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occer genius becomes a great coach RAW novel - Chapter (101)
101. 복수전(1)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감독실.
도르트문트를 지휘하고 있는 마르코 로이스의 입에서는 얕은 한숨이 터져 나왔다.
“하아….”
다가오는 25라운드 상대인 마인츠의 전력 분석 결과는 로이스에게 깊은 고민거리를 안겨다 주었는데.
“전반기와는 전혀 다른 팀이 되어 버렸군.”
마인츠의 최근 경기력을 보면 바이에른과 비교하더라도 꿇리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반대로 자신이 지휘하는 도르트문트의 경우, 챔피언스리그와 포칼에서 전부 탈락을 면치 못하고 리그에만 집중하고 있었음에도 마인츠에 밀려 3위를 기록 중이었으니.
“이번 시즌은 어찌어찌 버틸 수 있다고는 해도….”
부임 2년 차인 다음 시즌에도 이런 성적이라면 자신의 목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는 걸 깨달은 로이스의 미간이 깊게 패였다.
심지어.
로이스의 부임 초만 하더라도 전폭적인 지지와 열렬한 성원을 보내 주던 서포터즈들의 반응마저 갈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반반으로 갈리던 의견이 시간이 갈수록 자신에게 불리한 여론으로 바뀌었고, 최근에는 팬 포럼에 기사 형식으로 업로드되기 까지.
[이번 시즌의 보루센. 무엇이 문제인가?] [로이스는 이상주의자. 이상만으로는 팀을 우승시킬 수 없다.] [투헬과 킴. 로이스와 대체 무엇이 다를까?] [마인츠에 밀린 보루센의 이번 시즌 최종 성적은?]-챔피언스리그도 떨어져, 포칼도 떨어져. 바이에른에 비하면 체력적으로 우위에 있어야 하는 팀이 도대체 성적은 왜 이런 건지 이해할 수 없어.
-동감이야. 우리 선수단의 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능력이 좋으면 뭐 해, 그들을 제대로 사용하질 못하는데. 무코코가 꾸역꾸역 득점을 만들고 있지만, 문제는 그것뿐이야. 산초를 비롯한 측면 자원들도 초반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심지어, 바이에른을 상대로 이기질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야. 킴이 지휘하는 마인츠는 바이에른에 패배를 안겨주었는데 말이야!
-로이스는 너무 이상만을 추구하고 있어. 공격을 주도하는 전술은 좋아. 그렇지만 그것뿐이잖아? 요즘 보루센을 보고 있으면 생각 없이 볼을 차고 있는 것만 같다고.
-공격진도 수비진도 중원 자원들도 어디 하나 떨어지는 멤버가 없는데, 대체 왜 이런 성적을 내는 거지? 3위는 말이 안 돼. 바이에른에게서 1위를 못 가져온다면 적어도 2위는 만들어 놓아야 하지 않나?
-만약 챔피언스리그를 계속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었다면 몰라도, 리그에만 집중하고 있는 지금은 많이 실망스러워. 로이스는 우리가 사랑하는 레전드지만, 팀을 운영하는 감독인 만큼 엄중한 잣대를 들이밀어야 해.
비판 일색인 서포터즈의 평가를 본 로이스는 얼굴을 쓸어내리며 고개를 저었다.
‘무엇이 문제일까…?’
로이스는 이해할 수 없었다.
공격수부터 골키퍼까지.
도르트문트의 스쿼드는 바이에른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할 수 있을 정도의 퀄리티를 자랑했음에도 포칼과 챔피언스리그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셔야만 했고, 최근엔 리그에서도 시원시원한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었다.
‘정말로 내 탓이라는 말인가?’
로이스는 인정할 수 없었다.
현시점, 분데스리가에서 전술적으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로이스 본인과 투헬, 그리고 하준이었다. 나겔스만 이후, 오랜만에 전술적 역량이 뛰어난 감독이 나왔다며 기뻐하던 독일 축구계의 반응을 떠올린 로이스는 서포터즈의 반응을 애써 무시했다.
그럴 리가 없다고.
저들이 잘못 본 것이라고.
그렇게, 애써 부정했다.
‘모두가 원하는 공격 중심의 축구를 보여 주는데, 내가 잘못되었다고?’
현역 시절 공격을 주도하는 포지션이었고, 수석 코치로 명장들을 보좌할 때에도 공격 전술을 도맡다시피 했던 로이스는 보드진과 서포터즈가 원하는 공격 축구를 정확하게 구현했다고 자부했다.
아니, 자부했었다.
“후우…. 이번에 보여 주면 되는 거야. 보여 주기만 하면, 다시 여론은 바뀐다.”
로이스에게 하준의 마인츠는 이미 한번 잡았던 팀.
한번 잡은 팀을 더 잡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
* * *
와아아아아!
[안녕하십니까! 33/34시즌 분데스리가 25라운드! 마인츠 05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경기를 바로 이곳! 마인츠의 홈 메바 아레나에서 보내 드립니다!]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마인츠가 도르트문트를 홈으로 불러들였는데요, 전반기에 당한 패배를 갚아 줄 수 있을지!] [많은 도박사들은 두 팀의 승률을 정확히 반반으로 점쳤습니다. 어느 한 팀이 압도적으로 유리하지 않다는 뜻인데요.] [스쿼드 자체로만 놓고 본다면 도르트문트가 조금 앞서는 모양이지만, 최근 보여 준 경기력으로 보면 마인츠가 우세한 상황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이윽고, 양 팀 선수단이 그라운드에 발을 들이기 시작했고, 그에 맞춰 경기장에 함성이 다시 한번 울려 퍼졌다.
와아아아아!
[양 팀 선발 라인업부터 확인하겠습니다! 먼저 홈 팀인 마인츠의 선발 라인업입니다!]하준은 오랜만에 백 포가 아닌 백 쓰리를 가지고 나왔다.
최전방에는 정상기와 가브리엘 산투스가 배치됐고,
임우정과 찰리 파티노, 그리고 그 밑을 사비 말론이 받친 형태의 세 명의 미드필더가 중원을 구성했고,
좌, 우 윙백으로는 다넬 에니스와 키아누 크래프트가 이름을 올렸다.
미하엘 포가테츠, 루카 킬리안, 안드레 쿠발라로 구성된 백 쓰리 라인 뒤에 오메르 하닌이 골키퍼 장갑을 끼고 나온 3-5-2 대형이었다.
[오랜만에 백 쓰리 시스템을 가지고 나온 마인츠입니다.]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선수 명단 자체는 특별히 달라진 게 없습니다만, 에니스의 위치가 특이하군요.] [저 선수는 원래 오른쪽 측면에서 뛰는 선수인데 오늘은 왼쪽 윙백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킴이 어떤 생각으로 이러한 라인업을 갖고 나온 것인지 아직 가닥이 잡히지는 않네요.]오른쪽 측면에서 뛰던 다넬 에니스의 왼쪽 측면 기용은 많은 사람들의 고개를 갸웃하게 했고, 그것은 로이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저 선수가 칸셀루나 스피나쫄라 같은 선수라도 된다는 거냐…?’
12년 전.
과르디올라와 만치니는 칸셀루와 스피나쫄라를 왼쪽에 기용하면서 왼쪽 사이드에 역발 풀백의 유용함을 전파했었다.
그러나.
두 감독 이후, 그 전술을 제대로 활용하는 경우가 없었기 때문에 여전히 왼쪽에선 왼발잡이 풀백을 선호하고 있었는데.
‘킴…. 대체, 무슨 꿍꿍이냐?’
하준의 수를 보며 로이스는 깊은 생각에 잠길 수밖에 없었다.
[이어서, 홈 팀 마인츠에 맞서는 원정팀 도르트문트의 라인업을 살펴보겠습니다!]도르트문트는 전반기 때와 마찬가지로 4-2-3-1 대형을 가지고 나왔다.
유수파 무코코가 최전방에,
제이든 산초, 지오반니 레이나, 이안 존스가 2선을 구성했고,
중원에는 프레드릭 입센과 한스-위르겐 셀발트가 이름을 올렸으며,
마르셀 마이어, 니코 엘베디, 토비아스 허스, 루디 휘베르스로 구성된 백 포 라인 뒤에 스테판 드라차가 골키퍼 장갑을 끼고 나왔다.
[도르트문트는 4-2-3-1 대형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전반기 두 팀의 대결과 동일한 선수 구성과 포메이션인데요.] [최근 로이스가 지적받고 있는 문제점이기도 합니다.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며 리그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당초 기대를 모았던 전술 유연성이 좀처럼 드러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선수 로테이션에서도 잡음이 조금씩 새어 나오고 있죠?] [맞습니다. 킴과 라이벌리가 형성되어 있지만, 전술적인 부분에서 킴에게 다소 밀린다는 평가를 요즘 듣고 있는데요. 오늘 경기 결과에 따라 그 평가가 굳혀질지 달라질지 결정될 것 같습니다.]삐이이익—!
[주심의 휘슬과 함께 경기가 시작됩니다! 선축은 도르트문트가 가져갑니다!]툭!
툭—!
타다다닷!
도르트문트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빠른 속도로 볼을 전개했다.
[빠르게 볼을 전개하는 도르트문트! 입센이 산초에게! 산초 빠르게 전진합니다!]타다다닷!
볼을 잡은 산초가 사이드라인을 타고 속도를 올린 그 순간.
타다다닷!
타다다닷!
크래프트와 파티노가 동시에 산초를 에워싸며 포위망을 좁혔다.
[찰리 파티노와 키아누 크래프트가 산초를 구석으로 몰아넣습니다!] [파티노! 빠르게 밑으로 이동했군요!]중원에서 빠른 속도로 측면 아래로 이동해 수비 가담을 한 파티노를 보며 조르지뉴는 혀를 내둘렀다.
“쭌, 대체 어떻게 안 거야? 파티노는 이적 전에도 플레이 메이킹이나 빌드업 위주의 플레이만을 담당했는데.”
“우선, 체력이 좋았던 것도 있고…. 뭐랄까, 우리 팀으로 오고 나서 경기를 치를 때마다 베르나르두 실바를 보는 듯 하는 느낌이 이따금씩 있었거든.”
“베르나르두 실바라…. 확실히….”
뛰어난 패스, 공간 창출, 탈압박, 헌신적인 수비 가담, 왕성한 체력으로 맨체스터 시티에서 덕없베왕이라는 말까지 만들어 냈던 베르나르두 실바의 향기를 파티노에게서 느낀 하준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파티노에게 까다로우면서도 많은 역할을 부여했고.
촤아앗—!
[크래프트가 볼을 빼냅니다! 파티노가 바로 넘겨받는데요!]하준의 선택은 정확하게 적중했다.
타다닷! 타닷!
투욱—!
[파티노가 위험지역을 벗어나서 말론에게 패스합니다!] [마인츠의 역습이 시작됩니다! 도르트문트! 라인을 내리지 않고 강하게 압박하는데요!]볼을 받은 말론에게 레이나와 이안 존스가 동시에 압박을 가했지만,
드르륵—. 휘익! 타다닷!
투욱—!
우아한 턴 동작으로 가뿐히 그들의 압박을 흘린 말론은 곧바로 임우정에게 볼을 보냈다.
촤앗!
타다다다닷!
[임! 볼을 받아 왼쪽 측면으로 이동해 올라갑니다!] [도르트문트! 움직임이 변화합니다!]패스 허브나 다름없는 말론을 저지하는 것이 실패로 돌아가자, 도르트문트의 수비진이 빠르게 위치를 옮기기 시작했다.
[산투스를 세 명의 선수가 견제합니다. 정에게도 두 명이 붙었군요!] [임을 커버하기 위해 셀발트가 후방으로 계속해서 내려갑니다!]전반기에 맞붙었을 때, 가브리엘의 미친 퍼포먼스를 잊을 수 없었던 로이스는 세 명의 선수들을 가브리엘의 수비로 붙였고, 득점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정상기에게도 두 명의 수비를 붙여 놓은 상황.
한 마디로, 상대의 주포 둘을 철저히 고립시키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으나,
씰룩.
하준은 오히려 좋다는 듯이 웃음을 참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이렇게 나오면 오히려 좋지. 안 그래, 조르지뉴?”
“코르브나 제롬이 출전하지 않았으니, 정과 가비만 막으면 끝일 거라고 생각한 모양이야. 나머지 공격수가 한 명 더 출전했다면 수비대형을 저렇게 엉성하게 뒀을 리 없지.”
“뭐…. 그 덕분에 우리가 연출할 그림이 더 쉬워졌지.”
타다닷! 타다다닷!
[셀발트! 임을 컨트롤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임! 왼쪽 측면에서 하프 스페이스로 접어 들어왔는데요!] [파티노도 파이널 서드에 올라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수비 위치를 다시 조정해야 할 텐데요!]“칫…!”
찰리 파티노가 파이널 서드에 진입한 뒤에는 임우정과의 원 투 패스로 충분히 위협적인 상황이 나올 수 있었기에, 휘베르스는 정상기를 뒤로하고 임우정을 막기 위해 몸을 옮겼다.
“허스! 부탁할게!”
“그래!”
정상기에게 붙은 수비는 토비아스 허스 한 명.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불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었지만,
타다다다닷!
그것보다 더 위협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말았다.
[중앙으로 치고 올라옵니다! 다넬 에니스…!] [매우 높은 위치까지 언더래핑 해서 올라왔는데요!]바로, 다넬 에니스가 언더래핑 해 올라와 메디아푼타. 즉, 공격형 미드필더들이 자리하는 위치까지 전진한 것이었다.
“미친!”
그라운드를 바라보던 로이스가 욕지거리를 뱉었다.
다넬 에니스의 드리블 능력과 패스 능력, 그리고 탈압박 능력은 미드필더로 기용해도 손색없을 정도인 것을 알고 있던 그였기에,
에니스의 위치 변화 하나에 벌어질 수십 가지의 패턴 변화와 그에 따른 수많은 위협 상황이 발생할 것을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젠장! 엘베디! 위치를 옮겨!”
로이스가 다급하게 니코 엘베디의 위치를 수정하며 사태를 방지하려고 했으나,
툭—!
[임이에니스에게!] [에니스! 볼을 잡았습니다!]엘베디의 움직임보다 에니스가 볼을 받는 타이밍이 훨씬 빨랐고, 엘베디의 움직임이 늦어지면서 도르트문트의 대 가브리엘 봉쇄 대형에 균열이 일기 시작했다.
씨익—.
“체크메이트.”
[산투스와 정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수비 대형이 어그러지기 시작합니다!]수비 대형이 순식간에 어그러져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투우욱—!
에니스의 발끝이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