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Regressor’s Tale of Cultivation RAW novel - Chapter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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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5)
호풍응룡변?
나는 요수공법서를 한번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했다
중간중간 이해가 되지 않는 요족어의 어휘는 서란에게 물어 질문했고, 그를 통해 공법서를 전부 이해할 수 있었다.
‘이건 아예, 인족들이 익히는 수도공법서와는 근간부터 다르군.’
인족들처럼 오행을 근간으로 하지 않고.
요족들이 가지는 본연의 야성을 근간으로 공법이 이뤄져 있다.
천지영기에 담긴 속성을 정확하게 분류해서 그 속성을 조작하는 것이 아니다.
천지영기를 무작정 흡입하고, 무작정 흡입한 혼탁한 정기를 체내에서 격발시켜 강제로 정순하게 만든 후 요족의 야성에 의지하여 다루는 것.
그것이 요족 공법의 근간이었다.
그리고, 나는 천지영기를 무작정 흡입하는 구결을 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이건 마치…’
내공심법과 비슷하지 않은가?
말 그대로였다.
혼탁한 천지영기를 흡입한다는 점에서는 마치 무림인의 내공심법과 요족공법은 차이가 없었다.
다만, 추후에 그 기운을 격발시켜 정순하게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날뿐.
‘만약 무림인도 내공을 격발시켜서 정순하게 만든다면… 요족처럼 요수공법을 익히는 게 가능한가?’
아닐 것이다.
요수공법과 직결되는 깨달음인, 지(地)의 감각.
음과 양의 세계.
일반적으로는 그런 것을 볼 수 있는 무림인이 없었으며.
동시에 무림인의 체내에서 그런 기의 격발이 일어난다면, 무림인은 말 그대로 몸이 갈갈이 찢겨서 죽을 것이다.
‘위험하군.’
말 그대로 죽기 딱 좋은 시도다.
‘하지만, 익힐 가치는 있겠어.’
마침, 체내에서 기를 격발시킬 도화선 역시 충분했다.
‘연기기 13성, 일원일응을 응집했다.’
이제 그것을 기반으로 연기기 14성 무극영운에 다다르고.
무극영운에서 또 다시 축기기로의 도전을 시도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연기기 12성인 이의합일을 완료해 체내의 영맥을 모두 하나로 이으면, 그 순간부터 축기에 들 준비를 완료했다고들 한다.
왜냐하면 연기기 13성부터는 일종의, 축기로 들어가는 준비단계이기 때문이었다.
“서 형. 나는 구결을 익히러 잠시 근처에서 폐관을 하겠습니다.”
“그래, 나도 결계를 깨려면 준비가 필요하니 3년 안에만 돌아오거라.”
나는 준비를 위해 서란의 동굴에서 나와, 근처 해역의 적당한 암초섬 위로 올라갔다.
나는 그곳에 방해받지 않도록 굴을 파고 들어간 후.
호풍응룡변과 더불어, 최초의 축기기 도전을 시작하였다.
연기기 13성 일원일응.
체내 영맥에서 생성되는 영력이 단전에 점의 형태로 맺힌 단계.
일원일응의 단계에서 그 다음 단계인 무극영운에 도달하려면, 단전에 맺힌 점 형태의 영력을 격발시켜, 단전 안쪽에 영기의 구름(雲)을 만들어내어야 한다.
‘일원일응의 점을, 격발시킨다!’
꾸구웅!
단전 속에서 천둥이 치는 듯한 떨림과 함께.
꽈과광!
영기의 점이 격발된다.
그 폭발 속에서, 단전의 중심에 자리한 내단 속의 공력이 정순하게 변한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안 되지.’
영기의 점이 격발되고, 동시에 영기의 점이 폭발한 자리에서 영력의 구름이 흘러나왔다.
우우웅-
연기기 14성.
무극영운(無極靈雲)의 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이 구름을 통해…’
쿠구구구구-
응축시킨다.
구름을 응축시키고 또 응축시킨다.
그리고, 마침내 구름이 한계에 달했을 때.
‘축기기에 도전한다!’
번쩍!
단전 안에서 섬광이 번뜩이는 듯 하더니.
그대로 구름들이 수축한다.
그리고, 구름의 수축이 임계점에 달했을 때였다.
꽈과과광!
다시금 우레 울리는 듯한 소리가 귓가를 때리더니.
단전 안쪽에서 강력한 폭발이 일어났다.
이전보다도 훨씬 강력한 폭발!
자칫하면 단전이 터져서 죽어버릴 정도의 위력!
그러나, 나는 내단에서 기운을 뽑아 그 폭발력이 바깥으로 새어나가지 않게 막았다.
그 덕에 폭발력은 임계치 이상을 넘어가지 않았고, 내단의 기운에 의해 단전이 폭발해서 죽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후우… 이게 끝인가.”
그리고, 영기의 점을 폭발시켜 생겨났던 영기의 구름은 전부 힘을 잃고 소멸되어 있었다.
한순간 연기기 14성까지 치솟았던 수행은, 다시 연기기 12성 완공 수준으로 돌아가 있었다.
추후에 운기를 반복하면 다시 일원일응을 응집시키고 연기기 13성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겠으나.
현재로썬 그냥 수행이 떨어진 것이었다.
첫 축기기 도전은, 그렇게 실패로 끝난 것이었다.
하지만.
우우웅!
단전의 중심.
그곳에서 내 내단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
경지를 뚫을 때 나오는 어마어마한 두 차례의 격발로 인해, 내단의 기운은 연화되어서 굉장히 정순해져 있었다.
‘정순해진 기운을 통해, 요수공법의 구결을 운용한다…’
내단이 진동한다.
동시에 의식이 그 진동에 맞춰 같이 떨리기 시작했다.
‘공법의 구결에 따라.. 내 의식을 공법에서 말하는 야성(野性)에 맞춘다.’
꾸구국…
의식이 변화한다.
서란의 의식이 서란과 같은 형태로 그의 몸을 뒤덮고 있던 것과 같이.
나를 원구 형태로 뒤덮고 있던 내 의식이, 마치 용(龍)의 형상처럼 변모하기 시작했다.
‘조금 괴롭군.’
어찌되었든 인간이 요족의 공법을 익히는 것이었다.
서휼이 얼마나 신경을 썼든 부조화가 있을 수밖엔 없다.
‘마치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한 느낌이야…’
하지만 어쨌든.
그렇게 의식을 용의 야성과 같이 맞춘 후.
그에 따라 기운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쿠구구구구!
영기가 바깥으로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요족의 공법은 알맞은 방법으로 영맥을 차례차례 활성화시키며 나아가지 않았다.
대신, 공법의 완성형이 가리키는 곳으로,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고 미친듯이 달려간다.
공법의 완성형을 향해, 공법을 익히는 수련자의 체질이 변화해야 한다.
꾸구구국!
바깥으로 뿜어지며 휘몰아치는 영기의 흐름에, 체내의 영맥들이 점차 그에 적응하며 변화하기 시작했다.
아마 이러한 변화가 끝나면, 호풍응룡변에 수록된 몇몇 신통을 사용이 가능할 터.
나는 훨씬 더 강해질 것이었다.
그러나…
‘끄으으으윽!’
미친듯이 아프다!
원래 인간이 익히라고 만든 게 아닌 탓인지.
영맥이 강제로 호풍응룡변에 적응할 때마다 영맥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밀려왔다.
하지만, 나는 이를 악물었다.
콰드득!
암초섬의 굴 안쪽.
내가 그곳에서 손을 우그러뜨리자, 동굴에 손자국이 패인다.
나는 이를 악물며, 계속해서 공법을 계속 운용했다.
‘다음, 길을, 찾아낼… 것이다!’
무공의 다음 경지도.
재능 없는 내가 축기기에 오를 수 있는 방법도.
반드시 찾아내고 말리라!
* * *
1년이 지났다.
흑풍해의 바다 위.
어느 암초섬.
고요한 암초섬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드득, 드드득…
암초섬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드드드드드!
암초섬에서 뿜어지는 진동은 점차 강해졌고, 뒤이어.
콰드드드득!
암초섬이, 쪼개지기 시작했다.
콰아아아!
암초섬이 박살나며, 용오름이 시작되었다.
암초섬 내부에서부터 강력한 회오리가 불어닥치며 암초섬을 내부에서부터 갈아올린다.
쿠구구구구구!
검은 바위들이 갈려나가며, 그대로 공중으로 떠올라 사방팔방으로 휘날린다.
해역의 한 가운데.
그곳에서, 작은 규모의 회오리가 불어닥쳤다.
쿠오오오!
그리고, 회오리의 중심에는 무언가 거뭇거뭇한 형체가 존재했다.
그 존재로부터 회오리가 불어닥치며 흑풍해의 물을 천공으로 끌어올려 사방팔방으로 비를 흩뿌린다.
회오리의 중심.
그 안의 거뭇거뭇한 형체는 얼마간 바람을 끌어모으더니, 근처의 암초 위로 회오리를 옮겼다.
점차 바람은 잦아들었고, 그 안쪽에 있던 형체는 바람을 타고 암초로 발을 옮겼다.
* * *
나는 나를 암초에 내려놓는 바람결을 느끼며 의식을 움직였다.
마치 해룡과도 같은 형태로 변한 의식영역이 다시 원구의 형태로 돌아왔다.
“이것이… 호풍응룡변.”
말 그대로, 바람을 부르는(呼風) 요수공법이다.
그리고 나는 내가 방금 펼쳤던 신통을 떠올리며, 하나의 익숙한 기억을 떠올렸다.
방금의 신통을 펼치기 전부터.
이 공법을 익혀올 동안 줄곧 느껴온 기시감이, 방금의 신통을 펼치며 완전히 폭증해버렸다.
이것은 마치.
“막리세가의 것과 같지 않은가?”
막리세가에서 펼치는 풍계 법술.
그것과, 너무나도 기시감이 날 정도로 비슷하다.
차이가 있다면.
막리세가의 바람결에서 느껴지는 희미한 마기(魔氣)와 달리.
호풍응룡변은 바람결에서 야수의 흉성(凶性)이 느껴진다는 것 정도.
그것이 호풍응룡변과 막리세가의 풍계 신통의 차이였다.
‘생각해보면… 막리세가의 신통은 전부 용(龍)과 관련된 것이 많았지.’
이전에는 막리세가의 신통이 음(陰) 계열의 신통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막리세가에서 쓰는 신통들은 전부.
시체가 썩는 냄새가 나는 강.
풍룡과 풍봉이 나타나는 회오리.
하늘을 음으로 뒤덮어 비를 내리게 하는 법술 등.
물과 바람에 관련되어 있었다.
물과 바람.
그것은 폭풍(暴風)과 관련된 힘이었다.
그리고 예로부터 용족은 폭풍의 종족이라고 불리어 왔다.
특히나 바다의 폭풍을 상징하는 해룡족은 더더욱.
‘마도 가문인 막리세가와, 해룡족은 어떤 관계가 있는 건가?’
또한 호풍응룡변은 막리세가의 마공(魔功)들과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인가.
어쩌면 이 요수공법 역시 마공의 일종이 아닌가?
‘아니, 마공은 아니다.’
마공을 익힌 자들.
특히나 막리세가의 가원들로부터 나타나는, 그 기분나쁜 마기는 없다.
그러나 나는 호풍응룡변이 막리세가와 관계되었다는 사실을 알자마자, 어떠한 거부감이 들었다.
‘분명 위력은 출중하다…’
거기에 또한 나와 잘 맞는 건지, 지월입도결 등과 달리 훨씬 성취가 빨랐다.
하지만 여전히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한 불편함은 다름없이 존재했고.
막리세가와의 관계성 때문에 불길함이 증폭되었다.
‘…모르겠군. 고민해봤자 답은 나오지 않을 터. 그냥 추후에 서란에게 속시원하게 물어보는 게 낫겠어.’
나는 고개를 저어 잡념을 떨친 후.
잠시 어떻게 할지 고민했다.
서란의 처소로 갈지.
아니면 다시 육지로 갈지.
‘어차피 서란은 3년 안에만 돌아오면 된다고 하였다. 아직 호풍응룡변의 기본신통만 막 익혔을 뿐이니, 서란의 곁에 가서 그의 지도를 받으며 더더욱 공법의 성취를 끌어올릴 것인가.
아니면 육지로 가서, 남은 시간 동안 성제국 서쪽 대산맥의 금신천뢰문의 흔적을 찾을 것인가?’
금벽호의 말에 의하면, 성제국 서쪽 대산맥에는 그들이 남겨놓은 금신천뢰문에 대한 몇몇 기록이 남아있다고 했다.
아마 가서 찾으면 찾을 수 있을 터.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나는 얼마간 고민한 후.
남은 2년여의 시간동안 어느 곳에 시간을 쏟을지를 고민했다.
‘그래, 육지 쪽으로 가 보지.’
나는 고민을 해본 후.
성제국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서란은 내가 그와 함께 깨야 하는 결계가 안전할 것이라 했지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일이었고, 나는 혹시 모를 목숨을 잃을 가능성을 생각하며 일단 이번 삶에서 정보를 조금 더 얻기로 했다.
휘오오오오!
다시금 호풍응룡변을 발동하자, 내단이 반응하며 기운을 내뿜었다.
주변으로 바람이 휘몰아치며 나를 허공으로 떠올렸다.
나는 흑풍해에서 성제국을 향해 북쪽으로 날아갔다.
* * *
성제국은 수많은 수도가문이 다스리는 국가였다.
그렇기 때문인지, 수많은 수도가문들끼리 정한 수많은 규약들이 성제국 전체에 뿌리내려 있었고.
나는 그런 수많은 규약 중 하나에 붙잡혀야만 했다.
성제국 서주성.
서쪽 대산맥 인근에 있는 성 중 하나.
나는 그곳에 있는 한 세가의 영지에서, 몇 명의 연기기 고계 수도자들에게 둘러싸였다.
“비행 금지라니, 무슨 말이오?”
“흥, 성제국에 오면서 성제국 법도 모르오? 그게 말이 되는 게요? 성제국 곳곳에선 여러 수도가문 가원들의 대규모 전투를 막기 위해 곳곳의 성에서 법술을 통한 비행을 금지하고 있소.
그런데 당신은 그것을 어겼으니, 벌금으로 당장 영석 100개를 지불해야 하오.”
“……”
나는 깐깐하게 생긴 녹포 사내를 보며 되물었다.
“형장, 내가 알기로 내가 비행한 곳은 귀 가문의 영지에서 조금 벗어난 곳이었소. 그런데도 벌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말이오?”
“흥! 무슨 소리. 당신이 비행한 곳은 분명 가문의 영지 위쪽이었소. 영석을 내지 않는다면 본 가문의 영지내 감옥에서 역살이를 하셔야 하니 그리 아시오.”
‘이 무슨 억지가…’
나라고 성제국의 법을 완전히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이전 삶에 성제국에 와 봤었는데 완전히 모를 리가 있나.
비행 금지가 된 지역이 있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내가 난 곳은 금지지역의 경계에서 약간 벗어난 곳이었다.
그러나 이 녹포 사내는 지금 내가 외국에서 온 산수라는
사실을 이용해서 내게 억지로 벌금을 매기려 하는 것이었다.
‘당장 영석은 하나도 없는데…’
아니, 수도자들이 가지고 다니는 그 흔한 저물법기도 없다.
그런데 어찌해야 할까.
잠시 고민을 하던 나는 그에게 물어보았다.
“만약 내가 지금 당장 지급은 불가능하고. 내 가문 앞에다가 달아둔다 하면 가능하외까?”
“가문?”
내 말에 녹포 사내와 다른 수도자들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산수 아니었소?”
“아니오. 나는 가문이 있는 사람이외다.”
“흠, 어느 가문이지?”
나는 씨익 웃으며 나의 ‘가문’을 소개해 주었다.
“막리세가.”
내 말에, 좌중에 침묵이 맴돌았다.
“…이 무슨 개… 막리세가의 가원들은 하나같이 청포를 입고 다니는데?”
“음, 비밀리에 성제국에 온 것이라 어쩔 수 없었소.”
“비밀리에? 막리세가에서 성제국에 무슨 일로 비밀로 온 거지?”
“말할 수 없소. 가문의 기밀이오.”
“이 놈. 볼수록 수상한 놈이로구나. 자기를 막리가문이라 사칭하지를 않나..”
“사칭?”
나는 피식 웃었다.
“이걸 보고도 사칭이란 말이 나오느냐?”
쿠구구구구구!
나는 호풍응룡변을 발동시키며, 바람을 끌어모았다.
“내가 바로 막리세가의… 장로다!”
쿠과과과!
회오리가 주변으로 불어닥치며, 녹포 수도자들을 휩쓸었다.
“이익, 이 놈이! 우리를 공격해!”
“저, 저건 막리세가의 법술이 맞다!”
“막리세가 놈이 우리를 공격한다!”
그러나 그들 역시 나름 성제국의 법칙을 집행하는 이들인 탓인지.
연기기 고계의 실력으로 호풍응룡변의 바람 속에서도 나름 버텼고, 점차 다른 법술로 반격하려는 기미가 보였다.
그러나, 어차피 이건 눈속임이다.
부웅!
회오리가 주변을 뒤덮어 시야를 가린 사이.
나는 장심에서 강환을 뿜어냈다.
강환이 자전하더니, 어느덧 세 개로 쪼개져 손 위에서 회전하였다.
“들어라, 나는 막리세가의 장로 막리현이다! 아무도 내 앞을 막지 마라!”
쿠과과광!
먼지바람이 사방의 시야를 가린 와중.
세 개의 강환이 빛살과도 같은 속도로 녹포 수도자들에게 날아갔고.
콰앙, 콰앙, 콰아앙!
그들이 죽지 않을 선에서 그들의 방어법술과 법기를 박살내고 수도자들에게 충격을 입혔다.
“끄아아악…!”
“이, 이 위력…”
“축기기 수도자급.. 자, 장로다!”
녹포 수도자 중 한 명이 황급히 부적에 법력을 불어넣었다.
전음부인듯한 부적을 향해, 녹포 수도자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소리를 질렀다.
“막리세가의 축기기 장로가.. 국경을 넘어 성제국에 잠입했습니다! 연국 막리세가 놈들이 규약을 위반했습니다!!”
콰아앙!
나는 바람을 이용해 수도자들을 떨쳐내고, 빠르게 서쪽 대산맥 방향으로 날아올랐다.
“규, 규약 위반이오! 본 성제국의 수도가문들은 막리세가에 정식으로 항의할 것이오!!”
‘항의하든지.’
나는 뒤쪽에서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는 녹포 수도자들을 뒤로하고 허공을 날았다.
어차피 대산맥이 곧이다.
저 안쪽으로만 들어가면 결코 쉬이 나를 잡지 못할 터고.
막리세가에 항의해봤자, 그건 내 알 바가 아니었다.
파아앗!
파앗, 파앗
녹포 수도자의 전음부가 효력을 발휘한 것인지.
저 아래에서 녹빛의 빛살들이 보이며 나를 쫓아오기 시작했다.
저 가문의 연기기 수도자들.
그들이 내 아래쪽으로 몰리며 기이한 형태로 진을 짜기 시작했다.
진의 태세로 보아, 만만한 진은 아니었다.
‘축기기 수도자용 진법인가.’
등봉조극의 경지를 빌어 축기기인 척 했지만, 연기기 극성일 뿐인 내가 걸리면 상당히 성가실 터.
‘걸리면 안 되겠어.’
우우웅!
장심에서 강환이 빠져나왔다.
강환은 세 개로 쪼개졌고, 그 상태에서 다시 내게 흡수되었다.
‘세 배 가속.’
파아아앗!
해룡의 형태로 변한 의식영역이 더욱 더 해룡과 비슷한 기세를 풍기우며.
동시에 호풍응룡변의 바람이 더더욱 거세졌다.
파아아앗!
나는 더욱 강한 바람으로 몸을 감싸고.
대산맥을 향해 더더욱 빨리 날아갔다.
어느새 연기기 수도자들이 펼치는 진의 범위에서도 벗어났다.
‘저 앞이 대산맥인가.’
나는 대산맥의 광경을 눈에 담으며, 슬슬 숨을 준비를 하였다.
그 때.
쿠구구구구!
뒤쪽에서 무시무시한 기세가 느껴졌다.
‘저건…’
손발이 찌릿거리는 감각.
축기기 수도자다.
아직은 저 멀리, 점의 형태였지만 나는 저 점이 얼마나 빠르게 가까워질지 알고 있었다.
“쯧, 조금 무리를 해야겠군.”
쿠구구구구!
풍속을 높인다.
나를 감싼 회오리가 점차 거대해지며, 일순간 하늘과 땅을 잇는 거대함을 드러낸다.
주륵-
입가로 피가 흘렀다.
하나 나는 아랑곳 않고 호풍응룡변을 더더욱 크게 펼쳤다.
축기기 수도자급의 회오리!
거대한 용오름이, 주변의 흙먼지를 흡수하며 사방을 뿌옇게 물들인다.
푸확!
나는 용오름 바깥으로 빠져나와 결인을 맺었다.
“하압!”
쿠구구구구!
회오리가 움직인다.
잿빛의 회오리는 나를 쫓아오는 축기기 수도자와 녹포 수도자들을 향해, 그렇게 날아간다.
축기기 수도자가 대경하며 황급히 대응할 법술을 꺼내는 것이 보였다.
나는 입가에 피를 닦으며 의식을 집중했다.
연기기 극성 수준에서 너무 무리하게 법력을 쥐어짜냈다.
이런 공격은 한 번밖에 못 쓰고, 그렇다고 강환을 썼다간 괜히 연국에서 활동 중인 김영훈이 누명을 쓸 수도 있다.
그러니, 이번 공격으로 교란을 시키고, 그대로 도망친다.
슈칵!
내 수도가 허공을 가르며 인식을 베어냈고, 내 의식이 은식술에 의해 자취를 감추었다.
파아아앗!
나는 빠르게 대산맥 아래로 떨어지며 수결을 맺었다.
“지월입도!”
쿠구국!
대지가 나를 향해 품을 벌린다.
나는 그대로 대산맥 아래의 땅 아래로 토둔술을 써 떨어졌다.
대산맥에 흐르는 땅의 정기가 내 토둔술을 극대화해 줄 것이다.
또한.
“크윽! 이 막리세가 놈! 다들 놈을 추적해라! 막리세가 놈이라면 하늘로 도망쳤을 거다!”
막리세가에 대한 저들의 선입견은, 땅 밑으로 숨은 내게는 통하지 않았다.
나는 땅 밑에 숨어서, 내 회오리를 박살내버리고 엉뚱한 하늘을 향해 날아가는 녹포 축기기 수도자를 보며 입가의 피를 마저 닦았다.
“…이제, 금신천뢰문의 기록을 찾아가 볼까.”
* * *
몇 달 후.
나는 대산맥 쇄천봉에서, 금벽호가 말한 금신천뢰문의 기록이 남아있는 서고를 찾을 수 있었다.
과연, 금신천뢰문은 승천문과 어떤 관계가 있는 문파인가.
끼이익-
나는 서고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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