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returner who brought memories of a destroyed world RAW novel - Chapter 144
멸망한 세계의 기억을 담아온 회귀자 144화
목포.
항구 도시의 가장 높은 건물의 옥상.
김아람 중사가 착용한 무선 이어셋에선 지휘통제소의 연락이 흘러나왔다.
-376구역. 4층 건물 앞 좀비 확인 바람.
“확인.”
김 중사는 저격총의 스코프로 약속된 위치를 훑는다.
작전지역의 민간인은 전부 통제 중이다.
더불어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으나 저렇게 연체동물처럼 흐느적거리는 생명체는 당연히 인간일 수 없다.
“좀비.”
즉시 답신했다.
“목표물 확인.”
-저격 가능한가?
“가능하다.”
-바로 사살하도록.
“확인.”
바로 격발한다.
푸슉!
소음기로 인해 총성은 미비했다.
그러나 소리만 작았을 뿐이다.
날아간 총알은 정확히 목표물에 도달하여 머리통을 터뜨렸다.
그 거리가 멀더라도, 좀비 뒤편의 유리에 핏자국이 진하게 밴 것으로 저격의 성공은 알 수 있었다.
-처리 확인.
김 중사는 몸을 움직였다.
이번엔 스코프로 남쪽을 주시하며 물었다.
“S08-128게이트 관련 상황 전달 바람.”
목포의 남쪽엔 진도가 있다.
그리고 진도엔 처리하지 못한 게이트가 하나 있다.
“S08-128게이트.”
무려 S08의 판정을 받은 게이트.
S급의 난이도를 세분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십분제에서, S08이면 그 난이도 중 상위에 속한다.
게이트의 마력 수치가 더 높았으면, SS로 분류되어, 공략 불가능 판정을 받았을 만큼의 난이도.
극히 위험하나, 다행히 한국은 S08급의 게이트 브레이크를 토벌 가능한 집단이 몇몇 존재한다.
-현재 박신혁 클랜장을 비롯한 혁예 클랜원이 전투 중이다.
그중의 으뜸은 단연 혁예 클랜.
그리고 현재 진도엔 혁예 클랜이 있다.
“상황은?”
-안정적이다.
그쪽에서 목포로 넘어오는 몬스터가 없다는 걸 이해할 만 상황 통보였다.
김 중사는 스코프를 거두었다.
‘남쪽은 괜찮아.’
무려 혁예 클랜이었다.
결코 뚫리지 않는 방벽인 세계수 주진헌.
전장의 시간을 멈추는 예언자 강예빈.
죽지만 않으면 반시체도 고치는 성녀 이가을.
공기 중 질소마저 액화시키는 엠버 세리아드.
일시에 도시를 울창한 밀림으로 만드는 한예리.
“이탈하는 몬스터의 여부는?”
-확인된 바 없다. 작전지역 밖으로 나오는 즉시, 박신혁 클랜장이 부유석으로 처리하고 있다.
그리고 아직도 세계 1위의 자리를 고수하는 박신혁이 그곳에 있으니.
박신혁은 정말로 마왕이 되었으니까.
‘남쪽은 괜찮아.’
남쪽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듯싶다.
이어서 김 중사의 스코프는 동쪽을 향했다.
“월출산 쪽은 어떤가?”
-격전 중이다.
이 방면이 지금 작전의 주요 격전지다.
월출산 쪽에 클리어하지 못한 게이트는 총 10개가 있었고, 그중 3개가 무려 S05급 게이트였다.
“상황은?”
-백중세.
난이도는 S08급에 비하면 낮았으나, 주안점은 그 규모에 있다.
그로 인해 그곳엔 수호 길드와 바람살 길드가 파견되었다. 규모를 고려했을 때에 길드가 클랜보다 커버 범위가 넓은 것은 당연했다.
“몬스터 유출은 확인되었나?”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계속해 주시 바란다. 언제든 상황이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다.
“확인.”
그리하여 계속해 동쪽을 유심히 살피던 중이었다.
-긴급 상황 발생.
이어셋에서 흘러나오는 통신원의 목소리는 다급하다.
-현재 차져(Charger)가 목포로 향하는 중. 다시 한번 전파한다. 현재 긴급 상황 발생. 차져(Charger)가 목포로 향하는 중.
“확인.”
-다시 한번 전파한다. 현재 긴급 상황 발생…….
반복되는 단어, 긴급 상황 발생.
“……니X.”
이는 김 중사도 극히 바라지 않는 이상이었으니.
-전 인원 차져(Charger) 출현에 대비해라.
차져는 S05급 게이트 브레이크에서 출몰하는 대표적 몬스터다.
-엄폐에 각별한 유의를 바란다.
목포를 방어하는 각성자와 군인들이 잔뜩 배치됐는데도, 우리는 그저 차져가 이곳을 지나치길 바랄 뿐이었다.
차져는 그런 몬스터였다.
문명을 무너뜨리기 위해 설계된 게 아닐까 생각될 만치, 민간인 학살에 특화된.
“…….”
곧 항구 도시가 숨을 죽이며 기다린다.
차져가 목포를 그냥 지나치고, 외딴곳에서 어슬렁거리다가, 나중에 혁예 클랜에 의해 토벌되길.
-젠장!
그러나 몬스터의 살의는 본능적으로 인간을 쫓는가 보다.
-차져. 목포항으로 진입 중! 모두 충격에 대비해라!
쿠워어어어어어어어어-!
멀리서 들려오는 거대한 포효가, 벌써부터 도시를 짓누른다.
쿵.
이윽고 건물이 흔들리도록 거친 발걸음은.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이곳을 향해 빠르게 가까워진다.
쿠워어어어어어어어어-!
스코프에 포착된 초대형 몬스터가, 이윽고 육안으로도 확인 가능 될 만치 빠르게 달려오니.
“X이이이이발.”
쿠워어어어어어어어어-!
15층의 아파트만 한 몬스터가 도시의 저지선을 한 번에 뚫는다.
콰르르르르륵.
진행 경로에 있는 건물들을 모조리 짓밟고 무너뜨리며 한참을 나아가.
쿵!
이윽고 항구도시 한복판에 쓰러진다.
차져의 진행 경로에서 벗어나 있는데도, 고작 넘어지는 충격파에 딛고 서 있는 건물은 무너질 듯 출렁였다.
-전 인원 피해 보고 바람.
“7307부대 12직할대 중사 김아람. 상태 양호.”
차져의 생체 구성은 두 가지의 목적으로 이뤄졌다 봐도 무방하다.
-확인. 사격 대기.
알려진바 놈에게 소화기관은 없다.
돌격으로 분쇄하기 위한 튼튼한 외피.
덩치에 맞지 않은 추진력을 얻기 위한 골격과 근육.
해당 부위의 발달만을 위해서, 오로지 진화의 초점이 맞춰진 듯.
-각성자 전원! 수비의 위치로! 전원 산란까지 대기.
돌격에 이은 두 번째 목적은 수송이라 보면 된다.
정상적인 포유류라면 소화기관이 위치해야 할 자리엔.
놈의 거대한 복부 안엔.
웬만한 A급 브레이크와 비견될 만큼의 몬스터가 도사리고 있다.
퍼어어어엉-!
이윽고 쓰러진 놈의 복부가 터지자, 그 안이 훤히 드러난다.
-산란까지 대기.
실로 산란이라고 부를 만했다.
차져의 터져 버린 배에서, 분수처럼 몬스터가 뿜어져 나오는 것은 분명 그리 정의할 만했다.
키에에에에엑-!
A급 몬스터부터 F급 몬스터까지 다양하게, 시커먼 개미 떼처럼 몬스터가 분출되니-
-일제 사격!
명령 하달은 그때였다.
피슉! 피슉! 피슉!
김 중사는 급히 총을 쏜다.
“죽어-!”
조준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물 반 고기 반인 형국. 차져에서 비롯된 몬스터는 순식간에 주변을 뒤덮었다.
피슉! 피슉! 피슉!
소음기 저격총이 필요가 없다. 멀리 쏠 것도 없고, 소음을 줄일 필요도 없었다.
위치한 건물로 기어오르는 몬스터가 건물을 통째로 뒤덮은 마당에.
딸깍.
그저 마지막 탄환마저 발사한 뒤, 저격총은 내팽개쳤다.
그대로 옥상의 가운데로 달려가, 돌격 소총을 주워 들었다.
조준간은 연사.
타르르르르르륵.
그대로 아래로 난사한다. 건물로 기어오르는 몬스터들에게.
“죽으라고-!”
타르르르르르륵.
그러나 그저 저지에서 그친다.
총알로는 한계가 있었다.
어차피 건물로 오르는 건 B급 이상의 몬스터였으니.
타르르르르르륵.
놈들에겐 총알이 박히지 않는다.
딸깍.
탄창 하나를 비워내며.
딸깍.
다시 낀 탄창마저도 계속해 소모한다.
딸칵.
바닥에 하나둘씩 빈 탄창이 차곡차곡 쌓인다.
“젠장.”
준비된 탄약을 모두 소모한 그 결과로, 키키키키킥, 몬스터는 옥상 위까지 올라왔다.
죽음이 코앞까지 당도했음을 직감했다.
이제 남은 건 고작 권총뿐.
“여기는 375구역 옥상. 지원은 없나?”
지휘 통제실의 상황도 급박해 보이긴 마찬가지.
-막아! 못 들어오게 천장부터 무너뜨려!
김 중사는 권총을 자신의 머리에 대었다.
어차피 총알로 죽지 않을 몬스터에게 쏘는 것보다야 이게 편한 죽음일 테니.
이윽고 옥상에 도달한 몬스터를 보며.
“예린아. 미안. 아빠 먼저 갈게.”
손가락에 걸고 있는 방아쇠를 당겼다.
딸깍.
한 번.
딸깍.
두 번.
딸깍.
세 번.
“?”
그러나 총성은 울리지 않았다.
심지어 통증마저 없다.
“뭐야?”
오발인가 싶어 다시 방아쇠를 당겨보지만, 여전히 총성은 없다.
이윽고 주변을 둘러본다.
그제야 이상 현상을 알았다.
“…….”
몬스터가 그 자리에 멈춰서 있었다.
늘 달고 있는 포효조차 지르지 않은 채로.
“뭐, 뭐야…….”
김 중사는 조심히 발을 뗀다.
서서히 몬스터에게 다가간다.
그런데 손에 닿을 거리까지 다가왔는데도, A급 몬스터는 꼼짝조차 않는다.
“타임 슬립?”
김 중사는 이 장면을 어디선가 본 적 있다.
“혁예 클랜?”
혁예 클랜이 참여한, 각성자 합동 전투 교육 영상에서.
급히 하늘을 쫓는다.
그러곤 크게 소리를 질렀다.
“박신혁! 마왕!”
그곳엔 묵빛의 피부를 두르고서 허공에 떠 있는 사내가 있었다.
* * *
나는 허공에 선 채로 마력을 뻗는다.
“거리에 있는 잡몹들은 전부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수만 갈래로 사출된 마력은 전부 부유석의 [인출]로 치환되니-
이윽고 부유석은 상공에서 우박처럼 떨어진다.
다만 부유석과 우박의 차이는.
그 숫자는 우박에 비견될 만하나.
콰가가가가강!
낙하물이 얼음 덩어리보다 수십 배는 큰 암석이라는 것.
일순 태양을 가릴 만큼이나 촘촘한 낙하였다. C급 이하의 몬스터는 피할 수도, 버틸 수도 없으리라.
콰가가가가강!
짓이겨진 몬스터의 사체의 수는, 거리를 활보하던 몬스터의 수와 동일했다.
건물을 기어오르지 못하는 몬스터의 정리는 그걸로 끝.
급한 불을 끈 후엔 상황을 살폈다. 3년간 거듭 성장한 클랜원들은 이번에도 본인이 왜 혁예 클랜원인지 과시 중이었다.
지휘통제소에 상황을 알렸다.
“목포 정리 중. 작전 종료까지 남은 예상 시간 30초.”
건물만큼 자란 가로수가 A급 몬스터의 팔다리를 붙잡아 찢어발겼으며.
시간이 멈춰버린 몬스터들은 아가리에 단검 박혀도 꼼짝하지 못했으며.
몬스터가 밀집한 광장에 진입한 주진헌은 야수처럼 몬스터를 학살했으며.
그 와중에 생긴 모든 상처와 소모한 [원기]는 이가을로부터 생성과 소멸을 반복했다.
그때 이는 두 번째 지원 요청이 있었다.
-차져 두 마리가 다시 목포로 향합니다.
“박신혁 클랜장입니다. 목포로 오기 전에 처리하겠습니다.”
대답하며 나는 [집광궁]을 꺼내 들었다.
[속성] : 에너지 응집 후 분출그간 단계가 격상한 [원기 흡수]는, 길거리를 짓이겨진 몬스터가 지녔던 모든 [원기]를 이곳까지 끌어온다.
곧 응집되어서 가시화된 [원기].
육안으로도 보이는 그 붉은 빛줄기가 나를 향한다.
흡사 하늘에서 내린 비가 다시 거꾸로 오르듯.
드넓은 지대에서 역류하듯 승천하는 적색의 [원기] 전부가 내 집광궁의 끝에 몰리면-
우우우우우웅.
거세게 진동한다.
“와아아아아아.”
격전의 순간에 모든 이들의 시선을 빼앗으며, 나는 원기에 마력까지 더했다.
인도된 마력에 곧 두 에너지가 얽히고설킨다. 자색으로 발광하는 에너지는 곧 어마어마한 존재감을 발산한다.
쿠워어어어어어어어어-!
나는 쉬이 그 응집체를 인도해, 저 멀리서부터 시시각각 커져오는 차져를 향해 조준했다.
목표는 놈이 수많은 몬스터를 품고 있을 복부.
조준과 동시에 시위를 놓는다.
출렁-!
에너지의 사출과 함께 공간이 비틀린다.
지나친 에너지의 응집이, 그 궤적에 공간적 굴곡을 야기하니-
빛살처럼 나아간 발사체의 궤적은, 오직 그 일렁거림으로만 확인이 가능한바.
나아간 속도만큼이나 결과는 빠르게 가시화되었다.
콰가가가가강-!
건물만 한.
단단한 외피를 비롯해 오로지 돌격과 내구를 위해 발달한 S07급의 몬스터의 복부를.
내가 쏘아낸 화살은 단 한 번에 터뜨렸다.
끼에에에에에엑-!
그 안에 들어 있던 수만 마리의 몬스터와 함께.
-차져 한 개체 격살! 내재된 몬스터 함께 소멸!
이제 남은 건 하나.
이윽고 목포에 거의 다다른 또 하나의 차져를 향해 나는 치달린다.
펑!
차폐막을 딛고서, 공간을 가른 나는.
푹!
두 개의 검을 모두 달려오는 놈의 복부에 박아 넣었다. 물론 건물만 한 놈에게 비하면, 그리 큰 상처는 아닐 것이다.
[헌터 등급 : S급]다만 등급의 격상에 따라, [마력]의 격마저 달라진 지금이었다.
공명(共鳴)은 이전보다 훨씬 격렬하고, 세밀해졌으니.
우우우우우웅.
이윽고 놈의 복부에서 전신으로 퍼져 나가는 웅혼한 진동.
달려오던 차져(Charger)가, 놈이 품고 있던 몬스터와 함께 그대로 핏물로 화한 건 실로 찰나의 순간이었고-
촤아아아아악-!
건물만 한 놈은 고작 핏물로 화(化)한다.
붉은 피가 해일처럼 쏟아진다.
나는 머리 위에 차폐막을 두어,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핏물을 피했다.
빗겨가는 핏물에 휩싸인 채로, 지휘통제소에 결과를 고했다.
“목포, 상황 종료.”
한국의 전역이 몬스터 안정화율 100%에 달하기까지 이제 한 걸음 앞두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