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new career singer who can read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57)
미래를 읽는 경력직 신인가수-57화(57/225)
“네. 한번 만나 뵙겠습니다.”
내가 그렇게 말을 하고 이틀이 지난 뒤.
‘너의 첫 번째 가수가 되고 싶어’ 메인 연출을 맡았던 피디와의 만남이 진행됐다.
“도현 씨, 오랜만이에요.”
피디가 매우 반가워했다. 그럴 만도 했다. 내가 프로그램의 화제성을 하드 캐리 했다고 봐도 될 정도였으니까.
“내가 첫 메인 연출을 맡았는데 대성공을 거뒀지. 덕분에 시즌2도 제작 예정이고! 이게 다 도현 씨 덕분이야.”
“아닙니다! 오히려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방송가 관계자들에겐 잘 보이는 게 좋다.
시즌2 이야기가 나온 걸 보면, 시즌1에서 우승을 차지한 내가 시즌2에 게스트로 초청될 가능성도 있어 보였다.
“잘 봐 주기는, 다 도현 씨가 재능이 있어서 그렇지. 추가로 부탁할 게 있다면 혹시 시즌2 하면 심사위원으로 참여할 생각 없어?”
역시, 내 예상대로다.
시즌2에 단순 게스트로만 초대받을 줄 알았더니, 심사위원 제안이라. 나야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가수’로서 인정을 받았다는 소리나 마찬가지였으니까.
“그렇게 해 주시면 저야 정말 감사하죠!”
“오케이. 이렇게 심사위원은 1명 정해졌고. 뭐, 사실 이 얘기는 나중에 해도 되고. 오늘 이야기하려는 건 우리가 보내 준 ‘하얀집’ 기획안 봤어? 우리는 도현 씨 캐스팅을 위해서 애쓰는 중이거든.”
나는 어떤 대답을 해야 피디님 마음에 들까 잠시 고민했다.
“기획안 보니까 심리전이더라고요. 제가 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꼭 출연해 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은 앨범을 낸 후에 프로그램 편성이 확정됐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말은 굳이 덧붙이지 않았다.
“오, 도현 씨가 이 프로그램에 출연해 주면 나야 좋지. 이번에 ‘너첫가’에 이어서 ‘하얀집’이 KBC에서 온 힘을 다하는 프로그램이거든. 그래서 화제성 높은 참가자도 필요해. 분야별로 인재를 모을 예정이거든. 기획안에서 봤듯 10인이 출연하는 것이고.”
“아, 그런가요?”
피디는 고개를 끄덕였다.
“가수는 도현 씨 한 사람만 출연시킬 예정이야. 그러니까 실컷 기대를 해 두라고. KBC에서 제대로 된 시청률을 이끌어 낸 오디션 프로그램의 우승자로서 대우해 줄 테니까. 설마 푸대접받을까 걱정하진 않았지?”
“아뇨, 걱정은 하지 않았는데….”
“그럼 다행이고. 다음 주엔 콘셉트 포토 촬영을, 그다음 주엔 본격적인 촬영을 보름간 진행할 예정이야. 그러고 보니… 도현 씨 매니저? 얼굴 낯이 익네.”
그러자 도하가 신이 난 듯 피디에게 말을 걸었다. 피디는 도하에게도 몇 번 안면이 있는 사람이었다. 도하가 타 소속사 배우를 케어할 적 알았던 사람이었다.
“안녕하세요! 류도하라고 합니다! 전에 배우 매니저 할 때 피디님을 몇 번 뵙곤 했었습니다!”
“아, 그래서 얼굴이 낯이 익구나?”
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업계에서 5년을 굴렀다는 말이 거짓이 아닌 듯 사교적이었다. 나는 도하가 제법 괜찮은 매니저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름지기 이 업계 매니저는 셋으로 나뉜다고 생각했으니까.
첫 번째 유형은 담당 배우나 가수, 개그맨 등의 손과 발이 돼야 하는데 그것에 적응을 못 하고 업계를 떠나는 사람. 두 번째, 고된 일의 연속에도 매니저 일만이 몸에 맞아 매니저 생활을 이어 가며 기어코 소속사를 차리는 사람. 세 번째로는 업계에서 잘나가는 연예인을 케어하게 됨으로써 자신이 잘난 줄 알고 오히려 갑질을 하며 뒤로 욕을 먹고, 자신이 케어하는 연예인의 약점을 쥐고 흔드는 사람이 있다.
도하는 그중에서 두 번째 유형에 속하는 듯했다. 나는 안심했다.
“네! 제가 이번에 우리 형님을 모시게 되었는데요, 정말 잘 부탁드립니다! 피디님만 믿고 우리 형님 부탁드려요! 시청률의 제왕 아니십니까!”
“그렇게 말을 해 주니 고맙네. 이 친구, 마음에 쏙 드는걸. 우리 쪽 일 배워 보지 않을래?”
피디의 농담 같은 말에 도하는 시원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나라도 탐나겠다, 저런 성격. 나는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다 보니 앞으로 도하와 함께 일을 하면서 배워 나가는 것도 좋겠다 싶었다.
“그럼, 다음 주에 보자고!”
“여기 명함 전달드립니다! 도현 형님 다시 한번 잘 부탁드립니다!”
도하가 90도 인사를 하고선 자리에서 일어났다.
녀석, 태도가 참 마음에 든다.
* * *
[단독] ‘너첫가’ 우승자 나도현, KBC의 아들 되나?‘너첫가’ 우승자 나도현의 첫 행보가 KBC 새 심리 예능쇼 ‘하얀집’인 것으로 밝혔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나도현은 최근 KBC 피디와 만나 KBC의 새 심리 예능쇼 ‘하얀집’ 출연을 확정 지었다.
‘하얀집’은 경찰이 경비를 맡으며, 참가자 10인이 15일 안에 하얀집에서 벗어나야 하는 심리 추리 예능 프로그램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각 분야 전문인들에게 출연 제안이 갔으며, 나도현을 제외한 9인의 모습 역시 차주 모습을 공개될 예정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나도현이 ‘너의 첫 번째 가수가 되고 싶어’ 이후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며 앨범 발매가 미뤄진 것으로 안다. 그는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후, 가수로서의 행보를 이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한편 나도현은 KBC 대규모 오디션 프로그램 ‘너의 첫 번째 가수가 되고 싶어’에서 우승했다.
* * *
허니들 모여 봐 이번 예능 출연 어떻게 생각해?
나는 이번에 도혀니가 앨범 발매부터 미니라도 차근차근 내고 활동해 주길 바랐는데 예능부터 나올 줄은 몰랐어 ㅠ 아무리 KBC 우승자라지만 ㅠ 내가 과한 걸 바란 걸까?
기사 보면서 도혀니가 음악 활동에 지쳐서 예능으로 리프레시 하면 된다고 생각은 하는데 마음으로는 잘 받아들여지지가 않아서 그래 ㅠ 허니들 생각은 어때?
└허니가 누구임?
└└도혀니 -> 허니 라고 해서 나도현 팬들 부르는 지칭임
└나는 좋기만 하던뎅 일단 머리 쓰는 심리 예능이잖아 까보지도 않은 프로그램에 스트레스 받지는 말장 허니야
└좋은 떡밥 플에 마이너스 플;;;; 솔직히 당황스럽네 글쓴 허니야
└└2222222222222
└사실 나도 앨범 미니든 싱글이든 뭐든 먼저 나올 줄 알았다가 기껏 기다리고 기다린 게 앨범이 아니라 예능이 먼저라서 좀 식음
└└식었으면 탈덕하시구요 멀리 안 나갑니다~~~~~~~~~~~~
└└└누가 탈덕한다고 했음? 기대감이 식었다는 소리지 하여간 요즘 애들 난독 개심함 너나 탈덕하세요~~~~~~~~~~~~~~~~~~!
└나는 좋기만 하던데 ㅋㅋㅋㅋ 다른 예능도 아니고 저 예능 KBC에서 각 잡고 만드는 중일걸? 내가 알기론 그래
└└헐 정보 좀
└└└ 댓허니인데 많이는 못 알려 주겠지만 도혀니 이번 기회 잘 잡으면 올해의 예능 신인상까지도 가능할 프로그램임 이번에 KBC에서도 각 잡고 만드는 거라 내부에서도 반응 꽤 좋음ㅋㅋㅋㅋㅋ 웬만한 OTT에서 만드는 예능보다 퀄 개좋음~~~~~~~~~~~ 난 허니라서 행복하다~~~~~~~~~~~~~~~~~~~~~~~~~~~~!
└└└└헐 기대감 증폭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고마워 ㅠ
└└└└└진짜 이 허니 말3대로 도혀니 이왕 출연하는 김에 예능 신인상까지도 받았음 좋겠네 ㅋㅋㅋㅋㅋ 마플 달릴 뻔했는데 긍정적 소식 고마워 허니야 복받아!
* * *
도현은 집에서 독립부터 하기로 결정했다.
받은 계약금 1억 원에 상금으로 받은 것도 있었고, 회사 근처에서 혹은 방송국들이 밀집돼 있는 근처에 집을 얻는다면 꽤 좋을 것이라 판단했다.
거기다가 앞으로 불규칙한 생활을 할 테니 부모님과 함께 사는 건 민폐라는 생각이 든 것도 한몫했다.
“그러니까, 형님 집 옮기신다는 거죠?”
매니저인 도하가 다시 한번 확인했다.
도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다음 주 돼서 ‘하얀집’ 들어가기 전에 집을 먼저 옮길까 해. 휴엔터에서도 가깝고, 방송국에서도 가까운 중간 거리로 잡으려면….”
“그렇다면 역시 마포나 합정 쪽이 낫지 않겠어요?”
“그런데 그러면 도하 네가 불편하잖아. 휴엔터는 강남에 있는데 거기까지 운전해서 가려거든 힘에 부칠 테고.”
도현의 걱정에 도하는 손을 내저었다.
“에이, 형님. 그건 일도 아닙니다! 매니저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죠. 방송국에서 더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하는 게 나을 거예요.”
“흐음… 예능 프로그램은 방송국에서 스튜디오 진행보다는 세트를 따로 지어서 하는 경우가 많고. 음악 프로그램은 방송국 스튜디오를 사용하고. 고민이네.”
도현은 걱정의 연속이었다. 어디로 이사를 가야 잘 갔다고 할지 고민이었다.
“도하야, 네가 전에 맡았던 분들은 주로 어디 사셨어?”
“청담동, 한남동, 주로 뭐 이런 곳에 거주를 하셨죠. 아무래도 한남동 비율이 가장 컸을걸요?”
순간 도현은 입이 쩍 벌어질 뻔했다. 청담동이야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겠지만, 한남동은 집값을 생각한다면… 도하가 맡은 연예인들이 대부분 슈퍼스타였다는 소리.
“너 경력이 도대체 어떻게 되냐…. 한남동 사는 분들은 웬만한 인지도로는 그 정도 돈을 모을 수가 없었을 텐데.”
“그렇긴 해요. 근데 톱스타라고 해서 뭐…. 한남동은 최근에 길이 많이 막혀서 추천하지 않고 싶고요. 물론 가격대가 형님이 얼마까지 생각하시는진 몰라도 너무 비싸고, 과해요.”
“흠, 사실 나도 조그만 투룸 집 구하고 싶거든. 같이 매물 알아보러 다녀 줄 수 있겠어?”
도현의 제안에 도하는 한껏 신나서 그럴 수 있다고 답했다.
“당연하죠! 형님이랑 같이 다니면 좋아요!”
“유명한 분들이랑 같이 다니다가 나랑 다니니까 어때? 불편한 건 없고?”
그러자 도하가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말을 이어갔다.
“형님, 그거 괜한 걱정이에요. 유명한 사람이면 뭐 해요. 성격이 개차반도 있었는걸요. 연이어 개차반 두 번 겪고 이 업계 떠날 생각도 했었어요. 때마침 영장 날아와서 군대 다녀온 게 다행이지. 제 경력엔 도움이 되긴 했어요.”
“아, 그래. 그것도 맞는 말이긴 하다.”
“아무튼 형님, 매매하실 거예요, 아니면 전세?”
“내가 아무리 돈을 모았어도 무명 시간이 긴데, 전세지. 투룸 전세 가격 괜찮고 방 아늑하면 되고, 방송국과 휴엔터 둘 모두에게서 가까운 곳으로 가면 좋겠어. 나보다 도하 네가 지리를 잘 알 듯해서 부탁한다.”
“예! 형님.”
도하의 깍듯한 대답에 도현은 ‘이 녀석, 꽤 괜찮고 믿을 만한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도하야, 그럼 들어가 봐. 오늘 수고했다.”
“수고는요. 형님 케어하면서 온갖 방송 스케줄 잡아 오는 게 제 역할이죠. 형님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선 밤낮없이 달려야죠!”
“조만간 홍삼 좀 사 줘야겠네.”
“형님, 이왕이면 홍삼 말고 종합비타민으로 사 주십쇼! 제가 홍삼은 몸에 안 맞거든요!”
너스레를 떠는 도하의 말에 웃음이 터진 도현은 잘 들어가라고 다시 한번 인사했다.
도하가 차를 몰고 가는 걸 본 다음이었다.
어둑어둑한 기운이 아파트 단지에도 머물렀다. 도현이 아파트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려는데, 누군가 도현을 불렀다. 어디선가 들은 적 있던 목소리였다.
“나도현 씨?”
“네?”
도현이 대답을 하며 뒤를 돌려는 순간이었다.
퍽─!
도현은 비틀거리다 쓰러졌다.
검정색 우비를 걸친 남자는 이내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