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occer genius becomes a great coach RAW novel - Chapter (122)
122. 두각을 나타내는 팀(2)
와아아아아!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당일.
스탬포드 브릿지에는 수만 명의 관중이 모여들었다.
관중석을 푸르게 물들인 수만 명의 첼시 서포터즈는 경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응원가를 부르며 16강 1차전 경기에서 승리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모습을 보였고, 원정석에 앉은 작은 규모의 마인츠 원정 서포터즈는 이에 질세라 그들의 응원가를 부르며 경기가 시작되기만을 기다렸다.
[안녕하십니까! 34/35 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첼시 대 마인츠 05의 경기를 바로 이곳!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보내 드립니다!] [킴과 조르지뉴의 존재 덕분에 경기 전부터 첼시 서포터즈의 많은 관심을 모은 경기인데요. 서포터즈의 많은 사랑을 받는 이들이 상대 팀의 수뇌부로서 스탬포드 브릿지를 밟게 되었습니다.] [지난 시즌만 하더라도, 분데스리가의 윈터 브레이크를 맞아 구장을 방문한 킴과 조르지뉴에게 열렬한 환호를 보내던 블루스인데요. 오늘은 환호가 아닌 야유를 보내게 될까요?] [하하. 경기 결과에 따라 다를 것 같습니다. 자, 먼저 양 팀의 선발 라인업부터 확인해 보겠습니다. 홈 팀 첼시의 라인업인데요…!]지단이 이끄는 첼시는 4-3-3 대형을 가지고 나왔는데.
토마 랑글레가 최전방에 섰고,
좌, 우측면에는 브라이언 가드너와 주드 순섭벨이 배치됐고,
중원은 레오 캐슬다인과 스테판 데 니프를 빌리 길모어가 밑에서 받치는 역삼각형의 형태로 구성되었다.
또한 후방에는 레안드로 칼라피오리, 마르시오 디아스, 사비에르 음부얌바, 자인 실콧듀베리로 구성된 백 포 라인 뒤에 바비 한슨이 골키퍼 장갑을 낀 형태를 이루었다.
[최근 좋지 않은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함일까요? 지단이 베스트 일레븐을 꺼내 들었군요.] [마인츠의 기세가 심상치 않은 것도 한몫했을 겁니다. 분데스리가의 새로운 강자로 발돋움하고 있는 마인츠를 로테이션으로 상대하기에는 최근 첼시의 모습으론 무리가 있을 테니까요.]“흐음…. 녀석들, 많이 컸는데?”
그라운드에 입장하고 있는 첼시 선수단을 본 하준이 턱을 쓰다듬으며 중얼거리자, 조르지뉴가 웃으며 맞받아쳤다.
“그럼. 10년이 지났는데 많이 컸지. 우리가 아는 얼굴이 몇 안 남은 게 아쉬울 따름이지만 말이야.”
첼시의 선발 라인업 중에서 하준과 조르지뉴가 뛸 당시부터 뛰고 있는 선수는 길모어, 캐슬다인, 순섭벨, 음부얌바, 실콧듀베리로 총 다섯 명이었다.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그 숫자에 하준과 조르지뉴는 희미하게 웃음 지었다.
[다음으로는 이에 맞서는 원정팀 마인츠 05의 선발 라인업입니다!]마인츠는 하준의 뜻대로 4-2-2-2 형태의 대형을 가지고 나왔다.
최전방 투톱에는 파비안 루찌와 가브리엘 산투스가 섰고,
좌, 우측면에는 임우정과 페란 토레스가,
중원은 찰리 파티노와 사비 말론으로 구성됐으며,
모리츠 로이터, 미하엘 포가테츠, 메르베이유 파펠라, 다넬 에니스가 백 포 라인을 구성하고 골문은 오메르 하닌이 지키고 선 모습이었다.
[이번 시즌 마인츠에서 좀처럼 볼 수 없던 대형이군요. 첼시를 상대하기 위해 새로운 전략을 가지고 나온 걸 까요?] [많은 생각을 하고 나왔을 것으로 예상되는 킴입니다만, 페란 토레스가 선발 라인업에 있는 것은 조금 의문점이 드는군요.] [마인츠로 임대된 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긴 합니다만, 프리미어리그 팀을 상대로도 그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임을 윙으로 배치한 모습도 인상적이군요. 왼쪽 메짤라로 완성된 모습을 보이는 선수기는 합니다만, 아예 윙으로 두는 것은 모험이 아닌가 싶기도 하군요.]‘페란 토레스…?’
그라운드 위에 서 있는 마인츠 선수들을 훑은 지단은 미간을 찌푸렸다. 페란의 선발은 그의 예상에 전혀 없던 일이었으니.
‘페란으로 우리를 뚫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페란의 장기 중 하나였던 스피드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이미 죽은 지 오래였고, 노련함과 완벽한 발기술로 경기를 커버하는 페란이었지만, 그마저도 동료들의 수준이 전체적으로 높아야 빛을 볼 수 있을 텐데.
‘무슨 생각인 거지?’
지단은 찌푸린 미간을 펴고는 고개를 흔들었다.
하준의 수가 무엇이든 현재 그에게는 하준을 쓰러트려야만 했으니까.
삐이이익—!
[주심의 휘슬과 함께 경기 시작됩니다! 선축은 원정팀 마인츠가 가져가겠습니다!]툭-!
툭!
타다다닷!
툭!
타닷!
마인츠 선수단은 하준의 요구대로 초반부터 간격을 좁히며 밀도 높은 움직임을 가져가기 시작했다.
[마인츠 선수들이 짧은 패스를 주고받으며 빠르게 전진합니다!] [첼시 선수단이 빠르게 압박을 하고 나섭니다!]경기 시작과 동시에 치열하게 펼쳐지는 볼 다툼에 블루스는 열과 성을 다해 첼시의 응원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Blue is the color—!
Football is the game—!
We’re all together and winning is our aim—!
수만 명의 관중이 입을 모아 부르는 응원가에도 마인츠 선수단은 전혀 위축되지 않고 하준이 지시한 바를 그라운드에서 이행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리그에서 원정팀에게 지옥과도 같은 도르트문트 원정도 이겨 낸 선수들에게 이 정도는 아무 타격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보루센 원정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타다다닷!
타다닷!
[데 니프! 파티노를 강하게 압박하는데요!]볼을 잡은 파티노에게서 볼을 탈취하기 위해 데 니프가 강하게 압박을 시도하였으나,
툭! 타닷!
투욱—!
[파티노! 볼을 끌지 않고 말론에게 넘깁니다!]툭—!
투우욱—!
[말론이 산투스에게! 산투스가 다시 임에게 연결합니다!]강한 압박을 예상했다는 듯, 마인츠 선수단은 빠른 속도로 패스를 전개해 상대의 압박을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촤아아앗—!
드르륵—. 툭! 타앗—!
[실콧듀베리의 슬라이딩 태클! 아!] [상대의 움직임을 먼저 예측한 것일까요! 드래그 백으로 태클을 피한 임이 다시 파티노에게 볼을 넘깁니다!]선수들의 간격이 매우 좁게 형성되며 끊임없이 패스를 주고받는 모습.
볼을 탈취당한다면 매우 위험한 상황을 초래하게 되지만, 볼을 빼앗기지 않고 간수할 수만 있다면 상대에게는 더 없이 위협적으로 다가오게 만들 수 있는 움직임이었다.
“음? 생각보다 우리 선수들이 수월하게 움직이는데?”
경기를 지켜보던 조르지뉴가 중얼거리자, 하준이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그간 우리가 보였던 모습 중에 가장 강렬한 게 뭐겠어?”
“어…?”
마인츠가 분데스리가의 강팀으로 떠오르며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강한 모습을 선보일 때.
사람들에게 가장 강렬하게 박힌 모습은,
“후방에서의 킬패스…. 그리고 가비의 미친 드리블?”
사비 알론소를 연상케 하는 말론의 패스와 괴물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가비의 퍼포먼스였다.
“맞아. 가장 강렬하게 박히는 모습이 그것이니까, 우리가 패스를 잘하는 팀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려도 지금 모습은 쉽게 예상하지 못한다는 거지.”
지금처럼 패스 앤 런으로 상대 진영까지 빠르게 올라가는 움직임은 마인츠가 종종 보여 오던 모습이었으나, 사람들의 머릿속엔 가장 강렬한 기억이 먼저 떠오르는 법.
그라운드 위에 벌어지는 모습은 그 결과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단이 그걸 예상하지 못했을까?”
조르지뉴의 말에 하준은 고개를 저었다.
“예상했겠지. 그리고 선수들에게도 똑똑히 전했을 거야.”
“그런데 왜…?”
“지단과 선수단이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는 건 알고 있지?”
하준의 설명에 조르지뉴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마 지단에게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는 건 길모어를 비롯한 베테랑 다섯 명뿐. 그렇지만, 그 베테랑들이 지금 첼시의 슈퍼스타는 아니잖아?”
“아…!”
첼시의 베테랑들이 지단에게 우호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고는 해도, 현재 첼시의 슈퍼스타라 할 수 있는 토마 랑글레나, 브라이언 가드너를 주축으로 한 파벌이 지단의 말을 듣지 않으면 결국 원 팀으로 상대에게 대응할 수 없다.
하준은 그렇게 말하고 있었고, 그 뜻을 읽은 조르지뉴는 고개를 돌려 지단을 향해 안타깝다는 시선을 보냈다.
“쯧…. 저만한 감독도 저런 일을 겪는다니.”
“매니저가 아닌 헤드코치의 한계야. 본인이 원하는 자원으로 팀을 꾸려야 백 퍼센트의 전력을 낼 수 있는 거니까.”
혹자는 말한다. 주어진 상황에서 완벽에 가까운 성과를 내는 것이 명장의 덕목이 아니냐고.
물론, 그것도 맞는 말이다.
그러나.
자신의 팀을 꾸린 감독과 그렇지 못한 감독. 그 둘이 맞붙을 때 더 유리한 쪽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지 않겠는가?
* * *
첼시가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함에도 양 팀의 팽팽한 접전은 꽤 길게 이어졌다. 전반 30분이 지나갈 때까지 양 팀은 유효 슈팅은커녕 슈팅 한 번을 제대로 시도한 적이 없었고, 자칫 지루하게 이어질 수도 있는 경기 양상이 펼쳐졌다.
[빠르게 움직이지만 양 팀 모두 진전이 별로 없습니다.] [전반전이 십오 분 정도 남은 시각인데요. 양 팀 모두 아직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지 못하고 있어요.] [양 팀의 점유율은 6대4입니다. 마인츠가 우세한 점유율을 보이고 있네요.] [우세한 점유율을 기회로 만들어야 할 텐데요!]그렇게, 그라운드 위의 팽팽한 접전만 이어지는 가운데.
하준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걸렸네.”
지난 삼십 분 동안 마인츠는 의도적으로 공격 루트를 왼쪽으로 제한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볼을 빼앗기지 않고 집요하게 왼쪽을 파고드는 마인츠 선수들 덕에 첼시 선수단은 어쩔 수 없이 그 방향으로 많은 수가 움직이게 되었다.
그리고.
툭-!
투우우웅—!
[임에게서 볼을 넘겨받은 말론이 오른쪽으로 길게 벌려줍니다!]이러한 움직임 덕분에 자유로워진 선수가 한 명 있었는데.
“미친…! 칼라피오리! 빨리 움직여!”
말론의 패스 전개에 지단이 대경실색하며 그라운드에 대고 외쳤으나, 마인츠 선수들에게 이끌려 있던 칼라피오리가 제 위치로 빨리 복귀하기란 요원한 일이었다.
촤아앗!
[페란! 페란 토레스가 부드럽게 볼을 받습니다!] [말론의 정확한 패스와 페란의 아름다운 볼 트래핑입니다!]광활하게 열린 공간에서 유유히 볼을 받은 페란.
젊었을 적의 스피드가 살아 있었다면 볼을 받음과 동시에 스프린트를 시도하여 상대 페널티 박스를 찢어 버릴 수 있었겠지만, 그의 신체 능력은 예전의 움직임을 재현해 낼 수 없었다.
그것이 페란이 맨체스터 시티에서 전력 외 자원으로 전락하게 된 이유.
그럼에도 지단이 눈을 부릅뜨며 소리치는 이유는.
툭. 타닷! 타다닷!
[페란! 서서히 움직입니다! 비워둔 측면으로 첼시 수비진이 빠르게 움직입니다!]페란의 움직임이 만들어 낼 균열이 불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씨익—.
순식간에 여러 틈이 생겨나는 공간을 보며 하준은 즐거워 죽겠다는 듯한 입가를 감추지 못했다.
‘페란의 킥 혹은 패스. 뭐가 되었든 판은 깔렸다.’
상대적으로 비어진 공간에서 페란이 볼을 받음으로써 마인츠에게는 최소 다섯 가지 이상의 경우의 수가 생겼고 바꿔 말하면, 마인츠를 상대하는 첼시로서는 막아내야 하는 공격의 패턴이 배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나중에 킴에게 따로 밥이라도 사야겠는걸.”
은퇴를 앞둔 선수 생활 말년에 챔피언스리그에서 자신의 장기를 보여 줄 수 있도록 만들어 준 하준에게 고맙다는 생각을 한 페란은 주저 없이 오른발을 휘둘렀고,
투우우웅—!
페란의 발을 떠난 볼이 빠른 속도로 첼시의 위험지역으로 향했다.
타다다다닷!
[파비안 루찌! 빠르게 움직입니다!] [음부얌바와 실콧듀베리가 루찌의 움직임을 쫓는데요!]“이익…! 막아!”
첼시 선수들은 페란이 변수를 만들었다고 해도 막아낼 자신이 있었다. 페란의 움직임 때문에 두 세 명이 움직였지만, 침투하는 파비안 루찌를 저지할 최고의 수비가 두 명이나 있었으니까.
하지만.
투우우—두욱!
퉁! 티잉—!
그들의 바람과는 달리, 페란의 패스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떨어졌고 그대로 바운드되어 반대쪽으로 튀었다.
한순간에 수비진을 바보로 만드는 패스.
[아아! 패스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떨어져 바운드됩니다! 파비안 루찌의 반대편으로 튀었어요!]그리고, 그 패스의 결과물의 근처로 쇄도하는 다른 한 명의 선수는.
타다다닷!
[산투스! 가브리엘 산투스가 빠른 속도로 쇄도합니다!]예전, 블루스가 너무나도 사랑했던.
이제는 상대 팀이 되어 나타난 괴물, 가브리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