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new career singer who can read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21)
미래를 읽는 경력직 신인가수-21화(21/225)
살아남은 10명에 들긴 했으나, 코스트가 결승까지의 멘토라는 데에 도현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오션 같은 분이 멘토였다면 더욱 좋았을 텐데.’
5명의 멘토에게 각각 2명씩 멘티가 붙었다.
하연호는 그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짓고는, 다음 대화를 이어 갔다.
“이로써 5명의 멘토에게 각각 2명의 멘티가 생겼습니다! 다음 미션은… 멘토와 멘티의 듀엣 무대입니다!”
그 말에 관객석은 술렁였다.
관객석은 이미 탈락한 사람들로 가득했다.
본선까지 올라와서 탈락한 이들이었지만, 멘토와 멘티의 듀엣 무대가 이어진다는 말에는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특히 코스트와 선희승 등 두 사람에게 쓴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말이다.
과연 멘토와 멘티의 합이 잘 맞겠냔 걱정부터 나왔다.
도현의 머릿속은 복잡했다.
‘누가 떨어지고 이런 것과 상관없이…. 멘토와 멘티의 합이라, 내 목소리가 과연 코스트와 잘 어울릴까?’
코스트는 시원시원한 목소리의 주인공이었다.
반면 도현은 시원함과는 거리가 먼, 소울풀한 보컬 타입이었다.
둘이 만나면 어떤 곡이 완성될지 짐작조차 하기 어려웠다.
‘이점이라고 해야 할 게 있는데… 듀엣 미션이라고 한다면 나와 유리한 쪽은 오히려 오션일 거 같은데….’
오션의 목소리는 데뷔 연차가 오래됐음에도 트렌디한 맛이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너무 시원시원하지 않으면서 포근하게 안아 주는 느낌이었다.
그때였다.
하연호가 멘토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우선… 각 멘토들에게 질문을 하겠습니다. 멘티들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궁금해지는군요! 이렇게 질문하면 선뜻 대답하려고 하는 사람은 없겠죠? 그러니까 오션 님부터 답변 부탁드립니다!”
오션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마이크를 잡았다.
“사실 말입니다. 원래 탐내고 있던 분이 다른 멘토에게 가 버렸습니다. 물론, 제 뒤에 있는 두 친구도 굉장히 잘하지만 더 탐나는 분이 있었습니다!”
그 말에 다른 멘토들의 표정은 굳었다.
이 정도로 당당하게 말하기 어려운 주제였기 때문이었다.
“실례지만 그분이 혹시 누구인지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어쩌면 멘티를 다시 뽑을 수 있는 기회가 올 수도 있잖아요?”
하연호의 말에 도현의 심장은 설레었다.
‘제발… 그게 나여라! 나이길 바란다!’
오션이 입을 열려는 순간!
“아! 우리 오션 님!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지 잘 알았습니다!”
오션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드러났다.
“…전 아무 말도 안 했습니다만?”
“원래 이렇게 아슬아슬해야 재미가 있죠. 안 그렇습니까?”
역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지독하게도 아슬아슬한 맛이 있었다.
오션의 뒤에 서 있는 두 사람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자신들을 두고 먼저 택하고 싶은 사람이 있었다고 하니 견제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 테고, 여러모로 생각이 복잡할 터.
하연호는 진중한 표정으로 굳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자, 그럼 멘토들의 회의, 다시 한번 갈까요? 말까요? 선택권은 멘티분들에게 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멘티 중 용기 있는 한 사람이 손을 들고는 말했다.
“불합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선택해서 뽑았는데, 다시 뽑아야 한다니요. 이럴 거면 멘티에게 선택권을 줘야 한다고 봅니다!”
“맞습니다! 39번 님의 말씀이 맞아요!”
41번이 공감의 뜻을 표했다.
도현이 생각하기에도, 멘토에게 기회를 다시 주는 것보다, 멘티에게 멘토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맞았다.
‘멘티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난 오션을 택하겠어.’
“멘토분들, 긴장이 가득한 표정이신데요. 멘티분들의 의견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코스트 씨?”
“굉장히… 떨립니다. 사실 전 제가 원하는 멘티들과 함께하게 돼서 바꾸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만, 원하신다면 다른 멘토에게 갈 수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어찌 보면 눈치를 보게도 만드는 발언이었다.
자신의 팀에서 벗어나게 된다면, 안 좋게 볼 수도 있다는 뜻의 함의돼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코스트가 불편해진 도현과 달리, 도현과 함께 코스트의 선택을 받은 12번 참가자는 별다른 생각이 없어 보였다.
지금 이 상황에서 아무런 말도 내뱉고 있지 않은 데다, 표정은 평온했다.
하연호는 분위기를 살피더니 진행했다.
“이렇게 질질 끄는 것 역시 다른 서바이벌과도 같다고 생각하시겠죠? 그러니 빠르게 진행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0명의 멘티 여러분, 앞으로 나와 주시기 바랍니다.”
도현을 포함한 10명은 한 줄로 섰다.
“이제 멘토 여러분은 가장 뽑고 싶은 한 분 뒤에 가서 서 주시기 바랍니다! 멘티분들은 뒤를 절대 돌지 마시고요!”
도현은 이전에도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겪었지만, 이번 ‘너의 첫 번째 가수가 되고 싶어’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이전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는 이런 경우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전 오디션 프로그램의 역사 중에서는 멘티가 멘토를 택하는 경우 자체가 없었다.
도현은 두 눈을 감고 제발 오션이 자신의 뒤에 있길 바랐다.
* * *
내 뒤로 누군가 서는 소리가 들렸다.
한 명이 아니었다.
꽤 발달한 귀에 들리기에도 여러 명의 발소리가 들렸다.
그러다가 내게서 다른 이에게로 옮겨 가는 발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과연 눈을 떴을 때 내가 마주할 사람은 누구일까?
“멘티 여러분! 여러분께서는 지금 못 보시겠지만, 꽤 뜨거운 현장을 마주할 수 있을 겁니다! 벌써 기대가 되고 있는데요. 특히… 아, 이러면 더 궁금해지실 테죠? 10초 뒤에 눈을 뜨고는 뒤돌아 주세요!”
탈락자 모두가 숫자를 큰 소리로 외쳤다.
10!
…!
2!
1!
“자, 뒤를 돌아 주세요!”
나는 눈을 떴다.
그러고는 뒤를 돌았다.
내 뒤에 서 있는 사람은….
아니, 서 있는 사람들 중에는 오션이 없었다.
오션이 간절히 바랐던 사람은 다른 사람이었다.
괜한 생각으로 물먹은 느낌이 든 나는, 두 사람의 멘토 얼굴을 쳐다보았다.
코스트가 첫 번째였고, 두 번째는 시스터즈였다.
“유일하게 두 명의 멘토가 서 있는 분은 바로! 23번입니다! 23번 님, 소감을 들어 볼 수 있을까요?”
하연호의 말에 나는 스태프가 전달해 주는 마이크를 잡았다.
어색한 티를 내면 안 됐다.
둘 중 누가 나의 멘토가 될진 몰라도 나는 표정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제가 이 정도로 인기가 있을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하하… 역시 서바이벌 경험자답게 유머러스한 모습이 있군요! 그래서 두 분 중 하나를 선택한다면 누굴 택하시겠습니까?”
“저는… 시스터즈를 택하겠습니다.”
순간 마주친 코스트의 눈이 커지는 것을 봤다.
그동안 코스트가 보여 준 포커페이스와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하하, 코스트 씨의 표정 변화가 놀라운데요. 코스트 씨, 가장 마음에 드는 멘티로 23번 님을 꼽았는데요, 지금 약간 차인 표정입니다.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나는 코스트에게 마이크를 건넸다.
그의 손은 아주 살짝 떨리고 있었다.
긴장도 할 줄 아는 사람이었구나 싶었다.
“사실 제가 선택하면 당연히 제 마음을 알아줄 것이라 생각했는 데요.”
“오오… 마치 러브 라인 같은 말씀을 하시네요? 고백이라도 하실 기세입니다! 23번 님, 이 말을 들으니 무슨 말이 하고 싶어지지 않으세요?”
“음, 우선 이렇게 코스트 님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기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제가 여유롭게 이런 말을 하지 못했을 테니까요.”
“그걸 아시는 분이 그렇게 코스트 씨를 찼습니까!”
탈락자들이 우중충한 분위기 속에서 폭소했다.
나는 괜스레 얼굴이 새빨개지는 기분이었다.
“아무튼, 코스트 씨는 이제 다른 분의 선택을 받아야겠군요. 다른 분들은 자신의 뒤에 와 있는 멘토가 마음에 듭니까?”
“네!”
“아주 마음에 듭니다!”
나는 특히 나와 어울릴 것 같았던 보컬, 오션의 선택을 받은 이가 부러웠다.
시스터즈와의 합도 좋을 듯했지만, 오션의 선택이라니.
나의 아쉬움은 뒤로하고, 시스터즈는 나에게 다가와 악수를 건넸다.
“잘 부탁해요, 23번 님.”
“저도 잘 부탁드립니다!”
일단 우렁차게 답했다.
남은 사람은 6명이었다.
이 중에서 코스트의 선택을 받을 사람은 2순위였던 12번 참가자가 되겠지?
당연한 수순이라 생각하고 바라봤다.
“그럼 2차 선택으로 가겠습니다! 코스트 씨는 1차로 선택하실 분을, 나머지 멘토분들은 2차로 선택하실 분들 뒤로 가 주세요!”
나의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코스트는 12번 참가자 뒤로 갔다.
그러나 이게 웬일?
시스터즈와 다시 한번 겹쳤다.
코스트는 시스터즈와 친분이 있는지, 손짓으로 저리 가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 모습에 웃음이 나올 뻔했지만 참았다.
하연호도 웃음을 참는 노력을 보였다.
“여러분, 보기에 정말 치열하죠? 멘토분들의 열정이 이렇습니다! 이런 열정을 알아주셔야 합니다!”
하연호의 말이 끝나고 다시 한번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10을 세고 나서 멘티 6명은 뒤를 돌았다. 12번 참가자는 역시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이었고, 나머지는 전과 다른 선택에 조금 다른 표정을 보였다.
“자신의 뒤에 있는 멘토가 자신을 뽑을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한 듯한 참가자분들도 계시군요! 그러나 여러분은 선택받았습니다! 물론 거절할 수도 있습니다!”
“거절하지 않겠습니다! 이 좋은 기회를 왜 거절합니까!”
“그렇죠? 그러나… 코스트 씨는 이번에도 시스터즈 씨와 겹치게 되었는데요. 소감이 어떻습니까?”
“이번에는 반드시 12번 님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그렇군요. 시스터즈 씨는 무슨 생각이 듭니까?”
시스터즈가 한 치의 고민도 없이 답했다.
“음, 이번에는 좀 치열하겠다, 그 정도?”
“그렇군요! 자, 12번 님, 선택을 해 주세요.”
12번 참가자는 당연하다는 듯 코스트를 선택했다.
시스터즈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살짝 스쳐 갔다.
남은 2명의 참가자는 시스터즈와 코스트를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시스터즈는 41번 참가자의 뒤에, 코스트는 다른 참가자의 뒤에 섰다.
뒤를 돈 두 참가자는 자신의 멘토가 마음에 드는 듯 선택을 했고, 빠르게 2명씩 하게 됐다.
“자, 이렇게 멘토, 멘티의 선택을 받아라!가 완료되었습니다. 여러분의 듀엣 무대, 굉장히 기대가 됩니다. 일주일, 단 일주일이 주어집니다. 일주일 동안 멘토와 멘티가 만들어 낼 듀엣 무대, 기대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윽고 하연호는 무대 아래로 내려가 달라고 말했고, 나는 무대 아래로 내려갔다.
무대 아래에서 마주친 코스트는 어색하게 나에게 목례를 했다.
뭐, 어쩔 수 없지. 이건 연습이 아니라 실전이니까. 더 좋은 상대를 고를 수밖에.
시스터즈가 다가오더니 속삭였다.
“나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가 만든 혼성 듀엣곡이 있는데, 23번 님을 생각하면서 만든 곡이에요. 그러니 꼭 한번 같이하고 싶었거든요.”
“정말요? 감사합니다!”
뭔가 느낌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