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new career singer who can read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177)
미래를 읽는 경력직 신인가수-177화(177/225)
“그러고 보니 석원아, 현호야.”
“네?”
“네, 형.”
“우리 프로젝트 하나 해 보지 않을래?”
도현의 입에서 나온 ‘프로젝트’라는 단어에 석원과 현호는 관심을 기울였다. 현호는 무슨 프로젝트냐고 질문했다.
“우리 셋이서 웹 예능을 찍어 보는 게 어때? 셋 다 예능 출연은 잘 안 하는 편이잖아. 현호는 같은 소속사니까 조율할 수 있을 것 같고, 석원이네 회사도 이야기 잘만 하면 셋이서 같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떤 웹 예능요? 장기 프로젝트예요?”
석원의 질문에 도현은 프로젝트를 설명했다.
“셋이서 여행 가서 즐기는 모습을 담는 거야. 가서 아무것도 하지 않든, 그냥 밥만 먹는 모습이든 담는 거지. 힐링 웹 예능을 추구하고자 하거든. 밥 먹을 때 틀어놓고 편하게 볼 수 있는 그런 거.”
“오…! 좋은데요?”
석원이 반색을 하며 반겼다.
“저도 좋아요! 형이랑 웹 예능을 같이 찍으면 좋죠! 안 그래도 형이랑 뭔가 추억을 많이 남기고 싶었거든요. 저희 조합을 사랑해 주시는 팬분들이 많기도 하고요.”
현호의 말에 석원도 말을 보탰다.
“저도 좋아요! 일정만 맞추면 될 것 같아요! 내년에 아시아 투어가 있거든요!”
“이카루스도 내년 3월부터 월드 투어에 들어가서 그 전에 다녀오면 좋을 것 같아요. 일단 저희끼리 기획을 해 볼까요?”
둘이 찬성을 하자 도현은 답했다.
“그럼 한번 진행해 보자.”
* * *
“와… 나도현 인기 진짜 많긴 많구나.”
우리나라에 앨범을 제작하는 공장은 몇 되지 않는다. 앨범 작업 아르바이트를 하러 온 진경은 진귀한 광경을 구경하고 있었다.
진경이 하는 일은 나도현의 북클릿 앨범에 포토 카드를 넣는 수작업이었다. 세상이 아무리 발전했다고 한들, 기계에 맡기는 작업도 한계가 있었다. 그렇기에 앨범에 포토 카드를 넣는 작업은 단기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서 진행한다.
진경은 나도현의 인기가 많다는 건 익히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포토 카드가 고정 7종임에도 밑도 끝도 없이 밀려드는 물량에 놀랐다. 지금까지 족히 몇백 장은 한 것 같은데 그럼에도 처리해야 할 물량이 몇십 박스가 쌓여 있었다.
보통은 앨범에 랜덤으로 포토 카드를 넣어 판매량을 늘리지만, 나도현의 앨범은 그런 판매 전략이 없었음에도 선주문량이 어마어마했다.
“다들 포토 카드 7장 맞게 들어가는지 세어가면서 해 주세요! 팬들이야 한 장이라도 더 들어가는 걸 좋아하겠지만, 그래도 7장 지켜 주십쇼! 사람 손으로 하는 일이다 보니 실수가 나올 순 있겠지만, 실수를 최소화해 주세요”
작업팀장의 목소리가 들리고, 잠시 다른 생각을 했던 진경은 정신을 차렸다.
해야 할 일이 산더미였다.
끝나지 않는 노동의 정신과 시간의 방이었다.
* * *
앨범 공장만큼 도현의 에세이를 찍어내는 인쇄소도 분주했다. 앨범 발매일에 맞춰 에세이가 출간되는 만큼 바쁘게 기계가 돌아가고 있었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 많은 이 시대에, 1,000부만 팔려도 잘 팔렸다는 평가를 받는데, 도현의 에세이는 달랐다.
도현의 첫 에세이는 인기를 감안해 한 달 전부터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그러나 초판 사인본이 10만 부의 판매고를 올렸다. 인쇄소는 즐거운 비명을 내지르며, 연장 근무와 비상근무 태세에 들어갔다.
“사장님! 지금까지 작업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죠?”
“암요, 그럼요. 파본도 하나도 안 나오고 무사히 착착 진행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생이 많으십니다!”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 인쇄소 기계가 바쁘게 돌아가는 소릴 들으니 참 좋네요. 나도현 이 친구, 대단한 친구더라고요. 우리나라를 국위 선양시킨 가수인 줄 알았는데, 그 이상의 가치가 있는 듯해 보입니다.”
도서 출판 템포의 담당자 형준이 인쇄소를 둘러보며 말했다.
“다 제가 기획한 것이거든요. 섭외까지도요. 제 선구안이 좀 뛰어나죠?”
형준이 으쓱해하며 말하자, 인쇄소 사장은 고개를 목을 젖히며 웃었다. 출판계의 불황이 잊힐 정도로, 엄청난 작업이었다.
* * *
드디어 도현의 첫 에세이 <나의 밤, 당신의 언어>가 출간됐다. 출간하자마자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특히, 기대하고 준비했던 10만 부가 첫날에 다 팔려 인쇄소에서는 끊임없이 2쇄를 찍어내야만 했다.
출판사에서는 북토크와 저자와의 만남 공지를 올렸다. 추첨으로 진행된다는 공지 내용에 도현의 에세이는 날개 돋친 듯 팔렸다.
첫 책을 세상에 내놓게 된 도현은 서점에 구경을 하러 갔다. 출판사 측에서 비매품으로 몇 박스를 보내 주긴 했다만, 실제로 어떻게 팔리는지, 얼마나 팔리고 있는지 궁금했다.
광화문의 한 서점에 들어가기 전, 도현은 깜짝 놀랐다. 한 코너가 ‘나도현 기록전’이라는 이름으로 꾸며져 있었다. 팬들이 준비한 이벤트였다. 나도현 기록전에서는 그간 발매했던 앨범뿐만 아니라, 도현의 책이 과장을 보태 산처럼 쌓여 있었다.
얼굴을 꽁꽁 싸매고 감추고 온 도현은 코너가 잘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고는 구경을 시작했다. 10초에 한 권씩 팔리는 듯했다.
아무래도 팬덤이 큰 데다, 출간 기념 이벤트가 잡혀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고 도현은 생각했다. 그렇게 구경하길 30여 분. 구경을 마치고 뿌듯한 마음으로 나오는데, 낯익은 무리와 마주쳤다.
바로 사생들이었다. 도현의 행적을 좇아서 따라붙었던 게 틀림없었다. 그들은 운 좋게 도현과 마주하자마자 휴대폰 카메라를 들이밀었다. 그 바람에 서점 입구를 오가던 사람들의 시선이 한데 모였다.
“와. 혹시 나도현인가?”
“자기 책 나온 거 구경하러 온 거 아냐? 머리 작고 비율 좋은 것 봐. 연예인은 연예인이네.”
인파가 몰려드는 바람에 사람들의 틈바구니에 낀 도현은 난감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매니저랑 같이 올 것을.
“그런데 나도현 책 상술 너무하지 않아? 뭔 책을 사서 그 안에서 추첨을 해서 사람을 뽑는다고 하냐. 여자 친구가 나도현 팬이라 어쩔 수 없이 몇 권 사다 주긴 하는데… 에효. 남자 친구 역할 하기도 힘들다.”
귀에 꽂힌 그 한마디에 도현은 정신이 살짝 아찔해졌다. 선착순으로 하면 분명 며칠 전부터 밤을 새우게 되고 팬들도 고생을 할 터. 그래서 추첨제를 제안했었고, 그게 공정할 것이라고 생각했건만, 사람들의 생각은 달랐나 보다.
“죄송합니다. 지나갈게요.”
도현이 양해를 구했지만 길은 쉽게 뚫리지 않았다.
그때 서점 측 스태프가 나섰다.
“잠시만요. 지나가겠습니다! 길 비켜 주세요!”
서점 직원의 우렁찬 목소리에 길이 뚫렸다. 도현은 10여 분 만에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렇게 다시 회사로 돌아온 도현.
때마침 외부 미팅을 마치고 돌아오던 홍보 팀장과 마주쳤다.
“팀장님, 안녕하세요!”
“도현 씨, 어디 다녀왔어요?”
“아. 서점에 갔다 왔어요.”
“맞다, 도현 씨 책 출간됐지. 겹경사네요.”
“…겹경사요?”
도현은 책 출간 외에도 축하할 일이 뭐가 있나 싶어서 고개를 갸웃했다.
“도현 씨, 이번 앨범 선주문량이 200만 장을 돌파했어요. 이건 국내 최정상의 기록이에요. 이번에는 특히 발매 기념 팬 사인회도 10회 잡혀 있으니까… 아마도 피지컬 앨범 실제 판매량은 최소 250만 장을 넘어서지 않을까 하거든요. 특히, 요새 들어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 초동. 초동 주간에 팬 사인회가 몇 개 잡혀 있으니… 아무래도 초동은 100만은 거뜬하고, 200만도 거뜬할 것 같거든요?”
200만 장이 거뜬하다니.
도현은 숫자만 들어도 아득했고, 실감이 나질 않았다.
그런 그의 표정을 봤는지 홍보팀장이 까르르 웃었다.
“도현 씨, 안 믿겨서 그런 표정 짓는 거죠? 얼떨떨해 보이는걸요?”
“네… 아무래도 200만 장이라는 숫자가 실감이 안 돼서요. 저, 이번에 이를 갈고 준비해야겠네요. 팬 사인회도 잡혀 있는 만큼, 다이어트도 좀 더 하고.”
“어머머, 뺄 살이 어디 있다고 그래요?”
“요즘 살이 조금 붙은 것 같아서요. 아, 팀장님. 그리고 혹시 현호랑 석원이, 둘 다 같이 하는 웹 힐링 예능 프로그램 있잖아요. 그거 보도자료는 나갔나요?”
도현이 프로젝트로 준비하자던 세 사람의 3박 4일 여행기는 기획팀 회의와 소속사 간의 협의 끝에 하기로 결정이 되었다.
이에 앞서 단독 기사가 나갈 뻔했지만, 휴엔터와 석원의 소속사 측에서 스포일러가 새어 나갈 뻔한 것을 겨우 막았다.
“그거 이제 곧 나갈 거예요. 일단 여행 다녀오고 나서 보도자료가 뿌려질 예정이거든요. 무슨 뜻인지 알겠죠?”
“아… 전 바로 나가는 줄 알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니에요. 그럴 수도 있죠, 뭘. 아무튼 도현 씨. 일 많이 하느라 고생합니다! 도현 씨가 일 많이 할수록 우리 홍보팀은 더 신나는 거 알죠?”
“그렇게 생각해 주신다니… 그저 감사합니다!”
“얼른 올라가 봐요.”
도현은 앞으로 펼쳐질 일에 대한 기대로, 한창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싱글벙글 웃으며 작업실에 들어온 도현은 간만에 팬들이 만든 영상을 보고자, 너튜브를 켰다.
그런데 그의 눈에 띈 것은….
[충격] 나도현의 두 번째 얼굴, 팬 사랑? nono! 팬 기만러!너튜브 숏츠에 해괴망측한 제목의 영상이 올라와 있었다.
도현은 영상을 클릭했다. 아니, 클릭할 수밖에 없는 제목이었다. 자신은 단 한 번도 팬 기만을 한 적이 없었다. 있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 주려고 애를 썼었다. 그런데 팬 기만이라니… 이게 무슨 말인가?
영상을 재생하자 변조된 목소리로, 설명이 나왔다.
[가수 나도현이 팬 사랑을 실천하는 가수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합니다. 나도현은 자신의 사생활을 쫓아다니는 팬들에게 주먹질도 몇 차례 시도했고, 전치 3주 이상 나온 사람들도 꽤 된다고 합니다. 소속사에서는 나도현이 하도 사고를 쳐서 이를 막기 위해 이미지 메이킹 차원에서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나도현과 같이 일한 스태프들의 말을 들어 보면 나도현이 얼마나 폭력적인지 알 수 있습니다!]소위 말하는 가짜 뉴스. 지라시가 나도현에게 진득하게 달라붙었다. 거기다, 너튜브 조회 수를 통해 돈을 버는 ‘사이버 렉카’의 등장이었다.
도현은 바로 강호에게 링크를 보냈다. 강호가 읽었다는 창으로 변하자, 바로 전화를 걸었다.
“호야 형. 사이버 렉카, 고소 들어가죠.”
다른 건 몰라도, 자신이 팬들에게 손을 올렸다느니 하는 헛소문은 참을 수 없었다. 단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일이었다. 그리고 애시당초 그의 인생에 폭력이란 없었다.
“…고소장을 받아야 정신을 차리겠지?”
도현은 홍보 팀장에게도 전화를 걸었다.
“네, 팀장님. 다름 아니라, 사이버 렉카들이 저와 관련해서 헛소문을 퍼뜨리고 있어서요… 고소 공지가 한 번 더 올라갔음 싶거든요.”
[어머, 정말요? 주소 좀 보내 주세요. 확인해 보고 저희도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 할게요.]“네, 감사합니다.”
도현은 손끝이 바들바들 떨렸다.
자신이 폭행범이라니.
이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믿는 사람이 있다고?
“하, 어이가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