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new career singer who can read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97)
미래를 읽는 경력직 신인가수-97화(97/225)
예민함이 가득 담겨 있는 최창현 참가자의 얼굴.
“이선빈 씨도 ‘오늘 하루’라는 곡을 들고나왔습니다. 둘 다 같은 코드 구성과 노랫말. 이는 둘 중 하나가 자신의 곡이 아님에도 자신의 곡이라 주장하고 있다고 보이기에 진실을 밝히려고 합니다.”
제작진의 카메라가 늘어났다.
이런 이슈를 빼놓을 제작진이 아니었다.
거기다가 방송상 처음으로 공개된 타로 카드로 점쳐 진실을 알아내는 방법이라니.
만약 도현이 말한 대로 이선빈이 자신의 곡이 아님에도 여유롭게 자신의 곡인 척 들고나왔다면 그 역시 화제가 될 일.
제작진으로서는 시청률을 높일 수 있는 것을 찾은 셈이었다. 그것도 이전 시즌 우승자 나도현에게서.
“……심사위원의 자격으로, 제작진과 협의하에 이선빈 씨, 최창현 씨와의 삼자대면을 요청하는 바입니다. 이상입니다.”
* * *
[너첫가 이번 시즌2 소문]나도현이 타로 카드로 자기 곡 아닌 거 들고나온 사람 알아맞혔다고 함
└에이 어떻게 타로로 그런 걸 알아맞힘?
└나도현이 기가 막히게 찾아냈다던데
└하필 나도현의 첫 심사이자 마지막 심사 본 사람들이 같은 그룹 출신인데다가, 같은 곡을 들고나왔다는가 봄 그래서 스태프 알바 뛰었던 내 친구 말로는 나도현이 그걸 귀신같이 알아채고는 타로 카드를 보더니 결과를 알아냈다고 ㄷㄷㄷㄷ
└나도현이 타로 카드를 볼 줄 안다고? 팬인 나도 처음 듣는 소식인데?
└이런 말 좀 그렇긴 한데 나도현 할아버지가 박수무당이셨잖아 님들 몰랐음?
└그건 또 처음 듣는 이야기네 ㅋㅋㅋㅋ 나도현이 신기를 물려받았다고?
└에이, 도현이 그런 이야기는 10년 차 팬인 나도 처음 듣는데
└동네 주민들 사이에선 유명한 이야기임 나도현 할아버지 만신이셨음 그래서 가수 생활 반대했다고도 하고 ㅋㅋㅋㅋ 팬들이 모르는 건 의외인데? 팬 맞음?
* * *
그리고 진행된 이선빈, 최창현과의 삼자대면.
서로의 진술이 엇갈렸다.
이선빈은 2년 전 작곡했다고 했으며, 최창현은 3년 전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두 가지 더.
진술에서 엇갈린 것이 있었다.
이선빈은 코드 하나를 다르게 외우고 있었다.
최창현은 코드를 완벽하게 소화했으나, 이선빈은 코드 하나를 다르게 외우고 있었다는 것.
그뿐만 아니라 결정적 증거가 있었다.
이에 진실은 밝혀질 수 있었지만, 제작진은 삼자대면하게 된 이상 결정적 증거를 늦게 밝히자고 했다.
도현은 악마의 편집으로 가는 걸 원친 않았지만, 한쪽이 표절곡으로 승부를 보려고 한 이상 프로그램에서 공개해 버림으로써 다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선빈 씨, 정말 자신이 작곡한 곡 맞습니까?”
‘너첫가’ 제작진의 카메라는 여전히 돌아가는 중이었다.
그리고 열린 이선빈의 입.
“……사실, 저는…….”
“네, 말씀하세요.”
도현은 여유롭게 답했다.
“표절하지 않았습니다. 표절은 최창현이 했죠. 제가 작곡한 곡을 지금 자기 곡이라고 우기고 있잖아요.”
이선빈의 말에 최창현은 황당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소리야? 이 곡 내 곡이고, 들려준 사람은 너뿐이야. 증거 명백한데, 증거라도 들이밀어 봐?”
“증거가 있다고? 무슨 헛소리를 해.”
“증거 있거든. 난. 증거 제출했어.”
최창현은 당당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내민 증거는 명백했기 때문.
이선빈은 자신이 불리할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그게 뭔데?”
“그게 뭔지는 까 봐야 알겠지. 넌 제대로 된 증거도 없잖아? 내 곡을 표절해서 코드 하나 바꿨다고 그게 끝이야? 가사까지도 똑같은데?”
도현은 이쯤에서 자신이 끼어들어야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자, 다들 거기까지. 이제 두 번째 증거이자 마지막 증거를 내밀겠습니다.”
이윽고 스태프가 노트북을 들고 왔다.
거기엔 파일 두 개의 정보가 떠 있었다.
하나는 3년 전의 것.
또 다른 하나는 1년 전의 새 파일.
“자. 두 분께 받은 파일입니다. 한 분은 2년 전에 최초 작업을 하셨다고 했고, 또 다른 한 분은 3년 전에 최초 작업을 하셨다고 했습니다.”
그 순간 이선빈이 동요했다.
그의 동요를 본 도현은 입을 열었다.
“이선빈 참가자. 2년 전에 곡을 최초로 작업했다고 했지만 어째서 1년 전에 작업한 곡을 제출하게 된 것이죠?”
“그, 그게 컴퓨터를 포맷해서 날아가서…….”
“최창현 참가자의 것은 3년 전과 현재 모두 동일합니다. 그동안 변동이 없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도현은 냉정하게 말했다.
도현의 말에 이선빈의 얼굴은 사색이 됐다.
“저, 진짜 표절하지 않았……!”
“명백한 증거가 공개되지 않았습니까? 이로써, 최창현 참가자는 다음 예선을 확정 지었습니다. 이선빈 참가자. 앞으로는 타인의 것을 마음대로 훔치는 일은 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상입니다.”
“아니라고요! 제가 파일을 날려서!”
이선빈의 거짓 주장은 이어졌고, 급기야 도현에게 달려들려고 했다.
하지만 스태프들의 제재로 막을 수 있었다.
“최창현 참가자. 다음 라운드에서 뵙겠습니다.”
도현은 그리 말한 뒤 현장을 벗어났다.
* * *
“이야, 나도현 씨 덕분에 분량 한 편 뽑았어? 저것만 해도 시청률 어마어마할 것 같단 말이지?”
조연출이 말했다.
그 말에 다른 피디가 공감을 표했다.
“나도현 씨, 타로 카드 보는 것도 초반부를 살릴 만하고…… 이왕이면 타로 카드로 참가자를 고르는 장면도 더 넣어 달라고 해 보는 거 어떨까요?”
“아냐, 아냐. 그럼 프로그램의 본 목적이 사라지잖아. 초반부에만 등장시키고 그다음부터는 그런 장면 안 들어가는 게 낫지.”
“아…… 하긴. 점술과 관련한 프로그램도 아니고 나도현 씨 같은 숨겨진 보석을 찾는 프로그램이니까. 또 하나의 스타를 배출해야 하니 그런 건 안 넣는 게 낫겠네요.”
“그렇지. 아무튼…… 도현 씨 심사 장면을 최대한 살리고 자르고 편집해서 제대로 해 보자고!”
* * *
그렇게 예선이 이어졌다.
2차 예선을 앞두고 도현은 대기실에서 타로 카드를 봤다.
혹시나 이번에도 1차 예선과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착착 카드를 섞는 소리가 들리고 도현은 카드를 펼쳤다.
그리고 눈길이 가는 카드 하나를 골랐다.
[Two of Swords]두 가지 중에서 한 가지를 고르지 못해 고민하는 모습.
‘흐음…… 아무래도 쟁쟁한 참가자들이 등장할 모양인 것 같은데. 한 장만 더 뽑을까.’
도현은 시선이 가는 카드 한 장을 더 뽑았다.
[Two of Pentacles]광대가 두 개의 펜타클을 무한대로 돌리고 있는 모습.
이 역시 가진 뜻은 2개의 칼 카드와 같았다.
거기다 2라는 숫자가 다시 한번 나오다니.
‘아무래도 내가 뽑을 수 있는 인원 중에서 2명 중 1명을 뽑는 일. 그것에서 고민을 많이 하게 될 듯하군.’
도현은 그리 생각했다.
도현이 카드를 고르고 뽑고 고민하는 모습은 스태프의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도현 씨, 카드로 점쳐 보니까 어때요?”
“아무래도 쟁쟁한 참가자들이 많이 나올 것 같습니다. 타로 카드가 그렇게 말을 해 주고 있거든요.”
“오호…… 진짜요?”
“네. 제가 선택하기 어려울 정도로 쟁쟁할 듯싶네요.”
“그렇군요! 과연 도현 씨의 말대로 경쟁이 치열할지 한번 지켜보겠습니다! 좋은 심사 부탁드려요!”
얼마 지나지 않아 도현은 심사장으로 이동했다.
도현이 오늘 뽑을 수 있는 사람은 25명.
25명에게만 합격의 목걸이를 걸어 줄 수 있다는 소리였다.
‘최대한 공정하게, 그리고 빛나는 원석을 캐 보자고.’
“자, 시작하겠습니다!”
스태프들의 목소리가 들리고 참가자가 들어왔다.
도현의 앞에는 낯익은 얼굴이 서 있었다.
“안녕하세요, 심사위원님. 아니, 형님.”
바로…… 지난 시즌1 마지막 부분에 사이가 틀어진 효섭이였다.
“어…… 음…… 이게 이렇게 또 진행되나요?”
도현은 당황해서 스태프를 쳐다봤다.
스태프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아마도 이 상황을 예상하고 효섭을 자기 쪽으로 보낸 듯했다.
“참가자님. 오랜만입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시즌1 끝에 사이가 틀어지지만 않았어도 지금까지 연락하고 지냈겠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도현은 연락할 생각을 하지 않았고, 효섭 역시도 연락하기 미안한지 연락이 오질 않았으니까.
“잘 지냈습니다. 이번에는 우승을 노리고 이렇게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렇군요. 자, 준비한 곡을 들려주시겠습니까?”
심사를 시작하기 전 나왔던 2개의 칼 카드와 2개의 동전 카드가 의미하는 게 바로 이런 상황이었을지도 모른다고 도현은 생각했다.
효섭은 그동안 노력을 많이 한 것인지, 전보다 훨씬 성량이 풍부해졌고 기량이 늘었다.
도현도 내심 감탄했다.
이건 뽑을 수밖에 없다, 라고 판단을 내렸다.
“……수고했습니다. 합격입니다.”
효섭은 당연히 예상했다는 듯 답했다.
“감사합니다. 본선에서 뵙겠습니다. 제 멘토가 되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도현은 가타부타 말을 덧붙이지 않았다.
효섭의 멘토라…….
제작진 입장으로선 분량을 많이 뽑을 수 있으니 좋아하겠다만…… 도현은 내키지 않았다. 아직 마음에 걸쩍지근한 것이 남아서 그럴 수도.
“다음 참가자 들어 오세요.”
도현은 잡생각을 털어 내기 위해 다음 참가자를 불렀다.
그의 심사는 이어졌다.
25명을 뽑을 수 있는 권한에 대해서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렇게 도현의 손에서 25명의 합격자가 탄생했다.
다른 심사위원까지 합치면 모두 100명이 될 터.
그다음부터는 합동 심사로 진행된다. 지난 시즌1과는 조금 달라졌다. 시즌1에서는 5명의 심사위원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도현을 포함한 4명의 심사위원이 존재한다.
나도현과 선화승, 코스트, 그리고 새롭게 합류한 인디 밴드 씬의 최강 보컬 최인준.
이렇게 넷이 심사위원으로, 멘토로 참가자들을 만나게 된다.
‘과연…… 어떤 참가자들을 만날 수 있을지…… 다른 심사위원이 뽑은 이들은 어떨지 궁금해지는걸.’
“아, 오늘 심사위원들 회식 자리가 있습니다! 방송용으로 촬영하는 거, 아시죠?”
스태프가 심사를 마치고 멍한 표정으로 있는 도현에게 말했다.
도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인근 고깃집을 잡아 놨으니 움직이시면 됩니다. 매니저분께 다 전달해 놨어요!”
“예. 알겠습니다.”
도현은 대기실로 갔다. 강호가 때마침 시장한지, 얼른 고깃집으로 이동하자고 했다.
도현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대기실을 벗어났다.
몇 분 뒤. 인근 고깃집에 도착했다.
심사위원들의 방에 도착한 도현은 강호에게 식사를 잘하라는 인사를 건넸다.
“그래. 너도 좋은 시간 되고. 맛있게 먹고!”
강호는 입맛을 다시며 스태프들 자리로 옮겨갔다.
도현은 문을 열었다. 선화승과 코스트, 최인준이 앉아 있었다. 카메라를 든 스태프들도 있었다.
도현은 큰 목소리로 인사했다. 자신이 이 중에서 막내였기 때문이기도 했다.
“반갑습니다! 나도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