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occer genius becomes a great coach RAW novel - Chapter (103)
103. 복수전(3)
삐이이익—!
[주심의 휘슬과 함께 후반전 시작됩니다!] [양 팀 모두 경기 시작과 교체가 진행된 모습입니다.] [도르트문트는 니코 엘베디가 빠지고 플로린 마르셀린이 들어왔고, 마인츠는 키아누 크래프트가 빠지고 제롬 뮐러가 투입되었네요.] [제롬 뮐러를 저 위치에 투입했다는 것은 후반전에 양쪽 측면을 넓게 다 가져가겠다는 뜻이겠습니다.]후반전이 시작되기가 무섭게 마인츠는 빠른 속도로 볼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툭—!
투욱—!
[산투스가 파티노에게 볼을 돌립니다!] [파티노! 오른쪽으로 넓게 벌려 줍니다!]타다다다닷!
파티노가 오른쪽으로 볼을 벌림과 동시에 빠른 오버래핑으로 올라온 제롬이 볼을 잡았다.
[뮐러! 제롬 뮐러가 볼을 잡았습니다! 계속해서 치고 달리는데요!] [도르트문트! 빨리 막아야죠!]후반전에 더욱 거세게 나올 것이라는 하준의 예상과는 달리,
타다다닷!
휙!
툭—! 타다다닷!
[맥없이 공간을 내주고 마는 마르셀 마이어! 뮐러가 그대로 밀고 올라갑니다!]도르트문트 선수들은 어딘지 의지가 없는 모습을 보이며 제롬의 돌파를 그대로 허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음?”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하준의 눈썹 한쪽이 치켜 올라갔다.
“조르지뉴.”
“쭌, 너도 느꼈어?”
“그래. 이상하리 만큼 의지가 없어.”
마인츠에 밀려 전반전에도 나쁜 경기력을 보인 그들이었지만, 지금 그들이 보여 주는 경기력은 하준과 조르지뉴가 보기에.
“태업…?”
태업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몸놀림이었다.
“전원이 그런 건 아닌 것 같아. 오히려 전방에 위치한 선수들은 전반전에 비해 투지 넘치는 모습을 보이는데.”
최전방과 2선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태업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이었고, 갑작스럽게 변화한 도르트문트의 분위기에 의아함을 느끼는 하준이였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뭐, 우리한테는 좋은 거지. 남의 팀 사정까지 우리가 봐줘야 할 필요는 없잖아?”
“그렇지.”
툭—!
타다다닷!
툭!
촤앗!
[산투스와 뮐러의 이대일 패스! 뮐러! 그대로 코너 플래그까지 올라갑니다!]“엇! 아아…!”
니코 엘베디의 자리에 투입된 플로린 마르셀린은 이제 20세가 된 어린 선수였고, 리그 상위권 팀과의 경기에 나설 만큼 경험이 쌓인 상태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후반전에 투입된 이유는 단순히 로이스와 엘베디의 신경전 때문이었는데.
단순히 둘만의 신경전이었다면, 주위에 있는 선수들이 마르셀린을 격려하며 어떻게든 그를 도와 수비 구멍을 없애려 했겠지만.
‘네 뜻대로 움직여 줄 성싶은가?’
동료 센터백인 토비아스 허스도.
‘X 같군.’
오른쪽 풀백 루디 휘베르스도.
‘하아…. 오늘은 글렀네.’
수비형 미드필더 한스-위르겐 셀발트도.
추가 실점을 막기 위한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타다다닷!
[뮐러가 안쪽으로 접어 들어옵니다!]좋지 않은 팀 분위기 속에서 투입된 마르셀린은 나름대로 제 역할을 해 보려 제롬을 향해 몸을 움직였지만.
투우욱—!
[뮐러의 컷백!]타다다닷!
[다넬 에니스! 에니스가 잡았습니다!]에니스가 침투하기 좋게 공간만 벌려준 셈이 되어 버렸다.
뻐엉—!
쐐애애애액—!
철렁—!
와아아아아아!
[고오오오올! 골입니다! 팀의 다섯 번째 득점을 기록하는 다넬 에니스! 오늘 이 선수 정말 대단하네요!] [스코어는 5-0입니다! 믿기지가 않는 스코어네요! 메바 아레나에서 도르트문트가 침몰하고 있습니다!]“미친! 뭐 하는 짓들이야!”
로이스가 노발대발하며 그라운드를 향해 소리쳤지만, 도르트문트 선수들은 고개를 떨굴 뿐 별다른 액션이 없었다.
[로이스가 화가 많이 났네요. 그라운드를 향해 소리치고 있습니다.] [선수들의 움직임이 정말 형편없었으니까요. 수비 변화를 주기 위해 엘베디를 뺀 것 같은데, 오히려 악재가 되었습니다.]5-0으로 스코어가 벌어진 말 그대로 참사라고 할 수 있는 경기 내용에도, 도르트문트 공격진은 추격 의지를 놓지 않았다.
툭—!
[입센이 레이나에게!]투우웅—!
[레이나가 이안 존스에게 넓게 벌려 줍니다!]타다다다닷!
산초가 있는 왼쪽 측면이 아닌, 오른쪽 측면의 존스에게 볼을 넘겨주는 레이나의 선택은 언뜻 보면 합리적이고 정확하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
전반전과 후반 초반까지 에니스는 본인의 자리가 아닌 파이널 서드에 주로 머물렀었으니까.
그러나.
타다다닷—!
촤아아앗—!
[에니스의 슬라이딩 태클! 깔끔하게 볼만 탈취하는 데 성공합니다!]그것은 에니스의 위치가 위쪽에 있을 때.
말 그대로, 본인들이 역습을 진행했을 때 해당되는 얘기였다.
타다다다닷!
[에니스! 볼을 몰고 올라갑니다!]에니스는 단순히 높이 올라가 공격 가담을 하며 플레이 메이킹에 일조하기만 하는 선수가 아니라, 후반기 분데스리가 선수 중 볼 경합 승률이 가장 높은 선수였다.
투우욱—!
[에니스가 임에게! 임! 볼을 받고 왼쪽 측면으로 넓게 빠져나갑니다!]빠른 속도로 전개되는 마인츠의 역습.
그라운드에 있는 모든 선수들이 재빨리 공간 속으로 들어가 상대의 균열을 헤집어 내는 모습에 메바 아레나에 모인 수만 관중들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와아아아아!
툭—!
[임의 스루패스가 정에게 향합니다!] [허스가 정을 막기 위해 움직입니다!]정상기는 등을 지고 포스트 플레이를 하는 유형의 공격수가 아니라, 침투 후 골을 만들어 내는 포쳐 성향의 공격수였지만,
촤앗!
툭—!
[빠르게 다시 뒤로 볼을 내주는 정!]이번 경기처럼 수적 우위를 가져가는 공격 상황에는 상대 수비를 버티고 바로 볼을 내주는 움직임 정도는 보여 줄 수 있었다.
촤앗!
[정이 내준 볼을 에니스가 받았습니다!]볼을 받은 에니스의 시야에는 여러 가지 선택지가 존재했다.
왼쪽 측면에서 접어 들어오는 임우정과,
오른쪽 하프 스페이스에서 빈 공간을 향해 움직이는 가브리엘,
그리고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쇄도해 들어오는 제롬 뮐러까지.
‘이번에는….’
투우욱—!
[에니스의 스루패스!]수비수 사이의 공간으로 절묘하게 빠져든 스루패스.
그리고, 그곳에 당도하는 선수는.
타다다다닷!
[뮐러! 뮐러가 볼을 받습니다!]제롬이었다.
“이이익!”
[드라차가 다급하게 골문에서 튀어나오는데요!]자칫하면 골키퍼에게 볼을 빼앗길 수 있는 상황.
긴박한 상황속에서 제롬의 머릿속에는 지난번, 하준이 해 주었던 말이 떠올랐다.
‘너의 가치는 골로만 증명되는 것이 아니야.’
솔직히 욕심도 났다.
그렇지만, 제롬은 저보다 더 좋은 위치에 있는, 또한 더 높은 결정력을 가진 동료에게 미련 없이 볼을 넘겼다.
툭—!
“뭣?!”
[제롬이 볼을 내줍니다! 드라차! 황급히 몸을 비틀지만!]뻐엉—!
[정의 슈팅이 먼저입니다아아아!]철렁—!
와아아아아!
[고오오오오올! 정의 골입니다! 스코어는 6-0으로 벌어집니다! 메바 아레나에서 도르트문트가 완전히 침몰합니다!] [완벽한 복수전입니다! 전반기의 패배를 배로 갚아주는 마인츠!]벵거가 이 장면을 보았다면 극찬을 아끼지 않았을 정도로 아름다운 연계에 이은 확실한 마무리.
오늘 마인츠가 선보이는 경기력은 하준의 바람대로 과정도 결과도 흠 잡을 곳 없는 완벽 그 자체였다.
* * *
[25R,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침몰시킨 마인츠 05.] [6-0 참사. 홈에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격침시킨 마인츠 05.] [김하준, ‘과정과 결과 모두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없었다.’] [MOM에 선정된 다넬 에니스.] [팀 내 최고 평점을 부여받은 다넬 에니스.] [최악의 원정 경기를 치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후반전 최악의 경기력의 원인은 선수단과 로이스의 불화?] [니코 엘베디, ‘이번 시즌을 끝으로 도르트문트와의 인연은 끝.’] [로이스와 엘베디의 불화, 엘베디 은퇴하나?] [투지를 상실한 도르트문트 선수들.] [경기 결과에 극대노 한 로이스. 선수단 물갈이 이어지나?] [경기 결과에 불편한 반응을 내비친 도르트문트 보드진. 로이스의 자리는 안전한가?]-와 6-0으로 발라버리네 ㄷㄷ.
-진짜 마인츠 경기력 실화냐? ㅋㅋㅋㅋㅋㅋ ㅁㅊ. 뮌헨이 실수 몇 번 하고 마인츠가 이 폼 유지하면 우승도 농담은 아닐 듯.
-전반전은 확실히 압도하긴 했는데 후반전에는 그냥 도르트문트 선수들이 태업하더만. 후반기 뮌헨이랑 경기를 보기 전까진 아직 우승을 논하는 건 시기상조인 듯.
-엘베디랑 로이스랑 불화라니.
-엘베디 나이도 많은데 그냥 은퇴시키는 게 낫지 않나?
-ㄴㄴ. 엘베디가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활약하는데 이건 로이스가 문제인 듯.
-ㅇㅈ. 이번 시즌에도 엘베디 없었으면 패했을 경기가 좀 되던데? 이건 로이스 전술 탓이 크다.
-공격 부분의 전술은 완벽한데, 팀 전체 전술 밸런스로 봤을 때는 로이스가 아직 감독으로는 무리가 있지 싶음.
-ㅋㅋㅋㅋㅋ 부임할 때 로이스 빨아 재끼던 악성 돌문빠들 어디갔누? ㅋㅋㅋㅋㅋㅋ.
-이런 거 보면 김하준이 정말 대단하긴 대단해. 이번 경기 진짜 미쳤던데 ㄷㄷ.
-과르디올라의 칸셀루나, 만치니의 스피나쫄라 처럼 다넬 에니스를 사용하던데, 솔직히 그 둘보다 한 단계 상승한 사용법이었음.
-리그 9경기 남은 상황에서 이번 패배로 도르트문트는 리그 2위는 물 건너 간 거나 마찬가지네, 마인츠나 뮌헨 보면 도무지 질 것 같지가 않던데.
-그 둘이 지더라도 지금 돌문 상황 보면 시즌 종료까지 삐그덕 거릴텐데 뭐.
-돌문 보드진에서 로이스 경질 얘기가 오갔다는데 로이스는 어찌 되는 거지?
-글쎄, 지금 당장 마땅한 대체자 매물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번 시즌은 두고 보지 않을까? 그래도 리그 3위잖아.
-리그 3위긴 한데, 챔스, 포칼 다 떨어지고 마인츠한테 6-0으로 떡 발려서 경질 사유가 될 수도 있을 것 같긴 해.
“흐음…. 불화가 있었구만.”
나는 경기가 끝나고 보도된 기사를 통해 후반전 보루센이 보인 경기력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선수단을 제대로 장악한 줄 알았는데, 그건 또 아니었나봐?”
맞은 편에 앉아 차를 마시며 얘기하는 조르지뉴를 보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보루센 선수들이 그동안 보였던 존중은 구단 레전드에 대한 것과 그가 코치 생활을 하며 이뤄 낸 것에 대한 존중이었던 모양이다.
“그런 거 보면 쭌, 너는 참 대단하단 말이야.”
“뭐가?”
“지난번 제롬의 일 때도 그렇고, 선수들 조련을 기가 막히게 하니 원.”
조르지뉴의 말에 나는 옅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글쎄. 로이스나 나나 전술을 가져와 판을 짜는 것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을 거야.”
그렇지 않고서야, 로이스가 경험한 명장들이 그에게 공격 전술을 일임하지는 않았을 테니까.
“다만, 차이라면 로이스는 선수들을 하나의 장기말 정도로 보는 것일 테고….”
“쭌, 너는 다르다 이거군.”
나는 조르지뉴의 말을 부정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장기말 정도로 봤다면 내가 선수들에게 그렇게 상황 판단에 대해 강조하고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치지 않았겠지.”
감독이 기본적인 틀을 짜고 세부 전술을 선수들에게 입힌다고 한들, 그라운드 위에서 선수들이 그것을 이행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그라운드 위에서 주연은 선수들이고, 감독과 코치들은 주연들이 뛰어놀 수 있는 세트장을 만들고 대본을 제공하는 연출가에 가깝다.
즉, 상호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정말 중요하단 얘기였다.
“대승을 거두어서 좋긴 한데…. 이거야, 원. 태업이니 뭐니 해서 조금 찝찝한데?”
“그래도 이긴 건 이긴 거야, 조르지뉴. 태업이었다 아니다 말이 나온다 한들, 전반전은 저들이 진심으로 상대했잖아?”
“하긴…. 그렇긴 해.”
6-0의 스코어를 기록한 경기에서 5골은 이미 전반전에 기록된 수치였고, 6번째 득점이 기록된 이후 나는 선수 교체와 전술 변화를 통해 선수들에게 주어질 데미지를 최소화했다.
만약, 그러지 않고 그대로 밀어붙였다면 7-0 이상의 스코어가 벌어졌겠지.
“쭌, 네가 체력 안배를 위해서 전술을 바꾸지 않았다면 로이스는 경기 종류 이후에 바로 경질당했을 지도 모르겠어.”
나는 어깨를 으쓱이며 조르지뉴의 말을 딱히 부정하지 않았다.
“틀린 말은 아니지. 그래도 나는 로이스가 빨리 회복해서 수습했으면 좋겠네.”
“엥…? 왜? 로이스가 꼬꾸라질 수록 우리한테 좋은 거 아니야?”
“로이스가 건재해야 바이에른도 한 번씩 잡아주고, 리그가 예측할 수 없게 돌아갈 수 있잖아. 그리고….”
라이벌 관계가 형성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나가떨어지면 너무 재미없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