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new career singer who can read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170)
미래를 읽는 경력직 신인가수-170화(170/225)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드 프랑스 스타디움서 열린 이틀간의 공연은 성공적이었다. 특히, 무엇보다도 주목을 받았던 건 도현과 아슈마의 컬래버레이션 무대였다. 세계에서 제일 핫한 아티스트들이 빚어낸 무대라며 호평이 끊이지 않았다.
도현의 팬들 역시도 대만족했다. 각 나라별로 다른 콘셉트의 무대가 준비되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도현의 공연에 대한 가치와 기대치는 높아졌다.
그런 가운데 도현과 아슈마의 리믹스곡은 빌보드 핫100 차트 1위 데뷔가 예상되고 있었다. [The Sun]이라는 카드가 나왔던 만큼, 긍정적인 미래를 예측해 볼 수 있었다. 순위 발표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 도현의 옆에서 강호는 안절부절못했다.
그 모습을 지그시 바라보던 도현이 물었다.
“형, 왜 저보다 형이 더 긴장했어요?”
“내가 다 떨려서 그래. 지금까지 네가 발표했던 곡 중에 네 곡임에도 1위로 진입한 경우는 없지 않았냐.”
지난번 선배 걸그룹의 음원은 아쉽게도 2위 진입에서 끝이 났다. 그다음 주에는 1위를 하는가 싶었지만, 애석하게도 한 단계씩 순위가 내려갔다. 입맛이 썼었다. 당연히 1위는 따놓은 당상이라고 여겼건만, 그게 아니었기에.
그런 일이 있었기에 강호도 이토록 안절부절못하고 도현보다 더 긴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었다.
“이번에는 다를 거예요. 형. 제 타로점을 믿어 보자고요!”
“사람들이 많이 좋아했으면 좋겠는데. 예측대로 1위를 바라는 건 너무 큰 욕심일까?”
“욕심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럴 수도 있죠, 뭘. 저도 이번에는 핫100 1위 꼭 해 보고 싶어요. 아티스트 컨택부터 무대에 같이 오르기까지 다 제가 생각하고, 결정한 것이잖아요. 그러니까 후회 없는 선택이었고, 탁월한 안목이었다고 저에게 말하는 기회가 되었음 해요.”
도현은 자신이 눈이 틀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이번에 더 좋은, 아니, 늘 빌보드에서 미끄러지기만 하던 자신이 좋은 성적을 들고 자랑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다시 말해, 도현은 간절했다.
가수로서 웬만한 커리어를 다 가지고 있는 그였고, 한국 가수로서는 새로운 커리어를 써 내려가고 있는 그였지만, 목표가 올라갈수록 해갈되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다.
도현도 이번만큼은 성적으로 증명해 보이고 싶었다. 보이지 않는 벽을 뚫고 싶었다. 갖가지 ‘아시아 최초’라는 타이틀은 다 가져가고 싶었다.
“어… 도현아. 순위 공개됐다.”
새로고침을 수도 없이 하던 강호는 한국 시각으로 새벽 2시 30분쯤에 올라온 결과를 누구보다 빨리 확인했다. 아마도 한국에 있을 홍보 팀보다 더 빠른 확인일 터.
도현은 심호흡을 하며 자신의 휴대폰에서도 새로고침을 했다.
[*1. Na-dohyeon&Ashuma …]“와, 이씨! 나도현! 축하한다!”
강호가 냉큼 달려와서 도현을 껴안았다. 도현은 엉거주춤하면서도 휴대폰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가 늘 미끄러지기만 하던 빌보드.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결실을 맺었다.
* * *
[공식 입장] 나도현, 빌보드 핫100 1위 데뷔… 남자 솔로 아티스트 중 처음나도현, 남자 솔로 아티스트의 새 역사를 써 내려가다 [공식 입장]
나도현, 이것이 바로 K팝의 심장이다 [종합]
한국에서는 기사가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도현이 그래미 어워드에서 뉴 아티스트 부문 상을 받을 때만 하더라도, 운이 좋아서 상을 받은 게 아니냐는 의견이 일부 존재했었다. 빌보드 차트에서는 상위권에 오르긴 하지만, 그럼에도 핫100 1위를 본인 곡으로 해 본 적 없다는 게 큰 흠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기회를 통해 그런 지적은 완전히 날려 버린 것이다. 도현은 드디어 당당하게 가수로서, 아티스트로서 자리에 설 수 있었다.
“이야… 나도현, 이렇게 뜰 줄 알았으면 사진 하나라도 더 찍어 두는 건데.”
“그러게나 말이에요. 소속사에 말해서 사인 시디라도 요청해 볼까나….”
“아서라, 아서. 그러다 괜히 잡음 만들라. 소속사에서 그런 요청 받아들인다고 한들, 그거 전달받는 데에 꽤 오랜 시일이 걸리는 거 알고 있잖아.”
“흠. 그렇긴 하죠.”
다른 기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유하나 기자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늦은 새벽까지 순위를 확인하고, 바로 기사를 써서 송고했다. 그랬으면 조금이라도 늦게 출근할 법도 한데,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흥분해서 잠을 못 자서 조금 피곤했다.
[선배, 도현이 대박 ㅠㅠ 어떡해요 ㅠㅠ 내 가수 빌보드 1위 가수 ㅠㅠ 드디어 해냈네요 ㅠㅠ] [역시 나도현이라니까 ㅠㅠ 나도현이 최고다… 나도현이 복지다!]윤민혜 기자와 채팅을 주고받는 유 기자의 얼굴엔 미소가 만연했다.
“아, 유 기자. 잠깐 미팅 좀 돼? 그런데 무슨 즐거운 일 있어? 얼굴이 싱글벙글이네.”
“아, 개인적으로 기분 좋은 일 있어서요. 그런데 어떤….”
“자세한 내용은 안에 들어가서 하자고.”
유하나 기자는 살짝 긴장을 한 채로 회의실 안에 들어갔다.
곧이어 국장이 들어왔다. 국장은 유 기자를 보며 “그동안 수고가 많았다”라고 입을 열었다.
‘뭐지…? 그만두라는 건가?’
“유 기자도 알겠지만… 유 기자가 일선에서 나서서 모범을 보인 덕분에 후배 기자들도 알아서 잘 따라갈 수 있었어. 그런 거에 비하면 우리가 너무 늦게 이런 대접을 해 주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어떤?”
“이번 주부터 짜치는 현장에는 웬만해선 나가지 말고, 굵직한 것들 위주로 취재 나가자. 이 말이 무슨 뜻인 줄 알겠어?”
국장의 말을 해석하자면….
“제가 드디어 팀장이 되는 것인가요?”
“맞아. 이제 유 기자가 책임감 있게 후배들을 캐리하라는 소리야. 유 기자 정도의 업계 구른 경력이면 충분하잖아. 방송사도 출입해 봤고, 지금이야 가요가 메인 출입처라지만… 유 기자가 그간 보인 성과가 있으니 이렇게 하자고 하는 거야.”
“…와.”
도현의 빌보드 핫100 1위 소식만으로도 즐거운데 기다리고 기다리던 팀장 진급 소식을 같은 날 듣게 되다니! 피로가 싹 가시는 기분이었다.
“감사합니다…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유 기자는 잘할 수 있을 거야.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
“감사합니다! 기대에 걸맞은 기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암, 그렇고말고. 그런 기자가 되어야지. 유 기자 지금까지 고생 많이 했잖아. 원래라면 작년에 이미 진급했어야 하는데 알다시피 여러모로 외부적으로나, 내부적으로나 조금 혼란한 시기였잖아. 그건 유 기자가 이해해 줄 것이라고 생각해.”
“감사합니다! 저 진짜 열심히 팀 꾸려 가 보겠습니다.”
“팀장이니까 예전과는 다른 거 알지? 이제는 책임감이 남달라야 해.”
“네! 알고 있습니다, 국장님.”
“그러니까 좀 쉬엄쉬엄 일하라는 뜻이기도 해. 맨날 보면 후배 기자 녀석들은 손가락 빨면서 적당히 놀 줄도 아는데, 유 기자 혼자서 모든 걸 커버하려고 하는 게 보일 때가 있어.”
그것도 사실이었다. 다른 사람에게 맡기느니 스스로 해결하는 게 낫다 싶어서, 혼자서 단독 취재를 마무리한 적도 여러 번이었다. 그때마다 후배들은 존경 섞인 눈빛으로 유 기자를 바라보곤 했다.
“선배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할 수 있는 거예요?” 같은 질문은 들어오지도 않았다. 만약 그러한 질문을 후배들에게 단 한 번이라도 받은 적 있다면, 그 후배를 열심히 열과 성을 다해 가르쳤을 테지만… 그럴 기회는 생기지 않았다.
이렇게 승진하는 김에, 유 기자는 후배들 교육을 다시 처음부터 똑바로 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전에는 연차 높은 선배 정도의 포지션이었기에 후배들에게 어떤 말도 하지 않고 넘어가려고 했었다. 가끔 던지는 말이라고는 팩트 체크 했냐는 말 정도였다.
“이제 제가 팀장이 된 이상 회사는 달라질 거예요. 국장님. 혁신적인 구조로 변화한 모습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허허… 거, 미국 무슨 전자기기 회사라도 돼? 혁신을 찾게. 너무 과하게 후배 잡으면 업계에서 이상한 소문 나니까 그러진 말고.”
“물론 그러겠다는 소린 아니죠. 국장님도 그간 제 성격 지켜봐 오셨으면서….”
“농담이다, 농담. 서운해하기는.”
“서운한 건 아니고요! 혹시나 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아무튼, 축하한다. 유하나. 드디어 팀장 딱지 달았네. 우리 매체에서 인정하는 열혈 기자에게만 붙을 수 있는 팀장 딱지니까, 자부심을 느껴. 우리가 업계 넘버원인 건 사실이잖아?”
“네. 그렇죠. 통신사 3사를 제외하면 온라인 연예 매체에서는 1위죠. 저희가. 아무튼… 이런 기회를 주셔서 너무나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잘해 보자고! 유 팀장!”
회의실에서 나온 유하나 기자는 당장에라도 주먹을 꽉 쥐고 만세를 외치고 싶었지만, 참았다.
“다들 주목!”
국장의 말에 일하던 기자들의 시선이 정면을 향했다.
“다름 아니라, 오늘부로… 유하나 기자가 팀장으로 승진했습니다. 여러분과 유하나 기자가 서로 밀어주고, 이끌어 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렇게 잘 부탁한다는 말 드립니다. 유 팀장, 한마디 해야지?”
“감사합니다. 다들 잘해 봅시다. 온라인 연예 매체 1위라는 타이틀, 뺏기지 말고 잘해 보자고요! 파이팅!”
“파이팅!”
그 기세를 몰아 점심 회식까지 진행됐다. 점심 이후에 일정이 있었던 유 기자는 대충 먹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후 2시부터 오후 8시까지 오후 일정이 가득한 날이었다. 집에 일찍 들어가고 싶어도 못 들어가는 그런 날이었다.
“선배… 왜 이렇게 퀭해요?”
현장에서 만난 윤민혜 기자가 질문했다. 윤 기자 자신도 밤을 새운 터라, 초췌한 건 마찬가지였지만, 그런 말을 한다는 게 조금 재미있긴 했다.
“잠을 못 자서… 아, 그리고 민혜야.”
“네?”
“나 승진했어. 이제 팀장이야.”
“네에에에에? 선배 승진하셨다고요? 그럼 진짜 이젠 완전히 대선배님?”
“너도 몇 년 더 버티면 이 바닥에서 팀장 달고 국장 달고 다 할 수 있어. 난 이제 국장을 목표로 할지 고민 중이야. 짜치는 현장 말고 관계자들과 미팅하고, 그러라고 해서. 관계자들과 인맥 쌓는 것도 좋긴 한데… 현장이 더 좋은데 말이지.”
“그래도 이제 팀장이 됐으니까 선배 역할이 어마어마해진 거 아니에요? 와… 부러워요, 축하해요, 선배!”
“…고맙긴.”
“선배. 그럼 선배네 매체가 매체 파워도 세잖아요. 그런 김에 도현이 인터뷰, 따 보는 거 어때요? 요즘 시대에 외국에 있다고 인터뷰 못 하는 거 아니잖아요. 사진은 소속사에서 제공받으면 되는 것이고, 서면이든, 온라인 화상 채팅 사이트로 진행하든… 인터뷰 진행해 보는 거 추천드려요! 지금 휴엔터, 빌보드 핫100 첫 1위 가수 나와서 한창 신났을 타이밍인데!”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었다.
그 말에 유 기자는 바로 휴엔터 홍보 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예, 안녕하세요. 팀장님, 잘 지내시죠? 웸블리랑 글라스톤베리 다녀온 이후 연락 처음으로 드리네요… 다름이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