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returner who brought memories of a destroyed world RAW novel - Chapter 185
멸망한 세계의 기억을 담아온 회귀자 185화
리철만이란 저 거구의 사내가 사이코라서 재미 삼아 인육을 먹는지, 맛있어서 먹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어서 먹는지, 그건 알 수 없다만, 유민성이 왜 여기 있는진 확연하다.
“리철만 장군님~ 그럼 식사 맛있게 하십시오~”
개자식이 아군을 배신했다.
아군이 모두 죽어 있는 판에 리철만이란 변태 살인마 옆에서 아주 멀쩡히 나불댈 수 있는 이유는 그것밖에 없으리라.
-그럼요. 보상받아야 하는데, 끝까지 버틸 겁니다.
불과 몇 분 전을 떠올리며, 이재근은 유민성을 죽일 듯이 노려봤다.
“니가 말한 보상이 이거였냐?”
“그래, 이 병신 새끼야.”
배신자는 당당했다.
“그럼 입에 풀칠도 힘든, 니가 주는 쥐꼬리만 한 걸 보상이라 했겠냐?”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힌다는 말을 온몸으로 체감하게 할 만치.
“원래 니 자리가 내 자리였어, 알아? 전 이상 길드장이 죽기 전에 내게 부길드장 자리를 약속했다고.”
“…….”
“이후 그가 죽었으면 내가 길드장이 되는 게 맞지 않냐? 왜 니가 하고 있냐? 너 때문에 내가 평길드원 취급을 받는 게 말이나 돼?”
“정도껏 지어내.”
게다가 배신의 흔적은 저 괘씸한 발언만이 아니었으니.
“이철만 길드장님. 도움이 될 만한 건 전부 챙겼습니다.”
지휘소의 안쪽에 마련된 쪽방에서 나오는 열댓 명의 사람들.
그들이 들고나오는 모든 문서의 상단엔 전부 Confidential이라는 빨간색 직인이 찍혀 있었다.
아주 작정하고 배신했다.
양구의 배치된 모든 각성자 정보와 양구의 군사기밀이 지휘소를 학살한 주범에게 넘어간다.
“그럼 처리하고 나가지.”
문서를 확인한 거구의 사내는 몸을 일으켰다.
그는 배신자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유민성이라고 했던가?”
“충성! 그렇습니다.”
경례를 올리는 유민성 앞에 선다.
몸무게 100㎏, 키 180㎝에 육박하는 유민성을 내려다보는 사내는 적어도 유민성보다 머리 하나와 몸통 반 개는 더 컸다.
“안내해 준 건 고마운데 말이야.”
“아닙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이죠.”
그는 삐뚜름하게 웃으며 유민성을 추궁했다.
“그런데 내가 실수하면 죽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배신자의 웃음은 지워졌다.
“……네?”
“이, 리.”
“이리?”
“리철만 말고 이철만. 내가 이철만이라 부르라고 했잖아?”
“아……. 제가 깜빡했습니다!”
“실수할 게 있지, 한국엔 리씨가 없을 텐데. 두음법칙이 다르잖아.”
거구가 왼손으로 유민성의 오른팔을 부여잡아 번쩍 들어 올린다.
“죄, 죄송합니다.”
“아니, 뭐 사실 핑계야. 솔직히 말하면, 이미 한국은 왔고 각성자 정보가 담긴 문서도 챙겼는데…….”
그가 반대편 손으로 유민성의 어깨를 잡아 양손을 가볍게 당기니-
“이제 굳이 네가 필요할까 싶어.”
유민성의 팔이 늘어진다.
두둑. 어깨가 탈골된 이후에도 계속해서.
“아아아아아아아악-!”
거구는 계속해 당긴다.
“더구나 너도 재생 각성자라며?”
인성과는 별개로, A급 [재생] 각성자로서 탱커로서의 능력치를 주로 키웠던 이를.
WAC 4강에 진출한 경험이 있는 이를.
당기고 당기고 당겨, 곰이 사람을 찢듯, 팔을 뜯어버린다.
“…….”
이재근은 한 걸음 물러난다.
자신 역시 유민성을 죽일 수 있다지만 저렇겐 못 한다.
적어도 맨손으론 안 된다.
저렇게 팔을 땅에서 무 뽑듯 뽑아낼 수는 없다.
후퇴해야 했다.
[괴력] 각성자가 힘에서 밀린다면, 그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니.후퇴 후, 바깥에 위기를 알려야 한다.
팡!
판단이 끝난 순간 있는 힘껏 땅을 박찼다.
거검으로 지휘소의 벽을 베어내고 밖으로 향한다.
“어딜 가시나?”
그리고 막혔다.
어느새 자신의 앞에 와, 길을 막는 이철만에게.
앞에서 태양을 가려 그늘을 만드는, 거인처럼 우뚝 선 사내에게.
“…….”
그의 어깨가 움찔거린 순간.
‘위험해!’
이재근이 검을 자신의 하단에 가져다 댄 것은 본능에 가까웠다.
혹은 살인과 식인을 즐기는 사내가 자신의 다리부터 노리지 않을까 하는 추론이 만들어낸 기적.
쾅!
예상은 맞았다.
본능적으로 땅에 박아 넣은 검에 거대한 충격이 전달된다.
문제는 검은 가져다 댔지만, 막을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S급 [괴력] 각성자는 감히 충격조차 해소할 수 없었다.
팅!
먼저 S급 아티팩트가 튕겨져 나간다.
다음으론 감당 못 한 충격에 손목이 거칠게 비틀렸고.
그 뒤엔 집채만 한 거구의 발길질이 들이닥친다.
퍽!
비각성자가 차체가 낮은 스포츠카에 들이박히면 이럴까.
인지하지 못한 순간에 극심한 격통이 하반신에 몰아친다.
우드드득.
양다리가 부서지는 동시에 이재근 역시 허공으로 날아간다.
그 와중에 떠오른 건 의문이었다.
유민성의 팔을 쥐어뜯는 S급 [괴력] 각성자가, 어떻게 S급 [가속] 각성자처럼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지.
박신혁처럼, 왜 이능이 여러 개인지.
그 의문은 오래가지 못했다.
어느새 다시 들리는 거구의 목소리에 머리는 하얘진다.
“검이 좋네? 뭐, 아낌없이 주는 나무 그런 건가?”
목소리가 너무 가까웠다.
눈알만 도륵 굴려 살펴보니, 곧 떨어질 착지 지점에 이미 그가 서 있었다.
“이능도, 아티팩트도 잘 쓰마.”
무기는 이미 저 멀리 날아갔고, 손목은 꺾일 수 없는 각도로 꺾였고, 양다리는 모두 부서졌다.
대항의 수단도 도주의 수단도 없다.
“잘 가라. S급 괴력 각성자.”
죽음을 직감한 순간.
쾅!
웬 거친 충돌음이 사내에게서 일었다.
* * *
“다들 지휘소로!”
벽을 가르며 지휘소에서 나오는 이재근을 발견하자마자, 주진헌은 그리 명령했다.
“이재근부터!”
동시에 폭(爆)을 터뜨려 이재근에게 달려간다.
발길질 한 번으로 이재근을 날려 버리고 곧바로 그에게 따라붙는 거구의 사내를 목도했다.
가까스로 타이밍이 맞았다.
피에 젖은 손이 이재근에게 닿기 전.
순간 기척을 느꼈는지 뒤를 돌아보는 사내에게, 맹렬히 [원기]가 회전하는 검을 내려칠 수 있었다.
쾅!
그의 맨손과 자신의 거검이 충돌한다.
‘맨손에 무, 무슨.’
그 결과로 자신은 그가 가볍게 내뻗은 손에 사정없이 뒤로 밀린다.
검을 쥔 손이 저릿하다 못해 얼얼하다. 차져의 돌격도 이것보단 몇 배는 가벼울 것이다.
‘일단, 물러나야 해.’
박신혁과의 대결 덕에 판단은 빨랐다. 한 수의 교환만으로 이건 정면 대결로 버틸 종류의 것이 절대로 아님을 빠르게 받아들인다.
주진헌은 거칠게 땅을 박찼다.
사내에게서 물러나는 방향으로 그대로.
팡!
땅을 거칠게 박차 사선으로 허공을 오른다.
도약해 거구의 사내에게서 벗어난다.
떨어지지 않는 도약이었다.
자신은 혼자가 아니었다. 육체에 작용하는 마력 작용을 거부하지 않으면-
부우웅.
이재근과 더불어 아군의 [염력]에 의해 계속 떠오를 수 있었고, 거구의 사내는 고개를 갸웃하며 닭 쫓던 개마냥 자신을 올려다보게 된다.
그런데, 사내의 표정은 도리어 여유로웠다.
“그래. 지금은 염력이 낫겠어. 예언자는 다음에.”
알 수 없는 말을 지껄인 그는 본대로 향한다.
이상 길드와 바람살 길드의 원거리 타격대가 위치한 전선과 가까운 곳으로.
“하기야 박신혁도 날아다니니, 나도 그래야 할 것 같기도 하고.”
양손을 들어 자신과 이재근을 허공에 띄우는 [염력] 각성자를 덮친다.
우걱 우걱.
득달같이 달려들어, 제압과 동시에 먹어치운다.
사람이 사람을.
“뭐야, 저게……?”
식인에 대한 충격에 몸과 머리가 잠시 굳는다.
어느새 [치유]를 받고서 부상을 회복한 이재근의 질문을 한 박자 늦게 이해했다.
“진헌아.”
“……어, 어?”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
고개를 저었다.
고작 한 수만 겪어봐도 알 수 있었다.
저 괴물을 잡으려면, 적어도 박신혁 클랜장이 와야 한다.
원거리 타격대의 집중포화를 한 몸에 담아내며, [염력] 각성자를 식인할수록, 어째서 본인마저 [염력]을 다루는 듯 공중에 떠오르는 저 또한 알 수 없는 괴생명체를 잡으려면, 세계 1위의 랭커가 와야 한다.
‘지금 이재근과 협공을 한다면?’
마침 지휘소 쪽에서 나오는 열 명가량의 헌터들.
“이철만 길드장님. 저희도 합류할까요?”
묘한 억양을 가진 그들은 전부가 S급 헌터로 보였다.
저 괴물의 전투를 의기양양하게 구경하는 꼴에선 여유가 짙게 배어 있다.
만에 하나 협공으로 유리하게 된다 한들 그땐 저들이 보고만 있진 않을 터.
저들까지 합류하면 필패다.
주진헌은 진심을 다해 말했다.
“아니. 불가능해.”
이어셋으로 총사령부에 전하기 싫은 보고를 올려야 했다.
“현 시간부로, 전 인원 양구에서 후퇴하겠습니다. 현재 식인을 하는 괴인이 출현했고, 감당할 수 없을 거라 판단됩니다. 자세한 사항은 퇴각 후에 전하겠습니다.”
“잘했어.”
옆에서 이재근이 그 판단을 지지했다.
“이제 어떻게 후퇴하냐만 생각해야 돼. 무작정 도망치면 다 잡힐 거야.”
여전히 그의 시선은 이철만에게 향하는 채였다.
언뜻 [괴력] 각성자이자, [가속] 각성자이자, [철갑] 각성자이자-
“쉽지 않을 거야. 뭔지 모르겠지만 저 새끼 이제 공중에 떠다니기까지 하잖아.”
이제는 [염력] 각성자로도 보이는 저 괴물에게.
“진헌아. 아무리 봐도 도망치려면 말이야. 전 인원이 후퇴하면 안 돼.”
이재근이 아군에 둘러싸인 괴물과 그의 수하들을 번갈아 주시한다.
“아군의 병력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을 때, 저 괴물의 수하로 보이는 이들이 아직 합류하지 않을 때, 우리 중 한 명이 저 괴물을 잠시라도 붙잡아 둬야 할 것 같아. 아니, 그렇게 해야 해.”
그러곤 자신의 어깨를 짚는다.
“내가 남을게. 진헌아.”
어디 죽으러 가는 사람처럼 비장한 얼굴로.
“그리고 네가 살아.”
“뭔 소리야? 다 같이 후퇴하다 보면 누군가 이곳으로-”
그가 단호히 고개를 젓는다.
“여기 말고는 전부 몬스터와 사투 중이잖아. 문경에는 위치가 나타났다며. 당장 와줄 지원군은 없어.”
“……클랜장님이-”
“그래선 더더욱 안 되고. 혹여나 나 때문에 위치에게 한예리라도 감염되면? 총사령부 상황 들어보니 장난 아닌 것 같던데.”
“……너 때문이라니 뭔 소리야?”
“저 괴물이 여기 있는 이유는 말이야.”
이재근이 세상 깊은 한숨을 뱉는다.
“내가 데려온 유민성이 배신자여서야.”
그 말이 끝이었다.
그가 자신을 발로 차버린 뒤, 그 반발력으로 뒤를 돌아, 거구의 괴물한테 달려든다.
“가! 빨리!”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원거리 타격대와 군의 화력을 모두 버티는 거구에게 달려든다.
“미안해, 진헌아.”
계속해 제게 말을 걸며, 희망 없는 전투를 시작한다.
“진솔이 일로 네 탓만 해서 미안해.”
바닥에 떨어져 있는 양손 검 하나를 주워 식인을 하던 괴물을 향해 휘두른다.
“이상 길드에 있을 때 챙겨주지 못해서 미안해.”
공격은 막혔다.
“이제 와 변명 삼아 말하자면, 차라리 네가 길드에서 떠나는 게 나을 거라 생각했어.”
아니, 거구는 막을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저 이재근이 전력으로 휘두른 검이 그의 등에서 스스로 튕겨져 나온다. 박신혁의 묵빛의 피부가 떠오르는 [내구]였다.
“유민성을 들이는 게 아니었는데, 내쳤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어.”
식인을 하는 괴물의 이목을 끌기 위해 필사적으로 달라붙는다.
“난 고작 20위인 이상 길드장이잖아. 자꾸 뒤처지는 길드가 버티려면 그래야 했어.”
계속해 거구의 얼굴을 찔러대니 결국 성공한다.
거구의 사내가 등을 돌려 이재근을 주목한다.
“진헌아.”
이재근이 담담히 그를 마주하며 자신에게 말했다.
“나중에, 나중에 다시 제대로 사과할게.”
곧 반응조차 못 하고 거구에게 팔을 붙잡혔을 때에도.
“그러니까 지금은 일단 도망쳐.”
곧 팔을 뜯기는 와중에도, 단말마처럼 자신에게, 격렬히.
“희생이 헛되지 않게! 둘 다 죽기 전에!”
도망치라고.
* * *
“사위. 며칠 만이네.”
난 인사 따위를 나누지 않았다.
투확.
위치 주변에서 날 지켜보던, [텔레포트] 이능을 가진 엘리 세리아드에게 묻지도 않았다.
네가 위치(Witch)를 이곳으로 유인한 거냐고.
위치가 모습을 드러낸 문경.
그곳에 있는 칠악의 존재만으로도 의문에 대한 대답으로 충분했으므로.
[레비아탄의 눈]을 떠 칠악의 몸에 발발하는 마력 문양을 전부 취소하며, 칠악의 심장에 검을 꽂아 넣는다.“마주칠 생각은 없었는데.”
무시하며 그대로 비튼다.
“왜 이능이 안 되지? 나도 모르는 사리에 베리어라도 친 거야?”
꾸룩.
나는 대답 없이 입가로 피를 주르륵 흘리는 세리아드의 너머를 본다.
그리 바라던 시스템 메시지를.
[반목자 엘리 세리아드(446) : 1,000Coin] [보상을 수령하세요.]이것으로 되었다.
칠악의 복사체를 처단함으로써 Coin은 전부 모였고.
[보상을 선택하세요.]……
[이능의 속성, 부분 수납 : 300,000Coin] [이능의 속성에 ‘부분 수납’을 추가합니다.]난 고민의 여지 없이 내가 원하던 이능의 속성을 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