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new career singer who can read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223)
미래를 읽는 경력직 신인가수-223화(223/225)
휴엔터에서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나도현의 비연예인 신부에 대한 정보를 밝힐 수 없으며, 좋은 연을 맺게 돼 결혼하게 되었다는 것. 앞으로 더 드리머 수장으로서, 또한 가수 나도현으로서 성장해 나갈 모습에 많은 기대를 해 달라는 내용을 담은 공식 입장이었다.
이후 유하나 기자가 속한 매체에서 [단독] 타이틀을 달고 인터뷰가 나왔다. 물론, 유 기자의 신상 정보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퍼진 상태였지만, 이니셜 기사로 해서. 그 기사가 조회 수 300만 뷰를 넘기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기에 국장은 싱글벙글이었다.
그렇게 1호 가수부터 5호 가수까지 성공적으로 데뷔시킨 후에야 도현과 하나는 조용히 가족식으로 웨딩마치를 울렸다. 정말 가족만 참여한 조용한 식이었다. 팬들 사이에서도 도현이 언제 결혼했냐고 말이 나올 정도로 조용히 지나갔다.
도현은 결혼을 하자마자 바쁜 스케줄을 진행해야 했다. 5호 가수까지 무사히 데뷔시켰으니 이제는 자신이 활동을 해야 할 시기였다. 신혼을 즐길 틈도 없었다.
물론, 유하나 기자는 더 바빠졌다. 회사에서 직급이 더 올라갔기 때문이었다. 그녀와 미팅을 하려는 사람도 많았고, 그녀를 엔터 홍보 팀 쪽으로 영입하려는 사람도 많았다. 그럼에도 하나는 기자로서 자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기자가 아닌 홍보 팀으로 간다는 것, 그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주변 사례를 워낙 많이 봐 왔기 때문이었다.
둘이 얼굴을 보는 건 깊은 밤이나, 이른 아침뿐일 정도로 바빴다.
“자기야, 얼굴 보는 게 어떻게 결혼 전보다 더 힘들지?”
하나는 도현을 백허그하며 물었다. 도현은 그런 하나를 다독이며 말했다.
“그러게… 앨범 준비 들어가니까 확실히 많이 바빠지긴 한 것 같아.”
반존댓말을 썼던 도현은 결혼 후에는 완전히 반말을 쓰기 시작했다. 하나 입장으로선 그게 편했다.
도현은 결혼 후, 컴백 준비를 하며 더욱더 철저한 자기 관리에 나섰다. 결혼 후에 자기 관리에 실패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았기 때문.
그 때문인지 조금은 핼쑥한 모습이었다. 물론, 하나 역시도 잦은 술자리와 야근, 당직 때문에 살이 많이 빠진 상태이긴 했다.
“우린… 진짜 일복이 많은 것 같아. 타고난 것일까… 어쩜 이렇게 바빠?”
“그러니깐… 진짜 일복 하난 타고난 것 같아. 누나. 오늘 내 작업실 들를래? 나 이번 곡 들려주고 싶은데….”
“에헤이. 그러다 괜히 팬들 눈에 띄어서 좋을 거 없어. 허니들이 얼마나 벼르고 있는데! 나 잡으면 돌팔매질할지도 몰라.”
“돌팔매질은 무슨….”
도현이 푸스스 웃었다.
결혼 소식이 전해지고 나서, 일각에서는 팬과 가수가 결혼한다니 말이 되냐는 소리가 나오기도 했었다. 이건 기만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었다. 그럼에도 대다수의 팬은 조용히 연애를 이어 온 두 사람의 행복을 축복해 줬다.
도현이 팬 기만이 없었던 데다가, 늘 팬 사랑에 진심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게다가 나이가 어느새 삼십대 중반에 접어들기도 했고. 팬들 사이에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도현이가 얼른 결혼해야 할 텐데”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으니 말이다.
“아무튼… 곡 이야기는 집에서 하고… 나는 이만 갑니다. 자기는 계란 프라이 해 놓은 거 챙겨 먹고 가. 알았지? 샌드위치 싸려고 했는데… 하필 아침에 단독 하나 터져서. 경찰서로 바로 가 봐야 할 것 같아.”
“아… 기사 난 거 봤어. 걔 안 그래도 업계에서 싸가지 없다 소리 많이 도는 앤데… 쯧… 고생해, 누나.”
아침부터 대마 흡입에 음주운전으로 경찰서 앞에서 포토 타임을 가지게 된 연예인 때문에 유하나는 그쪽으로 출근을 해야 했다. 아침 일찍 일어난 도현은 그 사실을 미리 체크해 두고 있었고. 예전에는 연예계 소식이 들려와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나, 하나와 연애를 시작하고 결혼까지 하게 되면서부턴 달라졌다. 연예계의 사소한 일이 자기 아내의 일이 되었으니까.
더불어 마음가짐도 달리하게 되었다. 자기만은 사고를 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 하나의 말대로 사회면에는 절대 등장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
하나가 해 놓고 간 계란 프라이를 우물우물 씹은 뒤 도현은 대충 갈아입고선 집에서 나섰다. 컴백까지 한 달 남았다.
그리고 컴백 기념 콘서트와 해외 투어까진 한 달 반이 남았다. 몹시 바쁜 일정이었다.
“…자, 그럼 가 볼까.”
* * *
[공식입장] 나도현, 결혼 후에도 여전한 음반 파워… 선주문량 200만 장 돌파!나도현, 결혼에도 끄떡없는 팬심… 선주문량만 200만 장 돌파했다
나도현, 허니들의 마음은 변함 없었다… “역시 톱 오브 톱”
도현의 새 정규 앨범인 [The World]의 선주문량은 200만 장을 돌파했다. 음반 공장에서는 앨범을 찍어내기에 바빴다.
게다가 콘서트 티케팅에서는 피의 전쟁이라 불릴 정도였다.
콘서트가 열리는 장소는 잠실 주경기장.
1일에 4만 5,000여 명의 관객이 출입하는데, 약 2주 동안 금요일에서 일요일까지 총 6일간 진행되기로 했다.
티케팅에서는 무려 대기 인원이 100만까지 뜨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나도현의 결혼으로 팬덤이 떨어져 나갔다” “나도현이 결혼을 했으니 유사 연애로 파먹던 애들이 떨어져 나가서 티케팅이 수월할 것” “나도현 팬심도 나락 갔지” 등의 반응을 보였지만, 티케팅에서는 예상과는 전혀 다른 결과를 보여 줬다.
그라운드 좌석은 추첨제를, 1층부터 3층까지는 티케팅으로 진행했는데… 추첨제에는 기간이 넉넉했음에도 일순간에 서버를 마비시킬 정도로 사람이 몰리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과연 나도현이었다.
“이야… 도현 씨. 진짜 톱스타긴 톱스타네… 이번에 외신에서도 엄청 취재 오기로 했다던데.”
홍보 팀장이 친근하게 말을 걸어왔다.
도현은 그저 웃기만 했다. 팬들이 그 자리에 남아 있어 준 것만으로도 너무나도 감사했다. 팬들을 향한 자신의 진심을 알아준 것만 같아서, 감사할 일이었다.
“아직 멀었죠. 갈 길이….”
“갈 길이 멀긴. 국내에서는 내로라하는 그룹도 도현 씨 못 쫓아가. 그거 알아?”
“에이, 아니에요. 제가 그 정도로 대단한 사람일 리가 없잖아요… 음반 성적도 발매돼 봐야 알고… 이번에 팬들 만날 기회를 많이 만들긴 했는데… 팬들이 좋아해 줬음 싶고… 결혼하고 나니 변한 거 아니냐는 말 안 나왔음 좋겠어요.”
이번 활동 중에는 미니 팬 미팅, 미니 콘서트, 늘 그 자리에서 기다려 준 팬들을 위한 공개 방송 날마다 다른 역조공 등이 준비되어 있었다. 모든 아이디어를 내느라 바쁜 스태프와 도현. 도현의 사비로 모든 것이 진행되는 만큼, 각별히 신경을 써서 모든 것이 진행되는 중이었다.
“그런 말이 왜 나와요. 나는 내 가수가 그렇게 해 준다면… 진짜 감동받겠는걸….”
“그렇게 생각해 주면 감사한 거죠. 이 세상에 당연한 건 없는 거잖아요. 팬들의 마음도 그렇고. 당연한 게 없는 세상에서… 당연하다는 듯 받아들이면 안 되는 것도 잘 알고 있고요… 아무튼… 뭔가 결혼 후에 하는 첫 정규 앨범 활동이라 그런지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이 들어요.”
도현의 솔직한 마음이었다. 사실 선주문량만 200만 장을 돌파했다는 것도 놀라웠다. 자신의 음반 파워를 그만큼 믿고 있기에 그 정도 수치가 나온 것 아니던가. 여러모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들었다.
“나 같으면 출구 없는 가수 나도현을 오래오래 덕질하겠다. 일단 데뷔한 지 20년 차가 다 되어 가는데, 실언 하나 없어, 성실한 태도야, 빌보드에, 그래미에, 팬 기만 없는 조용한 연애와 결혼에, 사회면에 뜨지도 않았잖아. 안 그래요?”
“팀장님. 그렇게 봐 주시면 저야 너무나도 감사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수줍네요. 혹시 이번에 기자회견 일정은 어디로 잡혔어요?”
“아, 이번에는 어디로 할까 하다가 남산에 있는 호텔로 잡았어요. 거기 홀이 제일 넓다고 해서. 이번 활동에 유독 기자들이 다른 활동 때보다 많이 와서… 아, 그러고 보니 도현 씨 아내분도 취재 신청을 하신 것 같던데?”
“크흠… 음. 그날은 모르는 척해 주시기예요. 알았죠?”
“그래도 뭐… 알 사람은 이미 다 아는걸. 신상 정보가 털리기도 했고. 아내분도 대단해. 그래미 스케줄까지 다 다니던 홈마였다니… 이 바닥에서 오래 살아남은 것도 신기한데… 여러모로 대단한 분이에요. 나도현 여자 버전 같다고나 할까… 남들은 하루를 24시간만 사는데 48시간으로 사는 사람이야.”
“하하하… 감사 인사로 듣겠습니다. 아내에게도 그 말은 전해 둘게요. 아무튼… 아내 이름으로 신청은 했다지만, 아내가 오진 않을 거예요. 사람들 시선이 있는데… 직접 오긴 그렇겠죠. 혹시 예상 질문지는 나왔나요?”
홍보 팀장은 서류 더미를 뒤적이다가 몇 장을 꺼내서 도현에게 건넸다.
도현은 찬찬히 서류를 훑었다.
대부분 결혼과 관련한 질문이었다.
“최근 기자 몇 분과 미팅하면서 나도현 씨 기자회견에서 무슨 질문할 거냐고 물어봤더니… 이런 식으로 대답하셔서… 그 질문 위주로 추렸어요. 도현 씨 결혼 생활이 진짜 다들 너무 궁금한가 봐요. 어쩜 이렇게 조용히 결혼하고 생활할 수 있는지. 결혼 예능에서 제안이 오기도 할 정도잖아요.”
톱스타 중의 톱스타. 글로벌 슈퍼스타인 도현의 결혼 생활을 궁금해하지 않을 이들은 없었다. 그랬던 만큼 각 방송국에서는 도현의 신혼 생활을 듣고 싶어서 결혼 예능에 단기간이라도 출연해 달라고 요청을 해 왔다. 물론, 도현은 하나를 생각해서 모두 거절했지만. 하나 역시 출연을 원치 않기도 했고.
“진짜… 결혼 이야기밖에 없는 것 같네요. 사실 결혼 후에 더욱더 안정된 음악으로 찾아오는 게 포인트인데… 이런 질문만 나올 거 생각하면 저 조금 서운해지려고 하는데요?”
도현이 너스레를 떨었다. 하지만 자신도 잘 알고 있었다. 기자들이 어떤 먹잇감을 좋아할지. 어떤 헤드라인을 뽑아야 사람들이 많이 클릭할지 잘 안다는 것을.
“이 업계가 원래 그렇잖아요. 조회 수 뽑아 먹기 놀이지. 연예부나 문화부나 뭐… 죄다 조회 수 뽑아 먹는 거 외에 관심이 있겠어요? 안 그래요?”
“그거야 그렇죠. 그렇지만… 괜히 서운해지려고 하네요. 제가 SNS로 조금 더 음악 홍보를 해야겠어요. 분발해야겠는데요? 제 음악 이야기가 궁금해지도록… 저 더욱더 힘을 내봐야겠습니다.”
도현의 힘찬 목소리에 홍보 팀장은 기운을 불어넣었다.
“어차피 티저랑 콘셉트 포토랑 하이라이트 메들리 같은 거 다 풀리고 나면 반응 좋을 테니까… 예상 질문지도 바뀔 수 있을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요. 기자들이 아무리 그래도 결혼 이야기만 주야장천 물어보겠어요?”
“그렇기야 하겠지만요… 아무트은… 크흠. 그럼… 전… 작업실로 가 보겠습니다. 혹시 무슨 일 생기면 연락 주세요!”
“네, 그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