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new career singer who can read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25)
미래를 읽는 경력직 신인가수-25화(25/225)
리허설이 끝나고, 대기실에서 10명은 대기하며 코디네이팅 등을 받았다.
관객들에게는 2시간짜리 콘서트 같은 무대가 될 것이었다. 20곡의 무대. 그리고 방청 후 평가까지.
도현은 리허설 때 자신을 도발했던 17번을 흘낏 바라봤다.
뭐가 좋은지 자기 팀원과 함께 까르르 소리를 내며 웃고 떠들고 있었다.
그때 옆자리에 앉은 효섭이 귓속말했다.
“전 형님 믿는 거 알죠?”
“고마워.”
효섭은 다시 고개를 정면으로 돌렸다.
그걸 본 41번은 도현에게 질문을 던졌다.
“두 분 사이가 좋으신가 봐요. 10명 안에 들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겠네요.”
“23번 님이 아주 잘해 주세요. 진짜 최고입니다!”
효섭이 기운찬 목소리로 말했다.
도현은 그 사이에서 웃을 뿐이었다.
아직 텅 빈 무대의 영상이 모니터로 나오고 있었다.
관객이 입장하는 게 얼핏 모니터에 비치기도 했다.
‘치기 어린 애와 대결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내 무대. 내 무대에서 온전히 모든 것을 보여 줘야 해.’
도현은 오늘 무대로 관객과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 * *
[도움 요청] 나 나도현 팬인데 투표 인증해 주면 너네 돌 스밍 인증할게 도와줘 [도움 요청] 실시간 생방 투표 나도현으로 해 주면 스밍 ㄱㄱ함 [도움 요청] #1111 나도현 ㄱㄱ 님들 가수 스밍해 드림 [도움 요청] …┗나도현 팬 은근히 많은가 본데?
┗나도현 10명 안에 들 만도 한데 왜 그렇게 묻혔을까?
┗걔도 참 인생사가 구구절절해 이름을 무명으로 지어서 그런 게 아닐까?
┗오늘 나도현 찍덕들 들감? KBC 많이 뽑히는 편?
┗나 일단 캠이랑 카메라 들고 왔는데 88체육관 2층서 무릎 캠 가능?
┗무릎 캠 쌉가능
┗제발 ㅠㅠ 효섭이 찍으러 간 찍덕들 있다면 우리 도현이도 찍어 주라 ㅠ
┗제발222 우리판 힉스입자단인데, 탑시드 라비타 도현님이 마지막까지 티켓 못 구했댔음 ㅠㅠ 제발 힉스입자단인 우리 판을 살려 줘 그쪽으로 절하겠음
* * *
공연 입장이 끝나고, 생방송이 시작됐다.
MC 하연호가 등장했다.
그의 등장에 모두가 웅성웅성하며 박수를 쳤다.
“와, 대박. 하연호가 MC였네?”
“기사 뜬 지가 언젠데… 이제야 알았냐?”
“모를 수도 있지. 오늘 가수 라인업도 좋던데. 코스트 개인적으로 기대된다.”
“난 오션. 오션만의 보컬 맛이 있지.”
관객들의 리액션은 실시간 방송으로 나가고 있었다.
실시간 방송의 채팅창도 분주했다.
일명 ‘힉스입자단’이라 불리는 도현의 팬들은 도현에게 투표해 달라는 메시지를 연달아 남기고 있었다.
그건 도현보다 팬덤이 조금 더 큰 효섭도 마찬가지였다. 양측은 서로를 견제해야 했기에 스트리밍 인증 같은 것이나 투표 등을 대체할 순 없었지만, 응원은 하고 있었다.
“오늘 ‘너의 첫 번째 가수가 되고 싶어’ 첫 번째 실시간 방송에 참여하시는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여러분이 뜨거운 관심을 방송 전부터 가져 주셨기에 이 자리가 마련될 수 있었습니다!”
“꺄아아악!”
“나도혀언!”
“효섭아, 누나 왔다!”
“효섭아, 형도 왔다!”
“우리 선아 누나, 홍대의 신으로 강림해 주소서!”
각기 다른 응원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 모습이 제법 웃겼는지 깔깔 웃는 소리가 88체육관에서 퍼졌다.
하연호는 말을 이어 갔다.
“여러분의 열띤 응원 감사드립니다! 오늘의 멘토단을 소개하겠습니다. 심사위원단, 무대 위로 올라와 주세요!”
오션, 시스터즈, 선화승 등 5명이 무대 위로 올라왔다.
“자, 오션 님 무대 인사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데뷔 25년 차 가수 오션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무대도 많은 관심 부탁드리고, 기회가 되신다면 실시간 투표도 해 주십사….”
“그다음엔 선 순서대로 인사해 주세요!”
마지막까지 인사가 끝나자 하연호는 방청 시 주의해야 할 사항을 알려 줬다.
“오늘 방청 시 주의해야 할 게 있습니다. 다름 아니라, 모든 실시간 투표는 숫자로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1번 님의 무대가 마음에 들었다면 #1111을 수신자로 하고 숫자 1을 보내야 하는 것입니다.”
하연호의 말이 전달되자마자 실시간 채팅 창은 난리가 났다.
보통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경우, 실시간 투표를 참가자 이름으로 진행했는데 ‘너의 첫 번째 가수가 되고 싶어’는 아주 색다른 예였다.
“지금 헷갈리시는 분들을 위해 연습 한번 해 볼까요?”
#1111로 수많은 메시지가 쏟아졌다.
“여러분, 지금 보내는 메시지는 유료가 아니니 걱정하지 마세요. 아직 무대는 시작하지 않았기에 유료로 처리되지 않도록 했습니다! 또한, 투표에 반영되는 것도 아니니 걱정하지 마세요!”
하연호가 말을 덧붙였다. 이 말에 웅성거리던 채팅 창도 조금은 조용해졌다.
“자, 그럼 첫 번째 팀부터 만나 볼까요? 멘토 코스트와 두 멘티의 두 무대입니다!”
* * *
도현의 팀은 운이 좋게도, 마지막에 배치가 됐다.
도현은 오랜만에 실시간 방송을 타게 되니, 긴장됐다.
도현은 한쪽 다리를 살짝 떨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건지, 옆자리에 앉은 효섭이 후련한 표정으로 말했다.
“23번 님, 무대 진짜 별거 없는 거 아시잖아요. 자신감으로 무대 하라던 분이 다리를 떨긴요.”
그 말에 41번의 시선이 도현의 다리로 향했다.
“23번 님, 긴장 많이 하셨나 보네요.”
도현은 솔직하게 지금 심경을 답했다.
“긴장 안 할 거라 생각했는데 갑자기 떨리네요. 마지막이 아니라 첫 번째로 무대 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41번 님 다음으로 제가 하게 되니까… 진짜 엔딩 곡이잖아요. 엔딩 곡인 만큼 사람들의 기대가 클 텐데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네요.”
“잘할 거예요. 우리가 알고, 시스터즈 님도 아시잖아요. 그리고 1,000명 중에서 10명으로 선정됐다는 거, 진짜 어려운 일이잖아요.”
“41번 님 무대 준비 들어가겠습니다!”
41번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미소 지었다.
“그럼 23번 님, 무대 끝나고 봐요.”
모니터에는 무대 위에 올라온 시스터즈와 41번의 모습이 보였다.
록킹한 메시지로 ‘어느 날’을 부르는 두 사람의 모습은 시원시원했다.
마지막쯤에 강렬한 무대를 보여 주니 관객 반응도 뜨거웠다.
이전까지 다른 팀은 대개 발라드나 미디움 템포의 곡을 불렀던 터.
지금 같은 무대를 기대했을지도 모른다.
도현은 신중히 무대 모니터링을 하다가 자신을 부르는 스태프의 목소리에 무대 아래로 향했다.
‘반드시 우승하고야 만다.’
실시간 투표 현황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런 만큼 더욱더 무대에 신중을 기해야 했다.
“자, 23번 님 올라가실 게요.”
스태프의 말에 도현은 무대에 올랐다.
관객을 향해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난 다음, 도현은 시스터즈를 향해 살짝 웃어 보였다.
시스터즈와 눈을 마주한 도현은 본격적으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시스터즈의 목소리와 도현의 소울풀한 목소리가 화음을 빚어내자 관객들이 눈을 감고 노래를 감상했다. 감미로운 하모니가 아닐 수 없었다.
몇 안 되는 도현의 팬들은 오랜만에 듣는 도현의 목소리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관객 리액션 전용 카메라는 그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꼼꼼하게 담아 냈다.
무대가 끝나고, 관객들은 일어나서 기립 박수를 쳤다. 오늘 경연 중 유일하게 기립 박수를 받은 무대이기도 했다.
도현은 감사 인사를 여러 번 하며 무대 뒤로 내려갔다.
* * *
“어머, 어머! 우리 애가 23번이네. #1111, 23으로 다들 투표해 주는 거 잊지 마세요. 우리 무명이, 진짜 잘돼야 해요.”
도현의 부모는 아파트 동 모임을 가지는 중이었다.
도현이 무대에 서는 만큼, 동 모임을 자처해서 하고 있었다.
부대 비용을 다 내면서까지.
처음에는 도현의 가수 행보를 반대했던 부모였지만, 아들의 의지를 꺾을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언니, 이거 맞아?”
[#1111 나무명]“아니이, #1111 수신자로 하고 23 이렇게만 적어서 보내라니까? 나무명이라고 쓰지 말고!”
“다들 소중한 한 표 부탁드립니다.”
“여보, 인터넷에도 글 올렸어?”
도현의 엄마가 남편에게 물었다.
도현의 아빠는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카페니, 밴드니, 이런 거에 다 올렸지. 그 사람들이 지금 투표 인증해 주는 중이야. 그런데 우리 아들, 실력이 저기 들어가더니 더 는 거 같지 않아?”
“그러게. 우리 아들, 노력 진짜 많이 했구나.”
“아들내미 잘 둬서 좋겠다, 언니네 부부는! 우리 아들은 연예인 하겠다는데 끼도 없어서 걱정인데.”
“어머, 그래도 얘. 네 아들은 잘생겼잖니.”
“언니 아들도 잘생겼거든?”
그렇게 티격태격하는 사이, 도현의 무대가 끝났다.
방청객에서도, 아파트 동 모임에서도, 도현의 팬 모임 ‘힉스입자단’에서도 박수갈채가 멈추지 않았다.
스태프들은 무대 위에 올라와 무대를 정리 정돈했다.
이윽고 MC 하연호가 재등장했다.
“생방 1차 경연이 이제 막 끝을 맺었습니다! 여러분, 무대 좋았습니까?”
“네에!”
“정말 좋았어요!”
“이런 콘서트는 죽어도 못 볼 거 같아요!”
“23번! 23번! 23번!”
“꺄아아악! 41번 언니! 사랑해액!”
“관객 여러분의 열정을 잘 알겠습니다. 어느 무대가 가장 마음에 들었는지도요. 이제 5초 뒤. 생방송 투표가 마감됩니다. 다 같이 카운트다운 해 볼까요?”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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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
1.
“생방송 투표와 방청객 투표 모두 마감됐습니다. 방청객 여러분이 지금 버튼을 누르신다 하더라도 투표에 반영되지 않습니다. 저희는 정정당당한 점수 공개를 원칙으로 합니다. 아, PD님께서 인이어로 지금 매우 바쁘다고 하시네요! 그렇죠. 공정한 평가를 위해선 지금 바쁠 수밖에 없겠죠. 결과 발표까지 몇 분 남았다고 하시는데요. 멘토분들과 참가자들을 무대 위로 불러 보겠습니다.”
그 말에 참가자 10명과 멘토 5명이 무대 위로 올라왔다.
무대를 막 마친 도현은 땀을 흘리고 있었다.
처음 무대를 했던 팀은 오히려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그렇게 서로의 모습이 갈리는 가운데, 하연호가 23번에게 질문을 던졌다.
“23번 님, 마지막 무대를 장식하셨는데요. 소감 한마디 해 주시죠?”
“하아… 정말 최선을 다한 무대였습니다. 이 무대를 위해 준비한 시간이 아깝지 않도록, 저에게 투표해 주시는 분들의 문자 비용이 아깝지 않은 무대를 했다고 자신합니다!”
“그 자신감 좋군요. 아! 여러분! 지금 PD님이 말씀하셨어요! 투표 집계가 끝났다고 합니다!”
이윽고 하연호는 객석을 둘러보며 말했다.
“발표를 해야 할 시간이네요! 여러분, 기대되죠?”
“네!”
“그렇다면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막내 FD가 하연호에게 결과가 담긴 큐시트를 전달했다.
그걸 본 하연호는 싱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오늘 무대의 1위 팀은….”
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
관객 모두가 집중했다.
그때 하연호가 외쳤다.
“300초 뒤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