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occer genius becomes a great coach RAW novel - Chapter (106)
106. 들어 올릴 때가 됐지(3)
[고오오오오올! 골입니다! 골키퍼까지 완벽하게 제친 후에 골문 안으로 침착하게 밀어 넣은 골입니다!] [마인츠가 선제 득점을 터뜨리며 한 점 앞서 갑니다! 이번에는 우승컵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보이는데요!]와아아아아!
정! 정! 정! 정! 정!
마인츠 서포터즈가 정상기의 이름을 연호하며 함성을 내지르고 있을 무렵.
터억—!
“이…! 머저리 같은…!”
투헬은 붉어진 얼굴을 감추지 못한 채 화를 삭이고 있었다.
“후우…. 아니지. 아니야. 이제 전반이고 겨우 한 골이니까….”
도르트문트의 로이스와 투헬의 다른 점이었다.
로이스는 제 화를 삭이지 못하고 경기를 망쳐 버렸지만, 투헬은 달랐다.
냉정하게 전황을 지켜보며 수정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또, 지금 자신이 어떤 지시를 내려야 하는지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공간이 많이 벌어지는군.”
어째서 공간이 벌어지는지에 대해 파악한 투헬은 미간을 찌푸렸다.
‘저 능구렁이 같은 놈이 이 판 자체를 유도하고 있구나.’
깊게 내려앉아 바이에른의 공격을 유도하고 있는 마인츠를 보며 투헬은 헛웃음을 흘렸다. 하준이 취하는 방법을 보며 십 년도 더 전에 강팀을 상대하던 자신의 모습이 보였던 것이다.
“영리한 놈이로고.”
자신이 강팀을 상대로 카운터를 먹일 때 쓰던 방법을 차용해 자신의 선수단에 맞춰 개량한 하준의 역습을 보며 투헬은 입꼬리를 올렸다.
“테오도르!”
[투헬이 테오도르를 불러들입니다.] [마인츠의 전술에 대응하기 위해 지시를 내리는 것 같은데요. 과연, 바이에른이 이번 시즌에도 마인츠를 제압하고 우승컵을 가져갈 수 있을까요?] [하하.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참 재미있는 대결입니다.]삐이이익!
경기 재개 후.
투헬의 지시에 따라 바이에른의 움직임이 변화했다.
툭—!
툭!
[볼을 전개하는 바이에른.] [선수들의 위치가 달라졌습니다. 테오도르가 리의 자리에, 리가 오른쪽 측면에 빠지고 발부에나가 테오도르의 자리로 이동했군요.] [패스가 좋은 발부에나가 공격진과 수비라인의 중간에서 공간을 저지하는 역할을 맡은 모양입니다.]투우우욱—!
[테오도르! 오른쪽 측면으로 길게 볼을 연결합니다!]타다다다닷!
[리! 빠르게 스프린트 하는군요! 빠릅니다! 아이스만! 리를 놓치는데요!]테오도르의 허를 찌르는 패스 타이밍과 그에 정확히 반응한 이혁호의 쇄도에 아이스만은 그만 공간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익…!”
이혁호에게 공간을 허용하고 만 아이스만이 뒤늦게 그를 쫓아 보지만.
타다다닷!
[아이스만이 속도를 높이지만 거리 차이가 꽤 나는데요!]이혁호도 주력이 빠른 편에 속하는 만큼, 거리는 쉽사리 좁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미하엘! 왼쪽!”
“네!”
킬리안은 당황하지 않고 수비라인을 조정하며 이혁호의 전진에 따른 상대의 공격을 저지할 벽을 세우기 시작했다.
[말론과 임이 페널티 박스 근처까지 내려와 있습니다!] [공간이 없는데요!]툭! 타닷! 휘익—!
이혁호가 바디 페인팅을 섞은 드리블로 미하엘을 현혹하려 했지만.
‘혁호 너라도 미하엘을 쉽게 뚫진 못할 거다.’
하준은 미하엘이 쉽사리 뚫리지 않을 거라 확신했다.
평상시의 미하엘 포가테츠라면 이혁호의 돌파를 허용했을지도 모르지만.
‘이번 경기를 앞두고 특성이 점멸했으니까.’
이번 결승전을 앞두고 특성이 점멸했던 몇몇 선수 중 한 명이 미하엘이었던 만큼,
결승전에 임하고 있는 미하엘은 철벽의 모습을 그대로 보이는 선수 중 하나가 되어 있었다.
투욱—!
탓!
[아! 걸립니다! 포가테츠가 리의 돌파를 막아냅니다!]툭!
[포가테츠가 그대로 임에게!]이혁호의 드리블에 속지 않고 볼을 탈취해 낸 미하엘이 곧바로 임우정에게 볼을 연결했고, 임우정은 주저하지 않고 왼발을 휘둘렀다.
투우웅—!
[임의 롱패스으으! 중앙으로 향합니다! 산투스가 움직이는데요!]타다다닷!
[발부에나가 산투스에게 붙습니다!]가브리엘이 볼을 잡지 못하게 하기 위한 투헬의 방책으로 발부에나에게 가브리엘의 맨마킹을 맡긴 투헬이지만.
타다다다닷!
투헬은 한 가지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다.
[산투스 볼을 흘립니다!]“뭣?!”
타다다다닷!
촤앗!
타다다닷!
[에니스! 다넬 에니스가 볼을 받은 채로 전진합니다!]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윙백.
다넬 에니스의 존재를.
[바이드너와 자가두가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합니다!]‘산투스라면 몰라도…!’
‘에니스는 막을 수 있다!’
바이드너와 자가두.
두 선수는 동시에 생각했다.
가브리엘 산투스라는 규격 외의 괴물이 아니라면 막고도 남을 것이라고.
리그에서 탑급 수비로 손꼽히는 자신들이 저 선수에게는 뚫리지 않을 것이라고.
그러나.
투우우욱—!
에니스의 선택은 드리블 돌파가 아니었다.
[에니스의 스루패스! 바이드너와 자가두 사이로 빠집니다! 절묘한 코스예요!]두 명의 수비 사이로 빠지는 절묘한 스루패스가 대지를 갈랐고,
그리고 그 패스를 향해 달리는 한 명의 선수가 있었다.
타다다다다닷!
[정! 정이 달립니다! 빨라요! 오프사이드 아닙니다!]현대 축구에선 공격수도 헌신적인 수비를 요구받는다.
그러나 단 하나의 경우, 이러한 요구를 무시할 수 있는 경우가 있었는데 정상기가 바로 그러한 케이스였다.
촤앗—!
타다다닷! 타닷! 타다다닷!
짐승 같은 감각으로 골 냄새를 맡는 유형의 선수.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에게 온 볼을 유효 슈팅으로 꽂아 넣을 수 있는 선수.
득점 기계와도 같은 이러한 유형의 선수는 수비 가담이라는 굴레에 엮을 필요가 없었다.
[쿤데와 니안주가 쫓아가지만, 정의 속도가 너무 빠릅니다!] [마인츠는 빠른 선수들만 선발에 나오는 건가요? 느린 선수가 거의 없는 모습입니다!]페널티 박스를 목전에 두고 또다시 노마크 찬스를 잡은 정상기의 오른발이 강하게 휘둘러졌고,
뻐어어엉—!
강한 파열음과 함께 볼이 정상기의 발을 떠났다.
[정의 중거리이이!]“이번에는…!”
쐐애애액—!
슈넬러가 기겁하며 몸을 던졌지만.
철렁—!
승리의 여신은 이번에도 정상기를 향해 웃어 주었다.
와아아아아!
[고오오오올! 골입니다! 정의 중거리 슛이 골포스트 상단 구석으로 꽂혔습니다!] [슈넬러 키퍼가 빠르게 대응했지만, 볼이 골망을 가르는 것이 더 빨랐습니다!] [스코어는 2-0이 됩니다! 마인츠가 바이에른을 상대로 두 골을 먼저 넣습니다!]타다다다닷!
골이 들어갔음을 확인한 정상기는 곧바로 중계 카메라가 있는 방향으로 뛰어갔다.
정! 정! 정! 정! 정!
“이번 결승에도 바이에른이 이긴다고 누가 그래!”
카메라를 앞에 두고 소리치는 정상기와 그의 등 뒤로 쫓아오는 동료 선수들.
“우승은 우리가 가져간다!”
정상기의 울분 섞인 외침이 카메라를 타고 중계방송을 보는 모두에게 전해졌다.
* * *
“허…. 이것 참.”
그라운드를 지켜보던 투헬은 넋이 나간 표정으로 헛웃음을 지었다.
전광판에 표시된 시간은 90분.
추가시간으로 5분을 부여받았지만 스코어는 3-0을 기록하고 있었다. 전반전 정상기의 2골과 가브리엘이 기록한 후반전 골로 인해 3-0이 된 스코어.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미헬스. 어떤 것 같아?”
투헬의 옆에서 그라운드를 지켜보던 수석 코치 미헬스 또한 고개를 저었다.
“킴이 준비를 많이 한 모양이야. 우리도 킴에 대한 대비를 제대로 했다고 생각했지만….”
시즌이 개막한 후, 마인츠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한 투헬은 코치진과 머리를 맞대고 하준의 마인츠를 격파할 방법을 모색했고, 그 방법이 자신에게 우승컵을 가져다줄 것이라 굳게 믿었지만.
“저 녀석이…. 하.”
세상일이 어디 계획대로만 흘러간다던가?
“이제는 내 천적이 되어 버렸군.”
그가 지도하고 총애하던 선수에서 이제는 어엿한 지도자, 더 나아가 자신의 천적으로 변해 버린 하준의 모습에 투헬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추가 시간이 거의 다 끝난 시각.
볼이 바이에른 수비의 발을 맞고 터치라인 바깥으로 나간 것을 본 주심은 휘슬을 입으로 가져갔다.
삑! 삐익! 삐이이익—!
[주심의 휘슬과 함께 경기 종료됩니다! 33/34 시즌 DFB-포칼 우승컵을 가져가는 데 성공한 마인츠!]와아아아아!
[마인츠가 지난 시즌의 준우승을 설욕하는 데 성공합니다!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포칼 우승을 거머쥡니다!]킴! 킴! 킴! 킴! 킴!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포칼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뤄 낸 하준을 향한 마인츠 서포터즈의 함성소리가 올림피아 슈타디온 베를린의 곳곳에 울려 퍼졌다.
“으아아아아!”
소리를 지르며 그라운드로 달려 나가는 하준과 코치진, 그리고 마인츠 후보 선수들을 지켜보던 투헬은 씁쓸하게 웃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어쩔 수 없지.”
투헬은 선수들을 탓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보다 하준이 준비를 더 잘했을 뿐이고, 이번 승부의 패착은 자신에게 있는 것이었으니까.
경기가 끝나고 한 시간 뒤.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마인츠 선수단의 사진과 샴페인에 흠뻑 젖어 웃고 있는 하준의 사진이 실린 기사들이 독일과 대한민국에 동시에 업로드되었다.
[바이에른 뮌헨을 꺾고 33/34 시즌 DFB-포칼 우승을 거머쥔 마인츠 05.] [3-0. 점유율을 내주고 세 골을 만들어 낸 하준볼.] [독일에서도 마침내 우승컵을 들어 올린 김하준.] [승격 전문가에서 이제는 우승컵 사냥꾼으로. 김하준의 성공적인 독일 정착.] [대회 MVP에 선정된 정상기.] [1년 만에 설욕에 성공한 김하준.] [이제는 투헬의 천적으로 올라선 김하준.] [투헬, ‘나의 완벽한 패배. 우승한 김하준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고 싶다.’] [점유율을 내주고 승리를 챙긴 김하준의 실리 축구.] [포칼 우승을 거머쥔 정상기와 임우정, 월드컵을 앞두고 귀국길에 오를 준비 중.] [최용환, ‘우승을 따내 사기가 올라 대표팀에 더욱 도움이 될 것.’]-와. 점유율 저렇게 밀리는데 세 골이나 박네 ㄷㄷ.
-선택과 집중이 바로 저런 것 아니겠누 ㅋㅋㅋㅋㅋㅋ.
-이번 시즌 들어서 투헬 상대로 2승 1무 ㅋㅋㅋㅋㅋㅋㅋ 그냥 투헬 천적이 됐네 ㅋㅋㅋㅋㅋ.
-뮌헨 트레블이라고 설레발 치던 애들 다 어디 갔냐? ㅋㅋㅋㅋ.
-설레발은 필패 모르냐 ㅋㅋㅋㅋㅋㅋㅋ 응~ 트레블 물 건너갔어~.
-무슨 무리뉴 2년 차도 아니고 2년 차 되면 무조건 우승컵 하나는 따네 ㄷㄷ.
-글쎄, 아직 김하준 2년 차라고 하기에는 지표가 부족하지. 서울 시절에야 부임 때부터 사임할 때까지 전부 트로피 땄고, 이제 두 번째 팀인데 아직은 2년 차 공식 세우긴 좀 이름.
-그건 그렇지. 근데 독일에서도 빠른 시일 안에 트로피 드는 거 보니까 김하준도 유럽에서 나쁘지 않은 커리어 이어갈 것 같네.
-ㅋㅋㅋㅋ 첫 시즌 후반기에 들어가서 승격시키고, 두 번째 시즌 리그 2위에 포칼 우승. 김하준 유럽인이었으면 백타 명장 소리 나왔다.
-ㅇㅈ. 아시아인이라 아직도 검증 소리 나오는 것뿐이지, 독일이나 스페인 사람이었으면 바로 차세대 명장이니 뭐니 하면서 ㅈㄴ 띄워 줬을 듯.
-포칼 MVP 정상기가 먹었는데 빅클럽으로 이적 안 하나?
-지금 프리미어리그랑 링크 강하게 뜨는데, 월드컵 시즌이기도 해서 월드컵 끝나면 오피셜 나올 것 같은데?
인터넷으로 한국의 반응을 살피던 하준이 기분 좋게 웃으며 스마트폰을 집어넣자, 맞은편에서 음식을 먹던 정상기와 임우정이 고개를 갸웃했다.
“감독님, 여자친구한테서 축하 인사라도 왔어요? 갑자기 웃으시네.”
“야, 그런 건 대놓고 물어보는 게 아니지. 정상기 너는 눈치가 없냐.”
저들끼리 북 치고 장구 치는 정상기와 임우정을 보며 하준은 헛웃음을 흘렸다.
“그런 거 아니야 이 자식들아. 아니, 너네는 우승도 했는데 왜 굳이 나한테 밥을 얻어먹는 거야?”
원래라면 다음날 마인츠 시내에서 차에 탑승해 우승 셀레브레이션을 해야 할 정상기와 임우정이었지만,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 일정에 맞추다 보니 참여할 수 없게 되자 대신 밥이나 같이 먹자는 둘의 제안을 하준이 수락한 것이었다.
“에이, 마인츠 시내에서 우리도 트로피 들어 올리고 싶은데 못하니까 대신 밥이나 사 달란 거죠.”
“최 감독님이 곧장 오라고 한 이유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월드컵 나가려면 어쩔 수 없으니. 어차피 감독님도 여자친구분 런던에 있으니 오늘 할 일도 없을 거 아녜요?”
지난 10년간 추락한 대표팀의 성적을 만회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는 최용환의 의도를 정상기와 임우정이 알 리 없었다.
“하. 나는 너희 때문에 마인츠로 늦게 돌아가게 생겼는데?”
“에이. 그럴 수도 있죠. 그보다, 월드컵 보러 오실 거죠?”
정상기의 물음에 하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럼. 당연히 보러 가야지.”
이적 시장을 준비하려면 당연히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