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new career singer who can read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60)
미래를 읽는 경력직 신인가수-60화(60/225)
들어온 사람은 다름 아닌 유명한 롤플레잉 게임의 게이머 플라즈마였다!
도현도 한때 그 게임을 했었기에 알 수 있었다.
아니, 게임을 모른다 하더라도 ‘플라즈마’라는 이름을 들으면 누구나 다 플라즈마의 얼굴을 떠올릴 정도로 유명 인사였다.
이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 ‘하얀집’에 같이 출연을 하게 된다니!
도현은 두근거렸다. 개인전이라 라이벌 관계였지만, 플라즈마와 연이 생긴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와, 플라즈마 씨까지 출연하네.”
누군가 중얼거렸다. 다들 플라즈마의 얼굴을 알아본 모양이었다.
도하는 도현의 옆에서 한마디했다.
“형님, 제 매니저 생활 중 유일하게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플라즈마 님 사인 한 장만 받아다 주세요.”
“나까지 포함해서 두 장 받을게. 얼른 종이 가져와.”
“여기요.”
도하는 기다렸다는 듯 가방에서 A4 용지를 꺼냈다. 언제 어디서 도현이 사인을 할지 몰라 준비해서 다니던 것인데, 이런 타이밍이 올 줄은 몰랐다.
도현은 일어서서 플라즈마에게 다가갔다.
“플라즈마 님, 안녕하세요! 가수 나도현이라고 합니다.”
플라즈마는 도현을 알아봤는지 매우 반갑게 인사했다.
“엇! 프로그램 출연한 거 봤어요! 노래 굉장히 잘 부르시던 잘생긴 분…. 실물이 훨 나으신데요?”
플라즈마는 생각보다 활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사생활을 보면 주로 게임에 몰두하고 음악을 좋아하는 내향적인 성격일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그 ‘능소화 아래서’ 부르신 거 진짜 좋았어요. 제가 선화승 진짜 좋아하거든요.”
“감사합니다! 제 노래를 들어 주셨다니 정말 영광입니다! 그런 김에… 사인 두 장만 부탁드려도 될까요? 저랑 제 매니저가 플라즈마 님 팬이거든요.”
“그럼요! 가능하죠!”
플라즈마는 종이와 펜을 받아들고선 사인을 했다.
도현의 것과 도하의 것에 각각의 메시지를 남겼다.
도현은 사인을 들곤 뿌듯하게 말했다.
“가보로 여길게요. 감사합니다, 플라즈마 님! 이렇게 같이 출연하게 돼 영광입니다! 멋진 게임 해 보자고요!”
“저야말로 영광입니다. 잘 지내 봐요!”
‘이 프로그램 촬영이 끝날 때쯤에는 연락처를 얻어 내는 것도 가능하겠지?’
도현은 그런 생각을 하며 자리로 돌아갔다.
“도하야, 여기. 사인 받아 왔다.”
“형님, 대박! 저 진짜 이거 가보로 여길게요. 플라즈마 님이 ‘오래오래 행복하세요’ 같은 메시지를 남겨 주시다니….”
그런 도하를 보자 도현은 자신이 다 뿌듯해 미소를 지었다.
예전엔 유명인들에게 사인을 해 달라고 해도 받아 본 경험이 없었다.
다들 얼떨떨해하며 거절했기 때문이었다.
새삼 자신의 인지도가 올라갔다는 것에 뿌듯해졌다.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도 잠시.
메인 연출을 비롯한 제작진이 회의실에 들어서자 자리가 없어서 매니저들은 서 있어야 할 정도로 꽉 찼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하얀집’ 메인 연출을 맡은 배성준 감독이라고 합니다.”
배 감독이 인사를 하자, 출연진은 가볍게 박수를 쳤다.
“뜨거운 인사 감사합니다. 그럼 출연진을 소개하겠습니다. 제가 소개를 하면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가벼운 인사를 해 주시기 바랍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럴게요!”
도현은 주변을 다시 둘러봤다. 역시 플라즈마를 제외하고는 아는 사람이 없었다.
“제일 첫 번째로 소개해 드릴 분은… 한국과학대학교에서 양자역학을 가르치시는 박지훈 님이십니다. 일어나서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한국과학대학교에서 무려 양자역학이라니!
도현은 첫 번째 출연자부터 대단함을 느꼈다.
한때 취미로 책을 읽다가 양자역학을 공부하려 해 봤지만, 역시 공부는 자신의 영역이 아닌 것을 깨닫고 책을 책장이 고이 모셔 둔 바가 있다.
날렵하고 예리한 눈빛, 안경을 써서 돋보이는 지적인 이미지인 지훈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안녕하세요, 박지훈이라고 합니다. 조금 전 소개대로 한국과대에서 양자역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 말에 배 감독이 말을 덧붙였다.
“참고로 제가 빼먹은 말이 있는데, 이분 27살에 교수 되셨습니다. 한국과대 최연소 교수인 셈이죠.”
“수줍습니다. 그럼 이만 제 소개를 마치겠습니다.”
지훈이 자리에 앉고 나자 배 감독은 두 번째 인물을 소개했다.
“두 번째 인물은…. 이분, 대한민국에서 K-게임을 이끄는 분이죠? 다들 모르실 것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프로게이머 플라즈마 님! 팀 로타의 주장으로서 3년 연속 우승을 이끌기도 했고, 개인전에서 1위를 수차례 하신 분이죠. 소개 부탁드립니다.”
팀 로타의 주장이기도 한 플라즈마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 소개는 배 감독님이 다 해 주셔서, 저는 간단하게 인사하겠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이상 플라즈마였습니다.”
그렇게 순서대로 인사를 나누는 시간이 진행됐다. 유명 국어 강사 한지은을 시작으로 아나운서 최도연과 부진현, 개그맨 진욱제, 배우 유명한, 시사?교양 프로그램 피디 차재현, 웹소설 작가 망고즙 그리고 도현까지 모두 인사를 했다.
배 감독은 마이크를 잡고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기획안을 보고도 궁금한 게 많으실 테니, 본격적으로 심리 예능 쇼 ‘하얀집’에 대해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들 자세를 고쳐 앉으며 배 감독의 말을 경청하기 시작했다.
“이번 미팅이 진행된 후에 콘셉트 포토 촬영이 진행될 겁니다. 그 이후에는 누가 출연하는지 언론 보도 자료가 나갈 예정이고요. 첫날 촬영분으로 티저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여기까진 이해하기 쉬우시죠?”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게임의 의도는 기획안과 같습니다. 15일 안에 하얀집에서 가장 먼저 벗어나는 것이 목표이며, 가장 먼저 탈출한 사람에게 상금 3억 원의 기회가 주어집니다!”
“와, 농담이 아니라 진담으로 현금 3억 원이었어요?”
개그맨 진욱제가 감탄하며 말했다.
배 감독은 씨익 웃어 보였다.
“기간 안에 가장 빠르게 탈출한다면 복권에 당첨되는 셈이죠. 그만큼 KBC에서도 ‘너첫가’에 이어 관심을 두고 지켜보고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이야, 제가 꼭 하겠습니다! 개그맨들, 머리 좋거든요!”
진욱제의 열기에 다들 가벼운 웃음소리를 냈다.
“욱제 씨의 열정, 프로그램 촬영 시에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자, 그럼 설명 이어 갈게요. 경비는 10명이 있습니다. 출연진과 동일한 수입니다. 방은 총 30개. 참가자 10인은 첫 번째 방에서 시작을 하게 됩니다. 첫 번째 방은 머물 수 있는 제한 시간이 없고, 퀴즈도 없습니다. 여기까지도 쉽죠?”
다들 다음 단계로 넘어가길 바라는 눈치였다.
“방에서 방으로 이동할 땐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그사이 경비의 눈을 피해야 합니다. 하루에 최대 3칸까지 이동할 수 있습니다. 단, 방 수용 인원은 단 2명뿐. 3명 이상이 된다면 랜덤으로 주어지는 퀴즈를 풀어야 합니다. 먼저 푸는 순서대로 방에 남을 수 있습니다.”
아나운서 최도연이 질문이 있다며 손을 들었다.
“방을 탈출할 때에 기준이 있나요? 문 열었는데 바로 경비가 있다고 잡아갈 리는 없잖아요.”
그 말에 배 감독은 이런 질문을 기다렸다는 듯 답했다.
“두 발이 모두 방 안에 있다면 잡혀가지 않습니다. 한 발이라도 밖으로 나와 있다면 밖으로 나온 것으로 간주해 잡혀가게 됩니다. 또 다른 질문 없습니까?”
“질문 있습니다. 그렇다면 각방마다 퀴즈가 있겠네요?”
박지훈 교수가 질문을 던졌다.
“그렇습니다. 방마다 퀴즈가 있고, 최대 인원 2명 초과 시 또 다른 퀴즈가 주어지게 되는 셈이죠. 그러니까 하루에 몇 칸을 이동할지, 10인 내에서 눈치를 잘 봐야 한다는 이야깁니다. 심리전을 펼쳐야 하죠. 밖으로 나갈 것이냐, 말 것이냐.”
“설명 감사합니다!”
“물론 2명만 남게 되더라도 문제를 3시간 내 풀지 못할 경우 경찰이 들이닥치게 됩니다. 그렇다면 감옥에서 하루를 보내고 다시 첫 번째 방으로 가게 됩니다. 무려 24시간을 낭비하게 되는 셈이죠.”
다들 진지한 표정으로 배 감독의 말을 듣고 있었다.
“여기 계신 분 중 누군가는 배신을 할 수도, 아니면 누군가에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미리 말씀을 드리자면, 우리 제작진은 맹렬하게 편집을 할 것입니다. 아주 긴장감이 넘치게 말이죠.”
다시 말하자면 악마의 편집, 아니 대악마의 편집이 진행된다는 소리였다.
“이에 동의하시는 거죠?”
도현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너첫가’에 이어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였다.
그뿐만 아니라 만약 1위까지 하게 된다면… 3억 원이라는 상금을 손에 쥘 수 있게 된다.
“예! 동의합니다! 우승은 어차피 제가 할 거거든요!”
진욱제가 개그맨답게 웃음을 안겼다.
“그럼 출연진끼리 자유롭게 인사도 나누고 하세요. 아직 여러분끼리는 라이벌이 아니니까요.”
스태프들이 카메라를 들고 현장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도현은 한 명 한 명에게 다가가 인사를 했다.
다들 높은 시청률을 보였던 ‘너첫가’를 본 모양인지 도현에게 인사를 해 왔다.
“반갑습니다. 배우 유명한이라고 합니다. 주로 액션 영화 조연을 맡고 있어요. 네 번째 데뷔에 성공한 나도현 씨의 이야기는 저에게 엄청난 희망을 줬어요.”
“유명한 님, 반갑습니다! 제 이야기가 희망이 되었다고 말씀해 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유명한과 도현은 악수했다. 유명한은 정말 감동받은 모양인지 사인도 해 달라고 했다. 사인을 해 주며 힐끔거리며 유명한을 봤더니 낯이 제법 익었다.
“혹시, 영화 ‘넌 나의 밤’에 출연하시지 않으셨어요? 독립 영화요!”
도현이 OST를 불렀던 영화였다. 독립 영화였기에 페이가 매우 싸긴 했지만, 이것도 경력이 되려나 싶어 불렀었다.
“어! 맞아요. 어떻게 아세요?”
“아, 제가 ‘넌 나의 밤’ OST에 참여했었거든요. 타이틀곡 ‘넌 나의 밤’을 제가 불렀었어요.”
“와! 이것도 인연이네요. 정말 반가워요.”
유명한은 사교성이 좋은 모양인지 악수하던 손을 내려놓고 도현을 덥석 안았다.
그 바람에 도현은 살짝 놀랐지만, 이렇게 친목을 다지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사람이 꽤 좋아 보였다.
“저… 웹소설 작가 망고즙이라고 하는데요.”
자신의 얼굴 크기 반을 차지하는 커다란 안경을 쓴 여성이 도현에게로 다가오며 말을 걸었다.
“이번에 도현 님께 입덕했거든요…. 투표도 열심히 하고, 제 주변 사람들 다 도현 님께 투표했어요! 그 정도로…. 그리고 이 프로그램에 도현 님 나온다고 하셔서 출연 결정을 내렸거든요. 원래 얼굴 공개하는 거 안 좋아하는데….”
“아, 감사합니다! 제 팬이시군요! 사인해 드릴까요?”
“감, 감사합니다!”
여성이 들뜬 목소리로 답했다. 도현은 도하에게 종이를 건네 받아 사인을 해 준 다음, 망고즙에게 가벼운 포옹을 해 줬다. 망고즙의 귀 끝이 붉게 물드는 것이 보였다.
“저, 정말 감사합니다!”
이후로도 도현은 다른 출연진과 인사를 나눴다. 모든 출연진과 인사를 나눴을 즈음에는 퇴근할 시각이었다.
배 감독은 사이 출연진을 보면서 좋은 시작이라고 생각했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면 어차피 심리전으로 가기에 어찌 될지는 모르겠지만, 출발선의 총소리는 예감이 좋게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