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new career singer who can read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48)
미래를 읽는 경력직 신인가수-48화(48/225)
오후 1시에 숙소에 입소한 나는 단체복으로 갈아입고 강당에 미리 가 있었다.
그런데 메인 연출이 나를 발견하더니 빠른 속도로 다가왔다.
계획에도 없던 행동을 했으니 한마디 듣겠다 싶었다.
“잘했어요, 도현 씨. 사실 우리 측에서는 내부 정보 풀린 척 흘릴 예정이었거든요. 아니면 방송할 시간에 17번, 31번과 23번의 대결 영상을 내보내거나 하는 식으로 여론을 돌릴 생각을 했었어요. 직접 도전장을 내밀고 합방이라니! 거기서 승리를 하다니!”
메인 연출이 나보다 더한 감정에 휩싸인 듯했다.
“아닙니다. 저는 그저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했는걸요. 내 일인데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해서 밀어붙인 건데 이런 결과를 얻을 줄은 몰랐어요. 오히려 더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낸 듯해서…….”
“결과적으로 좋은 기사만 쏟아지고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도도 올라갔어요. 소위 말하는 방송국 놈들이 원하는 게 바로 이런 것이거든요. 역시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출연한 전적이 있어서 그런지! 크으!”
메인 연출의 말에 나는 부담스러워졌다.
아무래도 마지막 경연까지 시선이 나에게 집중될 듯한데, 세 번째 데뷔 때는 느껴 보지 못한 감정이라 어깨에 짐이 얹어진 듯했다.
메인 연출은 나를 칭찬하더니 다른 참가자들에게로 이동해선 그동안 잘 지냈냐 등의 인사를 나눴다.
막내 스태프는 여전히 나를 쫓아다니며 일거수일투족을 확인하는 중이었다.
그렇게 어수선한 환경 속에 있을 때.
메인 연출이 강당 위 단상에 섰다.
“여러분 모두를 오랜만에 뵙습니다. 무려 일주일이나 못 봤었죠?”
그 말에 나는 혹시 미션이 바뀐 건 아닐지 걱정하며 앞을 바라봤다.
“여러분께서 아무래도 궁금해하실 게 있을 텐데……. 미션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이번 주 음악 방송 무대를 통해 여러분은 기량을 뽐낼 수 있습니다! 어려웠죠, 지난 주. 이번 주엔 그렇게 될 일 없습니다.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지더라도 방송은 강행될 테니 걱정 마세요.”
메인 연출과 눈이 마주쳤다.
나를 향한 눈빛에서 신뢰가 느껴졌다.
조금 부담스럽다. 그렇게 쳐다보시지 말라고요!
나를 제외한 다른 참가자들은 그 말을 통해 안심을 했는지 안도의 한숨 소리가 가까이서 들렸다.
“이번에도 주제는 역시나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입니다. 춤을 추면서 노래를 하든, 헤드뱅잉을 하면서 노래를 하든, 여러분에게 주어진 시간은 약 2분입니다. 그 안에 모든 것을 보여 줘야 합니다.”
메인 연출은 시선은 나부터 효섭, 선아 누나까지 이어졌다.
아이돌 출신 2명, 홍대 프런트맨 출신 선아 누나까지.
이색적인 무대를 기대할 만도 했으니까, 할 말이 없긴 했다.
“자, 그럼 연습실로 이동해 주시죠!”
* * *
연습실에 도착한 도현은 이전 리허설까지 진행했던 무대와 다른 무대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원래는 지금까지의 경연에서 보여 준 것 모습과 반대의 모습을 보여 주고자 파워풀한 댄스를 곁들인 곡을 선보이고자 했다.
하지만 발목 부상으로 인해 격한 댄스 동작이 힘들어진 상황. 앞으로의 가수 생활을 생각할 때 지금 무리해서 무대를 진행했다가 후유증이 남는 일은 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기존 리허설 영상을 확인한 결과 생각했던 것처럼 파워풀한 모습이 강조되는 게 아닌, 휑한 무대에서 홀로 원맨쇼를 하는 것처럼 느껴져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고심 끝에 도현은 파워풀한 댄스 곡이 아닌, 자신의 두 번째 데뷔 그룹의 타이틀 곡 ‘HOT해 HOT해’를 부르기로 결정했다.
이 곡은 청량함이 가득 뿌려진 트로피컬 장르의 곡으로, 안무도 살랑살랑하는 것이 꽤 인상적이다
안무는 여전히 외우고 있었다. 잊으려야 잊을 수 없었다.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데뷔를 할 때마다 잠자는 시간은 한두 시간에 불과할 정도로 연습을 했기 때문이었다.
“흐음, ‘HOT해 HOT해’ 무대가 발목을 다친 상태에서도 안정적으로 출 수 있는 데다, 솔로로 추더라도 꽉 찬 무대 느낌을 줄 수 있어.”
도현은 이 곡에서만큼은 자신감을 내보였다.
첫 번째나 세 번째 데뷔 때 보였던 곡들이 ‘칼군무’를 강조한 곡들이었다면, ‘HOT해 HOT해’는 솔로로 무대를 해도 무대가 가득 찬 느낌을 안길 수 있는 곡이었다.
“우선 시작해 볼까?”
도현은 노래를 틀어 놓고는 스트레칭을 꼼꼼하게 했다.
발목을 부상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꼼꼼한 발목 관리가 중요했다.
무대를 앞두고 또다시 다친다면 그건 아마추어나 하는 행동일 것이라고 도현은 생각했다.
온몸 근육을 풀고 난 뒤, 도현은 마지막으로 기지개를 쭉 켰다.
이를 지켜보던 막내 스태프가 도현에게 질문을 던졌다.
“23번 님, 원래는 다른 곡 하기로 하셨지 않나요?”
카메라가 줌인 되는 게 느껴졌다.
도현은 씨익 웃으며 말했다.
“그러려고 했지만, 리허설 영상을 보고 홀로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 같아 다른 곡을 하려고요. 기존과 같은 곡으로 무대를 하시는 다른 참가자분들에 비해 연습 기간이 적어지지만, 이미 무대에서 선보인 적 있는 곡이라 괜찮을 거라 판단했습니다. 제가 두 번째 데뷔했을 때의 타이틀곡 ‘HOT해 HOT해’ 무대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오호! 해당 곡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접질린 발목 문제가 첫 번째였고, 그다음으로는 완성도 높은 무대, 솔로로 무대에 서도 꽉 찬 무대를 완성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그뿐만 아니라, 그동안 제가 보여 드렸던 무대는 보이스 컬러가 살짝 묵직하고 소울풀했다면 이 곡에서는 청량 가득하거든요! 시청자분들께 이색적인 무대를 선보이고 싶어서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그룹으로 했던 무대를 홀로 하더라도 가득 찬 느낌의 무대를 완성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이 곡을 선택하셨단 말씀이시죠? 거기에 새로운 매력을 보여 줄 수 있어서?”
“맞습니다!”
“기대하겠습니다! 아 참, 발목은 계속 조심하시고요!”
막내 스태프는 도현을 인터뷰하고는 밖으로 나갔다. 보통 때 같으면 남아서 연습하는 영상을 찍기에도 바쁠 텐데, 휴대폰 화면을 확인하면서 나가는 것을 보니 아마도 호출이 있는 듯했다.
“그럼 나야 더 좋지. 아무래도 정신 집중을 확실히 할 수 있으니까 말이야.”
도현은 음악을 들으며 천천히 안무를 따라 했다.
성공적이지 못한 데뷔 곡이었지만, 도현의 몸을 타고 몸에 배어 있던 안무가 저절로 흘러나왔다.
도현은 안무를 가볍게 추면서 흐름을 파악했다. 중간중간 잊어버린 부분도 있었는데, 이전 영상을 확인하며 그런 부분은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음악 방송까지 남은 건 며칠 되지 않기에 시간 배분을 잘해야 했다.
‘안무에 이틀 정도, 노래에 이틀, 안무와 노래를 함께하는 데에 하루 반 정도?’
그렇게 생각한 도현은 무릎과 발목을 한 번 더 풀어 준 후에 본격적으로 연습에 돌입했다.
* * *
도현은 음악 방송 전날까지도 발목을 조심해 가며 연습에 몰두했다.
뜨거운 여름날 사랑에 빠진 연인의 이야기를 그린 곡 ‘HOT해 HOT해’는 제작진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무대였다.
제작진끼리는 아마도 이번 경연 역시 도현이 1위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인 연출은 실시간 홈페이지 투표와 심사위원들의 점수, 방청객 점수 평가한 합계를 확인 중이었다.
“이야, 이 친구 진짜 보물이네. 이런 보물이 왜 무명으로 살았던 거지? 하여간 방송국 놈들, 중소 소속사는 쳐다도 안 보는 버릇이 나쁘다니까.”
조연출이 그 말에 덧붙였다.
“그 친구 외모부터 실력까지 안 갖춘 게 없어요. 괜히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게 아니라니까요? 그 망할 17번과 31번 때문에 소란이 있었지만, 다시 상승세 회복해서 2위랑 차이를 50만으로 벌린 걸 보면 정말 대단하다고 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휴엔터에서도 히든 카드로 내밀었지. 쩝. 공영방송 소속으로 하고 싶은데, 한 명을 위해 소속사를 골라서 그중 하나와 딜을 해야 하고, 이런 절차 밟기는 참으로 이해관계가 복잡해지는 일이라.”
메인 연출은 아쉬움에 입맛을 다셨다.
조연출은 그런 메인 연출을 위로했다.
“선배, 괜찮을 거예요. 어차피 이 경연이 끝나고 휴엔터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저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할 수 있는 기회가 많잖아요.”
“그건 그렇지. 예능 쪽으로 휴엔터가 많이 돌려 준다면야 우리야 감사한 일인데. 아님 휴엔터랑 미리 재조정에 들어갈까? 계약 조건 말이야.”
“에이, 그러다가 또 뭔 일 터지면 결방하려고……. 1위가 잘하는 만큼 시기하는 일이 많아서 원.”
메인 연출은 그럼에도 아쉬움을 달래지 못한 것인지 이번에는 33번 효섭에 대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23번 대신에 33번 어때? 얘도 외모 좋고, 실력 좋잖아. 거기다가 첫 번째 데뷔가 망해서 두 번째 데뷔에 도전한다는 거. 괜히 나도현이랑 공식 라이벌 관계로 만든 게 아니잖아?”
“그렇죠. 저희의 희망은 33번이죠. 아마도 2위를 하겠지 싶은데, 적당히 괜찮은 소속사와 연결해 주고, 다양한 프로그램 출연시키는 거죠. 23번과 33번 모두를 한 프로그램서 계속 볼 수 있다면 시청률 상승 등의 효과가 일어날 것이라고 보이는데요.”
메인 연출은 자신이 생각하고도 그 생각에 감탄했는지 크으 소리를 냈다.
“크으, 역시 내 머린 잘 돌아간다니까. 감탄스러워.”
조연출은 슬슬 자리를 피해야 할 타이밍이라고 생각하고는 몸을 일으켰다.
“선배, 전 참가자들 연습실에 한 번씩 들렀다가 오겠습니다.”
“그래. 만약에 이상 있는 참가자 있으면 바로 콜 넣고.”
“예! 알겠습니다.”
* * *
나는 오늘만 해도 벌써 30번째로 ‘HOT해 HOT해’ 무대를 연습 중이었다.
솔로로 무대를 하면서도 비어 보이지 않을 만한 무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었다.
일단 내가 수차례 모니터링을 한 결과, 무대를 전체적으로 사용하면서 소품을 활용하니 혼자라도 무대가 어색해 보이지 않았다.
부상한 발목도 많이 괜찮아졌다. 방송에서는 아마도 부상에도 힘입어 무대를 완성하는 나도현으로 그려질 테지.
그렇지만 어색해 보이지 않는 건 내 목표치가 아니었기에, 나는 곡을 조금 더 편곡할 필요성을 느꼈다.
뮤지컬풍으로 편곡을 한다면 어떨까?
잠시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그건 아닌 것 같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건 ‘청량미’였다.
그렇기에 흔들렸던 마음을 되잡았다.
스무 번만 더 해 보자!
그렇다면 내 기준에 차는 무대를 완성할 수 있지 않을까?
일단 조금 쉬어야겠다.
연달아 연습을 했더니 발목에 슬슬 무리가 가는 것이 느껴졌다.
아이돌 시절에도 발목 부상이 잦았지만, 이번만큼은 그때보다 오래 가는 것 같았다.
“휴우, 부상을 얼른 이겨 내야지.”
나 혼자 중얼거렸다. 이 중얼거림은 아마도 연습실 카메라에 실릴 것이다.
너무 조용히 생각에만 몰두하는 것도 좋지 않다. 분량도 넉넉하게 챙겨야 했기에 적당히 퍼포먼스를 보여 주는 게 좋다.
똑똑─
“들어오세요.”
누가 들어오나 싶었는데, 조연출이 들어왔다.
“나도현 씨!”
왜 이리 나를 반갑게 맞이하지?
메인 연출과 같은 심리인가?
“네, 조연출님.”
“맹연습을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연습 중인 컷 하나 따도 될까요?”
“그럼요! 가능합니다!”
“그럼 준비해 주시겠어요?”
……쉬려고 했더니 연습하는 모습을 보여 달라니.
이런, 쉬는 건 글렀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