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returner who brought memories of a destroyed world RAW novel - Chapter 113
멸망한 세계의 기억을 담아온 회귀자 113화
사립 명문 유성고등학교, 3학년 2반.
“누가 읽어볼까?”
한예리는 몸을 움츠렸다.
“아무도 없어?”
선생님의 시선을 피해 앞 학생의 등 뒤에 숨었다. 다행히 덩치가 큰 남자애였다. 이제 자신은 안 보일 테니, 이러면 될 줄 알았는데…… 결과부터 말하자면 아니었다.
“그럼 오늘이 28일이니까 28번. 음……. 한예리?”
낭패였다.
일동의 시선이 자신에게 향하자 한예리는 어깨를 움츠리며 자리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푸풉. 그 와중엔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몇몇의 조소와.
괜찮아.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몇몇의 응원이 있었다.
한예리는 떨리는 동공으로 English 3를 떠듬떠듬 읽는다.
“……Cycle that involves the continuous circulation of-”
잠시 뜸을 들이고 이어 말한다.
“웨이터(Water)”
풉. 그때 터진 강렬한 같은 반 애들의 비웃음 소리.
반면, 영어 선생님은 차분히 말했다.
“방금 그 단어, 다시 말해볼까?”
한예리는 식은땀을 흘리며 낮은 목소리를 반복했다.
“Water. 우 에이 터. 웨이터?”
“물을 영어로 뭐라 하지?”
“……워럴요.”
“그래……. 뜻과 발음 중에 하나라도 알고 있어서 다행이구나. W. A. T. E. R은 웨이터가 아니라 워럴이란다.”
“……네.”
얼굴로 거대한 열기가 치솟는다. 보지 않아도 얼굴이 시뻘게졌음은 그 열기만으로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곁눈질로 주변을 살폈다.
풉. 풉. 풉. 비웃음 소리가 교실에 들끓었고.
……근래에 사귀었던 친구들의 응원은 끊겼다.
그리고 선생님은 잔인하도록 원리 원칙적이었다.
“할 수 있어. 한예리. 계속 읽어봐.”
“……of the many processes involved in the water cycle…….”
그 고문 같은 낭독 시간은 총 10번의 비웃음이 터져 나오고서야 끝이 났다.
딩동 댕동.
그리고 쉬는 시간.
“중1 때부터 헌터 일 하다 왔으면 모를 수도 있는 거 아니야? 내가 다 열받네. 내가 확 뒤집어놓을까?”
쉬는 시간이 되자마자 앞에 앉은 친구는 김우주였다.
반장인 데다가, 성격도 좋고 인기도 많은 친구.
“아냐. 내가 봐도 좀 웃길 만했어.”
“뭐 그게 웃는 거야, 비웃는 거지! 지들은 얼마나 잘한다고.”
대신 화도 내주는 친구.
김우주가 강하게 자신을 두둔해 주었다.
“사실 예리 너는 연예인 해도 되잖아? 영어 단어 몇 개 모르면 어때, 어차피 저런 애들보다 훨씬 잘살 텐데. 아니, 나중에 헌터 일만 해도 우리 반 애들 수입 다 합친 거보다 많이 버는 거 아니야? 너 2차 브레이크에서도 살아남았다며?”
“어떻게 알았어?”
“미튜브에서 봤지. 요새 자기 직전에 매일 보거든.”
한예리는 고개를 저었다.
“근데 그건 신혁 님이 다 하신 거고, 난 그냥 같이 들어가서 같이 갔다 나온 게 전부야.”
“그게 어디 쉬워? 네가 잘하니까 가능한 거고, 네가 잘하니까 혁예 클랜장님이 데려가신 거겠지. 아냐?”
“…….”
겸손은. 착해 빠져선. 그리 중얼거린 김우주가 대놓고 주변에 눈치를 줬다.
“네가 가만히 있어주니까, 애들이 이러는 걸 수도 있어. 한번 눈치라도 주는 거 어때? 그 뭐 이능을 보여준다든가-”
“아냐. 내가 잘못해서 그런 건데, 뭘.”
아니면 말이야. 김우주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친구로서 이런 말 하는 게 좀 웃기긴 한데…… 내가 미리 교과서 읽는 거 도와줄까?”
“어 정말? 그럼 나야 너무 좋지. 근데 네 시간 뺏는 거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학교 끝나고 1시간만 카페에 있다 가면 충분한데 그 정도야 너를 위해서 당연히-”
한예리의 반색은 그 말에 바로 끝이 났다.
“아……. 학교 끝나고? 점심시간엔 안 돼?”
“알다시피 점심시간엔 내가 방송반에 가야 해서.”
“그렇지……. 그럼 마음만 받을게.”
학교가 끝나면 꼭 해야 할 게 있었다. 김우주도 이미 아는 사실이었다.
“왜? 또 네가 저녁 차리려고?”
“응.”
“하 참. 너 그 보호자란 분도 참 이상하지. 보통 고3한텐 저녁은 그냥 사 먹으라고 하지 않나? 오히려 도시락을 싸서 보내주지는 못할망정-”
“우주야.”
한예리는 정색하며 말을 끊었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함부로 말 안 했으면 좋겠어. 그리고 그분은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사람이야.”
그분, 신혁 님.
우주가 좋은 친구라 하지만, 신혁 님에 대한 험담은 분명 선을 넘는 일이었다.
“왜 그래? 무섭게…….”
“아무튼 나 이제 이것 좀 볼게! 제안은 정말 고마웠어!”
한예리는 문제집을 펼치며 대화를 끝냈다.
[집합]고3이 펼친 참고서는 중등 수학 1이었다.
* * *
그날 저녁.
신혁 님이 차린 저녁을 뜨며 말하셨다.
“저녁은 시켜 먹어도 된다.”
한예리는 거부했다.
“거기 MSG 많아요.”
“너와 난 B급 각성자다. 하루 세끼 배달 음식만 먹어도 아무 탈도 나지 않아.”
“그, 그, 플라스틱 용기를 많이 쓰면 고래가 아프대요. 막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을 먹어서 빈속에 배가 부르다고…….”
너무 거창한 이유를 댔나 싶어 대답은 갈수록 작아졌지만, 끄덕, 다행히 신혁 님은 맞는 얘기라며 고개를 끄덕여 주셨다.
근데 그게 또 계속 저녁을 차리라는 얘기는 아니었다.
“아니면 요리사를 초빙해도 되고.”
“네?”
“너 역시 요리를 잘하지만, 그들은 애초에 전문가야. 네가 걱정하는 영양분의 고른 섭취에 대해 깊게 연구한.”
“아, 아니…… 그, 그냥 제가 하고 싶어서요…….”
잠시 자신의 안색을 살피던 신혁 님은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후우우우. 그래. 다시 말하지만, 절대 무리는 하지 말도록.”
이때다 싶어, 한예리는 아주 큰 소리로 거짓말했다.
“그럼요! 학교생활도 아주 잘하고 있어요!”
그러자 신혁 님이 무거운 얼굴로 수저를 내려놓았다.
이러면 안 됐었나 보다.
“그래. 마침 말이 나와서 하는 얘기인데, 학교생활을 할 만하나?”
“네. 벌써 친한 친구도 사귀었어요. 김우주라는 애인데 되게 착하고 잘 챙겨줘요.”
“힘든 것은 없고?”
“네!”
신혁 님이 재차 물었다.
“힘든 것은 없고?”
“네? 네.”
한 번 더.
“힘든 게 정말 없나?”
“네? 갑자기 왜요?”
머리를 스치는 장면이 있었다.
힘든 게 없냐 계속 묻는 신혁 님.
고3 수업 시간에 중1 참고서만 펴고 있는 자신.
“뭐 아는 거 있으세요……?”
“그래. 계속 이사장한테서 연락이 왔었다.”
“이, 이사장님이요?
“그래. 이사장, TF 재단 말단 직원. 그의 말로는 네가 공부도 열심히 하고 머리도 좋다는데, 다만 너무 뒤처져 있다 하더군.”
“아…….”
“신경 쓰지 않으려 했다만.”
신혁 님이 조심스러운 어조로 말을 꺼냈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아예 헌터 특별고를 다니는 게 나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하는 말이다. 네가 몇 년간 교육과는 멀리 떨어져 지냈는데, 내가 괜히 일반고에 보냈나 싶기도 하고.”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고3의 나이로 중1 수준에 머무르는 자신을 신혁 님도 알아버렸다.
“…….”
침울해져 있는 자신에게로 신혁 님이 문득 물었다.
“동기가 있나? 공부를 열심히 하려는 동기 말이야.”
이유가 있긴 있었다.
“네. 대학에 가고 싶어서요.”
“대학? 목표한 곳이라도 있나?”
“고려 헌터 대학이요.”
자타공인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
그 대답에 신혁 님은 고개를 비틀었다.
“근데 왜 공부를 열심히 하지?”
“네?”
“너라면 실기 하나만으로, 입학과 동시에 수석 졸업이 가능하다. 더군다나 넌 평범한 B급 헌터도 아니야.”
“그럼요?”
“애초에 넌 이능과 마력에 모두 재능이 있을뿐더러, 현재 ‘원기 흡수’와 ‘공간의 팔찌’마저 보유 중이다. 실력만 치자면, 너는 A급 헌터 중에서도 상위권이야.”
신혁 님의 칭찬이 막 심장을 거세게 강타했다.
하도 심장이 나대서 몸에 해로울 정도였다. 이러다 죽는 거 아닐까?
“교수가 그걸 못 알아본다면 내게 말해라. 기필코 그 교수를 교수직에서 해임시켜 주지.”
“감사해요! 그런데-”
그러나 그게 자신의 꿈은 아니었다. 더 멀리 바라보았다. 한예리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전 헌터계열로 입학하고 싶은 게 아니라 자연계열로 입학하고 싶어요.”
“자연계? 이과?”
“네. 생과대, 생물학과요.”
“왜?”
대학에서 배울 수 있는 헌터 관련 수업은 100% 신혁 님이 알려주는 것의 발끝에도 못 미칠 거니까.
그래서 생물학과다.
“게이트에 서식하는 식물에 대해 공부하고 연구하면 이능을 더 잘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자신의 이능을 더 깊게 이해하기 위해 그쪽 전문 지식을 배우고 싶었다.
각각의 식물의 성장 최대치며, 성장 속도며, 최대 경도며, 독과 가시 같은 유해한 것의 유무 등등.
이에 대해 줄줄이 설명하자-
“훌륭하다.”
신혁 님은 웃으셨다. 드물게 웃어 주시는 만큼 심장 또 제멋대로 나댔다. 아니, 애초에 고혹적이었다.
“아주 좋은 생각이야. 정말 잘 생각했어.”
“헤헤헤헤헤. 신혁 님이 좋다고 해주시니까 저도 좋아요!”
“좋다. 그럼 저번에 산 참고서를 모두 가져와라.”
그리고 웃으며 엉뚱한 명령을 내리셨다.
“오늘은 뭐 스케줄 관리 같은 거하고, 참고서는 모두 가져오도록.”
“네?”
“얼른.”
“네!”
곧 가져온 참고서를 신혁 님은 아주아주 빠르게 살펴보셨다.
펄럭. 펄럭.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너무 빨랐다. 거의 속독 수준이었다.
“혹시 뭐 하시는 건지 여쭈어봐도 돼요?”
“빠르게 읽는 중이다. 어차피 다 아는 것들이라서.”
“네?”
“내 기억 중에 절반 이상은 잊혀지지 않는다.”
“? 네?”
“쓸데없는 기억이 생겨나니 방해하지 말고 가서 자도록.”
“네…….”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그렇게 했다. 아마 자신을 위한 일이지 싶었다. 그게 아니라면 신혁 님이 굳이 고등학교 참고서를 볼 일은 없을 테니까.
* * *
그리고 다음 날, 아침.
거실로 나가보니, 막 신혁 님이 참고서를 정리하고 있었다.
“밤새우신 거예요?”
“그래. 덕분에 다행히 하루 만에 끝났지.”
신혁 님은 참고서 제일 위에 둔 웬 아티팩트 하나를 내미셨다.
[기억의 금고] [속성] : B급 헌터 박신혁의 부분 기억 출력.“고3 내용은 이제부터 열심히 하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을 테니, 일부러 고2까지의 참고서만 기억에 담았다. 고3까지 담으면 사실 반칙이기도 하고.”
“네?”
“사용해 보면 뭔 말인지 알 거야. 그리고 영어의 억양은 나도 어쩔 수 없는 영역이었어. 참고하도록.”
영어? 억양?
“아마 잊혀지지 않을 기억이기에, 그 억양은 평생 달고 살겠지. 그러나 장담컨대 나쁜 일은 아닐 거야. 그럼 바로 써봐.”
“네!”
신혁 님이 제게 나쁜 일을 할 일은 없는 것을 아는 한예리는 주저하지 않았다.
[기억을 출력하시겠습니까?]그리고 곧 막대한 기억이 밀려온다.
“어어어어어?”
영어. 문법과 어휘. 장문에서의 문장 구조 해석법과 정확한 발음.
수학. 정의와 공식. 정의에서 파생되는 수리적 현상. 공식의 증명법. 증명에서 야기되는 아이디어. 그리고 아이디어를 활용한 문제 풀이.
과학. 각종 지식과 더불어, 공식이 증명되는 과정. 원리에서 나아가는 활용. 배경지식. 각종 용어의 정리와 그 응용.
신혁 님이 참고서를 보며 한 생각들이 자신의 기억이 뇌리에 단단히 각인되자-
“저 이제…… 다 알아요!”
고2까지의 과정이 마스터된다…….
* * *
일주일 후.
영어 회화 수업.
“누가 읽어볼까?”
한예리는 번쩍 손을 들었다.
“그래. 한예리. 좋은 자세다. 틀려도 상관없어. 영어는 자신감 있게 말하는 게 가장 중요해.”
“네!”
한예리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다시 이는 비웃음과 응원은 이제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다.
그저 완전무결한 영어 낭독을 구사한다.
“The most important are evaporation, transpiration, condensation, precipitation, and runoff…….”
물 흐르듯 유려한 발음이 교실에 낭랑하게 울려 퍼진다.
각성자의 호흡은 길기에, 페이지의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번도 끊어 읽지 않았다.
와…….
뭐야, 갑자기?
교과서를 보는 와중에도 각성자의 감각으로, 교실의 모든 시선이 느껴졌다.
페이지를 넘기며 잠시 훑어보니, 모두의 시선은 경악 그 자체.
기분 좋은 시선들이었다. 어깨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다.
수준이 올라온 만큼, 이제는 확실히 안다. 자신은 여기서 영어를 제일 잘한다. 사립 명문 유성고등학교, 3학년 2반에서 가장.
“Although the total amount of…….”
신혁 님을 떠올리며 기분 좋은 회상을 하던 중.
“워퉈(Water).”
“잠깐.”
영어 선생님이었다. 그녀가 차분히 말했다.
“다시 말해볼까?”
한예리는 자약히 답했다.
“워퉈. Water.”
“영어를 누구한테 배웠지?”
“음……. 같이 사는 사람한테요.”
“영국인?”
“아뇨. 한국인입니다.”
“그래?”
선생님은 교탁을 양손으로 짚으며 모두에게 말했다.
“너네 중에 호주 발음이랑 영국 발음만 나오면, LC 점수 폭락하는 애들 많지?”
“…….”
학생들의 침묵 속에서 선생님은 한예리를 가리켰다.
“영국식 발음은 한예리한테 배워. 어디 가서 돈 주고도 배울 수 없을 정도다. 아니, 양심이 있으면 귀 호강을 위해 간식이라도 하나씩 사서 가.”
“네?”
“단어 하나하나에 귀족식 억양(Uppler class)이 짙게 배었어. 아주 정통적이면서도 우아하기까지 해.”
짝. 짝. 짝. 선생님의 칭찬은 박수로까지 이어졌다.
“가르친 사람이 아주 제대로 가르쳤구나. 아마 영국의 귀족가에서 자랐거나, 아니면 그들이랑 적지 않은 친분이 있을 거야.”
한예리는 머리를 긁적였다. 모르는 일이었다.
“그럼 한예리.”
“네.”
“앞으로 낭독 좀 부탁해도 될까? 애들이 원어민 발음에 익숙해지려면, 그게 나을 것 같은데?”
“네!”
“좋아. 그럼 다시 부탁하지.”
“네!”
한예리는 수업이 끝날 때까지, 교과서를 주야장천 읽었다.
딩동댕동.
이윽고 다시 찾아온 쉬는 시간.
이번에도 제일 먼저 김우주가 다가왔다.
“뭐야? 어떻게 된 거야?”
“음…… 특훈?”
“야. 그런 특훈 있으면 나도 좀 알려주라. 같이 사는 사람이면 그 보호자가 알려준 거 맞아?”
“응!”
“혹시…… 나도 배울 수 없을까?”
한예리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안 돼. 되게 바쁘셔. 아마 우리나라에서 제일 바쁠걸?”
신혁 님은 보통 같이 저녁을 먹고서도 다시 일을 하러 나가신다. 그만큼 바쁘시다. 이건 팩트다.
그러나 변명이기도 하다. 사실은 신혁 님의 기억을 다른 누군가와 공유하는 게 싫었다.
“누군데?”
신혁 님을 궁금해하는 김우주의 물음에, 한예리는 환하게 웃으며 답했다.
“내가 존경했고, 애정했던, 그리고 지금은 사랑하는 사람.”
“사랑?”
“응.”
“가족은 아니라며?”
“아니야.”
갑작스레 김우주의 얼굴이 무너졌다.
한예리에게 중요한 일은 아니었다.
“난 그 사람을 사랑해. 아주 많이.”
참고서를 펼쳤다. 수리 고3이었다.
“그래서 공부도 열심히 할 거야. 그분도 내가 그래주길 원하거든.”
“아……. 그, 그래?”
“응. 나 좀 봐야 할 게 있어서, 남은 얘기는 있다 점심시간에 얘기할까?”
“어, 어……. 화이팅!”
이윽고 김우주가 자리를 뜨자, 한예리는 참고서 위로 종이 하나를 올려놨다.
[세계 각성자 정상 대전(WAC) 참가 신청서]“이제 어느 정도는 따라잡았으니까…… 이틀 정도는 괜찮겠지?”
그리고 행복한 상상을 한다.
[B급 상품 아티팩트 : ……아르테스의 반지…….]“신혁 님은 뭘 좋아하실까?”
순위권에 들어서, 상금과 상품으로 신혁 님에게 보답하는 상상.
상품을 건네자, 잘했다며 신혁 님이 또 한 번 웃어주시는 상상.
“헤헤헤헤헤헤헤.”
교실의 모든 시선이 제게 향했지만, 한예리는 신경 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