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new career singer who can read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191)
미래를 읽는 경력직 신인가수-191화(191/225)
꺄아아아아아?!
환호가 잠실 주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도현이 돌출 무대에서 등장하자, 환호는 더욱 커졌다.
나도현! 나도현! 나도현!
그의 이름을 연달아 외치는 팬들이었다.
취재진은 그 모습을 보며 짜릿함을 느꼈다.
이것이 바로 슈퍼스타의 무대인 것인가!
기자들의 손길은 분주했다.
그 누구보다 빠르게 기사를 내보내기 위해서였다.
도현의 움직임 하나하나까지도 기사화되고 있었다.
그렇게 연이어 5곡을 부른 도현은 마이크를 잡고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나도현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와아아아아아아?!
“여러분, 우리 진짜 오랜만에 보죠? 그동안 많이 기다렸죠?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
“아니야! 도현아! 기다리는 거 하나도 안 지루했어!”
객석 2층에서 우렁찬 목소리를 가진 팬이 소리쳤다.
그 바람에 객석에서는 와하하 하는 웃음소리가 번져 나갔다.
“안 지루하셨다면 다행이에요. 여러분이 많이 기다리실까 봐 제가 틈틈이 떡밥도 많이 준비했었는데, 괜찮았나요?”
도현은 기다리는 한국 팬들을 위해, 그리고 전 세계 팬들을 위해 브이로그를 비롯하여 온갖 떡밥을 준비했었다.
어설픈 편집 실력이었지만, 영상 하나당 뷰 수는 100만을 가뿐히 돌파했다.
점차 실력이 나아진다는 평과 함께, 도현의 브이로그는 어느새 팬들 사이에선 밥 친구라고 불리게 됐다.
“여러분이 밥 친구라고 부르는 거 알고 있어요. 그만큼 제가 실력이 늘었다는 것이겠죠?”
너스레를 떠는 도현의 모습에 팬들은 배를 잡고 웃었다.
“여러분이 웃는 모습 보니까 정말 좋네요. 고향에 돌아온 느낌, 아, 좋다. 아, 물론! 해외 공연이 별로였다는 소리가 아닌 거 아시죠?”
“잘 알고 있어, 도현아!”
“와… 저보다 성량 뛰어나신 분들이 오늘 많이 오셨나 보네요. 그럼 인사를 마쳤으니, 다음 곡으로 돌아올게요!”
도현은 재빠르게 무대 아래로 내려갔다.
무대 아래로 내려가자마자 스타일리스트가 건넨 의상으로 갈아입었다.
헤어는 금세 반깐 헤어스타일로 변경했다.
VCR은 약 5분 동안 재생될 예정이었다.
이제는 의상 갈아입고 스타일링 바꾸기쯤은 너무나도 쉬웠다.
“이야. 도현아. 객석 오늘 진짜 예쁘더라?”
강호의 말에 도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한두 번 보는 무대가 아닌데, 이상하게 한국 공연장에만 서면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특히, 객석을 바라볼 때.
예전에는 보랏빛 물결이었고, 지금은 형형색색의 빛으로 장식해 주고 있지만….
어찌 되었든 무대에서 바라보는 객석은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그렇죠? 저 보다가 또 울컥했잖아요. 아, 1분 남았네요.”
도현은 무대 구조물에 부딪히지 않게 조심해하며 본 무대 아래로 갔다.
이번에는 조금 잔잔한 미디움 템포의 곡들을 부를 차례였다.
기타 연주와 함께.
도현의 기타는 스태프가 미리 튜닝을 해 놓은 상태였다.
도현은 손의 감각을 잊지 않으려고 현 위에 손을 올려놓고는 무대 위로 등장했다.
꺄아아아아아아!
도현이 싱어송라이터로 자리를 잡은 뒤부터는 그의 연주를 반기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그만큼 그의 연주 실력도 상승했다는 소리일 터.
물론, 도현은 연습을 게을리하지도 않았다.
도현은 객석에 펼쳐진 하얀 불빛을 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노래하기 시작했다.
‘작은 별빛 같아요 / 그대는 / 언제나 반짝이죠 / 그대는 / 늘 곁에 있어 줄래요 / 내겐 언제나 꿈 같은 그대죠’
언젠가 해외 투어 공연 시작 전 타로 카드를 뽑은 적이 있었다.
그때 나왔던 카드가 바로 [The Star]였다.
그날의 무대는 정말 별빛을 빼다 박은 것 같다고 도현은 느꼈다.
그날의 감성을 담아 만든 곡이 바로 지금 부르는 곡이었다.
잔잔히 양옆으로 흔들리는 팬들을 바라보며 도현은 자꾸 흐르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만약, 무명 시절이 길다고 포기를 했더라면 지금과 같은 행복을 누릴 수 있었을까?
절대 아니겠지.
자신은 곧 죽어도 무대 위에서 죽을 사람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무대가 이어지고, 도현은 의상을 갈아입었다.
이번엔 시스루가 포인트인 의상으로, 섹시 콘셉트였다.
조금 전 무대가 잔잔한 미디움 템포의 곡으로 팬들의 마음을 간지럽게 했다면, 이번은 화끈하게 팬심을 휘어잡을 생각이었다.
그에 걸맞은 안무까지도 준비했다.
* * *
“와, 괜히 나도현이 아니네….”
취재진 사이에선 기사를 쓰다 말고 입이 쩍 벌어진 채 무대를 바라보는 기자들이 많았다.
이미 취재진의 절반 정도는 노트북을 덮고 무대만을 감상 중이었다.
큐시트야 휴엔터에서 공연 시작 전에 배포했으니, 감상만을 솔직한 리뷰로 써내면 될 터.
나도현이라는 가수에 대해 별 감흥이 없던 기자들마저도 홀리고 있었다.
“그니깐요… 괜히 나도현이 아니네요… 와… 어쩜 사람이 저래? 여우 같아. 생긴 것도 여우 같고.”
“그러니깐요. 폭스상이라고 해서 에이, 그 정돈 아니지 했는데 진짜 폭스네요… 남자인 나마저도 홀리는 나도현….”
“오늘 우리 와이프가 공연 보고 싶다고 해서 저 대신 취재 보낼 뻔했는데, 제가 오길 잘했어요. 이렇게 잘하는 가수인 줄 이제야 알았네요. 그 전엔 이 정도라고 생각 안 했는데.”
남자 기자들의 간증이 이어졌다.
이걸 듣고 있던 유하나 기자와 윤민혜 기자는 눈길을 주고받으며 미소 지었다.
자신이 칭찬을 듣는 게 아님에도 팬으로서 뿌듯한 마음은 감출 수 없었다.
“그렇죠. 나도현이니까 이 정도로 무대 꾸미지, 진짜… 와… 나도현은 최고인 것 같아요.”
윤민혜 기자는 옆자리 기자에게 팬이 아닌 척 중얼거렸다.
그 말에 옆자리에 앉은 기자는 오늘부로 나도현에게 입덕했다며 난데 없는 고백을 해 왔다.
“나 진짜… 나도현한테 씨게 홀린 것 같아… 어쩜 저러지? 노래면 노래, 작곡이면 작곡, 춤이면 춤… 거기다 빡 센 자기 관리까지… 진짜 대단한 것 같아… 진짜.”
“그러니깐요. 솔직히, 이렇게 멀리서 봐도 쩌는데, 저 밑 좌석에서 보는 팬들은 기절하겠네요.”
유하나 기자가 여유롭게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렇죠? 선배. 와… 나도현, 진짜 대박이다, 대박. 왜 이때까진 그리 느끼지 못한 거지….”
자꾸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윤 기자 옆의 기자를 보며 유 기자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잘하면 윤 기자와 함께 셋이서 다닐 수도 있을 듯했다.
“나도현이야, 원래 장난 아니죠. 우리나라에서 너무 늦게 언론 보도해 주고 그랬던 것일 뿐.”
유 기자가 나름 도도하게 말했다.
사실이긴 했다.
해외에서 유명 상을 휩쓸었음에도, 한국서 체감을 못 했던 건, 언론이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기에 그랬다.
그뿐만 아니라 휴엔터에서도 나름 과한 보도 자료를 자제하는 편이기도 했다.
원래 언론이라는 게 그렇다. 유명 상이라고 하면 실컷 보도를 하지만, 막상 그 상을 받기까지 어떤 절차를 밟아 왔는지 상세히 보도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저 화제성에 입각해 기사를 생산해 내기 때문이기도 했다.
도현도 어찌 보면 언론의 피해자이기도 했다.
그래미 8관왕씩이나 되니 관심을 받았지, 1관왕이나 2관왕 정도에 그쳤다면 한때의 이슈로만 남고 말았으리라.
그리고 언론에서는 가요계보다 배우, 영화, 드라마 쪽을 더 높게 쳐 주기도 했다.
어떻게 하면 그런 가치 판단이 나오는지 모르겠다만, 이상할 정도로 가요계의 성적에는 박했다.
‘도현이가 그동안 언론의 관심을 상대적으로 덜 받긴 했지. 그런데 오늘 같은 무대를 선보인다면야… 충분히 그간 덜 받았던 관심을 많이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도현의 오랜 팬으로서 유 기자는 새삼 기뻐하고 있었다.
나도현의 매력을 세상에 알릴 기회라고 말이다.
혼자 하는 덕질도 재미있지만, 같이 하는 덕질은 더욱더 재미있으니까.
취재진이 나도현의 무대에 한창 감탄할 무렵이었다.
탁?
조명이 갑자기 꺼졌다.
“뭐지? 특별 무대인가? 갑자기 모든 조명이 꺼졌네?”
기자 한 명이 중얼거렸다.
그 중얼거림은 객석으로도 이어졌다.
“어…? 도현이 목소리가 계속 나오는 것으로 봐선 특별 무대가 아닌 것 같은데….”
모든 조명이 꺼지고, MR마저 나오지 않았지만 도현은 계속해서 노래하고 있었다.
그제야 사태 파악이 된 취재진이었다.
“대박… 오늘 이 갈고 준비했다더니 스태프가 대박 실수했나 보네.”
“그러니깐요. 이거야말로 기사거리지. 얼른 기사 써야….”
기자들이 노트북을 펼치고 휴대폰으로 현장 사진을 찍은 다음 기사를 작성하고 있을 때.
파앗?!
무대 조명이 다시 들어왔다.
그리고, 조명은 도현을 중심으로 비추고 있었다.
도현은 충분히 당황했을 법한데도, 여유로운 표정으로 MR에 따라 노래를 불렀다.
“여러분, 이 노래 알죠? 같이 부를까요?”
객석으로 마이크를 넘기는 센스까지 발휘하며.
[거침없는리:뷰] 나도현, 콘서트 도중 무대 사고에도 ‘든든’‘그래미 8관왕’ 나도현, 콘서트 사고에도 거뜬했다
나도현, 이게 바로 그래미 8관왕의 저력?[리뷰DA]
기사가 순식간에 포털 사이트로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도현의 여유로운 모습은 휴대폰 카메라에 담겼다.
그러나 일부 기자들은 취재진이 오는 것을 생각해 일부러 낸 사고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했다.
홍보 팀장과 팀원들은 취재진석을 왔다 갔다 하며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사고”라고 해명을 했다.
“에이, 나도현이 뭐 하러 사고를 내요. 일부러. 이거 콘서트 티켓 한 장이 16만 원인데. 팬들에게 그 정도 가치를 돌려주기 위해선… 사고 내지 말아야죠. 내가 보기엔 그냥 사고인데.”
“그래도… 혹시나 알아? 취재진에게 한 구역 다 주고 취재하는 날에 이렇게 사고 난 거 보면, 일부러 그랬을지도?”
“나도현이 언플 필요한 입지는 아니잖아요, 솔직히.”
“그렇기야 하다만… 사람 일은 혹시 모르는 거니.”
취재진석에서도 말이 계속 나오고 있을 때.
노래가 끝난 도현이 마이크를 잡고 입을 열었다.
“여러분!”
“네에!”
“네!”
“도현아, 수고했어!”
“무대 도중에 갑작스러운 사고가 발생했는데요, 너그럽게 무대 감상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니야, 수고했어!”
“꿀 보이스 나도현!”
팬들의 외침에 도현의 얼굴은 살짝 붉게 달아올랐다.
무사히 사고를 넘긴 그였지만, 아직 진정은 덜 된 상태였다.
“여러분, 그래도 여러분 덕분에 무사히 무대를 마친 것 같아요. 어떠셨어요?”
“좋았어!”
“사랑해! 좋았어! 보고 싶었어!”
“감사합니다. 그럼 전 다시 의상 갈아입고 나올게요. 이번 무대도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