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new career singer who can read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187)
미래를 읽는 경력직 신인가수-187화(187/225)
도현의 인기는 그야말로 하늘을 치솟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게다가 에이디온의 패션 브랜드인 에이디의 글로벌 앰배서더 발탁 소식은 모두를 열광케 했다.
미국 잡지 인터뷰와 몇몇 토크쇼 녹화를 마친 도현은 금의환향했다.
“도현 씨, 무려 8관왕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는데 어떠십니까?”
“앞으로의 음악적 계획은 어떻게 되십니까?”
“기자회견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그때 모든 질문에 답변해 주실 겁니까?”
“타로를 잘 본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래미에 가기 전에도 타로 점을 보셨습니까?”
도현은 모든 질문에 미소로 화답했다.
어차피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으니 그때 가서 답하면 될 일이었다.
취재진과 공항에 마중 나온 팬들을 뚫고 겨우 차에 올라탄 도현은 문이 닫히자 그제야 긴 숨을 내뱉었다.
“오늘 같은 날은 본가로 가야지?”
강호의 질문에 도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네, 형. 한우랑 와인 좀 사 가야겠어요.”
도현의 요청에 강호는 알겠다고 답하고 로드 매니저에게 어느 백화점으로 가면 되는지 안내했다.
백화점에 도착해 매장을 돌아다니자마자 도현을 알아보는 이들이 등장했다.
“와, 나도현이다!”
“오늘 입국한 거 아냐?”
“실물이 더 멋있다….”
“진짜 잘생겼네. 내 남친이 절반만 닮았어도….”
들려오는 낯간지러운 말에 도현은 얼굴이 달아오르는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일부러 모른 척을 했다.
빠른 속도로 쇼핑을 마친 도현은 차에 올라타 얼른 본가로 가자고 말했다.
“얼른 가요. 여긴 알아보는 사람이 너무 많다.”
강호는 조금 전까지 도현과 함께 있었기에 대략의 상황을 알고 있던 터.
“뭐야. 전 세계를 뒤집어 놓은 슈퍼스타가 너무 부끄러워하는 거 아니야?”
도현의 빨개진 귀 끝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아니, 너무 부끄럽잖아요. 저 지나갈 때마다 다들 한마디씩 하는데 듣고 있자니 괜히 민망하고….”
“뭐 어때. 즐겨. 나라면 이 순간을 즐기느라 정신이 없겠다.”
“형… 진짜 민망하다니까요. 난 여전히 이런 거 적응이 잘 안 돼요.”
이에 강호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결국은 자기 자랑인데? 잘생겼다는 말, 멋있다는 말 다 듣고 온 거잖아?”
“아니, 제 논점은 그게 아니라….”
이미 도현을 놀리는 데 맛을 들린 강호였다.
“나도 한번 들어 보고 싶구만. 그 잘생겼다는 말.”
“아, 혀엉… 전 진짜 아무리 들어도 적응이 안 된단 말이에요… 좋긴 한데….”
도현이 뒤에 덧붙인 말 때문에 강호는 웃음을 터뜨렸다.
“결국 좋다는 이야기네. 나중에 나한테도 좀 나눠 줘. 새신랑 기 펴고 잘생기고 멋있어 보자.”
끝까지 도현을 놀리는 강호였다.
* * *
본가에 가니 그야말로 잔치 분위기였다.
도현의 부모는 이미 8이라는 숫자가 새겨진 떡을 아파트 단지에 돌렸고, 도현에게 사인을 받기 위해 온 사람도 수두룩했다.
평소라면 이러지 않았을 부모였겠지만, 이번만은 달랐다. 얼마나 기뻐하시는지 눈으로 직접 확인한 도현은 부모님의 기를 살려 드려야겠다고 다짐했다.
비행기에서 내린 지 얼마 되지 않아 피곤했지만, 부모님의 체면을 생각해서라도 어느 정도 팬 서비스는 해 줘야 했다.
“아이고, 도현아. 진짜 축하한다. 8관왕이라니… 우리나라 가수 중에서 이런 기록을 세운 사람이 없다며?”
“대단하다, 대단해.”
“감사합니다. 사인은 여기에 해 드리면 될까요?”
“해 주면 고맙지. 떡도 받아 가는데 사인까지 받아 가네. 나 참. 고마워서… 우리 아들이 가수 지망생인데 도현이 너처럼 되고 싶다고 그리 말을 하고 다닌다. 아들에게 한마디 부탁해도 될까? 아들 이름은 승현이야.”
“그럼요. 승현이한테 편지 좀 짧게 쓸게요.”
“다들 와서 떡도 좀 먹어 보고 그래요. 어머, 떡이 진짜 잘 쪄졌다. 진짜 너무 맛있네.”
도현 어머니의 목소리가 경쾌하게 울렸다.
뒤를 이어 도현 아버지의 목소리도 들렸다.
“다들 와서 고기 좀 먹어 봐요. 원래 우리끼리만 먹으려 했는데… 백화점서 산 한우라 그런가. 아주 맛있네.”
은근한 자랑이 섞인 목소리에 도현은 푸스스 하고 웃었다.
‘우리 엄마와 아빠. 늘 저렇게 웃는 모습만 보고 싶다.’
도현은 작은 소원을 빌었다.
* * *
본가에서 며칠을 보낸 도현은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왔다. 바로 한국 콘서트와 기자회견 준비에 들어갔다.
“도현 씨, 스케줄 너무 무리해서 잡은 거 아니지? 홍보 팀이 무리했나 싶어서 미안해서 그래요.”
홍보 팀장의 말에 도현은 고개를 저었다.
“전혀 아니에요. 이 정도로 바쁠 것이라는 건 상을 받을 때부터 어느 정도 각오를 했어요. 기쁜 일에 바빠야죠. 기쁜 일에도 가만히 있다면 그건 아니라고 생각을 해요.”
“하하… 역시 도현 씨네. 워커 홀릭다운 말이었어. 고마워요. 그렇게 말해 줘서. 우리가 너무 바쁘게 스케줄 잡은 건 아닌가 싶었는데… 그럴 염려는 놓아도 되겠네!”
홍보 팀장은 새삼 도현에게 감동했다.
이 업계 특성상 ‘갑’이 되려고 하는 자들이 많았다. 특히, 어느 정도 위치에 올라가면 ‘갑’이 되려고 하는 자들이 더욱더 많았다.
도현은 데뷔한 지 10년이 훌쩍 넘어간 데다, 그래미 어워드 8관왕이라는 다신 없을 기록을 세웠음에도 여전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랬기에 홍보 팀장과 팀원들은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보통 이 정도가 되면, 스케줄이 많다느니 하면서 투정을 부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도현의 얼굴에서 그런 것은 찾아볼 수 없었다.
도현이 작업실로 사라지고 난 뒤.
홍보 팀을 비롯한 다른 팀 직원들은 도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와, 진짜 어쩌면 저러지? 생 부처가 아닐까? 그러지 않고서야 연예인이 저럴 리 없어….”
“나도현이니까 가능한 게 아닐까요? 진짜… 와. 조금 떴다 하면 반응 바뀌는 애들 많은데… 안 그런 것만 봐도 신기할 따름이에요.”
“어쩌면 우리가 이 업계에서 너무 찌들었는지도 모르지. 너무 아닌 경우를 많이 봐 왔잖아. 안 그래? 오늘부로 한 가지는 확실해. 분칠한 인간들 말은 안 믿어도 그 상대가 나도현이라면 말이 달라진다는 거.”
“저도 그렇게 마음에 새기려고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도현은 진심이구나, 이거 하난 확실히 알겠어요.”
* * *
시간은 금세 흘렀다. 도현의 기자회견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도현이 생각할 시간을 조금 더 가졌던 게 큰 역할을 한 듯했다.
도현이 생각을 정리하고 난 후에 기자회견을 가지자, 말이 그야말로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나왔다. 그를 당황케 하는 질문도 있었지만, 그마저도 아무렇지 않게 소화하며 기자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기자회견 일정이 마무리된 후에는 88체육관으로 향했다. 3월 열리는 콘서트는 잠실 주 경기장에서 치러질 예정이었다. 그에 앞서 리허설을 88체육관에서 진행하기로 되어 있었다.
미국 일정을 함께 소화했던 강호는 이번 일정부터는 아예 이카루스로 옮기게 되었다. 그렇기에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지나가다 밥 한번 먹으며 청첩장을 받은 게 다였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게스트 없이 온전한 도현만의 무대를 보고 싶다는 팬들의 요청에 따라, 도현은 심도 있게 고민해 세트 리스트를 짰다.
“내가 도현이 팬이라면 진짜 이번 콘서트 못 오면 서운해서 울 것 같아. 그런데 DVD랑 블루레이 발매 준비되어 있지?”
“네. 이틀 차랑 사흘 차 거로 진행한다고 하네요. 첫날은 아무래도 프레스 관람이 있으니까 안 하는 것 같아요.”
“크으… 진짜 멋있구나, 나도현. 너랑 같이 일하니까 일할 맛이 난다. 도현아.”
“에이… 콘서트까지 무사히 마무리되어야죠. 형님들, 콘서트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우리야말로, 우리를 믿고 지금까지 온 너에게 감사해야지! 그런 김에 오늘은 삼겹살 회식 어때?”
“좋죠! 그런데… 너무 배부르면 노래가 잘 안 나오니까 전 적게 먹겠습니다! 물론 제가 쏩니다!”
“크으… 역시 멋있다니까? 형님의 센스 넘치는 말을 바로 알아들었어!”
밴드 세션의 너스레에 도현은 푸스스 하고 웃었다. 이 정도 일은 별거 아니었다. 자신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 연주를 해 주는 밴드 세션 멤버들이니 이렇게 한턱 쏠 수 있는 것이었다.
“자, 그럼 가죠.”
* * *
그렇게 콘서트 준비가 부단히 되어 가던 어느 날이었다. 도현은 평소와 같이 88체육관으로 출근을 했다.
꺄아아아?!
차에서 내리자마자 팬들의 음성이 들렸다.
평소라면 이런 연습 장소까진 팬들이 안 쫓아오는 게 정상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뭔가 달랐다.
이유가 무엇이지?
도현은 고개를 갸웃했다.
“도현아! 데뷔해 줘서 고마워!”
“‘너첫가’ 예고편에 나온 너에게 입덕한 날이 오늘이었어!”
“벌써 이렇게 시간이 흘렀네, 도현아! 언제나 사랑하고 응원해!”
‘…아! 벌써 시간이 그렇게 흘렀구나.’
그제야 흘러간 시간을 체감하는 도현이었다.
‘너첫가’ 시즌1에 출연한 지 시간이 5년 넘게 흘렀다. 그동안 이룬 성과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빌보드 어워드, VMA, AMAs, 그래미 어워드까지… 미국서 유명한 시상식을 모두 섭렵한 그였다. 가수로서는 그야말로 최정상의 커리어를 완성한 상태였다.
‘시간이 언제 이렇게 흐른 거지… 내 꿈도 어느 정도 완성이 됐고, 더 나은, 더 높은 곳을 향해 가고 싶어….’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 이렇게 축하해 주셔서요! 저 오늘이 ‘너첫가’ 시즌1 예고편 나왔던 날이라는 것도 잊고 살았네요. 깨알 같던 나도현을 발견하고, 사랑해 주셔서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늘 초심을 잊지 않고 잃지 않는 나도현이 되겠습니다!”
찰칵찰칵!
그렇게 도현이 고개 숙여 인사하는 모습은 팬들 사이에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뿐만 아니라, 언론 매체에서도 사진을 퍼가 기사화시키며 도현의 팬 서비스가 다시 한번 거론되었다.
‘팬 사랑러’ 나도현, 역시 진짜 사랑꾼은 다르네[SNS스타]
‘그래미 8관왕의 사랑법’ 나도현, 나도 이 사랑 받고 싶네
‘8관왕’ 나도현의 팬 사랑, 이게 바로 진짜
“도현아. 너 기사 난 거 확인했어? 기자들 요새 커뮤니티에 상주한다더니 벌써 기사화됐네.”
도현의 새 매니저가 말했다. 도현은 웃으며 벌써 기사화되었냐고 질문을 던졌다.
“응. 벌써 기사화되었어. 이거 볼래? 제목부터가… 아주 그냥….”
매니저가 보여 준 기사의 제목을 본 도현은 웃다가 기자 이름을 보고는 더 크게 웃었다.
유하나 기자.
그녀가 작성한 것이었다.
‘아까 현장에도 있던데… 어느새 기사를 썼네. 진짜 빠르긴 빨라.’
도현은 새삼 그녀의 프로다운 자세에 감탄하고 있었다.
‘그런 분이 내 팬이어서 다행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