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new career singer who can read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96)
미래를 읽는 경력직 신인가수-96화(96/225)
도현은 옆에 있던 다른 가수가 쿡쿡 찌른 뒤에야 현실을 자각하고 무대 위로 올라갔다.
얼떨떨했다.
자신이 정말 대상을 수상했다고?
다른 것도 아니고, 비평가들이 올해의 앨범으로 자신의 앨범을 선택했다고?
트로피와 꽃다발이 건네지자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아…… 음. 솔직히 저 너무 믿기지 않아요. 올해의 앨범으로 제가 꼽힐지 몰랐습니다. 조금 전에도 보셨겠지만…… 제가 이런 상을 수상한다는 것이 너무 감사할 뿐입니다. 이 상을 받게 해 주신 분들 모두 감사하고, 앞으로도 더 좋은 음악으로 여러분을 찾아뵐 수 있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이 상을 미리 예견이라도 했다면, 수상 소감을 더 열심히 준비라도 했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 소감이었지만, 도현은 무대에서 내려왔다.
강호가 다가와 도현의 어깨를 감싸며 축하한다고 전했다.
“호야 형, 형도 고생 많았습니다! 형이 곁에서 제 멘탈을 잡아주신 덕분이에요.”
“내가 뭘 한 건 없지. 다 네가 잘하니까 받은 거지. 축하한다, 도현아. 우리 가수 수상했네.”
그렇게 시상식이 끝나고, 관객석을 바라봤다.
도현이 참가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온 팬들이 꽤 있어 보였다.
휴대폰 화면에 [나도현 축하해] 메시지를 띄워 플래카드를 대신한 팬들도 보였다.
도현은 그들을 향해 머리 위 하트로 마음을 전했다.
이윽고…….
도현은 팬들이 앉은 좌석 가까이로 다가갔다.
“여러분!”
도현이 부르는 목소리에 팬들이 까르르 웃었다.
“혀니, 축하해!”
“나도현 최고다!”
“대중성까지 잡은 앨범! 역시 나도현!”
“도현아, 고생 많았어! 내 첫 번째 가수, 축하해!”
팬들의 축하 메시지가 전해지자 도현은 자신이 수상했다는 것이 점점 더 실감 났다.
“모두 여러분 덕분입니다. 여러분, 제가 사랑하는 거 아시죠? 여러분이 곁에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어요.”
도현은 왈칵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지만 참았다.
다른 것도 아니고 이 업계에서 ‘음악성’을 인정받았다.
한국대중음악상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그 누구든 상상하지 못할 터.
‘내가…… 음악성으로 인정을 받다니. 처음 데뷔할 때만 해도 꿈꾸지 못했던 일…….’
도현은 다시 한번 팬들에게 감사하단 인사를 전하며 물러났다.
팬들은 무대 뒤로 사라지는 도현을 향해 연신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 * *
“수상하고 오니까 어떻습니까?”
오늘은 휴엔터 입사 이래 처음으로 이준혁 피디가 한잔하자고 한 날.
이준혁 피디도 들떠 보였다.
도현의 앨범을 만드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게 이 피디라고 해도 될 터.
물론 도현이 자신의 자작곡을 넣고 작곡과 작사에 참여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지만, 이 피디가 총괄로 나섰으니 말이다.
“저 진짜 믿기지 않습니다.”
“그럼요. 당연히 믿기지 않겠죠. 이 소식을 들은 나도 믿기지가 않는데.”
이 피디는 맥주를 쭈욱 들이켰다.
도현 역시 목이 말라와서 맥주를 마셨다.
“언제나 그렇듯 올해도 경쟁이 쟁쟁했잖아요. 전 올해 네 번째 데뷔를 했고…… 그런 제가 수상을 했으니 더욱 믿기지 않는 거예요. 상 받으러 일어나야 했는데 혼잣말로 중얼거리다가 영상에 찍히기도 하고.”
이 피디가 미소 지었다. 그의 미소는 보기 드문 것이었다.
“그럴 만도 하죠. 내가? 이 상을 받는다고? 다른 분야도 아니라 총체적으로 합산해 가장 좋은 평을 받는 대상을 준다고? 이런 생각이 들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맞아요, 피디님. 딱 그런 생각이 드니까 올해 했던 고생들…… 그런 것도 머릿속을 스쳐가고, 여러모로 한 해를 마무리함에 있어서 감정이 남다르더라고요.”
“남다를 수밖에요. 아무튼 축하합니다. 건배!”
“건배!”
* * *
그렇게 도현의 입지가 다져지고 난 뒤.
도현은 자신의 두 번째 정규 앨범을 준비하며 동시에 월간 도현 작업, ‘너첫가’ 시즌2 심사위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그동안 DJ였던 프로그램과는 이별을 고했다. 단기간이었지만 정이 들었었는데…… 아쉬움은 남았지만 앞으로 또 다른 기회가 찾아오리라 생각하며.
지금 도현이 있는 곳은 올림픽공원 핸드볼 경기장.
‘너첫가’ 시즌2의 예선 심사가 진행되는 날이었다.
도현은 약 1년 전, 자신이 두근두근하며 예선 심사를 봤던 것을 떠올렸다.
그랬던 자신이 우승을 하고, 이젠 심사위원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게 되다니.
“자, 들어오세요!”
좋은 재능들이 빛을 못 보고 나오지 못했던 걸 발굴해서 좋은 가수로 만들어야겠다는 일념으로 도현은 임하기로 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그룹 더썬으로 활동한 바 있던 이선빈이라고 합니다!”
남자는 씩씩하게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더썬.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던 이름이었다.
“혹시 활동을 어떻게 했는지…….”
“요즘 말로 지하 아이돌이라고 하죠. 줄여서 지하돌. 그렇게 행사만 뛰다가 해체했습니다.”
“……아. 그렇군요.”
도현은 눈앞에 기타를 들고 서 있는 남자가 얼마나 가수 생활을 열망했을지 상상했다.
자신의 과거와 겹쳐 보이기도 했다.
그런 만큼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해 심사를 보기로 했다.
“노래 시작해 주시겠습니까.”
“제 자작곡 무대를 보여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목은 ‘오늘 하루’입니다!”
남자는 자신 있게 자신의 자작곡 ‘오늘 하루’를 부르기 시작했다.
도현은 집중해서 무대를 감상했다. 남자는 목에 핏대가 올라올 만큼 열심히 노래를 불렀다.
“잘 들었습니다.”
1절이 끝나자마자 도현은 말했다.
좋은 보컬이면 1절까지, 그 이하면 중간에 끊을 것.
이게 제작진으로부터 내려온 지시였다.
1절까지 들었으니 남자의 보컬은 증명된 것.
“좋은 노래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합격입니다!”
그렇게 심사위원으로서 역할이 시작됐다.
중간중간 꽤 괜찮은 사람이 보였다.
도현이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총 50명.
한 명 한 명 심사하는 데에 심혈을 기울였다.
쉬는 시간이 다가오고, 이전 시즌 심사위원인 선화승과 재회했다.
“도현 씨, 요즘 활동 잘 봤어요. 따로 연락을 한다는 게 깜박했는데.”
“감사합니다!”
“과연 내 곡 ‘능소화 아래서’를 부른 사람답다고 할까. 곡 바리에이션도 넓어지고, 보컬이 더 매력적이라고 할까요?”
“선생님, 좋은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선생님은 무슨…… 그때야 심사위원이었지만, 이제는 같은 심사위원이기도 하고. 안 그래요? 프로그램 때도 내내 얼굴을 볼 텐데.”
도현은 그럼에도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빼놓지 않았다.
“저에게는 은인이시죠. ‘능소화 아래서’라는 곡을 부르지 않았더라면…… 선화승 선생님의 곡을 고를 수 있던 게 정말 큰 운으로 다가오지 않았나 이런 생각을 한 적 있거든요.”
“과찬입니다. 그때는 긴장한 기색도 많이 보였는데 이제는 능숙하게 과찬도 할 줄 아네요?”
그 말을 하며 선화승은 웃었다.
도현은 시즌1 때까지만 해도 자신이 새삼 긴장을 많이 한 상태로 임하고 있었다는 걸 인지했다.
지금이야 대상도 수상하고 여유로운 마음가짐으로 숨겨진 보석을 찾아내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지만.
“아무튼, 남은 시간. 잘해 보자고요. 파이팅입니다. 도현 씨.”
“감사합니다! 열심히 해서 좋은 친구들을 발굴해 내도록 하겠습니다!”
훈훈한 장면이었다.
도현은 다시 심사위원석으로 돌아갔다.
첫 번째 심사는 일대일로 진행되는 만큼, 자신의 선택이 소중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과거 자신이 이 자리에서 김남현을 만나 아슬아슬했던 것을 잠시 떠올리던 도현은, 이 자리의 중요성을 인지하고는 앞에 선 사람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과연 이 사람이 대중성을 잡을 수 있을까?
이 사람의 가능성은 어디까지일까?
같은 것들을 상상해 보며.
그렇게 한 명 두 명 합격자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 * *
저녁이 되고…….
도현의 마지막 선택만이 남았다.
그때.
이제 마지막 차례가 다가왔다.
“이제 마지막 참가자네요.”
스태프도 지친 건지 그리 말하며 참가자를 들여보냈다.
“안녕하세요. 저는 더썬이라는 그룹 출신의 최창현이라고 합니다!”
“……?”
“혹시…… 더썬 내에서 두 분이 함께 출연하신 건가요? 제가 처음으로 심사를 보셨던 분이 더썬의 이선빈 씨였는데요.”
“아아…… 그 친구도 참석했나요?”
사이가 좋지 않은 건지 최창현의 얼굴이 미묘하게 일그러졌다.
“네, 그렇습니다. 잘 몰랐나 보군요. 그래서 준비한 곡은요?”
“제 자작곡 ‘오늘 하루’입니다.”
“……네?”
“‘오늘 하루’입니다! 잘 들어 주세요!”
“일단 불러 보시죠.”
설마, 곡 제목까지 같은 것이겠어?
하는 순간.
오전에 들은 낯익은 멜로디와 가사.
둘 다 자신의 자작곡이라 했으니 둘 중 하나는 표절이다.
“잠시만요.”
도현은 스태프에게 신호를 보냈다.
도현의 감이 말하고 있었다.
“참가자분, 잠시 대기해 주시겠습니까?”
참가자가 나가고 나서 도현은 주머니에 있던 타로 카드를 꺼냈다.
혹시 몰라 챙겨왔던 것이었다.
심사 결과를 결정 내리지 못할 때 쓰려고.
그런데 지금은 아니었다.
둘 중 하나는 자신의 곡이 아닌 것을 자신의 곡이라 우기는 것이었다.
코드 구성과 멜로디, 가사까지 같았다. 차이라면 부르는 사람이 누구냐는 것일뿐.
도현은 카드를 섞어서 결과를 봤다.
‘이선빈 씨가 표절일까요?’라는 질문에 카드는 YES라는 답변을 내놨다.
“도현 씨, 타로 카드도 볼 줄 아세요?”
스태프가 놀란 듯 물었다.
도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오전에 제가 처음 본 더썬이라는 그룹 출신의 이선빈 씨랑 저 최창현 씨. 둘 중 하나가 표절입니다. 굳이 말하자면…… 이선빈 씨가 자신의 곡이 아닌 것을 자신의 곡이라고 들고나왔다고 볼 수 있겠네요.”
“……아?”
“코드 구성부터 노랫말까지 같지 않은 게 없습니다. 한마디로 표절이죠. 아니, 표절이라기보다 좋은 곡을 탐낸 사기꾼이라고 표현을 해야 옳겠다 싶은데요.”
그가 이런 말을 하는 동안에도 카메라는 돌아가고 있었다.
“이선빈 씨에게 연락해서 최창현 씨와 삼자대면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이선빈 씨 통과시켰던 걸 번복하는 수밖에요. 그리고 최창현 씨를 다시 입장하게 해 주세요.”
최창현이 다시 심사장으로 들어왔다.
“이 곡 작업을 언제 하셨습니까?”
“3년 전 10월 12일에요. 제가 정확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날 공연이 있었거든요. 공연 끝나고 나서 바로 떠오른 아이디어로 작곡을…….”
“알겠습니다. 일단 결과는…… 보류입니다.”
그러자 최창현의 얼굴이 다시 한번 일그러졌다.
“왜죠?”
“이 곡을 이미 부른 사람이 있습니다. 같은 구성, 같은 노랫말로요.”
“예?”
최창현은 당황스럽다는 듯 물었다.
“저 말고 다른 사람이 이 곡을 불렀다고요? 이 곡은 제가 작곡한 곡입니다! 어디에 공개한 적도 없…… 아, 혹시…… 이선빈이 이 곡을 부른 건가요? 그 친구가?”
도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최창현의 얼굴이 변했다.
“……몹쓸 새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