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new career singer who can read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41)
미래를 읽는 경력직 신인가수-41화(41/225)
이로써 생방송 경연 두 번째까지 1위를 유지하게 된 도현.
도현은 다음 경연이 기대되는 바였다.
버스킹 미션도 성공적으로 해냈기에 표를 많이 늘린 데다, 생방송 경연 무대도 잘 소화해서 심사위원들의 칭찬을 받았다.
도현은 머리 위에 붙은 컨페티를 떼어 내며 다음 미션 발표를 기다렸다.
하연호는 참가자들을 한번 둘러보다가 객석을 향해 몸을 돌렸다.
“여러분, 다음 주 미션이 궁금해지지 않습니까?”
“궁금해요!”
“얼른 가르쳐 주세요!”
“이번에도 당일에 공개하는 것인가요!”
당일에 공개하냔 질문에 하연호는 웃음 지었다.
설마, 또 당일 공개인가. 그런 생각이 도현의 머리를 스쳤다.
“지금까지 진행했던 미션들을 보면 멘토와 멘티의 무대, 버스킹, 팀별 미션……. 참으로 다양했죠?”
모두가 집중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미션은……! 멘토와 멘티의 무대도, 버스킹도, 팀별 미션도 아닙니다!”
하연호가 시간을 끌며 말을 하자 객석에서는 다양한 추측이 나왔다.
듀엣도, 버스킹도, 팀별 미션도 아닌 개인별 미션이 무엇이 있을지에 대한 것이었다.
“바아로오오오오오!”
꼴깍─
도현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그때 도현의 머릿속을 스쳐 간 지난 오디션의 기억.
바로 음악 방송에 출연하는 것!
설마 그것일까 생각하는 그 순간!
“이번 미션은 음악 방송 출연입니다! 이번 주 음악 방송 생방송 무대를 통해 9명이 무대를 선보이게 될 겁니다. 곡 선정은 자유, 멘토의 간섭 없이 자유롭게 정하면 됩니다. 밴드 라이브가 필요하다면 밴드 라이브도 요청하시면 됩니다!”
세 번째 경연서 음악 방송 출연이 나올 줄은 몰랐다.
네 번째 경연과 다섯 번째 경연서는 어떤 미션이 기다리고 있을까?
“단, 이번 미션은 금요일에 진행되기에 토요일 생방송 경연은 진행되지 않습니다. 참가자들에겐 단 6일만이 주어지는 것이죠. 음악 방송에서는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는 걸 여러분은 잘 아실 겁니다! 실전 무대를 경험하는 것이죠!”
하연호는 술렁이는 객석을 바라보다 말했다.
“이미 무대 경험이 많은 참가자들이 유리하겠죠? 그들을 따라잡으려면 버스킹이든 뭐든 더 연습해 봐야 할 텐데요. 그래서 제작진은 고심 끝에 결정했습니다! 참가자 9명 모두 6일간 자유롭게 버스킹을 하든, 동네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든, 친구들이든 누구든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실전 체험을 하다가 오시기 바랍니다!”
* * *
도현이 6일 동안의 자유 아닌 자유를 얻자마자 간 곳은 휴엔터였다.
이준혁 피디의 평이 궁금했기 때문도 있었고, 자신을 홍보하기 위해서 어느 동네가 좋을지 홍보 팀과 계획을 세우려는 것도 있었다.
때마침 이 피디가 자리에 없어 도현은 홍보팀장, 홍보팀원들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도현이 현재 경연까지 합산해 1위를 차지하고 있었기에 홍보 팀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도현 씨, 아주 잘하던데요? 저도 무대 모니터링차 보다가 눈물 찔끔 흘렸다니까요.”
“감사합니다, 팀장님!”
“에이, 팀장님 말고 편하게 팀장 누나라고 불러요! 나이 차 얼마 안 나는데 자유로운 이 업계 특성상 딱딱하게 부르면 이상하잖아요.”
“알겠습니다, 팀장 누나. 저…… 장소로는 강남역은 이미 해 봤으니, 연남동으로 가 볼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러자 표정이 사뭇 진지해진 팀원 하나가 입을 열었다.
“저희가 나도현 씨의 투표 연령대를 조사했어요. KBC랑은 별개로. 어느 연령대가 이 프로그램에 많이 관심을 두는지. 사실 기사화되기도 한 자료죠. 이 자료로 분석해 본 결과 핫한 키워드 1위가 나도현 씨고, 주 연령대는 20대예요.”
도현은 그 말을 듣자마자 홍대입구 인근을 떠올렸다.
하지만 그 자리엔 선아 누나가 갈 것만 같았다.
그렇다면 도현은 20대들의 핫플레이스로 자리한 연남동, 소위 말하는 ‘연트럴파크’를 찾아가 공연을 하는 것이다.
아마도 2위인 효섭이 향할 곳은 그가 바랐던 강남역 8번 출구일 것이라고 짐작했다.
“연남동으로 가는 게 옳다는 거군요.”
도현의 말에 다른 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도현 씨의 재능은 장소를 찾는 사람이 많은 데다, 연령대가 20대가 주를 이루는 곳이 좋아요. 우리가 분석한 데이터로도 그런 결과가 나왔거든요. 그리고 팬 투표도 비밀리에 진행됐어요. 공개적으로 하는 건, 아무래도 룰을 어기는 것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도현은 팬들이 어떤 것을 택했는지 궁금해졌다.
“어떤 결과가 나왔나요?”
“도현 씨의 목소리로 사극풍, 록, 인디 감성 등등을 모두 들어 봤으니 이번엔 팝을 들어 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유명한 팝송들 꽤 있잖아요. 특히 영국의 경우 밴드의 나라로 유명하죠. 영국 밴드의 노래, 브리티시 밴드의 곡을 들어 보고 싶다는 반응이 꽤 높은 비중이어서 놀랐죠.”
“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이것이 바로 대형 기획사의 기획력이구나!
이준혁 피디의 자부심과 자신감이 어디서부터 비롯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회사만 믿고 간다면 얼마든지 될 것이라는 기분이 들었다.
“전 그럼 선곡을 이준혁 피디님과 함께해 보겠습니다.”
“아, 그 전에 식사는 했어요? 우리 마침 식사하러 구내식당 갈 건데 오늘 메뉴가 좋거든요. 같이 가요.”
“오와! 알겠습니다!”
* * *
이준혁 피디와의 미팅을 통해 나는 10곡의 밴드 라이브를 준비했다.
버스킹을 안 하는 게 전략적으로 좋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홍보팀은 반대했다.
홍보 기사를 하나라도 더 띄우는 게 사람들의 머릿속에 인식이 돼 투표를 더 하게 만든다며, 돌아오는 수요일에 버스킹을 하자고 운을 띄웠다.
단, 수요일 무대에는 기존 곡들을 부르기로 결정했다. 생방송 라이브에서 부를 곡들은 따로 연습하고, 맛보기만 보여 주는 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나는 특히 관객들에게 가장 큰 호응을 얻었던 ‘능소화 아래서’를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휴대폰을 돌려받고 음원 사이트에 접속해 보니 다른 참가자들의 곡 순위보다 ‘능소화 아래서’가 생각 이상으로 높은 순위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놀랐다.
내 인생에서 단 한 번도 겪어 본 적 없는 순위인, 9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엄마와 아빠는 동네 주민들에게 물어 음원 플랫폼 스트리밍도 하는 중이라고 하셨다.
동네 주민들도 한마음 한뜻으로 스트리밍을 돌리고 있냔 말로 인사를 한다고 할 정도로 뜨거운 응원을 보내 주고 계셨다!
네 번째 데뷔는 정말 남다르게 이뤄질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연습은 수월하게 진행됐다.
‘능소화 아래서’뿐만 아니라 버스킹서 부를 곡들의 연습도 문제가 없었다.
‘능소화 아래서’의 곡 난이도가 높기 때문인지, 밴드의 곡들은 대체로 쉽게 느껴졌다.
특히 내가 살릴 건 곡의 감정선을 이해하는 것이었다. 영어로 된 곡들을 직접 번역하는 식의 방법을 통해 곡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 내가 이해한 것이 맞는지 번역기를 돌려 확인하고, 그 후에는 가사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불렀다.
이전에는 나의 보이스 컬러에만 맞는 곡을 주로 커버했는데, 지금은 달랐다. 곡은 온전히 이해하고, 그 곡에 나의 보이스 컬러를 입히는 작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다 보니 내 목소리의 장점을 더욱더 잘 파악하게 됐다.
한창 회사 연습실에서 심취해 있을 때, 휴대폰 진동이 울렸다.
[33번 효섭]효섭이에게 온 전화였다.
연습을 중단하고 바로 전화를 받았다.
“응, 효섭아.”
-형, 카메라 없으니까 너무 심심하지 않아요?
“아무래도 그렇긴 하네. 연습의 방향은 잡았는데, 그게 관객들이 나에게서 바라는 모습일지도 궁금하고 말이야.”
-형님, 그럼 부탁 하나만 해도 되겠습니까!
“무슨 부탁인데?”
-저 오늘 강남역에서 버스킹 하려다가 장소 바꿔서 하거든요. 연남동은 지난번에 했으니 청계 광장서 버스킹에 도전할 건데……. 제 카메라맨이 돼 주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아, 물론 시간이 되신다면요!
효섭의 카메라맨이라. 모니터링을 하기 위해선 아무래도 영상을 찍어 봐야 알겠지.
나야 소속사가 있으니 도와줄 직원이 있다지만, 효섭이는 아니었다.
이 정도 도와주는 거야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나는 답했다.
“오늘 몇 시까지 가면 돼? 그리고 장비 대여는?”
-장비 렌탈도 했고, 값도 세팅해 놔서 정말 녹화 버튼만 눌러 주심 돼요.
“오, 알겠어. 그래서 몇 시?”
-5시까지만 와 주세요. 저도 세팅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 같아서요. 이왕이면 형님이 좀 도와주심 더 좋고요!
“오케이. 좀 있다가 봐.”
나는 시계를 봤다. 오후 5시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다.
연습을 좀 더 하다가 출발해도 되겠군.
게다가 만약 가서 팬들에게 내 모습이 공개된다고 치면, 더 행복한 일일 터.
팬들은 나와 효섭이의 관계성을 매우 좋아했다.
비슷한 처지에 친분도 있어서인지 둘 다 응원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서치하다 알게 되었다.
청계 광장에 내가 등장한다면 내 팬도, 효섭이의 팬도 우리 두 사람을 응원하겠지?
거기까지 생각하자 흐뭇하게 미소가 지어졌다.
* * *
오후 5시, 청계 광장.
“효섭아, 세팅 전에 잠깐만 이리 와 봐.”
“형님, 왜요?”
“사람들 더 모이게 하려면 이 방법이 있지.”
제작진은 쉬는 날엔─그러니까 자유가 주어진 날엔─SNS에 무엇을 올리든 막지 않는다고 했었다. 지금은 자유가 주어진 시간. SNS를 해도 무방하다는 소리.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사이 내 팔로워는 30만 명을 넘어섰다. 고작 몇만 명에 불과했던 팔로워가 이렇게나 많이 늘어나다니……. 프로그램이 종영하고 나면 SNS를 통해 활발히 소통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자, 카메라 보고 찰칵!”
찰칵!
“에이, 효섭아. 초보도 아니고 표정이 별로다. 다시 찰칵!”
찰칵, 찰칵, 찰칵, 찰칵……!
그렇게 열 번 넘게 찍은 뒤에야 내 SNS에 효섭이를 태그해서 올릴 수 있었다.
조금 다르게 나온 사진은 효섭이에게 보내 줘서 SNS에 올리라고 조언을 해 줬다.
그 덕분일까?
이미 소문을 듣고 찾아온 팬들뿐만 아니라, 뒤늦게 출발하기 시작한 사람들도 있다는 이야기가 효섭의 SNS 댓글로 달렸다.
나는 그사이 캠코더를 만져 봤다. 예전에 데뷔하고 나서 자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캠코더를 몇 번 만져 본 기억이 있다.
지금은 그때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효섭이와 내가 같은 팀이고, 우리만의 콘텐츠를 만드는 그런 것.
“꺄아! 나도현이다! 도현 오빠!”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서 고개를 돌렸다.
“오빠! 저예요! 저 기억 나세요?”
목소리만 들어도 알 수가 있다.
나의 오래된 팬, 라비따 도현 님.
그 주변에는 새로 유입된 듯 나를 보며 수줍어하는 처음 보는 팬들도 있었다.
“여러분! 오늘 청계 광장에는 33번을 도와주러 온 거니까 제 응원은 작게, 그리고 33번 응원은 크게 부탁드립니다!”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