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new career singer who can read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19)
미래를 읽는 경력직 신인가수-19화(19/225)
코스트의 냉정한 평가에 다른 팀도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다른 팀의 리허설이 이어졌다. 코스트뿐만 아니라, 차가운 혀를 가졌다고 소문이 난 싱어송라이터 선화승 역시도 다른 팀의 팀원들에게서 눈물을 뽑게 하는 데 한몫했다.
“지금 여기가 장난으로 보여요? 제 말이 웃기게 들리나요?”
“그런 식으로 하면 여기 참가자들뿐만 아니라, 생방송에서도 관객들의 표를 얻지 못할 거예요.”
“시선 처리 안 하나요? 코스트 트레이너의 말은 어디로 들었나요?”
코스트와 선화승을 제외하고는 말을 부드럽게 해 주는 편이긴 했지만, 저 둘의 존재는 막강했다.
도현이 속한 조원들 역시 코스트와 선화승에게 약점을 지적받을까 염려했다.
“자, 이제 여덟 번째 조 무대 가겠습니다.”
도현의 조가 무대에 올랐다.
도현은 팀원들과 눈을 마주했다.
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 무대는 중요했다.
본무대 전, 팀을 더욱 완벽으로 끌어 올리기 위한 마지막 기회다.
탈락하는 39명이 아닌, 남는 10명 중 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우승자가 되고 싶었다.
인이어를 다시 한번 정돈하자 MR이 귓가로 흘러들어 왔다.
부드러운 멜로디지만, 이별을 말하는 연인의 이야기가 담긴 곡.
도입부를 맡은 멤버는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이거 좀 불안한데.’
이렇게 풀리면 안 되는데.
적어도 우리 조는 다 같이 올라가고 싶은데.
그런 바람으로 도현은 자신의 파트를 소화했다.
무대에 선 경험이 다른 이들에 비해 훨씬 많은 덕택에 도현의 파트는 문제없이 지나갔다.
문제는 사비였다.
49번 참가자에게 주어진 사비 파트.
“…저 못 하겠어요.”
“……?”
사비 파트가 되자, 49번 참가자가 울음을 터뜨리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팀원 모두가 당황해 49번 참가자를 바라봤다.
그러자 곧 코스트가 입을 열었다.
“MR 꺼 주세요. 49번 님, 지금 리허설이 장난입니까?”
“아, 아니요…. 흐읍… 진짜 못 하겠어요…. 제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거 같아요.”
“그런 식으로 핑계를 대면 앞서 노래했던 참가자들은요? 본인이 긴장되면 무대 안 한다고 할 겁니까? 데뷔해서도 그런 식으로 나올 거예요?”
코스트의 매서운 말에 도현의 조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예상한 것은 이런 게 아니었다.
연습을 열심히 한 만큼 순조롭게 무대를 이어 가는 것.
그게 원하는 것이었다.
하필 제일 중요한 파트를 맡은 49번이 이런 식으로 나올 줄은 몰랐다.
49번 참가자는 계속해서 못 하겠다며 오열했다.
이를 지켜보던 트레이너 오션은 입을 열었다. 트레이너 중에서 가수 경력이 가장 오래된 만큼 부드러운 평을 하며 참가자들을 달래 주던 그였다.
“49번 님?”
“…네.”
49번은 고개도 들지 못하고 아주 작은 소리로 답했다.
마이크가 아니었다면 대답하는 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이 프로그램에 왜 나왔어요?”
“…가수가 되고 싶어서요.”
“가수가 되려고 나왔잖아요. 그런데 지금 태도는 가수가 되기 싫다고 하는 것 같네요. 가수가 되기 싫은가요? 다른 참가자들도 가수가 되고 싶어서, 차디찬 말을 들으면서도 버텼어요.”
“아는데요… 정말 못 하겠어요….”
도현으로선 49번을 믿고 제일 중요한 파트를 넘겼으니 미칠 지경이었다.
연습할 땐 이런 기색을 보이지 않아서 49번을 믿었으니 말이다.
“그럼 이대로 집으로 가실래요?”
‘제발 고개 끄덕이지 마라. 이대로도 좋으니까 무대 계속하자….’
하지만 도현의 바람은 무너졌다.
“…집으로 갈래요.”
“저런… 그럼 49번 퇴거 조치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로써 여덟 번째 무대를 장식할 팀은 팀원 3명이 남게 되는군요. 49번을 제외하고 파트 재분배해서 다시 무대에 오르도록 하세요.”
제작진 입장에서는 편집거리가 생겼다고 좋아할 만했지만, 도현으로선 입이 썼다.
“휴우….”
“에효….”
무대에서 내려가 멀어져 가는 49번의 뒷모습을 보며 도현의 팀원들이 한숨을 내쉬었다.
“재정비하고 마지막에 다시 리허설 올라가는 것으로 하죠.”
오션이 상황을 정리하고 말했다.
모두가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만큼 감정을 드러내는 건 자제해야 할 일이었다.
제작진이 원하는 악마의 편집을 당하는 것도 피해야 할 일이었고.
도현과 팀원 2명은 자리를 옮겼다.
연습실로 간 세 사람은 사비 파트를 누가 맡을 것인지 회의에 들어갔다.
“첫 번째 사비는 누가 맡으실래요? 제가 듣기엔… 음역대가 높은 데다 애절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하는 만큼 23번 님이 어울리실 거 같은데.”
“저도 그 생각 했어요.”
다른 2명이 도현을 추천했다.
도현 역시 이렇게 자신의 목소리를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만큼 빼앗기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제가 하겠습니다. 두 번째 사비와 화음 쌓는 부분은 어떻게 가죠?”
“저희 둘이 하겠습니다.”
“두 분이 사비를 나눠서 부르고, 화음을 쌓는 식으로 간다면 노래가 좋을 것 같은데요.”
“예. 그렇게 갈게요. 리더님 말씀 따라야죠.”
세 사람은 MR을 틀고 다시 합을 맞췄다.
다행히 그동안 서로의 노래를 들으며 합을 맞춰 봤기에, 연습은 무리 없이 진행됐다.
그렇게 몇 번 부르고 나자, 스태프가 세 사람을 부르러 왔다.
“저희, 힘내 봅시다! 2명이 퇴거한 팀이니까 세 사람 모두 10명 안에 들자구요!”
도현이 힘을 불어넣는 말을 했다.
그 말 덕분인지 팀원들은 힘 난다는 표정으로 도현을 바라봤다.
* * *
드디어 본선 무대.
첫 번째 미션인 팀 미션 무대가 치러지는 날이었다.
이날의 관객은 다른 참가자들이었다.
다음 미션부터는 방청객들로 구성이 된다.
지금은 그 관문으로 가는 길 중 하나일 뿐이다.
도현은 그냥 오늘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궁금한 마음으로 타로 카드를 섞었다.
때마침 방에 들어온 효섭이 알은척을 했다.
아침이었기에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었고, 존대를 쓰지 않으면 페널티를 받을 수 있었다.
“23번 님, 타로 카드도 볼 줄 아세요?”
“예. 그냥 공부 좀 해 봤어요.”
“우와아… 저도 봐 주시면 안 돼요?”
“제가 워낙 허접한지라… 그건 어려울 듯싶네요. 저도 얼추 때려 맞히는 편이라.”
도현은 이제 세 번의 기회를 신중하게 쓰기로 했다. 효섭에게는 미안하지만 대충 둘러대며 거절 의사를 내비쳤다.
효섭은 그래도 구경이라도 하고 싶다며 옆에 앉았다.
도현은 능숙한 손길로 카드를 섞고 그중에서 느낌이 오는 세 장의 카드를 뽑았다.
[ACE OF WANDS] [TEN OF CUPS] [ACE OF CUPS]‘……!’
에이스로 시작해 천운을 받아 시작한다는 의미가 있는 카드 둘, 완성의 기쁨을 누리는 텐 카드 하나.
“23번 님, 이건 무슨 뜻이에요?”
“음, 간단하게 말을 하자면 좋다는 뜻입니다.”
“에이, 자세히 설명해 주시지.”
“자세히 설명해도 까먹을 거잖아요.”
도현의 말에 효섭이 큰소리로 웃었다.
“하긴, 그러네요. 23번 님, 아무튼 오늘 노래 기대하겠습니다! 지난번 리허설 때 보니까 완전히 쩔어 주시던데!”
“그렇게 봐 주신다니 감사할 따름이죠. 좋은 무대 기대하겠습니다!”
그렇게 서로를 격려한 두 사람은 무대가 있는 강당으로 모이라는 스태프의 방송에 서둘러 이동을 했다.
관객은 없고, 참가자들이 관객을 대신했다. 그렇지만 엄연히 본선 첫 무대인 만큼 약간의 메이크업과 코디네이트를 받았다.
리허설 때까지만 해도 없었던 일에 대부분의 참가자가 다소 어색해했으나, 다들 목을 푸는 데에 열중했다.
MC 하연호가 등장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하연호입니다. 이제 제 얼굴이 조금 적응이 되나요?”
“예!”
“적응돼요!”
“그렇군요. 오늘 좋은 무대 기대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남은 참가자는 48명. 2명이 아쉽게 실력을 보이지도 못하고 퇴거를 했는데, 남은 48명의 무대를 기대하도록 하겠습니다. 심사위원단을 다시 한번 소개합니다. 오션, 선화승, 코스트, 시스터즈. 마지막으로… 도파민. 이렇게 다섯 분을 소개합니다.”
“우오오오오!”
“잘 부탁드립니다!”
“우와아아아!”
심사위원들의 얼굴을 진즉 봤던 이들이었지만, 긴장을 풀기 위해선지 환호성을 내질렀다.
심사위원들의 딱딱한 표정은 살짝 풀어졌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공정한 평가로 여러분을 기쁘게 만들겠습니다.”
오션을 시작으로 심사위원들이 한마디씩 했다.
도현의 눈은 도파민에게 멈춰 있었다.
두 번째 데뷔, 꽃미남돌로 활동하던 시절 도파민과 활동이 겹쳤던 때가 있었다.
당시 도파민은 솔로 가수로서 굉장한 인기를 얻고 있었으며 거만하기까지 했다.
도현이 속한 팀이 도파민의 대기실에 가서 인사를 하자, 이런 듣보의 CD는 필요 없다며 내다 버린 인물이기도 했다.
‘반드시 도파민에게서 호평을 얻어 내겠어.’
그것이 도현의 목표였다.
“자, 심사위원분들은 심사위원석으로 가 주시고. 첫 번째 무대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조별로 각각 주어진 테이블에 앉았다.
다른 팀은 전부 5명이 앉아 있었는데 3명이 삼각형을 이루어 앉은 도현의 팀은 휑해 보였다.
자연스레 심사위원들의 시선도 머물기 마련.
“저 조는 무슨 일이 있나요? 3명밖에 없네요.”
마이크를 잡은 도파민이 농담을 한답시고, 도현의 조를 쳐다보며 말했다.
MC 하연호가 그 답을 들려줬다.
“이런저런 이유로 퇴거를 해서 그렇게 됐습니다!”
“저런… 몹시 안타까운 조로군요.”
전혀 안타까워하지 않는 말투였지만, 도현은 신경을 껐다.
저런 말투 하나하나에 감정을 쏟는 자체가 아까웠다.
좋은 것만 보고 가기에도 바쁜 서바이벌이었으니까.
이윽고 첫 번째 조가 무대에 올랐다.
코스트에게 시선 처리 문제로 지적을 크게 받았던 조라 사람들이 내심 기대하는 듯했다.
MR이 나오고, 첫 번째 조가 노래를 시작했다.
모두가 귀를 열고, 그들의 노래를 들었다.
‘리허설 때보단 많이 나아졌지만, 시선 처리가 부자연스러운 건 어쩔 수 없네. 역시 경험이 많아야 고쳐질 수 있지.’
도현은 그들의 약점을 단번에 짚어 냈다.
흘낏 심사위원단 쪽을 바라보니 코스트의 표정이 굳은 것이, 도현과 똑같은 생각을 하는 듯했다.
‘우리 조도 잘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지. 다른 참가자들도 우리를 향해 같은 시선을 보낼 테니. 특히 우린 3명이서 하니까…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한다.’
도현은 자신의 차가운 손을 매만졌다. 긴장했기 때문인지 손이 차가웠다.
‘제발… 올라가자.’
간절한 바람을 담은 채로 도현은 무대를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