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Regressor’s Tale of Cultivation RAW novel - Chapter (378)
회귀수선전(回歸修仙傳) 378화
바다에서 (6)
콰아아아앙!
염골호의 한 귀퉁이.
주류(酒類)를 보관해 놓는 구역.
그곳에서 폭음이 울렸다.
공간 압축이 되어 있어 작은 도시만 한 크기의 공간에 쌓여 있는 무식한 양의 술들.
탁주나 밀주, 포도주 같은 하계의 술들은 물론, 계령액이나 백홍주, 진월섬 같은 중경계의 질 좋은 술들까지, 방금 일어난 거대한 폭발에 의해 용기가 깨져 주류 창고 전역에 흐르기 시작했다.
백린은 그곳에서 육요를 한 팔로 안고 숨을 몰아쉬었다.
쿠과과과광!
그리고, 그들의 앞으로 진마열을 비롯한 투귀족들 몇몇이 떨어져 내렸다.
진마열은 흥분한 표정으로 근육을 부풀리며 웃었다.
찌르르르르르!
진마열의 다섯 뿔이 일제히 진동 중이었다.
“이거… 육요를 안고 있는 네놈과 싸우다 보니, 마치 육요와 싸우는 것 같아 아주 흥이 나는군. 벌레 같은 실력을 가진 육요에겐 흥미가 없지만, 육요의 얼굴에만 집중하고 전투하다 보면 마치 육요랑 하고 싶었던 걸 하는 기분이라 매우 즐겁단 말이지.”
그의 얼굴은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백린은 노갈성을 터트리며 분노했다.
“더러운 놈! 그런 눈으로 그녀를 보지 마라!”
“더럽긴 누가 더럽단 거냐. 육요는 정룡궁주가 지정한 내 정혼자다. 오히려 네놈이야말로 내 정혼자를 납치해서 도망 다니는 꼴이 아닌가?”
“그 누가 자기 정혼자를 그렇게 학대한단 말이냐! 헛소리하지 말아라!”
“우리 투귀족의 전통 문화다만, 문제 있나? 육요가 내게 학대당하기 싫다면 자기 역시 힘을 키워 경지를 높이고 나와 즐겁게 전투하면 될 일이다.”
“개 같은 소리 하지 마라! 내 명귀계에서 투귀족 출신의 귀물을 만난 적이 없는 줄 아느냐? 투귀족들은 항상 동 경지의 이성만 혼약자로 삼아 같은 경지에서 전투하는 것이 미덕이라 했다! 네놈이 하는 건 그저 약자를 학대하는 것일 뿐이야!”
“내 것을 훔쳐 간 도둑놈 좀 훈육하겠다는데 문제 있느냐?”
진마열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백린과 육요를 향해 손바닥을 뻗었다.
콰아앙!
거대한 장인이 백린에게 쏘아졌고, 백린은 빠르게 회피했다.
백린의 뒤쪽에 있던, 성 크기만 한 거대한 술통이 일수에 박살 나며, 그 안에 담겨 있던 술들이 철철 흘러넘쳐 인근을 주해(酒海)로 바꾸고 있었다.
콰드드득!
백린의 음기와 귀기에 술의 바다가 얼어붙었고, 술로 만들어진 얼음 가시가 솟구쳤다.
진마열은 법술따윈 쓰지 않고, 순수하게 육신의 힘만으로 얼음 송곳들을 박살 내며 백린에게 달려들었다.
“자아, 뼈다귀 놈. 헛소리는 그만하고 나를 더 즐겁게 해라. 나를 더 행복하게 해 다오!”
“크으읏…!”
진마열은 흥분한 표정으로, 허공의 기를 뭉쳐 사슬낫을 만든 후 백린에게 휘둘렀다.
콰가가각!
백린이 만든 얼음의 대지가 일거에 쪼개졌다.
촤라라락!
진마열의 사슬낫은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꿈틀거리며 계속해서 백린을 쫓았다.
그리고 마침내, 백린을 향해 사슬낫이 내리찍혔다.
육요는 눈을 질끈 감았고, 백린은 귀화를 풍기며 외쳤다.
“백골탈각지계, 제1형!”
콰아아앙!
사슬낫이 그대로 백린의 몸을 뚫는 듯했으나, 백린은 수백 수천 개의 잔영으로 쪼개지는 듯하더니, 잔영들은 전부 다른 방향으로 도망쳤다.
심지어 잔영들 전부 육요를 안고 있었기에 무엇이 진짜인지는 알아채기가 힘든 지경!
그러나 진마열은 오히려 입술을 핥으며 흥분했다.
“좋아…! 아주 좋아…! 버러지 같은 놈이 싸우는 재주가 없으면 도망치는 재주라도 있어야 때려잡는 맛이 나지!”
진마열은 잔뜩 흥분한 표정으로 근육을 부풀리고, 천지사방을 향해 사슬낫을 마구 휘둘렀다.
콰아아앙!
사슬낫의 폭풍이 몰아치는 듯했다.
얼마 후, 장내에서 도망치는 백린의 잔영은 3분지 2가 소멸당해 버렸다.
그리고 나머지 3분지 1마저도 진마열의 사냥에 순식간에 터져 나가고 있었다.
“게 섰거라, 더 앙탈을 부려 봐라! 흐하하! 나를 더 즐겁게 해 봐라!”
백린과 육요의 본체는 등 뒤에서 들리는 소름 끼치는 목소리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주류 창고에서 나갔다.
육요는 백린의 가슴팍을 붙잡고 흔들었다.
“…이제 됐어요. 절 버리시고 도망치세요. 혼자라면 충분히 도망칠 수 있잖아요?”
그러나 백린은 두 눈에서 귀화를 불태우며 단호하게 말했다.
“안 돼!”
“왜 안 된단 거예요? 당신, 죽기 싫어서 귀물이 된 게 아니에요? 진마열은 합체기 태수라고요! 자기를 흥분하게 한 존재라면 당신이 귀물이라도 발정나서 달려들 거예요!”
그러나 백린은 굳은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교주님께서, 나에게, 너를 돌보라 명하셨다. 그러니 나는 너를 두고 도망치지 않는다.”
“무슨 미친 소리야! 죽으면 끝이라고! 이거 놔요! 날 버리란 말이에요!”
육요는 백린을 밀어내며 그의 품에서 벗어나 도망치려 했지만, 백린은 육요를 더욱 꽉 잡으며 말했다.
“…예전, 내 벗들을 두고 도망친 적이 있다.”
백린은 명귀계에서의 일을 떠올렸다.
위시혼의 배신, 그리고 음와가 무극교단에 포획되었던 일.
지금 와서는 그 자신도 무극교단의 훌륭한 모습에 감화되어 충성을 다하고 있었지만, 그 당시에는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나는 그 대가를 치러야만 했었지.”
백린의 가슴을 무너뜨렸던 일은 그 이후의 일이었다.
‘내가 먼저… 음와를 좋아했는데.’
하지만 백린은 음와를 두고 도망쳤다.
그랬기에, 음와는 위시혼과 혼인하게 되었다.
그렇게 백린은 사랑하는 이를 절친에게 빼앗겨야 했었다.
그것이 도망친 대가였다.
“이제는 다시는 도망치지 않을 것이다!”
백린은 육요를 안고서 주류 창고에서 나와 식량 창고로 달려갔다.
식량 창고는 오히려 주류 창고보다는 작았다. 기껏해야 작은 마을 정도의 크기.
그러나 그곳에는 거대한 요수의 사체와 온갖 먹을 것들이 잔뜩 들어 있었고, 백린은 육요와 함께 벽 부분에 있는 거대한 요수의 뼈 뒤쪽에 숨었다.
백린이 수결을 맺자, 요수의 뼈가 움직이더니 절묘하게 그들을 가렸다.
“걱정 말아라. 내 백골탈각지계는 뇌속을 자랑하는 본교의 육극귀왕마저도 따돌린 전적이 있어. 결코 쉽게 찾진 못할 거야.”
그는 숨을 헐떡이며 말했고, 육요는 잠시 그런 백린을 바라보다 웃었다.
“…저희 일족의 비밀 하나 알려 드릴까요?”
“갑자기…?”
“저희 일족은, 먼 과거에 해룡족 조상을 두었어요. 그래서 해룡의 피를 체내에 어느 정도 함유하고 있죠. 잉어와 해룡 혼혈이긴 하지만…. 어쨌든 제 아버님은 잉어 출신으로 용화(龍化)에 성공하셔서 용족으로 탈피하셨죠.”
“그게 지금 상황이랑 무슨 상관이지?”
“중요하죠. 흑룡족은 천지의 모든 음(陰)한 것을 다스릴 권한이 있고, 해룡족은 그 흑룡족의 방계로써 천지의 모든 바다(海)를 다스릴 권한을 가졌어요.”
그녀의 말이 이어졌다.
“해룡족은 흑룡족보다 음기를 다루는 면에선 한참 떨어지지만, ‘바다’를 다루는 데엔 오히려 더욱더 특화되었지요. 그리고 해룡족이 다룰 수 있는 바다는 단순히 짠물 같은 범위가 아니에요.”
육요가 눈을 빛냈다.
“고력계의 바다 역시, 어느 정도는 움직일 수 있죠. 아니. 정확히는, 해룡족은 고력계의 바다에서 고석 없이 해상으로 올라갈 수 있는 유일한 종족이에요. 그들은 ‘바다’의 길을 찾아내니까!”
그녀는 자신의 상의를 풀어헤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스스로의 가슴을 드러낸 육요는 자신의 심장 어림을 가리켰다.
“제 심장을 드세요. 제가 함유한 해룡진혈은 굉장히 열등하고, 보잘것없는 수준이라 아버님은 저를 쓰레기처럼 여겼죠. 그 덕에 살아남을 수 있긴 했지만…. 지난번에 서란 공의 기운을 받아 해룡진혈을 조금 더 각성했어요. 제가 가진 해룡의 기운의 근원인 심장을 가져간 후, 배를 뚫고 고력계의 바다에서 헤엄쳐서 해상으로 가세요.”
백린은 잠시 육요의 얼굴을 쳐다보다 말했다.
“왜 내게 그렇게까지 하는 거지…?”
육요는 그 모습에 목소리를 떨며 말했다.
“계속 사기를 치고, 도망치려 했지만, 그래도 나를 한결같이 대해 준 건 당신이 유일하니까요.”
그 말에 백린은 잠시 말이 없다 육요의 옷매무새를 정돈해 주었다.
“필요 없다. 나는….”
그리고 그 때였다.
콰아아앙!
식량 창고의 문이 박살 나며, 진마열이 비릿한 미소로 걸어 들어왔다.
“도망친 분신들은 전부 때려잡았다. 거기 있는 건 다 알고 있다. 나와라.”
백린은 몸을 움찔거렸다.
알 수 있었다.
진마열의 의식이, 정확히 백린과 육요가 숨은 곳을 콕콕 찔렀다.
백린은 육요와 함께 진마열의 앞에 나섰다.
“어찌 벌써 그 많은 분신들을 다 찾았단 말인가…!”
진마열은 클클 웃었다.
“나는 사냥꾼이다. 추적과 은신, 사냥에 능하지. 그리고 그 기술을 배운 내 해적단의 선원들 역시 마찬가지고…. 그리고 사실, 네놈들 위치쯤은 진즉에 알고 있었다.”
그는 육요의 가슴을 가리켰다.
“저것이 도망치고 사기 친 것이 한두 번이었어야지. 저 잉어 놈의 심장에 추적법술을 달아두었지. 저놈의 심장을 스스로 뽑을 용기가 없는 한 너희는 내 손아귀에 있었단 말이다.”
육요는 그 말에 움츠러들었다.
백린은 잠시 육요를 돌아보았다.
진마열은 육요의 태도를 보더니 뭔가를 알아챘다는 듯 탄성을 질렀다.
“아! 저 사기꾼 놈이 네놈에게 무슨 사기를 또 쳤는지 알 것 같군. 혹시 자기 심장을 뽑으면 뭐 좋은 게 나오니, 그거 가지고 도망가라, 뭐 이런 류의 말이 오갔었나?”
“….”
백린은 말이 없었고, 육요는 더욱더 수그러들었다.
진마열은 육요의 의념을 읽으며 낄낄 웃었다.
“사실인가 보군. 지난번에 다리에 그런 법술을 걸어 놓았는데, 그 비슷한 방식으로 자기 하반신을 내 부하 중 한 놈에게 주고 도망친 것이 저것이다. 어차피 원영기 이상이라서 주요 부위쯤 없어진다고 뒈지지도 않으니 문제도 없지. 하하, 어떤가. 아직도 그것을 지킬 생각인가? 마지막 기회를 주마. 육요를 내놓고 꺼져라. 어차피 기운도 다 소진한 것 같으니 더는 흥분도 안 되고, 네놈은 도망치도록 놓아주마.”
육요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그러나, 백린은 비키지 않았다.
오히려 김연에게 시술받은 회로를 빛내며 전의를 불태울 뿐이었다.
“…뭐냐. 저놈이 네게 사기를 쳤다니까?”
그러나 백린은 귀화를 불태울 뿐이었다.
“상관없다. 애당초 관심도 없었고, 도망칠 생각도 없었다!”
“호오… 기개가 넘치는군.”
백린은 물러서지 않고 육요의 앞을 막아섰으며, 육요는 그런 백린을 복잡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좋다…! 나는 그런 놈도 좋아하지! 자아, 그럼 나에게 더 봉사해 봐라!”
진마열은 물러서지 않는 백린을 보며 흥분한 표정으로 그들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였다.
쿠구구구구!
선체가 급격히 흔들렸고, 천지영기가 변화하였다.
천지영기를 읽은 육요가 눈을 빛냈고, 진마열은 미간을 찌푸렸다.
“제길…!”
“백린 공! 염골 호가, 해상으로 나왔습니다!”
육요의 말이 들리자마자 백린은 그대로 벽 쪽을 향해 법술을 흩뿌렸고, 순식간에 벽에 구멍이 뚫렸다.
그리고 나타난 것은, 어두침침한 심해의 차원이 아닌 맑은 해상이었다.
파아앗!
백린은 그대로 육요를 안고 비둔술과 함께 빠져나왔다.
진마열은 격노한 표정으로 두 요귀를 따라나와 손을 뻗었다.
쿠구구구구!
그의 손에서 합체기 태수의 인력이 뿜어지며 백린과 육요를 당기기 시작했다.
힘을 소진한 백린은 진마열을 향해 끌려오기 시작했다.
그는 이를 악물었다.
‘제길… 이렇게 끝인가.’
육요의 배신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지금은 아무래도 좋을 일이었지만, 더 친한 친우에게도 배신당하고, 그 친우에게 첫사랑을 뺏기기까지 해 봤으니까.
백린은 눈두덩이의 귀화가 꺼져 가는 걸 느끼며 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정복왕과 기묘귀왕, 두 분 전하는 도망칠 수 있을 테지. 이 정도면, 내 임무는 다한….’
그리고.
콰아아앙!
어디선가 날아온 광선이, 진마열의 팔에 작렬하였다.
백린은 입을 벌리며 어처구니없다는 듯 광선이 날아온 곳을 보았다.
“전하!! 어찌 도망치지 않으셨습니까!?”
그것은 김연과 북향화였다.
파아앗!
한 괴뢰에 탑승해 머리 부분에서 각자 머리를 내민 두 괴뢰술사는, 쏜살같이 쇄도해 진마열에게 끌려가던 백린과 육요를 낚아챘다.
“걱정 마요, 좋은 소식이 있을 테니까!”
김연은 빙긋 웃으며 빠르게 날아갔고, 북향화 역시 김연의 말에 동조하며 안심하라는 듯 웃어 보였다.
그리고, 그들의 뒤쪽에서 분노한 합체기 태수, 진마열이 쫓아오기 시작했다.
촤르르륵!
그가 사슬낫을 한 번 휘두르자, 그대로 괴뢰가 반토막이 나 버렸다.
그러나 북향화가 무엇을 조작하자, 괴뢰 안에 있던 네 인물은 그대로 전방으로 사출되었다.
북향화가 괴뢰를 향해 신호를 보내며 외쳤다.
“북 장군, 자폭!”
콰아아앙!
그들을 사출한 괴뢰는 그대로 자폭하며 운무를 만들어 냈다.
하지만 진마열은 운무를 제치고 그들의 바로 뒤까지 따라와 사슬낫을 휘둘렀다.
김연이 천지영기를 끌어모았고, 백린이 척력을 발했다.
그러나 진마열의 사슬낫은 그들의 모든 방어를 무시하고 김연의 오른팔과 북향화의 상반신, 그리고 백린의 두개골을 그대로 반쪽으로 갈라 버렸다.
“크헉!”
북향화가 피를 토했고, 김연은 빠르게 팔을 재생하며, 의식 영역을 축소했다.
김연의 왼팔에 손톱의 형태로 모인 의식 영역은, 일순간 연분홍빛에 물드는 듯하더니 그대로 거대한 참격이 되어 진마열에게 쏘아져 나갔다.
콰아아앙!
일전 무극교단을 가끔 박살 내고, 무지막지한 힘을 뿜어냈던 김연의 무공이었다.
진마열은 무시하고 달려들려는 듯했으나, 일순간 크게 표정이 달라지더니 영역을 펼치며 김연의 일격을 방어했다.
그 틈을 타 김연은 다른 이들을 안고 빠르게 비둔술을 펼쳤다.
“백린 공, 괜찮아요?”
“예, 저는 귀물이라 상관없습니다!”
“북향화, 괜찮아?”
그러나 북향화는 대답하지 않았다.
김연은 바로 원인을 알 수 있었다.
‘원영을 다쳤어!’
“북향화, 북향화! 일어나! 정신 차려!”
김연의 목소리가 떨려 왔다.
빠르게 의식 실을 써 상처를 봉합하고, 원영이 흩어지지 않게 지지했지만 북향화는 기식이 엄엄한지, 흐릿한 눈으로 김연을 올려다 볼 뿐이었다.
“북향화!!! 향화야, 정신 차려! 잉잉이라고 안 부를게! 그, 그러니까… 죽지 마! 제발!”
콰아앙!
그리고, 김연의 참격을 뿌리친 진마열이 뒤쪽에서 그들을 쫓아오고 있었다.
[이거… 이전엔 몰랐다만 기묘귀왕께서도 꽤나 훌륭한 투사셨군!]그가 입술을 핥으며 양손에 사슬낫과 괴검을 든 채 김연을 따라갔다.
순식간에 김연을 뒤따라온 진마열이 괴검을 들어 올렸다.
[자아, 이것도 받아내 봐라…!]다음 순간.
진마열은 반으로 쪼개져 버렸다.
콰앙!
뒤를 보며 다시금 일격을 준비하던 김연은, 날아가던 도중 거대한 뭔가와 부딪혔다.
“아….”
김연의 얼굴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으, 은현… 북향화가…지금….”
[알았다.]19개의 머리를 가진 귀왕은 등 뒤에 있는 거대 지네에게 손짓을 했다.
거대 지네는 빠르게 부유법기를 가져오더니 백린과 김연, 북향화를 눕히고 그들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 * *
나는 싸늘한 눈빛으로 눈앞에서 쪼개진 몸통을 다시 붙이는 진마열을 쳐다보았다.
그는 잔뜩 흥분한 표정으로 혀를 핥았다.
찌르르르르!
그의 이마에 난 뿔이 어쩐지 기분 나쁘게 진동하고 있었다.
“이거…! 최고로군. 무극교주여, 그대도 나를 즐겁게 해 주시겠소? 나와 겨룹시다! 귀물의 모습을 한 게 조금 아쉽지만, 이 정도 강자라면 아무 상관 없지! 나와 함께 몸과 몸을 섞으며 춤을 춥시다! 흐하하! 그 육극귀왕이란 자에게도 느끼지 못한 짜릿한 흥분…! 어서 이리 덤비시오!”
나는 잠시 그를 바라보다 양손에 저주와 축복을 둘렀다.
[태산!]“뭣! 자, 잠깐! 이런 젠장, 비겁한 놈! 그러지 말고 몸과 몸을 부딪히며 싸우….”
[열제!]새하얀 빛이 천지간을 뒤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