 준 거 오빠라면서요.”
도현은 강호에게 흘러가듯, 유럽 체류 기간에는 막내와 오래 떨어져 있을지도 모르니 자신의 카드로 막내의 비행기표를 끊어 달라고 부탁했다. 강호는 거절하려 했지만, 도현의 마음 씀씀이를 거부할 순 없었다. 강호는 도현의 말을 따랐고, 그 결과 막내가 팀에 복귀하는 데에 성공했다.
도현은 싱긋 웃으며 “호야 형과 잘 놀아 봐”라고 말하고는 막내에게서 멀어졌다.
도현은 내일도 공연이 있기 때문에 바로 호텔로 이동했다.
메이크업을 지우는 건 호텔에 도착해서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한 가지 난관에 봉착했다.
도현의 퇴근길을 보기 위해 수많은 팬이 퇴근길에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던 것. 그 때문에 도현이 탑승한 차가 빠져나가질 못했다.
도현은 잠시 양쪽 창문을 내려 인사했다. 그러면서도, 내일 공연에서 만나야 하니 뒤로 조금씩만 물러나 달라는 부탁도 잊지 않았다. 도현의 부탁에 팬들이 조금씩 멀어졌고, 차가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렇게 숙소로 돌아온 도현은 메이크업부터 꼼꼼하게 지웠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강호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야, 넌 왜 피부도 이렇게 좋냐? 피부에서 광이 나네, 광이.”
“형. 그렇게 관리를 꼼꼼하게 받고 있는데 피부에 이 정도 광이 안 나면… 그것도 좀 그렇지 않을까요?”
“그래도… 제아무리 관리를 받아도 안 되는 애들은 안 되잖아. 아, 맞다. 오늘 너 보러 온 후배님들 있다는데. 방으로 불러들일 거야?”
이카루스의 현호, 그리고 석원이 도현을 보기 위해 영국으로 직접 왔다. 도현이 고개를 끄덕이자, 강호는 그럼 자리를 비우겠다며 다른 룸으로 옮겨갔다. 도현은 현호와 석원에게 연락해 자신의 룸 넘버를 알려 줬다. 얼마 지나지 않아 현호와 석원이 문을 두들겼다.
“어, 현호야. 석원아.”
“형!”
“선배님!”
둘은 도현을 얼싸안으며 오늘 무대 진짜 쩔었다고 말을 내뱉었다. 그 말에 도현은 수줍게 웃으며 고맙다고 전했다.
“형. 저 진짜 웸블리 무대 못 잊을 거 같아요… 나도 언젠가 웸블리 무대에 서고 싶어요. 형처럼만 되는 게 소원이에요. 아니, 웸블리도 너무 큰 욕심 같고… 잠실 주경기장만 하더라도 좋겠네요.”
석원의 말에 도현은 충분히 웸블리 스타디움까지 도전할 수 있다고 용기를 불어넣었다.
“형, 저희 둘 다 형 굿즈도 샀어요. 굿즈 줄에 서니까 형 팬분들이 저희 알아보고 사인도 받아 가셨거든요. 그런 김에… 티셔츠에 사인 좀 해 주세요!”
석원이 너스레를 떨며 도현의 티셔츠 굿즈를 내밀었다. 현호도 자신을 빼놓지 말라며 티셔츠를 건넸다.
도현은 티셔츠에 사인을 해 줬다.
“형, 내일 무대도 저희 초대받은 거 아시죠?”
“어? 내일도 보러 와? 피곤하지 않겠어?”
도현의 물음에 석원과 현호는 고개를 저었다.
“힘들긴요! 형 무대 보는 게 얼마나 재미있는데요!”
“내일은 신기록 써 보려고. 나도현 공연 최초로 4시간 공연에 도전해 볼까 하는데. 너희들 생각은 어때?”
그 말에 현호가 입을 열었다.
“형, 그럼 저희 깜짝 게스트 안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