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occer genius becomes a great coach RAW novel - Chapter (128)
128. 재회(5)
쐐애애액—!
임우정의 발등에 제대로 얹힌 임팩트 있는 슈팅은 묵직한 파열음과 함께 빠른 속도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문을 향해 쏘아졌다.
“이익…!”
이를 악문 코바르시가 방향을 읽기 위해 날아오는 슛을 노려본 순간.
“……미친.”
좌우로 흔들리며 날아오는 볼을 보며 코바르시는 예감했다.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적이 쏜 저 무회전 슛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쑤우욱—.
철렁—!
[고오오오올! 골입니다! 임의 엄청난 슛이 골망을 가르면서 다시 한 점 앞서 나가는 마인츠입니다! 스코어는 2-1!] [아아! 오늘 임이 아주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네요! 틈을 파고드는 움직임뿐 아니라 적재적소에 나타나 동료들을 돕고 마지막엔 득점까지 해냅니다!] [멀티 골을 성공시킨 임! 오늘 해트트릭까지 가능할까요?]씨익.
“이제 판은 깔렸군.”
하준의 말처럼 임우정의 득점 이후, 경기의 흐름은 아예 마인츠로 넘어오게 되었다. 홈에서 열리는 1차전에서 패배라는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어쩔 수 없이 라인을 끌어 올려야 했고, 그것은.
투우우욱—!
[사비 말론의 대지를 가르는 패스! 엄청난 패스가 터졌습니다!]타다다다닷!
말론의 발끝에서 터진 대지를 가르는 패스가 도달한 곳을 향해 빠른 속도로 쇄도하는 마인츠 선수들.
그리고 그 끝에는.
촤앗!
타닷! 타다다닷!
[루찌! 파비안 루찌가 볼을 잡고 깊숙한 곳까지 침투하는 데 성공합니다! 그를 상대할 수비수는 단 한 명!]오싹!
마인츠의 두 스페인 듀오가 만들어 내는 장면을 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코바르시 키퍼의 머리에 경종이 울렸다.
불과 1년도 되기 전.
월드컵 결승에서 잉글랜드를 상대로 골을 넣었던 장면과 매우 흡사한 장면이 펼쳐지자, 당시 결승전에 참가했던 코바르시는 대경실색하며 최후방 수비수인 배리 킨에게 외쳤다.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야 해! 킨! 어서!”
비록 결승에서 잉글랜드에 패배하여 준우승에 그쳤다고는 하나, 그 경기에서 파비안 루찌의 경기력은 포처의 정석과도 같았다.
‘분명 분데스리가로 이적한 후, 퇴물이 되었을 텐데…?’
코바르시는 이내 자신의 의문에 대한 해답을 알 수 있었다.
‘다른 선수들의 존재….’
루찌가 마인츠로 이적할 당시.
루찌의 이름값은 마인츠 선수단의 선수들 중 가브리엘을 제외하고는 모든 동료를 누르고도 남을 수 있었다.
실제로 가브리엘과 함께 집중 견제를 받게 되면서 자신의 장기를 보여 줄 수 없게 되었고, 그 탓에 스타일을 바꿔 가며 적응하는데 애를 먹어야 하는 시기까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산투스, 임, 코르브…. 에니스까지.’
파비안 루찌가 정상기의 공백을 제대로 메우지 못하게 되면서 하준이 기존의 자원들로 더욱 변칙적인 수를 펼치게 되었고, 그 결과가 바로 지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다른 선수들에 이끌려 루찌를 놓치게 되는 장면을 초래하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툭! 휙—! 타다다다닷!
[볼을 옆으로 치며 방향을 전환한 루찌를 놓치고 마는 킨! 어느덧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입니다! 페널티 박스 바로 앞이거든요!]뻐엉—!
페널티 박스 바로 앞에서 골키퍼의 타이밍을 빼앗는 슈팅을 구사한 루찌의 시도는.
철렁—!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적중했다.
[고오오오올! 골입니다! 파비안 루찌가 마인츠의 세 번째 득점을 이끕니다! 올드 트래포드에서 한 수 아래라 평가받던 마인츠가 자신들의 강함을 마구 뽐내고 있습니다!]“이아아아아아!”
골을 넣은 루찌가 괴성을 지르며 코너 플래그 쪽의 카메라 앞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단숨에 카메라 앞에 다다른 그는.
“나는 파비안 루찌야! 아직 죽지 않았다고! 누가 나보고 퇴물이래!”
그간의 울분을 토해 내듯 카메라에 대고 소리쳤다.
이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도 몇 번의 기회가 찾아왔지만, 하준과 가브리엘에 의해서 강제로 레벨업을 하게 된 마인츠의 수비진은 상대 2선 자원들을 어렵지 않게 제압할 수 있었고, 경기는 3-1 마인츠의 승리로 끝나게 되었다.
“하아…. 대단하더군, 킴. 2차전에선 우리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 줄 거야.”
“오늘 경기 고생하셨습니다. 2차전도 기대하고 있을게요.”
경기가 끝나고 악수를 하며 인사하는 하준과 포터.
그리고.
관중석 어딘가에서는 상반된 표정을 짓는 두 인물이 있었는데.
“이럴 수가…. 말도 안 돼. 이게 진짜라고?”
경기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표정의 호날두.
“자, 이제 약속대로 저녁을 사야겠지? 이 근처에서 아주 비싼 식당으로 가야겠는데?”
그런 호날두를 놀리기 바쁜 메시의 모습이었다.
* * *
철렁—!
[가브리엘 산투스의 득점으로 마인츠가 세 번째 득점에 성공합니다! 스코어는 3-0!] [이로써 총합 스코어는 6-1이 되겠습니다! 유나이티드를 완전히 압도하는 마인츠!]마인츠의 홈에서 치러진 8강 2차전 경기도 3-0 마인츠의 승리로 막을 내리며 총합 스코어 6-1로 마인츠는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무대에 출전하게 되었고,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압도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는 현재에 만족한 서포터즈는,
“가비의 레플리카랑 임의 것도 아! 그리고 킴의 것도! 아! 저것도 주세요!”
“무슨 소리야? 여기 걸린 거 하나씩 전부 다 주세요! 다!”
구단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겠다는 일념 하나로 기프트 샵의 물건을 쓸어 가다시피 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인츠 05,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누르고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진출.] [총합 스코어 6-1. 김하준과 그레이엄 포터의 수 싸움에서 이긴 것은 김하준이었다.] [DFB-포칼을 포기하고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을 얻은 마인츠 05.] [김하준, ‘선택과 집중을 한 것뿐이다. 포칼도 중요한 경기지만, 챔피언스리그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마인츠 05, 레알 마드리드, 세비야, 바이에른 뮌헨.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 오르다.]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매치업, 마인츠 05 vs 레알 마드리드, 세비야 vs 바이에른 뮌헨.]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진출에 실패한 잉글랜드 클럽들.] [알렉스 라이트를 데리고도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진출에 실패한 맨체스터 시티.] [과르디올라 경질? 맨체스터 시티에 부는 살벌한 바람.] [만수르, 곧 FA로 풀릴 김하준에게 관심?] [새 감독을 수소문 중인 마인츠? 김하준과의 재계약은 결렬?] [김하준 영입에 관심을 가지는 로만.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의 열렬한 구애를 받는 김하준?]-와 맨유를 그냥 박살 내버리네 ㄷㄷ.
-맨유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2위 하고 있던데 그걸 그냥 박살 내버리네 ㄷ…. 마인츠는 이제 그냥 강팀이 맞다.
-강팀이 맞나…? 아직도 뎁스 얇아서 허덕거리고 있는데.
-성적은 강팀이 맞지 않나? 리그 1위에 챔피언스리그에서 강팀들 다 패고 다니는데.
-스쿼드 뎁스 얇은 건 약점이 맞긴 함. 그것 때문에 포칼 떨어진 거니까.
-근데 포칼이랑 챔스 중에 선택한 거면 챔스를 택하는 게 맞긴 하지.
-뮌헨이랑 세비야가 올라가는 건 어느 정도 예상했는데, 레알이랑 마인츠는 의외긴 하다.
-옛날 레알도 아니고 세비야한테 1위 뺏기고 2위도 겨우겨우 하는 레알을 상대로 패배하니 이제 진짜로 펩 자를 때가 된 것 같긴 한데.
-ㅇㅇ 이게 맞지. 알렉스 라이트까지 사 왔는데 진 건 변명의 여지가 없음.
-지금까지 부지하고 있는 것도 몇 시즌 전에 챔스 우승시켜준 것 하나 때문이지 뭐.
-그나저나 다음 시즌에 김하준은 어디로 가려나? 프리미어리그로 가겠지?
-첼시 아니면 맨시티로 가지 않을까?
마인츠 현지에서는 환상적인 시즌을 보내는 팀에 집중하고 있었다면, 한국에서는 마인츠의 성적과 더불어 김하준에게 쏟아지는 관심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이러한 관심이 찌라시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하준의 집에는 그의 에이전트인 정주호가 와 있었는데.
“흐음…. 계속해서 연락이 들어온다구요?”
하준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인 정주호는 머쓱한 표정으로 웃었다.
“일전에는 제가 잘못 판단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 팀을 옮기는 것보다 훨씬 좋은 상황이니까요. 첼시와 맨시티가 아주 몸이 달은 모양입니다.”
정주호의 말을 들은 하준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는 입을 열었다.
“첼시야 뭐 예상하긴 했는데…. 시티는 이 정도로 구애할 줄은 몰랐네요.”
“그만큼 만수르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이겠죠.”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가 하준에게 건넨 제의는 보다 구체적으로 변해 있었다.
연봉과 세부 조항은 물론이고, 하준이 잉글랜드로 건너왔을 때 한 점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구단주들의 지원까지 구체적으로 적혀 있었다.
“첼시는 3,000만 파운드를 연봉으로 제시했고, 맨시티는 4,500만 파운드를 제시했습니다. 두 구단 모두 계약 기간은 4년으로 동일합니다. 감독님.”
3,000만 파운드와 4,500만 파운드.
한화로 각각 약 478억과 약 717억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감독이 2년 전 재계약을 체결하며 900억의 연봉을 수령하는 과르디올라였으니, 두 구단 모두 자신이 할 수 있는 성의 표시를 넘어 오버 페이를 했다고 봐도 무방했다.
“흐음…. 그런데 말이죠. 맨체스터 시티는 매니저, 첼시는 헤드코치로 제의를 했네요?”
하준은 금액보다도 직책을 주목했다.
“맞습니다. 맨시티는 감독님이 마인츠를 급변시킬 수 있었던 이유로 감독님의 전술 역량에 더해 팀을 온전히 다룰 수 있었던 여건이 한몫했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모르는 사람이 보더라도 두 구단의 제안 중에서 훨씬 좋은 것은 맨체스터 시티 쪽의 제안이었다.
연봉도 더 높거니와 전권을 보장하는 직책을 제안한 맨체스터 시티에 비해 첼시의 제안은 하준의 심기를 거스르게 했는데.
“예전부터 프리미어리그로 돌아갈 수 있다면 첼시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컸지만…. 몇 가지 수정할 부분이 있겠네요.”
“연봉 부분 때문입니까? 제가 봐도 모든 조건이 맨시티 쪽이 훌륭합니다. 감독님.”
정주호의 말에 하준은 고개를 저었다.
“연봉은 크게 상관없습니다. 두 구단 모두 오버페이한 것이나 다름없는 금액이니까요.”
“그렇다면….”
“첼시에 답변을 주세요. 제 요구사항은 몇 가지 없습니다. 헤드코치가 아닌 매니저의 직책을 줄 것, 그리고 마리나 그라노브스카야가 내 전권을 침범하지 못하게 할 것.”
하준이 원하는 것은 제안받은 연봉보다 더 높은 연봉이 아니었다.
팀의 전권을 받는 것.
‘그라노브스카야의 사업적 능력은 나무랄 부분이 전혀 없다.’
그녀를 좋지 않게 생각하는 하준일지라도 그녀의 사업적 역량은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좋으면 좋았지.
다만.
‘너무 고였어. 머리가 많을수록 팀은 길을 잃는다.’
너무 고인 나머지, 그라노브스카야의 존재가 감독들에게 전혀 좋지 못한 방향의 영향을 주고 있었고, 투헬의 마지막 시즌과 투헬의 후임으로 부임한 지단의 경질에 대해서 그녀의 영향이 전혀 없었다고 말할 수 없게 된 이 시점.
하준은 첼시에게 직설적으로 얘기하는 것이다.
“그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나는 맨체스터 시티로 갈 것이라고 전하세요. 아, 그리고 그녀가 로만에게 보고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 로만에게 직통으로도 메일을 보내시고요.”
리그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에 나를 뺏기고 싶지 않다면 내 요구사항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네, 감독님. 그렇게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정주호는 조심스레 물었다.
“무조건 첼시로 가시는 겁니까? 아니면 협상이 결렬될 시에는 맨시티로 가시는 겁니까?”
정주호의 의문은 합당했다.
SA 매니지먼트는 하준을 간판으로 내세워 유럽에서의 영향력을 키워 나가고 있는 에이전트 회사였다.
당연히 회사 입장에서는 첼시보다는 맨체스터 시티와의 계약을 더 선호할 것이었고, 첼시가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음에도 첼시로 부임하게 된다면 하준이 지단과 같은 꼴이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었기 때문이었으니.
정주호의 물음에 하준은 옅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개인적으로 첼시를 더 선호하는 것뿐입니다. 저들이 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데도 굳이 첼시로 갈 필요는 없죠. 이번 내 제안이 처음이자 마지막 제안이 될 겁니다.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말을 멈춘 하준은 얼굴에 띄운 옅은 미소를 지우며 차가운 얼굴로 말을 이었다.
“나를 놓치게 되는 일밖에 남지 않겠지요.”
이 순간.
오만하게 들릴 수도 있는 이 말은 누구보다도 하준과 잘 어울렸고, 그 모습에 정주호는 저도 모르게 침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