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Regressor’s Tale of Cultivation RAW novel - Chapter (258)
천겁 (9)
마계 입구.
그곳으로 붉은 둔광이 날아들었다.
이내 둔광 속에서는 금포를 입은 전명훈이 나타났다.
얼마 후, 전명훈을 따라 그의 뒤쪽으로 원영기, 혹은 천인기 수준의 금포 수사들이 속속들이 나타났다.
금신천뢰문의 서은현 추적대, 천인기 원로 22인 원영기 장로 40인, 전명훈까지 포함해 도합 63인의 인원이 진마계의 차원문 그 입구에 도달했다.
얼마 후, 감색의 장포를 입은 수사들 672인이 뒤이어 내려앉았다.
사축기 급 수사 2인, 천인기 급 수사 203인, 원영기 급 수사 467인.
전원 봉래궁의 사자 급 인원이었고, 봉래궁주 헌원의 자식 17명 역시 전원이 동행하였다.
뒤이어 또다시 한 무리의 수사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각각이 다른 복색을 하고 있었다.
원영기 급 수사 13인, 천인기 급 수사 23인. 사축기 수사 1인. 총 37인의 수사들이었다.
전명훈은 모인 수도자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다 모인 것 같군. 금신천뢰문, 봉래궁, 그리고….”
전명훈의 시선이 37인의 수사 무리에게 향했다.
“용병들까지. 이상이 ‘서은현 토벌대’의 전원이로군.”
주변을 둘러본 전명훈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우선, 본문의 배신자를 잡기 위해 다들 이리 신경 써 주심에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그의 말이 이어졌다.
“물론 순수한 선의가 아닌, 봉래궁에서 건 막대한 현상금을 노리고 오신 분들도 있겠으나… 그럼에도 여러분들께서 본문의 악적을 잡아 주신다는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특히나 악적을 잡는 데에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시지 않아 준 봉래궁주님께 큰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그는 봉래궁의 1호법, 헌원의 맏이이자 사축기 초기 수사인 헌량에게 고개를 숙였다.
“궁주님께 전해 드리겠소.”
“예. 일단 앞서 본문의 배반자인 서은현을 토벌하러 가기 전, 여러분들에게 서은현에 대한 정보를 뿌리겠습니다.”
전명훈은 저물도를 꺼내, 그 안에서 수십 개의 옥간을 꺼냈다.
파아아앗!
그의 손에서 떠난 옥간들이 자리에 모인 수도자들의 손아귀로 날아갔다.
“지난 5년간 저희 금신천뢰문 추적대에서 서은현에 대해 조사하며, 녀석의 능력에 대해 조사한 자료입니다.”
전명훈은 5년 동안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의 옛 동문인 서은현은, 지난 5년간 노골적으로 ‘괴군’의 곁에 있다는 흔적을 드러냈다.
특히나 괴군의 기묘성채에서 서은현을 봤다는 증언들이 상당히 많이 퍼졌으며, 기묘성채의 서은현이 그 특유의 저주문을 사용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짐에 따라 금신천뢰문은 괴군의 동향에 대해 조사하였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서은현이 그동안 금신천뢰문에 숨겨 왔던 전력에 대해 알아낼 수 있었다.
옥간을 받은 용병 수도자들 중 한 명이 헛웃음을 흘렸다.
“지금 이걸 믿으란 건가? 뇌도공법에 괴뢰술, 저주술, 천지쌍수 수련자에다가 마도공법도 사용할 수 있고, 독공에 능한 요수까지 데리고 다닌다고?”
“그렇습니다. 저희가 조사한 바로는 그런 녀석이며, 심지어 뭔가를 더 숨기고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전력은… 사축기 급 전력? 원영기라 하지 않았나? 신빙성이 있는 건가?”
서은현의 전력에 대한 의문에, 봉래궁에서 헌위가 앞으로 나섰다.
“봉래궁의 7호법인 이 헌위가 직접 몸으로 겪어 보았습니다. 놈은 천지쌍수의 공법을 익힌 검수(劍修)로서, 태산열제공에 직격을 맞고도 멀쩡하게 저를 제압했으며, 그 상태에서도 딱히 이 옥간에 수록된 다른 전력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이 녀석의 전력은 최소 사축기 급으로 상정해야 합니다. 더군다나 금신천뢰문 최고의 천재로 백 년도 안 되어 원영기에 오른 귀재인 만큼, 지금은 천인기에 올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흐음, 괴물이로군. 다른 건 둘째치고 원영기 수준에서 천인기 수준의 헌 선자가 펼친 태산열제공을 직격하고도 죽지 않고 도리어 제압했다고? 미쳤군.”
용병 무리 중 가장 수행이 높은 사축기 수도자, 위립이 혀를 내둘렀다.
“예, 거기에 진법 지식 및 기초법술에 대한 이해도도 상당해, 분명 선통후각으로 경지에 도달한 것이 분명하건만 선각후통의 방식으로도 싸울 줄 안다고 합니다.”
“흐흐, 이거 사냥할 맛이 나겠군.”
봉래궁 2호법, 사축기 수사인 헌천이 혀를 핥았다.
전명훈은 그런 그들을 보며 말했다.
“일단 현재 마계에서 인족의 군세를 막아 내고 있다는 서은현에 맞서, 인족의 군대와도 합작할 예정이긴 합니다만….”
그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어찌 된 일인지 인족 군대 측에서는 천인대 하나만을 지원해 준다고 하니, 사실상 저희끼리 녀석을 해치워야 하는 처지입니다.”
“하, 천인대면 천인기 수사 한 명에 원영기 수사 열 명인가? 있으나 마나 한 전력이로군.”
“그렇습니다. 사실상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들이 이번 서은현 토벌대의 진짜 전력입니다.
그리고, 앞서 설명드렸듯이 본문의 배신자 서은현은 이 정도로 흉악한 강자입니다. 그렇기에 서은현을 토벌하기에 앞서, 토벌대를 지휘할 통수권자를 정하고 진입했으면 좋겠습니다만?”
전명훈의 말에 용병 무리의 사축기 수사인 위립, 봉래궁의 1, 2호법인 헌량, 헌천이 앞으로 나섰다.
“그럼 우리 중에서 통수권자를 정하면 되겠군.”
“맞는 말입니다, 형님. 뭐 사실상 봉래궁의 1, 2호법인 저희끼리만 잘 정하면 될 것 같지 말입니다?”
헌천은 위립을 흘끗 보며 피식 웃고는 팔짱을 꼈다.
위립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세상 무서운 줄 모르시는 도련님들이 토벌대장이라니, 그래서는 안 되지. 진짜 생사를 가르는 전투를 해 본 적도 없는 도련님들이 어찌 우리를 이끈단 말이오?”
“하하, 아직 축도 쌓지 못한 무축(無軸)인 주제에 감히 대봉래궁의 호법들과 맞먹으려 하다니,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헌량은 짐짓 대범해 보이는 미소를 지으며 위립을 깔아뭉갰고, 위립과 헌량, 헌천 사이에서 불똥이 튀기는 듯했다.
얼마 후 한 걸음을 물러선 위립이 말했다.
“뭐, 그럼 두 분 호법들께서 통수권을 맡는다고 하고, 둘 중에서 누가 대장이 되실 거요?”
그 말에 헌량은 선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천아, 아무래도 이런 막중한 자리는 1호법인 이 형에게 맡기거라. 너는 너무 어려 일을 그르칠까 두렵구나.”
“무슨 말입니까, 형님. 늙고 병드신 형님에게 무거운 짐을 지워 드리자니 아우로서 너무 죄송스럽습니다.”
두 형제 사이에서 또다시 불똥이 튀기는 듯했고, 위립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둘 사이에 끼어들려 했다.
그때였다.
전명훈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아, 제 말은 간단하게 이 자리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 토벌대장을 맡기로 하자는 의미였습니다만?”
그의 말에 세 사축기 수사의 얼굴에 각자 미소가 떠올랐다.
“그거 좋군. 그럼 간단하게 여기서 대련이라도 하지.”
어느새 위립의 손에는 세 개의 단도가 들려 있었다.
단도에서는 심상치 않은 음기가 흐르고 있었고, 헌량과 헌천 역시 각자 주먹과 다리에 각반이 나타났다.
얼마 후, 세 사람의 사축기 수사가 허공에서 부딪혔다.
꾸과과과광!
진마계의 차원문 입구.
그 상공 10리 위쪽에서 사축기 수사들의 대련의 여파로 거대한 광구가 나타나며 안쪽의 모든 것을 소멸시켰다.
이윽고, 광구의 안쪽에서 위립이 튕겨 나왔다.
입에서 피를 뿜어내며 튕겨 나온 위립은 헛웃음을 흘렸다.
“빌어먹을 태산열제공… 이따위로 위력이 강할 줄이야.”
쿠구구구!
잠시 후 빛이 잦아들며, 허공에는 헌량과 헌천만이 남았다.
두 호법은 잠시 서로를 노려보더니,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양손을 들어 올렸다.
각기 양손에 흑백의 선마기가 흐른다.
“태산(太山)!”
“열제(裂帝)!”
일순간, 두 사람의 몸 위로 음양오행의 기운이 떠오르는 듯하더니, 서로를 찢어발길 일격을 뿜어냈다.
다시금 천공이 빛으로 물들었고, 아래쪽으로 헌량이 떨어져 내렸다.
“크, 흐흐…. 역시 순수한 태산열제공의 힘으로는 네게 못 미치는가.”
칠공에서 피를 뿜어내며 떨어진 헌량은 쓴웃음을 지었고, 빛무리 속에서 헌천 역시 칠공에서 피를 흘리며 앙천광소를 지었다.
“흐하하! 형님께서는 푹 쉬시지요. 이번 토벌대의 대장은 제가 맡아 궁주님께 최상의 결과를 전할 것이니.”
“쯧, 마음대로….”
그때였다.
“자 그럼, 이제 세 분 중에선 2호법께서 가장 강하단 게 증명되었으니, 2호법님께 저와 대련하실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뭐?”
앞으로 한 발짝을 나선 전명훈의 발언에, 헌천의 눈에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이 깃들었다.
“내가 잘못 들은 건가? 네가, 나와 대련하겠다고?”
“잘 들으신 것 같습니다.”
“…미친 거냐. 원영기 대원만 주제에, 나는 이미 오행축 중 1축을 쌓은 진정한 사축기 수사다. 네가 태산열제공의 위력을 모르는 것 같은데….”
“죄송합니다만, 제 공법도 태산열제공에 비해 그리 뒤지진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전명훈은 비릿하게 웃으며 한 발을 앞으로 내디뎠고, 그의 표정을 본 헌천은 앙천대소를 터트렸다.
“흐하하! 뭐 좋다. 그 정도 패기는 있어야 사내놈이지. 그럼 덤벼 봐라.”
헌천은 전명훈을 향해 덤벼 보라는 듯이 손가락을 까딱였다.
“네가 과연 나를 이길….”
다음 순간.
파직!
전명훈은 헌천이 반응하기도 전 그의 얼굴을 가격하고 있었다.
“뭣…!”
와드득!
전명훈은 금빛 천뢰(天雷)로 이뤄진 창을 헌천의 턱에 꽂아 넣고 있었다.
“크윽, 빠르군…!”
파앗!
비둔술을 써 전명훈의 속도에 대응한 헌천은 곧바로 턱을 재생시키며 손을 뻗었다.
전명훈의 주변으로 음양오행의 기운이 서렸다.
“하지만 태산열제공에 한 번이라도 맞는다면….”
그러나, 음양오행의 기운이 전명훈을 완전히 가두기 전, 전명훈은 음양오행의 족쇄를 빠르게 벗어나서 헌천에게 쇄도해 그의 배에 창을 꽂아 넣었다.
“크윽, 이놈…!”
헌천은 얼굴을 와락 찌푸렸다.
‘속도가 너무 빠르다. 비둔술을 상시 사용해야 겨우 따라갈 수 있겠어.’
파아앗!
헌천의 몸이 비둔술의 둔광에 휩싸이며 빛무리가 되었고, 전명훈의 속도에 조금이나마 따라갈 수 있게 되었다.
영언을 터트리며 헌천이 웃었다.
[뭐, 뇌도공법이 조금 빠른 건 인정한다만, 그래 봤자 이 정도면 따라잡을 수 있다!]콰지지지직!
전명훈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으며 붉은 뇌전을 뿜어 댔고, 그의 등 뒤에서 여섯 개의 깃발이 튀어나왔다.
곧이어 육비의 뇌신으로 변신한 전명훈이 깃발을 마구 휘두르기 시작했다.
[하, 크기가 커지면 오히려 태산열제공을 펼치기가 쉬워진다는 걸….]하지만 다음 순간.
콰르르릉!
칠색의 번개가 헌천의 사각을 파고들었고, 헌천은 순간 전신이 마비되어 꼼짝을 할 수가 없었다.
그 틈을 타 전명훈의 벼락이 천지사방에서 쇄도하며 헌천을 노렸다.
‘마, 마비가… 제길!’
그는 속으로 이를 악물며 눈을 충혈시켰다.
‘이대로면 패배한다! 이럴 순 없어! 아무리 천재라 해도 고작 백 살도 안 된 핏덩이 주제에 나를…! 고작해야 비리비리한 뇌도공법 주제에 본문의 태산열제공을 넘어선다고!? 인정 못 한다!?’
[흐아아아아!]쿠구구구!
양손에 흑백의 기운을 두르며, 헌천은 이를 악물었다.
[태산열제공은, 초대 봉래궁주께서 산(山)의 신(神)에게 예를 취하여 직접 사사한 신공(神功)이다! 뇌도공법 따위에 지지 않는다!!!]전명훈은 벼락의 정령이 된 채로 헌천의 공격을 이리저리 피하며 헌천을 바라보았다.
‘이상하군. 원래는 이렇게 놀아 줄 생각이 아니었는데, 저 태산열제공이란 걸 보자마자 호승심이 치솟는다….’
마치, 그가 익힌 적뢰천겁공 자체가 태산열제공을 짓밟아 버리라고 성화를 내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런 느낌은 공법을 익히면서도 처음이었기에, 전명훈은 신선한 느낌으로 헌천의 공격을 모조리 피해 버리며 다음 공격을 준비했다.
[간다….]벼락의 정령 그 자체가 된 전명훈이 영언을 터트리며 적뢰천겁의 힘을 극한으로 끌어냈다.
다음 순간, 전명훈은 한 자루의 붉은 뇌창(雷槍)이 되어 양손에 기운을 모으는 헌천의 몸을 꿰뚫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콰지지직!
붉은 번개가 하늘 가득히 만천(滿天)하였다.
그렇게, 전명훈은 일행 중 최강자임을 증명함으로써, 서은현 토벌대의 토벌대장직을 맡게 되었다.
* * *
쿠구구구구!
어두운 마계의 하늘 아래를 수백 명의 수도자들이 날아가고 있었다.
수도자들의 선두에는 붉은 둔광을 흘리며 나아가는 전명훈이 있었고, 그 뒤로는 세 명의 사축기 수사들이 조금씩 불만이 있는 얼굴로 뒤따르고 있었다.
얼마 후, 그들은 마계의 하늘을 활공하며 저 멀리서 날아오는 일단의 무리들을 발견했다.
천인기 수사 1명, 원영기 수사 10명으로 이뤄진 천인대였다.
“인족 원정군에서 지원을 왔습니다. 저 앞쪽 분지의 괴인(怪人) 서은현을 상대하러 가시는 중이십니까?”
“그렇다.”
“일단 가며 저희 부대가 서은현에 대해 캐낸 정보들을 드리겠습니다.”
전명훈은 천인기 천인장에게 정보가 적힌 옥간을 받아 읽었다.
전명훈이 지난 5년간 조사했던 것보다 조금 더 상세한 정보들이었다.
“…그렇군. 고맙다.”
전명훈은 옥간을 뒤쪽으로 넘기며 눈을 찌푸렸다.
옥간에 적힌 서은현의 전력은 그의 상상 이상이었다.
‘무엇보다도 독을 다루는 홍범이 제일 까다롭군. 독은 경지가 낮아도 잘못 들이쉬면 치명상을 입을 수 있으니….’
그는 눈을 찌푸리며 지원을 온 천인기 수사에게 물었다.
“그나저나 인족 총연맹 측에서도, 마계 점령을 방해하는 서은현은 배신자일 텐데 어째서 토벌하지 않고 지금껏 내버려 둔 거요?”
“아, 사실은 그게 참모부인 흑린어령문 측에서 괴인을 건드리지 말라고 지령이 내려왔기 때문입니다.”
“흠? 그게 무슨 말이지?”
그는 인족 육대종문 중 하나인 흑린어령문이 뜬금없이 튀어나오자 눈을 찌푸렸다.
‘봉래궁이 녀석을 추살하겠다고 대놓고 선포했는데, 다른 육대종문인 흑린어령문이 정면으로 반발해? 육대종문 간 전쟁이라도 벌일 셈인가?’
전명훈의 불만을 읽은 것인지, 천인장이 설명을 이었다.
“정확히는, 저희가 괴인 서은현과 맞닥뜨린 시점에서 5년간은 진군에 방해가 되어도 내버려 두라는 지령이 왔다 합니다.”
“5년? 인족 군대가 서은현과 맞닥뜨린 게 최근의 일이라 알고 있다만….”
“예, 그렇습니다. 그 전까지는 괴인 서은현의 요수가 살포한 것으로 추정되는 독에 진군 속도가 느려져 그와 만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때문에 다른 천인장, 만인장님들께선 참모부에서 내려온 지령의 시간이 지날 때까지 벼르고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 5년이면… 녀석이 본문을 배신한 지 딱 10년이 되는 해군. 흑린어령문은 갑자기 뭐지? 이러면 봉래궁과 직접적으로 반목한 건 아니다만 왜 갑자기 그런….’
그는 속으로 찜찜함을 느끼며, 천인장의 안내에 따라 앞으로 나아갔다.
얼마 후, 토벌대의 눈앞에 거대한 산맥이 나타났다.
산맥에는 마계답지 않게 자욱한 영기가 깔려 있었으며, 산맥은 분지의 형태로 인근의 지역 전체를 감싸 안고 있었다.
“저기가 괴인 서은현이 자리를 잡은 지역입니다. 무슨 짓을 하는 건지 광한옥으로 일대를 침식시키곤 안쪽으로는 누구도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있어 원정군에서도 골치를 썩이고 있습니다.”
“정보 고맙다. 그럼 우선….”
전명훈은 손을 들어 올렸다.
그의 손 위로 한 자루의 뇌창이 만들어져 잡혔다.
부웅!
그는 있는 힘껏 뇌창을 투척했고, 뇌창은 산맥으로 날아갔다.
그때였다.
철컥, 철컥, 철컥!
산맥의 땅 아래쪽에서, 갑자기 수십 기의 꼭두각시들이 나타나 입을 벌렸다.
번쩍!
어쩐지 기분 나쁘게 서은현을 닮은 괴뢰들은 일제히 입을 벌려 광선을 내뱉었고, 전명훈의 뇌창은 그대로 광선과 부딪혀 소멸되었다.
“…보다시피 저런 괴뢰들이, 산맥 전체에 바글바글하게 숨어 있습니다. 한 놈 한 놈의 일격이 원영기 수사의 일격과 동급이라 안쪽으로 들어가는 길을 뚫기가 매우 힘듭니다.”
천인장의 말에 전명훈은 잠시 산맥을 쳐다보다 비릿하게 웃었다.
콰직, 콰지지직!
그의 전신에서 붉은 번개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뭐, 좋다. 쉽게 뚫을 수 있으리라곤 기대도 안 했다.”
‘이 정도는 되어야 서은현이지.’
그는 한때, 아득한 벽을 느꼈던 서은현을 떠올리며 미소지었다.
“지금부터, 본문의 배반자 서은현 토벌에 들어간다!”
콰드드득!
전명훈의 등 뒤로 여섯 개의 깃발이 뽑혀 나왔고, 토벌대는 각자의 본명공법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서은현 토벌전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