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Regressor’s Tale of Cultivation RAW novel - Chapter (7)
────────────────────────────────────
2회차의 첫날
깜빡.
숨이, 쉬어진다.
생명력이 흘러 나가던 몸이 아니다.
몸 전체에 생명력이 흘러넘친다.
“···이건.”
익숙한 숲속.
나는 어찌 된 일인지 알 수 있었다.
나는 또다시 회귀(回歸)했다.
“···회귀는, 역시 한 번이 끝이 아니었던 건가.”
지금껏, 회귀는 내게 주어진 또 한 번의 기적 같은 기회라 여기며 늘 충실하게 살아왔다.
회귀 능력을 얻게 되기는 했지만, 어떤 원리인지도 몰랐고, 횟수가 몇 번인 줄도 몰랐으니까.
하지만 두 번의 회귀를 겪었다.
‘회귀는, 한 번이 끝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번 역시 끝이 아닐 가능성이 높았다.
‘무한회귀··· 인가.’
내가 상념에 빠진 사이, 전명훈 과장이 익숙하게 화를 내며 내게 달려드는 것이 느껴졌다.
“서 대리, 이 새끼가!”
슈욱!
휘익!
나는 내게 달려들어 내 뺨을 때리려는 전명훈의 손을 손쉽게 피했다.
“이, 이게. 피해?”
슉! 슈욱!
전명훈은 악에 받쳐 내게 달려들었으나, 나는 계속해서 상념을 이어 가며 그의 손길을 손쉽게 피해 냈다.
‘왜··· 회귀했지?’
나는 멍한 얼굴로 눈앞에서 내게 달려드는 전명훈을 바라보았다.
지난 생.
나는, 정말로 열심히 살았다.
정말로 충실하게.
그렇게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평안하게 죽었다.
약간의 아쉬움은 있었을지라도, 그 이상의 것은 바란 적이 없다.
‘왜··· 회귀한 거지···?’
생명력 넘치는 육신.
새로 얻게 된 기회.
분명 좋은 것이다. 하지만···.
‘내가 50년에 걸쳐 이룬, 그 [모든 것]들은?’
이젠, 어디에도 없다.
다시는 찾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
회귀를 함으로 인해, 내가 50년 동안 쌓아 올린 그 모든 것이, 송두리째 날아가 버린 것이다.
“이, 이 서 대리, 개자식아! 너 때문에 이게 무슨 꼴인데, 무슨 염치로 자꾸 피해!”
전명훈이 적반하장의 태도로 내게 빽빽 소리치며 달려들어 왔다.
난 보법을 밟으며 그의 주먹을 쉽게 피하며 계속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왠지 익숙하다. 뭘까. 이 익숙한 기분은···.’
아, 그런가.
“···그렇군. 나는··· 무의식적으로 오늘 같은 날을 두려워했을지도 모르겠군.”
“서은현, 이 새끼가! 피하지만 말고 붙어 보라고!”
회귀.
나는 분명 그 능력을 통해서 기적과도 같은 또 한 번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그 기회를 통해 얻은 모든 것은, 다시 한번의 회귀를 통해 모조리 사라져 버렸다.
너무나 기적 같은 삶이었기에, 역설적으로 회귀를 통해서 그 시간대를 날려 버리는 것을 두려워했던 것이리라.
익숙한 기분.
그것은, 내가 가진 두려움이 완전히 눈앞에 실체화되었기에 생긴 것이었다.
‘설령, 굳이 또 한 번의 기회가 주어졌더라도, 그 시간대가 사라졌어야 옳은 것인가.’
나는 내 인생에 부끄럼 없이 살아갔다.
하지만, 내가 부끄럼 없이 살았던 그 모든 것은 회귀를 통해 모조리 사라져 버렸다.
‘그렇군. 나는 어쩌면··· 지난 삶에서도 무의식중에 내 능력을 두려워하고 있었는지도 몰라. 아니, 분명 나는 이 능력이 두렵다.’
이 회귀 능력이 단발성이 아니란 사실을 깨달으며, 내 두려움은 더더욱 커졌다.
아니, 확실해졌다고 해야 하나.
‘이 능력은, 내 삶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능력이다.’
이번의 회귀가 끝이라면, 나는 편히 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끝이 아니라면?
내 회귀가 영원히 반복된다면?
‘내 모든 삶은 부정당하고, 내가 알던 이들은 영원히 시간의 굴레에 갇혀 빠져나올 수 없다.’
그래.
나는 내 아쉬움. 아니, 두려움의 실체를 명확히 찾아냈다.
그것은 내 회귀라는 능력 그 자체에서 기인하는 공포.
그렇다면, 회귀라는 능력을 극복하려면 어찌해야 할까.
‘회귀 능력을, 없애야 한다.’
이 능력은 있어서는 안 되는 힘이다.
나는 이번 생의, 아니, 이 생을 비롯해 앞으로의 무수한 생을 걸쳐 이룰 목표를 정했다.
‘내 회귀 능력을 없앤다. 혹은, 회귀 능력이 영원히 발동되지 않게 한다.’
그것이 내가 추구할 장구한 목표이다.
“···그러려면 일단.”
이 회귀 능력이 어디서 기인했는지를 알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지구에 있을 때는, 누구도 특이한 체질이나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우리 일곱 모두 이 세상에 오고 난 후 그런 것이 생긴 것일 확률이 높아.’
예전에는 이러한 능력이 지구에서도 있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말이 되지 않는다.
비와 바람을 부르고, 수 킬로미터를 감지하는 초능력이 원래부터 있었다면 오 대리와 김 주임은 우리 회사 같은 곳에 입사를 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면, 회귀 능력을 없앨 가장 큰 가능성은··· 원래 세계로 돌아가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
항구적인 목표 안에서, 조금 더 목표를 구체화시켰다.
“우선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목표로 삼아 보자.”
그렇다고 할 때.
집으로 돌아가려면 어찌해야 할까.
‘우선··· 지금의 능력으론 안 된다.’
일개 범인(凡人)에 불과한 내 능력으로는 어떤 것도 시도할 수가 없다.
“힘을 길러야 해.”
이류 무사 수준으로는 안 된다.
‘수도자! 수도자가 되어야 한다!’
그래.
수도자가 되어, 긴 수명과 힘을 얻고.
‘상계로 통하는 승천문! 그곳을 조사해 보아야 한다!’
승천문이 열릴 시기에는 이 등선향이라는 곳의 공간이 불안해진다고 했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 세상에 떨어진 것도 그것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었다.
그렇다면 승천문을 통해서 다시 원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수도 있다.
‘수도자가 되어, 승천문에 간다.’
그렇게, 나는 내 목표를 더욱더 구체화시키는 데에 성공했다.
‘하지만 수도자가 되려면 영근이 필요하다고 하지. 영근이란 게 없으면 일반인은 절대로 수도자가 될 수 없다고. 하지만, 나는 영근의 단초를 잡은 적 있다!’
지난 삶.
영훈 형님이 말해 주었다.
일반인이 무공을 익혀 도달할 수 있는 오기조원의 경지는, 수도자가 가지고 태어나는 오행영근에 상응한다고.
오기조원에 도달하면, 일반인도 영근을 각성할 수 있다고!
“···그래. 장기적인 목표는 수도자가 되어 승천문에 가, 고향으로 돌아갈 방도를 찾고, 고향으로 돌아가 내 회귀 능력을 없애버리는 것.”
“허억··· 헉··· 뭐, 뭐 이렇게 빨라··· 이 개자식이···”
“그리고 그보다 짧은 목표는··· 수도자가 되기 위한 영근을 얻기 위해. 무공을 익혀 오기조원의 경지까지 도달해야한다··· 인가.”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굉장히 빡센 조건이다.
안 그래도 무공에 재능이 없는 내가, 오기조원을 이루기 위해서 얼마나 걸릴지도 모른다.
‘웃기게도, 회귀 능력을 없애기 위해 회귀 능력에 의지해야 하는 건가.’
그래도 절망적인 기분이 들지는 않는 것이, 내 회귀 능력이 있는 이상.
내게 기회는 무한하다.
‘얼마나 걸리더라도··· 반드시 오기조원에 이를 것이다.’
나는 굳게 다짐하며, 내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을 정했다.
그리고, 그제야 상념에서 깨어난 나는 숨을 헐떡이며 내 앞에 주저앉은 전명훈을 바라보았다.
“···전 과장님, 진정하시죠. 뭐 이런 상황에 열 내 봤자 어쩌겠습니까.”
“이··· 자식이. 지가 뭘 잘못했는지도···.”
“분명 전 과장님이 전날에 저한테 본인 업무 전부 짬 때리셔서 워크샵 전날 저는 밤을 샜습니다. 그리고 분명 운전은 과장님이 하시기로 되어 있었잖습니까. 심지어 제가 졸린 거 아셨으면서 제가 다른 분들한테 운전 좀 부탁하려 해도 괜히 저 막으셨고요. 그리고 산사태 날 때 전 분명히 할 수 있는 모든 걸 했습니다. 단지 산의 옆면이 전부 무너져 버려서 제가 뭘 어찌할 새도 없었던 거죠. 이상한 논리로 저한테 책임 전가하지 마시고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나 생각해 보시는 게 어떻습니까.”
나는 할 말을 전부 폭포수처럼 쏟아붓고는, 전명훈 과장을 지나쳐 영훈 형님에게 다가갔다.
“형··· 아니, 김영훈 부장님. 실례지만 라이터 좀 빌려도 되겠습니까?”
“음, 알겠네.”
“감사합니다. 일단 곧 밤이 될 것 같아서 저는 오늘 밤 묵을 만한 곳을 찾아보겠습니다. 다른 분들은 자동차를 찾아보든지, 아니면 이 숲에서 빠져나갈 길을 찾아보시든지, 알아서들 해 보십쇼. 이따가 해 지면, 저쪽으로 오시면 제가 불 피워 놓고 있을 테니 불빛 보고 찾아오시면 됩니다.”
“어··· 아니.”
나는 할 말을 속사포처럼 뱉어낸 후 지난번 묵었던 동굴을 찾아갔다.
그런 후 주변에서 나뭇가지를 모아 바람막이 겸 문을 만들고, 검불을 모아 모닥불을 피울 준비를 마쳤다.
그런 후 주변에서 나무열매와 약초를 모아 모닥불을 피우고 그곳에 구웠다.
지익, 지이익···.
나는 속옷을 찢어 약초를 채집할 주머니를 만들고, 근거지 주변으로 약초들을 채집하러 다녔다.
지혈초와 진통초, 마비초 등 내일 당장 내 팔을 씹으러 올 여우를 대비하기 위한 풀들을 모아놓고, 다듬어 분류를 해 놓았다.
“음, 열매들이 다 익었군.”
그런 후, 나는 모닥불 밑에서 구워진 나무열매들을 꺼내 식힌 후 열매 껍질들을 까서 하나씩 입에 넣었다.
“먹을 만하군.”
나는 적당히 배를 채운 후, 근처에서 적당한 길이의 나뭇가지를 잡아들고, 기수식을 잡았다
단악검법(斷岳劍法).
지난 생.
회귀 1회차.
그 당시의 영훈 형님이 넘치는 재능으로 만든, 내 몸에 완전히 맞는 무공.
부웅, 붕붕!
나는 검을 잡고 휘두르며 단악검법의 1초식부터 12초식을 연계해 펼쳐 보았다.
“흠, 조금 감이 떨어졌군.”
지난 생, 죽기 직전에는 검을 잡고 들 힘도 없어 제대로 검초를 연습하지 못했다.
그 때문인지, 내 검초는 이류에 간신히 턱걸이를 하던 시절로 떨어져 있었다.
“그래도 한 달쯤 마음을 잡고 수련을 하면 다시 감을 찾을 수 있을 거 같고···.”
내공 역시, 등선향에 널려 있는 영약들을 먹어놓으면 부족할 일은 없다.
이번 생에는,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까.
나는 이번 생애에는 무림맹 같은 웃긴 사업에는 동참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너무 내 개인 시간을 잡아먹는다.
지난 삶에서 일에 미친 듯이 치여 여자를 만나기는커녕 기루에도 못 갈 정도로.
‘이번 생에는 무공에 집중하자.’
수도자가 되려면 일단 오기조원에 도달해서 영근을 각성해야 한다.
하지만 내 일천한 무공 재능으로, 그 경지까지 도달하려면 멀고도 멀다.
‘최대한 경지를 높이는 게, 일단 이번 생의 목표다.’
나는 단악검법을 펼친 후, 천지심법을 호흡하며, 아무 기반도 없는 이 육체의 단전을 활성화시키기 시작했다.
천지심법을 운용하니 몸이 맑아지고, 절로 머리가 깨끗해지는 기분이 든다.
‘···잠깐. 그러고 보니.’
나는 문득, 지난 생 영훈 형님이 완성했던 무공을 떠올렸다.
월수궁무록(越修窮武錄)
범인의 몸으로 수도자를 이기기 위한 무공.
‘영훈 형님은 지난 생애를 바쳐 이 무공을 만들어 냈다. 하지만 그건 영훈 형님이 절정 고수가 된 이후 만들어 낸 무공이었어.’
만약, 처음부터 그에게 이 무공을 익히게 하면 어떻게 될까.
지난 삶, 영훈 형님에게 고급 무공을 익히게 해서 천하제일인의 탄생을 40년은 앞당겼다.
그렇다면, 그 천하제일인이 평생을 궁구해서 만든 무공을 처음부터 그에게 익히게 하면···.
나는 영훈 형님을 마지막으로 보았을 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비록 수도자가 되기 위한 영근을 얻기 위해 무공을 익히는 걸 목표로 삼긴 했지만···.’
어쩌면 그는, 내게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해 줄지도 모른다.
저벅, 저벅···.
동굴 바깥에서, 내가 피워 놓은 불을 보고 찾아왔는지 다른 이들의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허허, 서 대리. 능력도 좋군. 이런 걸 언제 만들어 놨나?”
영훈 형님.
김영훈 부장이 가장 먼저 동굴에 들어왔다.
나는 그에게 다가가 라이터를 돌려주며, 은근슬쩍 물어보았다.
“부장님, 제가 알고 있는 건강 체조법이랑 호흡법이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긴장이 되어서 그럽니다만, 혹시 같이 연습 좀 해 주시지 않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