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new career singer who can read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214)
미래를 읽는 경력직 신인가수-214화(214/225)
“이래야, 많이 연습했지? 긴장되는 마음 알아. 자, 일단 편하게 숨을 쉬자. 신경 안정제 같은 것이라도 먹었어?”
도현이 친절한 목소리로 물었다.
이래는 평소 트레이닝 받을 때와는 달리 긴장이 역력한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가사가… 하나도 생각나지 않아요.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해요?”
“아까 리허설 하면서 봤지. 현장에서는 프롬프터 깔릴 거야. 그러니까, 가사가 기억 안 나면 얼마든지 봐도 돼. 기자들이 많이 왔다고 해서 너를 잡아먹으려거나 그런 이유는 아니야. 내가 내놓는 1호 가수니까, 그에 대한 기대감은 물론 있겠지.”
“대표님의 1호 가수잖아요. 저 무대 망치면 어떡해요? 저녁에는 팬 쇼케이스도 있는데. 솔직히 잘할 자신이 없어요… 어제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갑자기 왜 이런 건지 전혀 모르겠어요….”
도현은 자신의 첫 번째 데뷔 순간이 떠올랐다. 집안의 반대 속에서도 꿋꿋하게 버텨 내고 기자들 앞에 서야 했던 그때 그 시절.
도현은 기자들이 그저 자신을 잡아먹을 것만 같았고, 두려웠다.
기자들 앞에서 무대를 펼치고 질의응답 시간이 다가왔을 때 도현은 어디로만 숨고 싶었다. 기자들이 얼마나 악독한 존재인지 그 당시 회사 사장은 구구절절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로 마주한 건 달랐다. 기자들은 취재 시간을 지루해했고, 신인 그룹에게 별 기대도 없다는 듯 질의응답을 끝냈다. 그렇게 ‘근육미 넘치는 아이돌’은 잊혔다.
사진 기자도 20명 남짓 왔었던 그 현장이 생각났다. 이래가 마주하고 있는 건 자신이 그때 겪었던 것보다 더 엄청난 압박일 것이다. 그렇게 생각을 하니, 이래를 어떻게 위로해야 하는지, 어떻게 무대를 서게 해야 하는지 방법이 떠올랐다.
“이래야. 두려워하지 마. 네 너튜브 채널 구독자가 몇십만 명이야. 넌 몇십만 명을 상대로 노래 커버를 해 왔어. 그런데 오늘 현장에 와 있는 건 그 몇십만 명도 아니고, 몇십 명의 기자야. 그 사람들은 널 잡아먹으려고 온 게 아니야. 너라는 가수에 대해서 궁금증을 가지고 온 거지. 그러니까… 잘 할 수 있어. 두려워하지 마. 지금까지 잘 준비해 왔잖아. 연예인이 되기 위해 태어난 것처럼, 모든 것을 잘해 왔잖아. 심호흡하자.”
도현은 이래를 어르고 달랬다. 그렇게 심호흡을 하던 이래는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았는지 얼굴에서 긴장이 사라졌다.
“…대표님. 저 잘할 수 있겠죠?”
“응. 잘할 수 있어. 내가 널 봤던 안목은 틀리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생각하고 있어. 긴장하지 말자. 정말 긴장되면 네 무대에서 옆에 서 있는 나를 생각해. 내가 너의 첫 번째 팬이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생각해. 오늘 언론 쇼케이스는 준비된 너의 팬들을 위한 첫 번째 자리라고 생각하자.”
그렇게 달래고 난 후에야 이래는 정신이 든다는 듯 기합 소리를 냈다.
“저! 잘해 볼게요. 대표님께서 만든 1호 가수가 대단하다는 것을 대중 앞에 보여 줄게요.”
“기자들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야. 네가 앞으로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만나야 할 사람 중에서… 기자들은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사람들이야, 그들도. 일을 하러 온 거거든. 너를 어떻게 하겠다는 게 아니라. 물론 네 데뷔를 지원 사격하는 나 때문에 온 것도 있겠지. 그렇지만 그들의 본 목적은 너라는 것을 잊지는 않았으면 해.”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저 잘해 볼게요. 힘내서 잘해 보겠습니다!”
* * *
무대에 올라가지 못하겠다고 울기 직전까지 갔던 이래는 훌륭하게 쇼케이스를 해냈다.
리허설 때보다 훨씬 더 나아진 기량을 선보이며, 그야말로 무대를 씹어 먹었다.
특히, 도현과 ‘위키드’의 무대를 할 때 엄청난 성량을 선보이며 기자들에게서 박수갈채를 받을 정도였다.
안무가 있었음에도, 도현과 훌륭한 조합을 보여 줬기에 박수갈채를 받을 수 있었다.
그렇게 질의응답 시간이 되었다.
이래는 예상 질문지에 나온 모든 질문이 나오는 것을 보며 준비했던 대로 침착하게 답변했다.
기자 중에서는 데뷔만 2회 차가 아니냐는 농담을 던지는 사람이 있을 정도였다.
도현이 옆에서 이래를 지원 사격해 주니 이래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든든한 대표님이 계시지 않는가!
그렇게 이래의 1시간짜리 언론 쇼케이스가 끝이 났다.
도현과 이래는 기자단 사이로 다니며 인사를 했다.
“와… 너튜브 할 때부터 주목했던 가수인데, 이렇게 한국서 보게 될 줄은 몰랐어요. 이래 씨. 같이 사진 찍어도 될까요? 나 자랑하려고. 내 주변에 이래 씨의 오래된 팬이 있거든요.”
기자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이래와 사진을 찍으려고 했다.
오히려 도현은 뒷전이었다.
도현은 당연한 상황이라고 생각하며, 이래가 불러온 파급력에 감탄했다.
가수를 보는 자신의 안목은 틀리지 않았다.
1호 가수는 대성공.
그렇다면 이제 2호 가수를 영입해야 할 차례.
이래와 함께 기자단에게 인사를 마치고 대기실로 돌아온 도현은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어, 오늘 시간 돼? 밤에. 이야기 좀 할 게 있어서.”
“우리 대표님, 오늘 밤에도 약속을 잡는 걸 보니… 벌써 2호 가수 내놓기에 도전하시는 듯?”
매니저의 말에 도현은 미소 지었다.
“2호 가수는, 이미 정해 뒀어요.”
“그나저나… 그렇게 후배들 양성만 하다 보면… 본업은 언제 하실 겁니까.”
“조금 쉬어도 되잖아요? 해외 아티스트들은 자기 사업이다 뭐다 앨범 몇 년씩 안 내기도 하는데… 전 작년에도 싱글 몇 개를 냈으니 올해는 안식년으로 삼으려고요. 물론 1년을 넘기진 않을 거예요. 일단 제 곡도 작업 중이고, 2호 가수도 누구로 할지 정해 뒀고.”
“도현아. 누군데 그래? 대충 언질이라도 해 줘.”
매니저가 궁금해하자 도현은 자신과 친분이 있는 남자 가수라고만 말했다.
“네가 친분이 있는 남자 가수가 한둘이 아니어야지. 월간 도현 프로젝트 때부터 친분을 쌓아 온 게 어디 한둘이었나….”
“하하. 2호 가수는 기대해도 좋을 거예요. 그동안 그룹 내에서 보여 줬던 이미지와는 다른 솔로로서의 모습을 보여 줄 계획이거든요.”
“…아, 설마?”
매니저는 누군지 짐작이 간다는 듯 물었다.
그 말에 도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대충 누군지 짐작이 가시죠?”
“응. 누군지 짐작이 가네. 그 친구, 회사랑 계약 마무리는 잘된 거야? 혹시나… 회사에서 안 놔주고 그런 건 아니지?”
“그럼요. 계약 마무리됐대요. 전 그 친구를 팀 활동보다는 솔로 활동에서 보고 싶어서 더 드리머 레이블 2호 가수로 받아들일 계획이고요.”
“오… 그렇다면 다행이네. 이 바닥에 오죽 악덕 업자들이 많아야지. 계약 기간 끝나도 안 놔주려고 하는 인간들 많은데… 그 친구, 계약 문제가 잘 해결됐다니 이제 우리 레이블이랑 계약만 하면 되겠네.”
“안 그래도 계약서랑 다 준비해 뒀어요.”
“아니, 언제 그런 걸 준비했대?”
“형. 저 워커 홀릭이잖아요. 일하는 나도현. 대표 나도현이 일을 안 하면 누가 합니까!”
도현의 힘찬 목소리에 다른 스태프들도 웃었다.
쇼케이스를 마치고 긴장을 풀고 있던 이래 역시도 스태프들과 함께 따라 웃었다.
“대표님, 2호 가수 기대되는데요?”
이래의 말에 도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 좋은 가수가 될 거야. 그 친구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거든.”
* * *
이래의 팬 쇼케이스까지 관람하지는 않았다.
이래의 팬 쇼케이스에는 도현이 참석할 것이라는 추측이 많았지만, 도현은 팬 쇼케이스 자리인 만큼 자신의 팬이 이래의 팬보다 더 많은 상황을 만들어 내고 싶지 않았다.
그렇기에 도현은 ‘위키드’ 무대에도 오르지 않았다.
이래가 솔로로 펼칠 ‘위키드’ 무대에 대해서는 스태프에게 잘 촬영해 달라고 부탁했다.
더블 타이틀곡으로 가는 데다, ‘위키드’라는 곡이 잘 뽑힌 만큼 좋은 무대를 완성할 수 있을 듯해서였다.
도현은 자신의 펜트하우스로 이동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손님이 도착했다.
그가 기다리고 있던 것은….
“형! 나 진짜 오는데 떨렸어요!”
석원이었다.
석원을 2호 가수로 영입하기로 결정을 내린 것.
석원과 몇 년 전부터 친하게 지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를 스카우트 하려는 생각은 아니었다.
다만, 석원이 자신이 속한 그룹 내에서 맡은 포지션이 애매해지는 것을 보며, 그가 가진 잠재력을 더 키워 주고 싶었다.
석원은 훌륭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다.
장르를 불문하고, 다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게 바로 석원이었다.
“오래 기다렸어?”
“우리 대표님 기다리는데, 오래 기다리는 것쯤이야 아무것도 아니죠! 어우. 막 심장이 두근거리는 거예요. 거기다가 형 이래 쇼케이스서 노래 부른 영상도 봤는데, 왜 이렇게 날이 갈수록 잘해요? 진짜 타고난 가수… 그래서 말인데, 저도 ‘위키드’ 같은 곡 부르고 싶어요. 몽환적이면서 피폐하고, 사랑의 파괴, 파멸을 이야기하는 그런 곡이요!”
벌써 의욕이 넘치는 석원의 모습을 보며 도현은 웃었다.
“의욕이 넘치니까 나는 보기 좋은데? 그래도 계약서부터 차근차근 읽고 시작하자. 뭐 마실래? 커피? 아니면 차?”
“일단 지금은 커피를 마시고 싶고요. 형네 집 캡슐 커피 맛있어요. 뭔 머신이 그렇게 맛있대? 우리 집에도 똑같은 커피 머신 있는 거 알죠. 그런데 우리 집 거는 그런 맛이 안 나는 거예요. 형네 집이 좋은 물을 쓰는 건가….”
“기분 탓이겠지. 똑같은 물을 사용하고, 똑같은 캡슐을 사용하는데 맛이 다를 리가 없지.”
“하긴, 그렇겠죠? 내가 너무 주책인가 봐요. 아무튼 전 커피!”
“응. 잠시 계약서 읽어 보고 있어.”
도현은 석원에게 계약서를 내밀었다.
석원은 바로 계약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 도현은 손님 대접을 하기 위해 커피를 추출했다.
추출한 커피에 얼음을 동동 띄워 석원에게 가지고 갔다.
“혀엉… 저 진짜 지금 눈물이 날 것 같아요.”
“응? 갑자기 눈물이? 일단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마시고… 갑자기 웬 눈물이야?”
“저 이전 소속사에 있을 때도 이렇게 좋은 조건 제안받은 적 없었거든요. 재계약하자고 계약서를 내민 걸 봤는데 데뷔 때랑 똑같은 걸 내밀더라고요. 그래서 아, 이 회사는 안 되겠다 싶었어요. 그런데 형이 내민 계약서를 보니까, 나를 한 명의 가수로 인정해 주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서 눈물이 날 것 같아요. 진짜 어떻게 형과 인연이 닿아서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네가 그렇게 말해 주니까 내가 대표로서 부담이 되는데? 그래서 우리 레이블이랑 계약은…?”
석원이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
“당연히 해야죠! 제가 안 할 거면 여기 왔겠어요? 전 당연히 형, 아니, 대표님의 더 드리머 레이블이랑 계약을 할 겁니다!”
위풍당당하게 말하는 석원을 보며 도현은 웃음이 터졌다.
“고맙다, 석원아. 사실 지인이기도 하고, 네가 가진 가능성을 알았기에 조건에 더욱 신경을 쓰긴 했어. 악조건으로 후배를 데려올 순 없잖아. 그런데 네가 조건도 마음에 들어 하고, 오고 싶다고 하니 이제야 마음이 놓이네. 사실 나도 긴장했었거든.”
“긴장은요! 이렇게 좋은 조건 내미는 소속사는 처음이에요. 형, 앞으로 잘해 봐요!”
석원이 손을 내밀었다. 도현은 그의 손을 잡고 악수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