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occer genius becomes a great coach RAW novel - Chapter (117)
117. 분데스리가의 강자(3)
경기가 재개되고 파리가 보이는 움직임은 하준이 예상한 그대로였다.
툭—!
타다다닷!
툭—!
[짧은 패스로 경기를 풀어 나가는 파리 생제르망! 간격을 좁힌 채로 빠르게 올라가고 있습니다!]파리가 보여 주는 움직임은 패스 앤 런의 진수라고 할 수 있었다.
하준 역시 마인츠에게 패스 앤 런을 요구하여 슈퍼컵에서 바이에른을 침몰시켰으나, 알론소가 택한 방식은 하준과는 조금 달랐다.
마인츠가 파펠라의 롱패스를 시작으로 하프 라인 이후부터 패스 앤 런을 진행한 것과는 달리, 파리는 처음부터 선수단의 간격을 좁혀 이른 시간 안에 그라운드 한 칸 한 칸을 전진해 올라갔는데.
“어엇…!”
[마인츠! 파리의 전진을 저지하지 못하는데요!]빠르면서도 조직적인 움직임에 마인츠의 압박이 제대로 통하지 못했다.
이러한 움직임의 뒷배경에는 현역 시절 패스 마스터라 불린 알론소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는데, 알론소는 골키퍼를 포함한 모든 선수들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패스 능력을 요구했고, 이에 따라 팀의 전반적인 패스 능력이 리그를 넘어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이 된 것이었다.
그리하여.
[파리 선수 다섯 명이 마인츠의 파이널 서드에 접어들었습니다!]순식간에 파이널 서드에 올라온 파리 선수들을 임우정과 포가테츠, 에니스가 저지하려 하였지만.
투우욱—!
[후안 사비아의 스루패스! 어엇! 음바페! 음바페 스프린트를 시도합니다!]타다다다닷!
임우정과 에니스의 마크를 뿌리친 후안 사비아의 스루패스가 향한 곳은 스프린트를 시작한 음바페의 앞이었는데.
촤앗! 타다다다닷!
[음바페! 볼을 받은 채로 그대로 질주합니다!]신체 능력이 전성기보다 떨어진 음바페는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체력을 비축하다 지금처럼 확실한 공격 찬스에서 폭발력을 뿜어내곤 했는데, 문제는 음바페가 파고드는 방향에 있는 마인츠의 수비가 파펠라라는 점이었다.
“미친…!”
파펠라는 대인방어 능력이 좋다고 볼 수 없는 선수였다.
후방에서의 빌드업 능력과 협력 수비, 판을 읽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기에 하준이 센터백으로 전향시킨 것뿐.
파펠라 자체도 기동력이 줄어든 상황에서 모아둔 힘을 방출하며 달려오는 음바페를 제대로 당해낼 리 만무했다.
타다다닷! 휘익! 타다다다닷!
[음바페의 급격한 방향 전환에 낙엽처럼 쓰러지는 파펠라! 순식간에 일대일 상황을 맞이하는 음바페!]“이이익…!”
오메르 하닌이 음바페를 막기 위해 골문을 박차고 나왔으나,
뻐엉—!
음바페는 오메르 하닌이 나오기만을 기다렸다는 듯, 파 포스트를 향해 강슛을 날렸고,
철렁—!
와아아아아!
동점 골을 만들어 버렸다.
[고오오오오올! 음바페의 강슛이 마인츠의 골망을 가릅니다! 이래서 이 선수를 기용하는 거거든요!] [대단합니다! 단 한 번의 스프린트로 골을 만들어 냈습니다! 킬리안 음바페! 클래스는 영원합니다!]“후우…. 맨체스터로 돌아온 호날두를 보는 느낌이네.”
음바페의 골을 지켜본 조르지뉴가 저도 모르게 내뱉은 말이었다.
조르지뉴의 말처럼 현재 음바페가 보이는 플레이는 전성기를 다 보내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돌아온 호날두가 보였던 것과 흡사했는데, 받쳐주는 팀원들의 능력이 대단하다면 막기 어려운 상대의 유형이었다.
“한 골도 안 먹힐 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잖아?”
그럴 줄 알았다는 듯한 표정으로 하준이 말하자 조르지뉴는 끄응 소리를 내며 고개를 끄덕였고, 옆에 있던 최용환이 그런 하준에게 나직이 물어왔다.
“그래서 저 놈아들한테 안 끌려갈 방법은 있는기가?”
“그럼요.”
최용환의 말에 자신만만하게 대답한 하준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우정이랑 에니스가 좀 많이 뛰어 줘야 하겠지만….”
파리 선수들이 셀레브레이션을 하는 동안 하준은 크래프트를 불러들였다.
“네, 감독님.”
“플랜 B로 가자. 잘 알고 있지?”
“아아. 네!”
하준의 지시를 들은 크래프트가 그라운드로 돌아가 선수단에게 하준의 지시를 전파하는 걸 본 최용환이 조심스레 물었다.
“체력이 되겄나?”
“우리보다 강한 팀을 잡으려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죠. 스쿼드의 차이가 많이 나니까요.”
하준의 말에 최용환은 느리게 고개를 끄덕였다.
가브리엘이라는 규격 외의 괴물이 마인츠에 있다는 것뿐이지 나머지 선수들의 레벨을 비교하면 파리보다 우위에 있다고 말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비빌 만한 선수라면 사비 말론, 다넬 에니스, 임우정밖에 없었으니.
“선수들 체력만 받쳐 준다면 성공할 겁니다. 파리의 2선은 10년 전의 선수들이 아니니까요.”
10년 전 파리의 2선에는 네이마르를 비롯해서 리오넬 메시까지 있었다. 그 당시 메시가 비록 전성기에서 내려왔다고는 해도, 그가 가진 경험이나 창의성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현재 파리의 2선은 출중한 선수들이 포진되어 있긴 해도, 압도적이다는 느낌은 주지 못했는데.
“결국 음바페가 공격을 시도할 수 없으면 게임 끝인 거죠.”
삐익!
주심의 휘슬을 신호로 하여 경기가 재개되고,
양 팀은 치열한 볼 다툼을 이어 가게 되었다.
타다다닷! 툭—!
촤아아앗—!
[서로의 첫 골이 들어갈 때와는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비야스-보아스가 측면으로 몰려 고립되고 있는데요! 받아 주러 와야죠!]마인츠는 파리의 패스워크를 방해하기 위해 반대쪽 공간을 비워 두는 것을 개의치 않고 볼을 잡은 파리 선수를 측면으로 몰아 고립시키는 방식을 취했고,
촤앗—!
타닷!
[임! 볼을 탈취합니다!]그 시도는 제대로 들어맞았다.
타다닷! 타닷!
하준이 임우정과 다넬 에니스의 체력을 특히 걱정한 이유.
지금 마인츠의 압박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이 바로 이 둘이었기 때문이었다.
타다다닷!
[임! 측면을 타고 그대로 올라갑니다!] [스팔레티가 임을 막기 위해 움직입니다만!]툭! 타닷! 툭! 타-앙! 탓!
임우정의 전진을 막기 위해서 스팔레티가 곧장 대인 방어에 들어갔지만, 하준의 밑에서 다져온 수년간 기본기와 테크닉 훈련의 성과가 이번 시즌 들어 폭발하기 시작한 임우정의 전진을 막기란 요원했다.
타다다닷!
“호오…. 쭌, 임의 드리블이…?”
주먹을 꽉 쥔 채로 그라운드를 바라보던 조르지뉴가 놀란 눈으로 하준을 쳐다보자, 하준은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많이 부드러워졌네. 아직 보완할 점이 많지만 말이야.”
아직도 부족하다는 하준의 말을 들은 조르지뉴는 질린 얼굴로 중얼거렸다.
“저 정도도 부족하다고…?”
기본적으로 왕성한 활동량과 뛰어난 패스와 킥력을 가진 임우정이었기에, 두 단계 이상 스텝 업한 지금의 드리블 실력을 보면 이니에스타나 다비드 실바를 떠올릴 만도 했건만.
하준의 눈에는 여전히 부족했던 모양이다.
타다닷! 휘익! 타다다닷!
[임! 그대로 중앙으로 꺾어 들어옵니다! 카스코와 비야스-보아스가 그대로 달려듭니다!] [마인츠의 다른 선수들도 페널티 박스 부근으로 침투한 상황인데요!]하준이 선수들에게 요구한 플랜 B.
상대가 볼을 잡았을 때 측면으로 몰아 고립시키는 것에만 중점을 둔 것이 아니었다.
볼을 탈취한 후에는 빠른 속도로 파고들어 박스 근처에서 누구라도 득점을 할 수 있게 움직이는 것.
이러한 하준의 요구를.
타닷! 휙! 투우욱—!
[임의 컷백!] [파비안 루찌가 돌아 들어갑니다! 카마라가 끌려 들어가는데요!] [어어엇! 컷백이 향하는 곳에는…!]마인츠 선수단은 너무나도 완벽하게 그라운드 위에서 구현해 냈다.
뻐엉—!
[다넬 에니스! 그대로 때립니다아아앗!]철렁—!
[고오오오올! 골입니다! 다넬 에니스의 추가 골! 마인츠가 다시 한 점 앞서갑니다! 스코어는 2-1입니다!] [마인츠가 파리를 상대로 앞서 가는 모습! 마인츠는 본인들이 분데스리가의 강팀이라는 것을 손수 증명해 냅니다!]다넬 에니스의 추가 골 이후.
전반전은 물론, 경기가 끝날 때까지 양 팀은 더 이상 골을 뽑아내지 못한 채,
삑! 삐익! 삐이이익—!
[주심의 휘슬과 함께 경기 종료됩니다! 마인츠 05가 파리 생제르망을 꺾는 데 성공합니다!]매치데이 1, 파리 생제르망과 마인츠 05의 경기는 마인츠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 * *
[매치데이 1, 2-1로 파리 생제르망을 격침한 마인츠 05.] [대이변이 일어나다! 파리 생제르망을 잡는 데 성공한 마인츠 05.] [마인츠 05, C조를 넘어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하나?] [팀 내 최고 평점을 받은 임우정, 경기 MOM에 선정.] [사비 알론소, ‘마인츠의 조직력과 유연함을 간과했다. 전적으로 나의 실책.’] [프리미어리그와 라 리가 빅클럽의 관심을 받는 임우정.] [사비 말론을 주목하는 맨체스터 시티?] [감독 교체를 고심하는 구단주들, 김하준을 노린다?] [매치데이 1, 활짝 웃은 C조의 김하준과 울먹인 B조의 정상기.] [정상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대패에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와 이걸 잡네 ㅋㅋㅋㅋㅋㅋㅋㅋ.
-위험하다던 흑우들 다 어디갔누? ㅋㅋㅋㅋㅋㅋㅋ.
-아, 김하준이 감독이면 무조건 이긴다고 ㅋㅋㅋㅋㅋ.
-ㄹㅇ 파리까지 잡을 줄 상상도 못 했네. 챔스 첫 출전이라 선수들도 김하준도 긴장했을 텐데 긴장 1도 없었누 ㅋㅋㅋㅋㅋ.
-님들 임우정 플레이 봄? ㄹㅇ 팬티 갈아입었다.
-ㅆㅇㅈ. 원래 패스랑 킥 좋은 건 알고 있었는데 드리블은 투박했잖아? 근데 이번 경기 보니까 드리블도 오지던데 이제?
-카더라에 의하면 김하준이 서울 시절부터 기본기랑 테크닉 훈련 직접 봐주고 있었다던데?
-엌ㅋㅋㅋㅋ 그러면 킹정이지 ㅋㅋㅋㅋ. 김하준 처럼은 안되더라도 드리블로 어디 가서 주눅 들진 않겠네 ㅋㅋㅋㅋㅋ.
-와 그럼 패스 좋아, 킥도 좋아, 탈압박 좋아, 활동량 오져, 드리블도 쩔어지면 사실상 빅클럽 직행할 매물 아님?
-ㄴㄴ 아직 속단하긴 이름. 정상기 맨유 가서 개고생하고 있는 거 보면 모름?
-정상기는 사실 7번이랑 이적료로 인한 기대감 때문에 욕먹는 거지, 챔스 첫 경기 빼고는 무난히 활약하고 있잖아. 리그에서 골도 곧잘 넣고 있고.
-그 7번 달고 있는 게 문제지. 맨유에서 7번 달았으면 ㅈㄴ 잘하는 거 아니면 욕먹는 게 당연함 ㅇㅇ.
-하. 맨유 맹구 시절 기억 못 하고 우리 상기 까누 ㅠㅠ.
-그래도 리그에선 적응 잘하고 있으니 묵묵히 응원합시다.
-아 묵묵충 또 왔네 ㅡㅡ.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내려 마인츠로 돌아오는 구단 버스 안에서 독일 기사 확인을 끝낸 나는 습관처럼 한국의 스포츠 기사를 확인했고, 축구 팬들의 나쁘지 않은 반응을 보며 희미하게 웃음 지었다.
대부분 우리가 파리를 상대로 패배하거나 무승부를 기록하리라 생각했는데, 뚜껑을 열어 보니 우리가 경기의 주도권을 잡은 채로 승리를 거두었으니, 팬들의 뜨거운 반응이 나올 만하다고 볼 수 있었다.
“흐음….”
그럼에도 유쾌하지만은 않았는데.
바로, 정상기를 향한 시선 때문이었다.
“녀석, 고생 좀 하고 있나 보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7번을 달고 입단한 정상기를 향한 과도한 기대가 문제인 것인지.
정상기는 우리 팀에서 보여 주던 퍼포먼스의 반도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있었다.
리그에서는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며 공격 포인트를 올리고 있긴 했지만, 정상기를 데려오는데 쏟아부은 이적료에 비해서 좋지 못하다는 평이 지배적이었고,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던 가비가 아닌 다른 팀 동료들과 아직 미숙한 영어 문제 등.
녀석이 헤쳐 나갈 문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닌 모양이었다.
“쯧….”
“응? 왜 그래?”
혼자 중얼거리는 소리가 컸던 탓인지, 옆자리에서 곯아떨어져 있던 조르지뉴가 눈을 비비며 일어나 물었다.
“아아, 상기 녀석이 고생 꽤나 하고 있는 것 같아서.”
내 말에 조르지뉴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아무래도 프리미어리그가 힘들긴 하지. 그래도 그걸 견뎌내면 최소 두 단계 이상 스텝 업 할 수 있지 않겠어?”
“뭐…. 그렇게만 된다면 녀석에게 가장 좋은 일이겠지.”
감독 커리어 시작과 함께 한 녀석이다 보니 임우정과 더불어 정이 많이 가는 녀석이라, 이 난관을 헤쳐 나가 정상급 선수로 거듭났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같이 있을 땐 꿀밤을 먹이고 싶다가도, 이렇게 떨어져 있으니 걱정이 된다니.
‘무슨 동생 유학 보낸 것도 아니고.’
다시 혼자만의 생각에 잠길 무렵.
“근데 너무 아쉽다.”
조르지뉴가 화제를 전환했다.
“뭐가?”
“원정으로 간 게 아니었으면 파리에서 맛있는 것도 많이 먹었을 텐데…. 씁.”
“허…. 시즌 끝나고 가면 되잖아.”
파리 원정 경기가 끝났으니, 적어도 다음 시즌이 되기 전까지는 파리에 갈 일이 없으리라 생각했지만.
나의 그런 예상과는 반대로, 두 달 뒤에 파리에 갈 일이 생기게 된다는 것을.
이때는 알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