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new career singer who can read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172)
미래를 읽는 경력직 신인가수-172화(172/225)
베를린 공연까지 무사히 마친 도현은, 일주일 정도 더 독일에 머무르다가 돌아왔다. 오랜 기간 해외서 체류했던 스태프들에게 일종의 포상 휴가를 제공한 것이었다. 물론, 더 체류하며 관광할지 말지는 스태프의 선택이었다. 다만, 도현이 모든 비용을 내기로 했기에, 스태프들은 부담 없이 도현과 오래 체류할 수 있었다.
그사이 강호는 막내와 먼저 귀국하기로 했다. 결혼에 대한 막내의 답변을 들어야 했기에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이었다. 정확히는 그렇게 해도 된다고 말하는 도현 때문이었지만. 어차피 강호가 없어도 대신할 스태프도 있었다.
도현은 한국서 강호와 마주했을 때 좋은 이야기를 듣길 바라며 독일의 거리를 누볐다. 낯선 땅이었지만, 도현을 알아보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도현이 팬들을 위한 브이로그 영상을 찍고 있을 때에도 스스럼없이 다가와 카메라에 대고 인사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도현은 그런 모습에 처음에는 놀랐지만, 차차 적응했다. 오히려 여유를 부리며 팬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렇게 일주일 동안 여유롭게 카페테리아에 앉아 교정고를 보고, 작업을 하며, 관광까지 즐긴 도현은 귀국했다.
비행기에서 졸다가 눈을 뜨니 어느새 한국이었다. 착륙 안내방송이 나오는 중이었다. 오래간만에 보는 인천공항의 풍경이 낯설었다.
도현이 캐리어를 찾고 나가자, 강호와 경호팀이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강호보다 더 눈에 들어오는 것은….
“도현 씨! 한마디만 해 주세요! 빌보드 핫100 1위를 몇 주째 하고 있는데 기분이 어떤가요?”
“전 세계 스타디움 투어를 돈 국내 유일의 남자 솔로 아티스트인데요, 소감이 어떻습니까?”
“도현 씨, 이쪽 카메라 한 번만 봐 주시겠습니까?”
“도현 씨, 카메라에 대고 인사 좀 해 주세요!”
수많은 기자와 더불어.
“도현아! 보고 싶었어! 사랑해!”
“월드 스타 나도현 최고다!”
공항을 가득 채운 팬들의 모습이었다. 한국 팬들이 얼마나 자신을 기다려 왔는지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런 와중에도 질서 정연하게 있는 모습은 도현을 감동하게 했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인파가 몰려 있었다.
익숙한 듯하면서도, 익숙하지 않은 풍경에 도현이 낯설어하는 가운데, 강호가 다가와 도현의 캐리어를 끌며 밖으로 안내했다. 인파가 모였지만, 경호원들이 잘 보호했기에 빠져나오는 데는 별문제가 없었다. 차에 탑승한 도현은 차창을 내리고 팬들에게 인사했다.
꺄아아아아아!
나도현! 나도현! 나도현!
도현아, 수고했고, 나중에 봐!
들리는 팬들의 말에 익숙한 공기가 느껴졌다.
“도현아, 어디로 갈래?”
“본가로요. 아무래도 한국 입국했으니 본가에 가서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는 게 낫겠죠? 그보다 형, 저에게 할 말 있지 않아요?”
도현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 말에 강호는 허허 웃으면서 답했다.
“음… 결론부터 말하자면, 축가 부탁한다. 도현아.”
듣고 싶었던 말에 도현은 방긋 미소 지었다.
“축하해요, 형! 이 이야기가 얼마나 궁금했는지 형은 모를 거예요. 짐작도 하지 못했을걸요?”
“고마워. 네 덕분에 재회하고, 내가 결혼이라는 것도 다 하게 되네.”
도현은 신이 나서 떠드는 강호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의 곡 중에서 가장 로맨틱한 곡은 무엇일지 고민에 잠겼다. 팬들이 가장 많이 사랑해 주는 ‘원 앤 온리’를 부를 것인지, 아니면 ‘Savior’를 부를 것인지. 자신이 결혼하는 게 아님에도 괜히 설레었다.
“형, 축가로 듣고 싶은 노래 있어요?”
“음. ‘원 앤 온리’? 가사가 딱 좋다. 명곡 중의 명곡이지.”
“안 그래도 저도 그 생각 했거든요! 막내 의견은요?”
“막내는 그냥 네가 축가 불러 준다고 하니까 그것만으로도 감사하대.”
“그럼 막내 의견도 형과 같은 것으로 알고 ‘원 앤 온리’로 갈게요.”
“고맙다, 도현아.”
* * *
도현은 본가에서 며칠 푹 쉬면서 여유를 즐겼다. 그런 와중에도 에세이 교정을 보는 일은 빠뜨리지 않고 했다.
도현의 귀국 소식을 들은 현호와 석원이 만나자고 했으나, 도현은 일단 몸부터 추스른 후 만나고 싶다고 전했다.
그렇게 며칠 쉬고 난 뒤, 도현은 다시 자신의 집으로 갔다. 부모님이 많이 아쉬워했지만, 해야 할 일이 많았기에 어쩔 수 없었다.
우선, 에이디온이 다 만든 곡을 전달해 왔다. 이 곡의 녹음을 이준혁 피디와 상의하며 진행했다. 그렇게 완성된 파트를 에이디온에게 보냈다.
그런 후에는 작업실에서 틈틈이 곡 작업을 했다. 원고를 교정 보는 일도 빼놓지 않았다. 한번 날 잡고 원고를 교정 봤더니, 빠른 속도로 진행이 됐다. 교정고를 보낸 다음 도현은 서울 콘서트 준비를 시작했다.
지난 독일 베를린 공연 말미, 서울서 앙코르 콘서트가 사흘씩 2주간 잠실 주경기장서 치러진다는 스포일러가 VCR로 공개됐다. 베를린 공연 이후 몇 개월 뒤 치러지는 공연이었지만, 팬들을 흥분케 하기에는 충분했다.
앙코르 콘서트에서는 기존 곡도 기존 곡이지만, 팬들이 좋아하고 아끼는 곡들을 우선으로 할 생각이었다. 휴엔터에서는 도현의 공연을 위해 팬들에게 앙케이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도현에게 듣고 싶은 곡 순위가 집계됐다. 도현은 세트 리스트를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구상한 다음, 새로운 곡이 기존 곡들과 어울리도록 세트 리스트를 만들어 나갔다.
* * *
“와… 팀장님, 나도현 씨는 신이에요, 진짜!”
도서 출판 템포의 사무실. 형준은 흥분에 가득 찬 상태로 팀장에게 다가가 말을 하고 있었다.
“왜? 도현 씨가 뭐 기적이라도 일으켰어? 갑자기 신은 무슨….”
“아니, 그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어떻게 한 건지 교정고를 한국 들어오자마자 보내 주고… 심지어 문장력이 더 뛰어나졌어요. 저 진짜 도현 씨 같은 작가님이랑만 일하고 싶어요. 팀장님, 제 아이디어 다시 한번 생각해도 기가 막히지 않습니까? 나도현 씨와의 협업이라뇨! 크흐!”
형준이 자아도취에 빠져 있자, 팀장은 혀를 끌끌 차며 말했다.
“그 소중한 원고, 꼼꼼하게 교정 봐야 하는 거 알지? 그거 출간되면 도현 씨 출간 기념 북 토크랑 저자와의 만남, 팬 사인회 이런 것도 진행이 될 텐데… 오탈자 하나 없도록 신경 쓰고, 특히 도현 씨 사진 들어가는 면에는 얼굴 잘리거나 하지 않도록 검수 잘하고!”
“넵! 당연한 일이지 않겠습니까! 도현 씨의 보물 같은 얼굴까지 실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영광인지 모릅니다! 거기다가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는 사진 작가님과 나도현 씨의 만남이라니… 정말 너무나도 좋지 말입니다?”
형준은 흥분에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 도현의 에세이에 실릴 도현의 사진은 필름 카메라만을 사용하기로 유명한 작가 샛별이 맡았다. 샛별은 각종 연예인들과의 컬래버레이션으로도 유명했다. 특히, 가수들과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콘셉트 포토 등을 기가 막히게 찍는다는 이름이 돌 정도였다.
“준비는 어디까지 됐어?”
팀장의 물음에 형준은 지금까지 진행된 상황을 착착 보고했다. 며칠 뒤엔 도현의 촬영이 있을 것이며, 원고는 2교까지 교정을 본 뒤에 인쇄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하고 난 다음 서점에 입고되는 날짜까지 픽스된 대로 보고했다.
“오케이. 알겠어. 일단 좋았어. 그렇게 진행해 보자고. 형준 씨가 맡은 특별 프로젝트인 만큼, 잘 진행해야 하는 거 알지? 중간에 잡음 들리면 우리도 곤란해지고. 아, 그리고 혹시 모르니까 하는 말인데.”
“네? 무슨 말씀이 더 필요하신가요?”
“표절 검사 돌려 봐. 무의식중에 타인의 문장을 내 문장처럼 쓸 수도 있으니까. 그거 한번 점검해 봐야 돼. 알았지?”
“넵! 알겠습니다!”
* * *
유하나 기자가 현장을 다니면서 화장을 곱게 하는 날은 정해져 있었다. 화장을 하는 이유는 첫 번째, 그날 일찍 일어났기 때문, 두 번째, 정말 중요한 상대를 만나야 하기 때문. 이렇게 두 가지 경우의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오늘은 달랐다.
두 가지 모두 해당하는 날이었다.
바로 도현과의 일대일 인터뷰가 있는 날이었다. 타 매체에서 요청한 것도 거절하고, 유하나 기자에게만 수락한 인터뷰. 어렵게 따낸 기회였다. 그런 만큼 유 기자는 엄청나게 질문을 준비했다.
사진 촬영을 하지 않는 대신, 인터뷰 시간을 길게 달라고 요청했다. 단순히 한 시간 정도 채울 인터뷰가 필요한 게 아니라, ‘나도현’이라는 사람에 대해 알고 싶고, 대중에게 알리고 싶다는 뜻을 명백히 밝혔다.
“후아….”
유하나 기자는 긴장이 멈추지 않아 약국에서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는 약을 사 왔다. 그걸 먹었음에도 손에서 식은땀이 났다. 기자 생활 중 처음 있는 일이었다.
내로라하는 국내외 톱스타를 만나도 별 감흥이 없었던 게 바로 유하나 기자였다. 특별히 덕질을 한 상대도 없었건만… ‘너첫가’ 시즌1이 유 기자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
“선배, 긴장하셨어요?”
후배의 물음에 유 기자는 그저 웃기만 했다. 긴장한 건 둘째치고, 도현과 인간 대 인간으로서 대화를 나눌 기회가 생겼다는 게 좋았다.
“선배 웃는 거 보니까 기분 엄청 좋아 보이는데요? 하긴, 팀장으로 승진한 데다, 나도현 단독 인터뷰까지 따 왔으니… 저라도 기분 좋을 것 같은데요?”
“어. 기분 날아갈 것 같아. 지금 마음 같아선 사무실에 피자 돌리고 싶은 기분이야. 그런데 냄새 나니까 참아야지. 나중에 나도현 가고 난 다음에 피자 돌리더라도 말이야.”
“선배, 나도현 인터뷰까지 지금 10분 남은 거예요?”
“슬슬 올 때가 됐는데….”
보통 인터뷰를 진행할 땐 10분 정도 일찍 도착하는 게 예의였다. 물론, 인터뷰뿐만 아니라 사회생활 전반에 있어서 마찬가지겠지만.
유하나 기자는 도현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기에 여유를 부리며 화장을 다듬었다.
그렇게 화장을 다듬고 거울을 보고 있을 무렵.
“…헉, 왔다!”
후배가 조심스럽게 속삭이는 말이 들렸다.
자신의 원 앤 온리인 가수, 나도현이 들어오고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나도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