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occer genius becomes a great coach RAW novel - Chapter (104)
104. 들어 올릴 때가 됐지(1)
리그 25라운드에서 말도 안 되는 경기 결과를 만든 우리는 이후 일정에서도 마인츠 역사상 최고의 폼을 선보였다.
[26R,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를 3-1로 격파한 마인츠 05.] [27R, 마인츠 05, 쾰른을 상대로 4-2 승리.] [28R, 아르미니아 빌레펠트를 3-0으로 격파한 마인츠 05.] [포칼 준결승에서 아우크스부르크를 꺾고 결승에 진출한 마인츠05.] [마인츠 05, 2년 연속 포칼 결승행.] [29R, 마인츠 05의 무차별 폭격에 4-0 패배를 당한 슈투트가르트.]포칼 준결승전을 포함해 5경기 연속으로 승리를 거둔 우리는 리그에서 바이에른과 승점 7점 차로 뒤쫓고 있었는데.
[30R, 바이에른 뮌헨과 마인츠 05, 호적수를 이루며 1-1 무승부로 경기를 끝내다.]리그 30라운드에서 바이에른과의 무승부라는 결과를 맞이하며 리그 종료까지 어느 팀 하나 우승을 결정짓지 못하게 되었다.
‘하아…. 바이에른을 잡았으면 저들을 끌어내리고 마이스터 샬레를 들어 올리는 것이 멀진 않을 텐데.’
지금도 바이에른이 두 경기 정도 지거나 비겨 주고, 우리가 전승을 거둔다면 극적인 우승을 만들어 낼 수도 있었지만.
‘현재 바이에른의 폼을 보면 그건 무리야.’
분데스리가에서 바이에른이란 팀은 리그의 제왕 그 자체였지만, 투헬이 부임하고 난 뒤로는 그 기세가 더욱 대단해졌다. 리그 30라운드가 끝날 동안 단 4번의 경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승리를 챙겼고, 승리하지 못한 경기에서도 우리와 경기를 치른 것을 제외하면 두 경기 무승부밖에 되지 않았다.
“괴물 같은 양반.”
편집증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승리에만 집착하는 투헬과 리그의 최상위 포식자의 만남은 그야말로 분데스리가에 내린 천재지변과도 같았다.
많은 승리를 거두는 것은 변함이 없지만, 경기 내용을 보면 바이에른을 상대하는 팀은 몰수패를 당하는 게 나을 정도로 짓밟히기 일쑤였는데, 더 대단한 점은 바이에른이 챔피언스리그와 포칼을 병행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거기에다.
“바이에른이랑 2년 연속으로 결승전에서 만나게 될 줄이야.”
지난 시즌 포칼 결승과 마찬가지로 이번 시즌 결승에도 우리의 상대는 바이에른으로 결정되었다.
“운명의 장난인 건지…. 아니지. 원래 바이에른은 결승은 맡겨 놓은 팀이니까.”
이후,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바이에른 뮌헨, 33/34 시즌 분데스리가 우승!] [승격과 동시에 리그 준우승을 기록한 마인츠 05.]리그 잔여 4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승점을 채웠지만, 바이에른 역시 남은 4경기를 전부 이기게 되어 승점을 좁히지 못한 채 마이스터 샬레는 이번 시즌에도 바이에른의 품으로 돌아갔다.
“하…. 너무 아쉽네, 쭌. 그래도, 네가 올해의 감독에 선정돼서 그건 위안이 되네.”
잔여 경기 2경기를 앞두고 바이에른의 우승이 확정되었을 때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던 조르지뉴가, 리그 일정이 모두 끝나고 난 뒤에 뱉은 말이었다.
“어쩔 수 없지. 조금 더 준비해서 다음 시즌을 노려보는 수밖에.”
“맞습니다, 감독님. 그리고 다음 시즌에는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할 수 있으니까요!”
루카의 말처럼, 우리는 다음 시즌에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할 수 있었기 때문에 마냥 아쉬워 할 상황은 아니었다.
게다가.
“선수 개인 수상은 우리가 싹쓸이했잖아?”
리그 1위는 바이에른에게 내주었지만, 다른 부분의 상은 전부 우리가 독식하다 했으니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33/34 시즌 분데스리가 리그 테이블]1. 바이에른 뮌헨 30W / 3D / 1L / 93.
2. 마인츠 05 28W / 2D / 4L / 86.
3. VFL 볼푸스부르크 24W / 5D / 5L / 77.
4.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22W / 5D / 7L / 71.
5. RB 라이프치히 22W / 3D / 9L / 69.
…(중략)…
16.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6W / 11D / 17L / 29.
17. 우니온 베를린 5W / 10D / 19L / 25.
18. 하이덴하임 1846 5W / 9D / 20L / 24.
[33/34 시즌 분데스리가 선수 득점 순위.]1. 정상기 / 마인츠 05 / 28 득점.
2. 엘링 홀란드 / 바이에른 뮌헨 / 26 득점.
3. 가브리엘 산투스 / 마인츠 05 / 23 득점.
4. 이혁호 / 바이에른 뮌헨 / 20 득점.
5. 유수파 무코코 /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 18 득점.
[33/34 시즌 분데스리가 선수 도움 순위.]1. 가브리엘 산투스 / 마인츠 05. / 22 도움.
2. 개스파 발부에나 / 바이에른 뮌헨 / 18 도움.
3. 임우정 / 마인츠 05 / 13도움.
4. 지오반니 레이나 /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 11 도움.
5. 니콜라 모티카 / RB 라이프치히 / 9 도움.
물오른 득점력에 가비의 꿀 패스를 넙죽넙죽 잘 받아먹던 정상기는 리그에서 28골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한국인 아니, 아시아인 최초 분데스리가 득점왕에 등극했다. 예전부터 월드클래스 기량이라 평가받던 이혁호가 아닌 유럽 무대 2년 차인 정상기가 득점왕에 올랐다는 소식에 한국과 유럽 전역이 정상기를 주목했고,
정상기와 환상의 콤비를 이루었던 가비는 리그 20-20 기록을 넘어서며 유럽 정상급 기량을 과시했는데, 21세기 들어 유럽 리그에서 20-20을 기록한 선수는 티에리 앙리와 리오넬 메시 이후로 가비가 처음이었을 정도로 힘든 기록이었다.
‘거기다, 우정이 녀석도 도움 순위에서 3위를 기록했으니.’
이러한 결과 덕에 저 멀리 한국에서는 축구 팬들이 주모를 부르며 국뽕을 치사량으로 들이키고 있었다. 한국인 감독의 성공과 한국인들의 성공에 축구 팬들이 하루하루가 즐겁다고 할 정도였으니까.
[득점 기계 홀란드를 제치고 아시아인 최초로 분데스리가 득점왕에 오른 정상기.] [정상기를 주목하는 프리미어리그 빅6.]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정은 우리와 함께할 것.’] [클롭, ‘정이야말로 내가 찾던 선수.’] [2부리그 강등권 팀을 데리고 1년 만에 분데스리가 준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룬 김하준.] [7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이혁호.] [이혁호, 분데스리가에서도 통했다. 타 리그 검증설은 이제 필요 없어.] [임우정, 리그 4골 13도움. 유럽에서도 통했다.] [분데스리가 올해의 감독에 선정된 김하준.] [분데스리가 시즌 MVP에 선정된 가브리엘 산투스.] [월드컵 최종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혁호, 정상기, 임우정.] [코리안 더비로 펼쳐질 DFB-포칼 결승전.]-kia~ 주모오오오오오! 샷따 내려!
-주모 과로사 하겠누 ㅋㅋㅋㅋㅋㅋㅋ.
-와…. 살다 살다 한국인이 분데스 득점왕 하는 걸 보네 ㄷㄷ. 이왜진.
-홀란드가 아무리 신계에서 끌려 내려왔어도 득점왕 할 줄 알았는데 이걸 정상기가 막네 ㅋㅋㅋㅋㅋ.
-근데 정상기가 원래 득점력이 저렇게 좋았나?
-가브리엘이랑 합이 정말 좋더라. 지난 시즌에도 골 결정력이 좋아서 득점을 많이 하긴 했는데, 이번 시즌은 그냥 포텐 폭발임 ㄷㄷ.
-그 와중에 가브리엘은 리그 20-20임. 진짜 마인츠는 김하준한테 절해야 함. 김하준 아니었으면 가브리엘이 마인츠 쳐다보기나 했겠음? ㅋㅋㅋㅋㅋ.
-올해의 감독 ㄷㄷ. 진짜 김하준이 역사를 써 내려가네. 분데스리가 최초의 아시아인 감독에 아시아인 최초로 올해의 감독까지 ㄷㄷ.
-압도적인 충격을 주지 못하면 리그 우승팀 감독이 받는데, 이번 시즌 마인츠는 상상을 초월하긴 했음 ㅋㅋㅋㅋ.
-그 와중에 가브리엘은 시즌 MVP. 첼시 유스 듀오가 다 해 먹네 ㅋㅋㅋㅋㅋㅋ.
-김하준이랑 정상기 말고도 임우정이랑 이혁호도 이번 시즌 잘 보냈네 캬 요새 축구 볼 맛 난다 ㅋㅋㅋㅋ.
-이혁호, 정상기, 임우정 얘네는 최종 명단 확정이겠지?
-당연하지. 이혁호야 말할 것도 없고, 정상기랑 임우정은 최용환이 잘 아는 선수에다가 이번 시즌 포텐 터졌는데 당연히 데려가야지. 저 셋은 최종 엔트리 확정이지.
이처럼 국내외로 우리에게 좋은 반응들만 쏟아지고 있었지만, 나는 리그가 종료되었음에도 쉴 수 없었다.
“자. 조르지뉴, 루카. 잡담은 그만하고 이제 머리를 맞대야지?”
바로 며칠 뒤에 열릴 포칼 결승전에서 바이에른을 꺾고 우승컵을 가져올 방법을 찾아내야 하기 때문이었다. 리그야 어쩔 수 없이 내줬다고는 해도 무관으로 시즌을 마감하긴 아깝지 않은가?
내 말을 듣자, 기다렸다는 듯이 눈을 빛내는 두 사람은 각자의 태블릿 PC를 꺼냈다.
“바이에른은 베스트 일레븐을 가지고 나올 것 같아. 챔피언스리그 결승이 남았다고는 해도, 포칼 결승전과 붙어 있지는 않으니까. 그리고….”
“우리를 상대로 로테이션을 돌리기엔 위험하다고 생각하겠지. 투헬 그 양반은.”
딱!
조르지뉴가 내 말에 핑거 스냅으로 찰진 소리를 내며 답했다.
“그렇지! 너도 잘 알겠지만, 그 양반은 승리 자체에 미친 인간이니까. 변수 자체를 만들지 않으려고 할 거야.”
“그리고, 이번에는 테오도르를 더 위협적으로 활용할 것 같습니다. 감독님.”
“으음….”
바이에른은 이번 시즌 우리와 리그에서 맞붙은 가운데 한 번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전반기에는 우리의 승리로, 후반기에는 무승부를 거두었는데 그 두 경기에서 투헬은 테오도르를 자신이 생각하는 바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전반기에는 내가 테오도르를 봉쇄할 판을 깔았고, 후반기에는 감기 몸살로 출전하지 못했지.’
우리 팀에서의 임대 기간 동안 전성기에 발을 들여놓은 테오도르는 이번 시즌 투헬 체제하에서 중원의 믿을맨으로 자리 잡아 갖가지 역할을 수행하며 공격의 축이자 수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모습을 선보였고,
그 모습은 마치.
‘야야 투레와 베르나르두 실바를 섞어 놓은 느낌이랄까.’
그야말로 바이에른의 핵심이나 다름없는 선수로 거듭난 테오도르이기에, 루카는 제일 먼저 그를 봉쇄할 방법부터 고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그 생각엔 나도 동의해. 그래서….”
나는 전술 판의 자석을 이리저리 배치하며 3-5-2 대형을 만들었다.
“이번에는 두 줄 수비를 가져가면서 카운터를 노리는 걸 기본으로 깔고 갈 생각이야. 어떻게 생각해?”
“음….”
“쭌, 중원을 내주고 단숨에 뒤를 노릴 생각이야?”
조르지뉴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테오도르는 미친 듯이 치고 올라올 거야. 거기다, 홀란드와 혁호 녀석까지 전방에 있으니, 네 명의 수비로는 감당이 안 될 수도 있어. 중원을 내주더라도 두 줄 간격을 세밀하게 좁혀서 저들을 끌어내면.”
바이에른은 수비라인과 1, 2선 공격 라인 사이가 필연적으로 붕 뜨게 된다. 그 사이로 롱패스를 넣고, 그것을 받아 상대에게 빼앗기지 않고 최전방으로 연결할 수만 있다면.
치명적인 카운터를 먹일 수 있는 것이고.
“마침, 우리 팀에는 짧은 패스뿐만 아니라 롱 패스도 수준급으로 구사하는 선수들이 많으니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감독님.”
“나도 동의해. 그런데, 그러면 말이야. 양 측면에 윙백은 누구로 구성할 생각이야? 이 전술을 가져가기엔 로이터의 체력이 너무 떨어졌어.”
“왼쪽은 아이스만, 오른쪽은 에니스로 기용할 생각이야.”
“아이스만…?”
아이스만을 기용할 것이라는 나의 말에 조르지뉴가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갸웃했다. 조르지뉴의 이러한 반응처럼, 아이스만을 기용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많은 리스크가 존재했다.
공격적으로 상대를 두드려 팰 때는 아이스만의 오버래핑이 큰 무기가 되지만, 두 줄 수비를 운운하는 마당에 아이스만의 부족한 수비력은 어불성설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결승전에서 우정이는 그렇게 높게 전진하지 않을 거야. 혹시라도 아이스만이 만들 빈틈을 커버하기도 해야 하고…. 그날 우정이의 핵심 역할은 저들이 노출할 공간으로 롱패스를 뿌리는 것이니까.”
“나쁘지 않은 판단인 것 같습니다만…. 임이 낮게 내려앉은 형태라면 정과 가브리엘에게 무리가 가지 않겠습니까?”
“역습이 시작되는 상황부터는 최전방은 쓰리톱이 될 거야.”
전성기 베일을 방불케 하는 속도의 아이스만이 빠른 속도로 올라가 정상기와 가비의 라인에 맞추고, 에니스와 파티노는 상황에 따라 유동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는 것으로.
“그럼 이 경우에는 이렇게 가는 건 어때?”
내 생각을 들은 조르지뉴와 루카는 강화하고 보완할 부분에 대해 열정적으로 의견을 내보였고, 이날 우리의 전술 회의는 밤이 새도록 지속되었다.
그리하여 완성된 대 바이에른 전술을 선수들에게 체화시키며 결승전 준비에 박차를 가했고, 결승전이 바로 하루 뒤로 다가왔다.
찰칵—!
찰칵—!
“감독님, 2년 연속으로 포칼 결승전에서 바이에른을 만나게 되었는데 승산은 어느 정도로 보십니까?”
“글쎄요. 수치로 따져서 말하기는 좀 어렵고….”
승산이라.
“확실한 건 지난 시즌처럼 트로피를 뺏기진 않을 겁니다.”
이제는 우리도 트로피를 들어 올릴 때가 됐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