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Regressor’s Tale of Cultivation RAW novel - Chapter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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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生)(8)
대주, 곽일국이 눈매를 꿈틀거렸다.
“나를 아나?”
“알다마다. 본인은 무한투괴(無恨鬪怪) 서은현이라 하오. 잘 부탁드리오.”
내가 갑자기 정중하게 포권을 하며 인사를 하자, 그는 조금 당황한 듯 보였다.
“이상하군. 난 너 같은 놈은 모른다. 무림에 있을 때는 물론이고, 첩보부에서도 무한투괴라는 무림인은 들어본 적 없고.”
“하하하, 당연하지. 이번 생에선 한 번도 무림활동을 한 적이 없으니까.”
내 말에, 대주는 무슨 개소리를 하느냐는 듯 나를 해괴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 와중에 그로부터 붉은 실선이 뻗어나와 내 목을 노린다.
하지만 나는 자색의 의념으로 그의 수를 모두 읽어내며, 그의 초수를 모조리 쳐내고 의념의 간합으로 역공을 가했다.
그는 나와의 간합싸움에 전력을 다하는 듯 했고, 나는 뒤쪽에 있던 제자들에게 말했다.
“봐라, 이게 암중호위대의 실력이다. 너희 중 일대일로 나와 간합싸움이 성립이라도 하는 녀석은 없지 않느냐.”
“…과연.”
제자들의 표정에 긴장감이 깃들었다.
안 그래도 녀석들이 살행을 가려 할 때마다, 내가 암중호위대와 끝없이 비교한 탓에, 제자들의 뇌리에 어좌 암중호위대라는 이름은 상당히 크게 박혀있을 터.
눈 앞의 대주는 계속해서 나와의 간합싸움에서 밀리며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고, 나는 여유롭게 검을 쥐며 설명을 이어갔다.
“암중호위대 전원이 너희와 일대일로 붙으면, 너희의 필패다. 하나같이 절정 중기 완숙에 이르러 기사(氣絲)를 자유자재로 다루지. 기사를 못 다루는 녀석도 있지만, 그런 녀석은 오히려 나처럼 독을 다루거나 더 음험한 수를 쓰는 것들이니 훨씬 위험하다. 그리고, 황실근위대 역시 전원이 암중호위대화 비슷한 실력이지. 둘의 차이가 있다면 근위대는 황제를 ‘호위’하는 것을 집중적으로 훈련받았고, 암중호위대는 황제를 덮치는 자객을 ‘사살’하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받았다는 거지.”
나는 누각의 위에서 철벽같은 태세로 우리를 경계하는 황실근위대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너희는 황실근위대를 상대해라. 하나하나가 너희보다 실력은 위이지만 월수진과 너희 쪽수로 밀어붙이면 충분히 뚫을 수 있을 거다. 거기에 익힌 무공들 자체가 방어적이니 너희가 조금 더 안전하겠지.
모두, 가서 황실근위대를 뚫고 황제를 죽여, 너희 비원을 이뤄라!”
“에!!!!!”
내 제자들이 일제히, 우렁차게 대답했다.
시뻘건 분노의 의념이 제자들에게서 피어오른다.
나는 나와 간합을 겨루는 곽일국과, 누각의 그림자 아래에 숨어서 곽일국을 도와 나를 견제하는 암중호위대 전체를 보며 말했다.
“암중호위대는, 내가 맡지.”
제자들이 나를 넘어, 누각으로 뛰어들어갔다.
황실근위대가 병장기를 잡고 합격진을 펼쳤고, 황제가 합격진의 중심에서 무언가 법술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끊임없이 의념을 쏘아내며 암중호위대 전체를 견제했다.
“…삼, 화취정. 그것도… 삼화취정 후반의 고수로군…”
나와 의념을 겨루던 곽일국이 힘겹게 입을 열었다.
“대단하군. 후반인 것까지 알다니… 역시 경계에 진입한 거요?”
대주는 현재 절정 중기와 후기 사이의 경계에 서 있었다.
아마 미약하게 세 번째 색을 볼락 말락 하는 경계일 것이다.
“당신같은, 나이에, 그 경지에 오른, 천재가… 어째서 역도들의 편에, 선 것이오..! 현재의 연국은 태평성대를 누리고 있건만…!”
대주가 식은땀을 흘리며 극을 잡아들었다.
나는 헛웃음을 토해냈다.
“태평성대라… 확실히 적당히 사는 양민층에게는 이만한 태평성대가 없겠지. 하지만, 당신 정도라면 알고 있을 텐데 말이외다… 연국의 막리황조가 수도자 일족이며, 그들이 곳곳에서 암약하며 어떤 짓을 벌이는지를…”
“…알고 있소. 하지만, 당신은 전 황조인 진씨황조와 손을 잡았더군. 그들이라고 다를 것 같소! 그들 역시 수도자이며, 우리 범인들을…”
“도구로밖에 보지 않지.”
나는 선선히 그 사실을 인정했다.
“대주 말이 맞소. 나만큼 그 사실을 뼈져리게 아는 사람이 없지.”
지난 삶에서도 들었던 그의 생각.
나는 이제 그의 말을 완전히 이해했다.
진씨세가도 크게 다르진 않다.
다만…
“하나, 언제 잡아먹힐지 모르는 가축보다는… 도구가, 아주 조금 낫다고 생각했을 뿐이오.”
막리세가는, 더 이상 연국의 황조로 앉아있으면 안 된다.
최악이 아닌 차악.
그것일 뿐.
“물론 어차피 우리 견해 차는 좁혀지지 않겠지. 덤비시오.”
나는 의념의 간합 사이에 작은 빈틈을 보여주었다.
암중호위대는 그것이 함정인 것을 알면서도, 이를 악물고 내게 달려들었다.
“암중호위대의 저력을 얕보지 마시오!”
대주의 극이 내게 짓쳐들어오고, 동시에 참마도를 든 대원이 내 발목을 노린다.
등 뒤를 향해서 쌍수대검을 쥔 대원이 나를 덮친다.
분명 이들은 엄청난 전력.
나는 이들과 합격하여 삼화취정의 고수마저 격살한 기억도 있었다.
아마 일반적인 삼화취정의 고수라면 암중호위대가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터.
하나, 나는 삼화취정 후반에 올랐으며.
파앗!
월수궁무록을 익혔다.
나는 찰나간 그들의 인식을 베어내고, 합격진 속에서 빠져나왔다.
철컥
나는 난전 속에서, 천천히 검집 속으로 검을 집어넣었다.
이리 만났으나, 어찌되었든 이들은 지난 삶에서 동료였던 이들.
물론 지난 삶의 이들과 지금의 이들은 전혀 다른 사람이다.
그러나, 심정적으로 이들을 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죽이진 않겠소.’
삽시간에 내 검이 대원들의 요혈을 짚었다.
그런 후 마비산을 흩뿌려 전부 제압한 후, 대주의 앞에 모습을 드러내며 검을 내리쳤다.
“크윽…!”
쿠웅!
그의 극과 내 검이 부딪히며 기파가 뿜어진다.
순식간에 대원들이 제압당한 것을 알자, 대주의 눈에 절망이 깃들었다.
“당신들에겐 감정 없소. 그저 충의를 다할 뿐이니.”
카앙, 카앙!
나는 검집을 쥔 채로 그를 몰아붙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러니 죽이지 않겠소.”
“크…으아아아아!”
그의 의념이 더더욱 빨리 흐른다.
나는 그와 의념을 마주 대며, 천천히 합을 마주했다.
그와 비슷한 초식으로, 그와 비슷한 자세로, 그와 비슷한 의념을 주고받는다.
무기와 세세한 무공을 제외하면 마치 거울처럼 보이는 형국!
대주는 내가 자신을 가지고 논다고 생각했는지, 얼굴이 점차 시뻘개졌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의 의념이 변화한다.
제대로 내 궤적을 좇지 못했던 그의 의념이, 내 의념과 얽히기 시작한다.
섞여든다.
어느덧, 수치에 달아올랐던 그의 눈빛에 점차 홀황(惚慌)이 깃들기 시작했다.
인도해준다.
티잉!
내 검과 그의 극이 맞부딪혔다.
동시에 그의 눈에 정광(正光)이 깃들었다.
그가, 세 번째 색으로 진입했다.
“이것이…”
전투중인것도 잊은 채, 그가 넋이 나간 표정으로 읇조릴 때였다.
콰과과과광!!!
어마어마한 충격파와 폭음(爆音)이 퍼져나갔다.
그 광대한 기파에, 그의 간합이 어그러졌다.
결국 그와 평행하게 검을 마주하던 내 검집이 그의 간합을 바로 파고들어가 그의 목을 강타했다.
“커억!”
어느 정도 힘을 조절한 내 일검에, 대주는 결국 그 자리에 쓰러져 기절해 버렸다.
‘어쨌든 세 번째에 도달했으니, 깨어나서 깨달음을 정리하면 삼화취정에 오르겠지.’
시간이 돌았기에, 동일인은 아니었으나.
내 옛 상사였던 이에게 하는 최대한의 예우였다.
나는 기절한 대주를 놔두고, 폭음이 울린 진원지를 바라보았다.
회오리!
거대한 회오리가, 저 멀리에서 전각 하나를 통채로 들어올리며 부스러트리고 있다.
누각 위에서 내 제자들에게 맞서던 황실근위대가 비명을 지르듯 소리쳤다.
“태자 전하가 계신 곳일진데! 크으윽!”
‘저 위치는, 용엄전일텐데. 황제는 이곳으로 대피하고 황태자 녀석이 그 자리에 있었나 보군. 막리정이 자기 아들을 미끼로 쓴 건가? 아니, 한데…’
나는 눈쌀을 찌푸렸다.
‘저 회오리의 위력은, 절대 막리현 놈의 법술이 아닌데?’
회오리의 중앙, 그 안쪽에서 거뭇거뭇한 그림자가 보였다.
가공할 존재감이다.
나는 회오리의 정중앙에 있는 자의 의식영역의 크기를 보자마자 알 수 있었다.
‘저 자가… 연국의 건국황. 축기기에 올랐다는 막리세가의 수도자…’
막리황신!
그리고, 그 회오리의 주변으로 누군가가 움직이고 있었다.
김영훈이었다.
“저건…”
김영훈은 한쪽 손에 뭔가를 쥐고 있었다.
안력을 높여서 보니, 누군가의 수급인 듯 했다.
‘정황상 황태자 막리현의 수급일 터.’
막리정이 암중호위대와 근위대, 그리고 막리세가의 인원들을 데리고 근경각에 몰래 숨어들고.
자기 아들을 미끼로 사용했다고 생각하기도 했었다.
하나, 착각이었던 모양이었다.
‘아들을 미끼로 용엄전에 데려다 놓은 게 아니군. 오히려, 최강의 호위를 붙여놓았던 거야.’
하지만 저 꼴이다.
애초에 김영훈이 도달한 월수월무록의 깨달음은, 수도자에게서의 도주와 암습에 특화된 월수궁무록에게서 출발한 무학.
막리황신은 김영훈이 황태자의 수급을 치는 순간에야 그의 접근을 알았으리라.
쿠오오오오!
회오리에서 수많은 풍탄과 풍인이 김영훈에게 날아든다.
풍탄 하나에 전각의 한 개 층이 통채로 박살난다.
괴물같은 축기기 수도자의 전력!
하지만…
콰앙! 콰앙, 콰앙!
김영훈의 등 뒤에 떠오른 아홉개의 강환이 축기기 수도자에게 날아간다.
퍼어어엉!
굉음과 함께 강환이 회오리의 일부분을 꿰뚫고, 전각 하나를 통채로 무너뜨린다.
둘의 싸움에 황성이 무너져내리고 있었다.
“크윽, 뭐냐! 저 괴물같은 놈은, 진씨세가 이 더러운 놈들! 협정을 어기고 축기기 수도자를 몰래 결계 내로 들여보냈구나!”
막리세가의 수도자들이 분통을 터트리며 법결을 맺었다.
그 말에 진씨세가 수도자들은 피식피식 웃을 뿐, 대꾸하지 않았다.
그러나, 누각의 중심에서 법술을 펼치는 황제 막리정이 호탕한 웃음을 터트렸다.
“크하하하! 다들 무슨 걱정을 하는 건가! 선조께서는 최근의 수련에서 성취를 얻어, 정(井)의 단계에 오르셨다! 결단기조차 코앞일진데, 근본도 모르는 수도자 하나와 싸워서 질 것 같으냐!”
그 말에 진씨세가 수도자들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벌써 그 단계라니!”
“축기기 대원만…!”
“과연 버틸 수 있을런지.”
그러나 나는 다른 이들과 달리, 가벼운 마음으로 누각에 올라섰다.
‘월수월무록은 커녕, 김영훈은 월수궁무록을 만들 당시에 이미 축기 후기 수도자를 죽이고, 결단기 수도자의 한쪽 손을 잘라냈다.’
절대 패할 일은 없다.
누각 안쪽으로는 공간을 비튼 법술이 적용된 모양인지, 밖에서 볼 때보다 안이 수십 배는 넓었다.
그 중앙에서, 황제가 법결을 맺고 근위병들의 뒤쪽에서 법술을 사용하고 있었으며,
근위대들이 사력을 다해 제자들의 합격진을 막아내고 있었다.
하지만, 애초에 쪽수에서 압도적인 차이가 나며, 더욱이 제자들이 펼치는 것은 월수진!
절대 이길 수 없다!
“빨리 끝내도록 하지.”
나 역시 검강을 뽑아들고 진형의 안으로 들어서려 할 때였다.
콰과과광!
또 다시 굉음이 울리며, 누각의 지붕이 통채로 뜯겨나갔다.
‘뭐지?’
갑작스러운 돌발상황에 당황할 때였다.
촤르륵!
왠 핏물이 하늘에서 날아와, 떨어졌다.
근위대와 제자들은 무슨 상황인가 감을 잡지 못했으나, 자리에 있던 수도자들과, 나는 경악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핏줄기에 들어있는 의념!
그 안에 깃든 가공할 의식!
저건, 방금 전까지 김영훈과 싸우던 축기기 수도자였다.
그의 영혼, 원신(原神)이 깃들어 있는 핏줄기였다!
그 얼마 안 되는 시간에, 김영훈이 축기 대원만이라는 막리황신을 죽여버린 것이었다!
건국황, 막리황신의 원신이 깃든 핏줄기는 멍하니 그를 바라보던 막리정에게로 쏘아져 내려갔다.
황제의 얼굴에 경악이 어리기 시작했다.
“서, 선조! 아, 안됩니다! 선조님! 사, 살려주십시오!”
“….!”
“으, 으아아악! 선조님! 제발, 제발!”
철퍽!
막리황신이 공포에 질린 얼굴로 소리쳤으나, 핏줄기는 아랑곳 않고, 그의 얼굴에 떨어졌다.
“끄아아아아아아악!”
얼마간 막리정의 비명이 울려퍼졌다.
그리고 잠시 후.
“….!”
오싹!
나는 목청이 터져라 소리쳤다.
“전원!!! 물러나라!”
다행히도 제자들은 본능적인 공포심에 뒤로 물러났다.
그러나, 막리정을 지키던 황실근위대는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 황제의 몸을 차지한 건국황의 마수를 피하지 못했다.
촤아아악!
“크아아아악!”
“끄아악…”
황실근위대의 생명력과 정혈이, 막리정.
아니, 막리정의 몸을 차지한 막리황신에게 빨려들어간다.
우우웅-
거대한 식(識)이 누각 전체를 메운다.
‘위험하다!’
막리황신이 손을 뻗는다.
그의 손길은 이 자리에서 가장 수준이 높은 나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때였다.
누각 바깥에서 한 번의 섬광이 터졌다.
콰아아앙!
나를 가리키며 법력을 끌어올리던 막리황신이, 황급히 누각 바깥으로 손을 뻗으며 방어법술을 펼쳤다.
광풍이 불어오며, 막리황신이 친 방어법술이 유릿장처럼 깨져나가고, 공간법술이 걸린 누각의 절반이 뜯겨나갔다.
그리고, 나는 천천히 다가오는 김영훈을 볼 수 있었다.
“김 형…!”
내 안색이 창백해졌다.
김영훈은 전신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고, 허리춤의 살이 뭉텅이로 뜯겨나간 상태였다.
쿨럭, 쿨럭!
거기에 내장도 다친 모양인지, 그는 한 걸음을 걸을 때마다 피를 한 됫박씩 흘리고 있었다.
‘김영훈이 피해 없이 막리황신을 죽인 게 아니다!’
막리황신 역시 몸이 소멸당하면서까지 김영훈에게 상당한 피해를 입힌 것이었다.
“커헉! 끄윽…”
그리고, 다시 강황을 응집하는 듯 하던 김영훈은, 상처가 막중한지 그 자리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버렸다.
‘최악이다!’
“흐음…”
오싹!
막리황신이,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다행히 아슬아슬하게 기력이 떨어졌나 보군. 괴물 같은 놈. 죽을 뻔했다.”
철퍽, 철퍽!
그는 자신의 주변에 쓰러진, 근위대의 시체를 발로 차버리며 혀를 찼다.
“빌어먹을, 쓰레기 같은 자질의 후손 놈의 몸이나 빼앗아야 하다니. 거기다가 수행이 연기기 4성 수준까지 떨어졌다… 흠…”
그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와 동시에 진씨세가의 수도자들과 싸우던 막리세가의 수도자들이, 사색이 되어 미친 듯이 비행법기를 타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이 쓰레기 같은 것들! 가문의 어른이 쳐다보는데 건방지게 도망을 쳐! 이번 교체전이 끝나면 모조리 한 줌 혈수로 녹여버려야겠구나!”
촤아아아!
축기기 대원만이라고 하는, 무지막지한 수도자의 의식이 허공으로 치솟는다.
막리황신의 의식이 손의 형태로 변하며, 뒤늦게 도망치는 연기기 1성 수도자 둘을 향했다.
막리황신이 법결을 맺자, 의식의 손에 희미한 빛이 감돌며 물리력이 생기는 듯 하더니, 저계 수도자들을 잡아끌어왔다.
“어, 어르신! 살려주십시오!”
“제, 제발! 저, 저는 선조님의 방계…”
“난 범인이나 다름없는 쓰레기 같은 자질의 후손을 둔 적이 없다.”
그가 연기기 1성의 수도자들을 향해 손을 뻗자, 그들의 생명력과 정혈, 그리고 그들의 법력이 모조리 막리황신에게 빨려들어갔다.
후루룩-
꿀꺽
혈수(血水)로 변한 후손들을 집어삼킨 막리황신의 법력이, 연기기 4성 수준에서 5성의 끝자락까지 치솟았다.
연기기 5성 수준의 법력.
하지만, 그것을 다루는 것은 축기기의 극한에 도달했던 수도자!
저릿, 저릿…
본래라면 한 번에 달려가 목을 벨 수 있는 수준이었으나, 나는 본능이 미친듯이 경종을 울리는 것을 인지했다.
‘단순히 연기기 5성 수준이 아니다. 축기기 극한에 있었던 수도자의 신식과 합쳐진다면, 저 노괴의 힘은…’
그가 나와 눈을 마주친다.
전신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느낌.
막리황신이 히죽 웃었다.
“범인 주제에 눈이 좋군. 내 전력을 가늠하는 게냐? 친절히 말해주지. 본 노(老)가 현재 낼 수 있는 전력은…”
쿠구구구구!
막리황신의 주변으로 바람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막리현의 것과는 비교도 안되는 바람이 그를 감싼다.
“연기기 13성 수준이니라.”
나는, 이를 악물었다.
“제자들은 모두, 들어라!”
시간을 끌어야 한다.
“영훈 형님에게 각자 가지고 온 회복용 단약을 먹여라! 모두 최선을 다해, 어떻게 해서든 그가 정신을 차리게 해라!”
기수식을 잡았다.
“내가, 시간을 만드마!”
단악검법(斷岳劍法)
제이십삼초(第二十三招)
‘어떻게든, 버틴다!’
산외산부진(山外山不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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