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occer genius becomes a great coach RAW novel - Chapter (130)
130. 별들의 전장(2)
와아아아!
챔피언스리그 결승 경기장으로 선정된 웸블리 스타디움에는 유럽 각지의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었고, 경기 시작 전부터 많은 함성이 들리기 시작했다.
“와…. 이거는 뭐, 세비야를 응원하는 팬들이 훨씬 많네.”
수많은 인파를 보며 중얼거리는 최용환의 모습에 하준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게,
독일 클럽과 스페인 클럽이 맞붙는 경기에서 결승 경기장은 잉글랜드 축구의 성지 웸블리. 그리고 결승전의 최고 핵심 플레이어는 누가 뭐라고 해도 세르히오 토레스인 것이 분명하니.
‘세비야를 응원하거나 토레스의 플레이를 보러 온 중립 팬들이 훨씬 많겠지.’
중립 구장에서 펼쳐지는 경기였음에도 원정 경기와 같은 조건이 펼쳐지는 모습에 하준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후우…. 자, 이제 나갈 시간입니다. 다들.”
[안녕하십니까! 34/35 시즌 챔피언스리그 대망의 결승전! 세비야와 마인츠 05의 경기가 잉글랜드 축구의 성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지겠습니다!] [결승전까지 오는데 굉장히 많은 이변이 펼쳐진 이번 시즌입니다. 아무도 결승에 오를 거라 예상하지 않은 마인츠가 당당히 결승에 진출하며 대이변을 연출했는데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분데스리가의 이번 시즌 결과를 보면 마인츠가 순전히 운으로 올라온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는데요. 킴의 지휘를 필두로 하여 강팀으로 거듭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입장하기 전.
하준과 나겔스만이 악수를 나누며 첫인사를 나누었다.
“독일에서 내 최연소 기록을 죄다 갈아 치웠던데 오늘 경기 재밌게 잘 부탁하죠.”
적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나겔스만의 표정에 하준은 가벼운 미소를 띤 채로 대답했다.
“한 수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양 팀 감독들이 인사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네요.] [공교롭게도 두 감독 모두 독일에서 최연소 기록을 세운 인물들이죠?] [맞습니다. 킴이 나겔스만의 기록을 갈아 치우면서 현재 최연소 기록의 보유자는 킴이지만 킴의 등장 이전엔 나겔스만이 그 주인공이었지요.]중계진이 주목하는 것처럼 하준과 나겔스만은 공통점이 많았다.
이른 나이에 커리어를 종료하고 지도자의 길을 걸은 것.
어린 나이에 팀의 우승을 이끌게 되었던 점.
그리고, 투헬의 밑에서 선수나 지도자로 지도를 받았던 점까지.
[챔피언스리그 기록으로 보자면 같은 나이로 비교했을 때 킴이 나겔스만에 비해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긴 합니다만….] [오늘 두 팀의 전력 차가 엄청나죠.] [말씀드리는 순간, 양 팀 선수들이 입장하고 있습니다! 먼저 세비야의 라인업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나겔스만이 준비한 세비야의 대형은 4-2-3-1 포맷을 취하고 있었다.
헤수스 세바스가 최전방에 섰고,
오마르 무스토, 세르히오 토레스, 마티아스 로셀소가 2선을 구성했으며,
중원에는 로페스 페레이라와 아르나오 카누가 배치되었다.
후방에는 웨슬리 카스틸리온, 크리스토퍼 르마, 루이스 테노리오, 에스테반 핀다도로 구성된 백 포 라인이 지켰고, 골문은 주제 로자스 키퍼가 지키게 되었다.
[이번 시즌 베스트 일레븐을 가지고 나온 세비야의 모습입니다.] [무지막지한 파괴력을 지닌 공격진이 전부 출격한 모습이군요. 이번 결승전에서 한 치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나겔스만의 의중을 엿볼 수 있겠습니다.] [자, 이에 맞서는 마인츠의 라인업은요…!]세비야에 대항하기 위해 하준은 백 쓰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3-3-3-1 형태를 준비했는데.
최전방에는 파비안 루찌가 배치됐고,
가브리엘 산투스, 임우정, 찰리 파티노가 2선에 배치됐으며,
사비 말론이 3선 중앙에 위치를 잡고 좌, 우측면 윙백으로는 프레드릭 아이스만과 다넬 에니스가 배치되었다.
그리고, 미하엘 포가테츠, 메르베이유 파펠라, 안드레 쿠발라가 백 쓰리 라인을 구성했고, 오메르 하닌이 골문을 지키고 나서는 형태를 취했다.
[마인츠는 이번 시즌 들어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파티노와 임이 2선에 배치되었는데요. 두 선수 모두 경기가 진행됨에 따라 2선까지 전진하며 플레이하기는 하지만 애초에 2선으로 배치된 모습은 처음이군요.] [말론이 홀로 세 명의 센터백을 보호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구성입니다만…. 킴이 다 생각이 있겠군요.] [그렇습니다. 경기를 지켜보면 차차 알게 될 부분일 것 같습니다.]모든 선수가 제 자리에 위치한 것을 확인한 주심은 곧바로 휘슬을 불었고,
삐이이익—!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의 시작을 알렸다.
[주심의 휘슬과 함께 경기 시작됩니다! 선축은 마인츠가 가져갑니다!]툭!
툭—!
경기가 시작되기가 무섭게.
양 팀은 빠르게 맞부딪히기 시작했다.
[세비야가 조직적인 전방 압박을 시도합니다!]팀 공격의 핵심인 세르히오 토레스는 물론이고 나머지 선수들 모두 헌신적인 압박을 시도하며 마인츠를 거세게 몰아붙였고, 그 탓에 마인츠는 제대로 전진하지 못한 채로 볼을 돌려야만 했는데.
툭—!
[파티노가 볼을 뒤로 물립니다!] [에니스가 볼을 받아 말론에게 보내는데요!]촤앗!
타다다다닷!
마인츠의 볼이 말론에게 전해지기가 무섭게 빠른 속도로 말론을 압박하는 세바스와 토레스.
휘익—! 탓! 타닷!
“크읏…!”
휘청거리면서도 재빨리 압박을 벗어나는 말론.
그러나, 계속해서 자신을 압박하기 위해 움직이는 두 선수를 보며 말론은 이를 악물어야 했다.
‘녀석들은 끈질기게 압박해 올 거야.’
세비야의 압박에 대해 설명한 하준의 말을 떠올린 말론은 속으로 욕지거리를 삼키며 계속해서 움직였다.
‘미친…. 이런 식으로 움직여서는 후반에 어떻게 할 생각이지…? 이건 너무한 거 아니냐고.’
체력 안배 따윈 전혀 하지 않는 듯한 압박의 강도에 혀를 내두르며 움직이던 말론은 짧은 틈에 전방을 주시했다.
보통 이러한 압박을 하는 팀은 후방에 공간이 노출되기 마련이었고, 자신은 그런 틈을 향해 패스를 꽂아 넣어 동료들을 도우면 되었는데.
‘틈이 없어…?’
전방에 있는 동료들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압박을 하면서도 빈 공간을 허용하지 않는 모습을 보며 말론은 왜 하준이 자신의 옆에 에니스를 붙여 놓았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운반할 사람이 필요해.’
패스로 뚫어 낼 수 없는 적이라면.
볼을 직접 운반해 저들의 대형을 어지럽혀야 한다.
후방에서 그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을 통해서.
투욱—!
[힘겹게 볼을 지켜 낸 말론이 에니스에게 볼을 넘깁니다!]촤앗!
볼을 받은 에니스는 지체하지 않고 전진했다.
타닷! 타다닷! 툭—! 탓! 타닷!
에니스의 전진에 무스토와 페레이라가 동시에 에니스를 압박하고 나섰지만,
‘내가 끝까지 올라갈 필요는 없다.’
에니스는 처음부터 높이 올라갈 생각이 없었다.
전방에 배치된 네 명의 선수 중 루찌를 제외한 나머지 세 선수는 드리블에 일가견이 있는 선수들.
에니스는 자신의 역할을 정확하게 이해했다.
이번 경기에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은.
‘전선을 어지럽히고 전방으로 볼을 넘긴다.’
적들을 더 많이 끌어들이는 것이니까.
타다닷! 휙! 타다닷!
[에니스! 볼을 빼앗기지 않고 요리조리 움직입니다!]볼을 뺏기지 않고 종으로 횡으로 변칙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에니스의 드리블에 무스토와 페레이라가 끌려 나왔고, 그 자리를 메우기 위해 카누와 카스틸리온이 움직이는 것을 본 에니스는 곧 기회가 올 것을 직감했다.
그리고.
타다다닷!
‘임…!’
최근 절정의 폼을 보이고 있는 임우정이 움직이는 것을 포착한 에니스는 순간의 움직임으로 상대를 현혹한 뒤에 곧장 볼을 넘겼다.
투우욱—!
타다다닷! 촤앗—!
[에니스의 패스를 임이 받습니다! 어느새 오른쪽 측면에 와 있었군요!]이번 경기를 앞두고 하준은 선수들에게 한 가지를 요구했다.
‘너희의 위치는 절대적인 게 아니다. 많이 움직여라. 움직이고 또 움직여라. 그라운드의 어느 곳이든지 너희의 자리가 되어야 한다.’
물론, 그 말이 무지성으로 움직이라는 소리는 아니었고, 상황에 따라 유기적으로 움직이되 평소보다 그 폭을 더 넓히라는 뜻이었으며 선수들은 그 말을 찰떡같이 알아들었다.
그리고.
하준의 지시에 따라 위치를 바꿔 가며 움직인 선수들 중 볼을 제일 먼저 받게 된 것은 임우정이었고, 하준이 임우정을 높은 위치에 올려놓은 이유는.
임우정.
[페르소나]★★★★☆
포지션 적합도 : 적합.
향후 발전 가능성 : 매우 높음.
다시 한번 특성의 변화를 이뤄 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그라운드에서 정확히 구현할 수 있는 페르소나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타다닷! 휙 ! 타닷! 타다닷!
[임이 중앙으로 치고 들어갑니다! 빨라요!] [르마가 임을 바짝 뒤쫓습니다! 강한 압박!]흐트러진 수비 대열을 휘젓는 임우정을 저지하기 위해 크리스토퍼 르마가 강한 압박을 가해 왔지만.
터억—!
“무슨…!”
피지컬로 상대를 압도하는 유형의 센터백인 르마는 도리어 자신을 튕겨 내는 임우정을 보며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르마를 튕겨 낸 찰나의 순간.
임우정에게 보인 한 선수가 있었으니.
‘감독님이라면…. 저리로 보내야 한다고 생각했겠지.’
투우우웅—!
타다다다닷! 촤앗—!
[빠르게 오버래핑해 올라온 아이스만에게 볼을 보내는 임! 경기장을 넓게 쓰고 있는 마인츠의 모습입니다!]볼을 받은 아이스만이 속도를 늦추지 않은 채로 왼쪽 측면을 타고 올라가기 시작했고, 그를 막기 위해 카누와 핀다도가 동시에 움직였다.
그런 그들을 돕기 위해 센터백 테노리오 또한 움직이려 했지만.
타다닷!
“……!”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한 가브리엘의 모습을 발견하고 몸을 돌려 가브리엘에게 붙을 수밖에 없었다.
타다다다닷!
[아이스만이 빠른 속도로 세비야의 수비를 벗겨 냅니다!]자신의 속도를 이용하여 기어코 수비를 떨쳐 낸 아이스만은 곧바로 왼발을 움직였다.
비록, 다넬 에니스처럼 공격적인 마무리는 되지 않을지라도 그의 특성인 왼발의 마법사는 치명적인 크로스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주요한 무기 중 하나였다.
뻐어엉—!
[아이스만의 크로스! 빠릅니다!]아이스만의 크로스가 올라온 순간.
타다다다닷!
타다다다닷!
타다다다닷!
전방에 포진하고 있던 마인츠의 공격진이 동시다발적으로 자신의 최대치 주력을 발휘하며 쇄도하기 시작했고 그에 따라 세비야 수비진은 혼비백산하여 움직일 수밖에 없었는데.
“됐다…! 저거라면…!”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조르지뉴가 두 주먹을 꽉 쥔 채로 탄성을 터트렸지만.
“아니.”
하준은 단호하게 말했다.
“저걸로는 득점할 수 없어.”
상대 진영을 휘저어 놓았지만, 그 정도로 손쉽게 침투 후 득점에 성공할 수 있었다면 투헬의 바이에른이 세비야에게 패배할 일은 없었을 것이다.
세비야 수비진은 침투하는 공격수를 끝내 허용하지 않을 것을 정확히 인지한 하준은 루찌에게 따로 귀띔한 것이 있었는데.
퍼억—!
“어억…!”
철퍼덕.
삐이익—!
[주심! 파울을 선언합니다! 침투하던 파비안 루찌에게 파울을 범한 크리스토퍼 르마!]바로 적절한 다이빙이었다.
“씁…. 아깝게 됐네. 페널티 박스 바깥이라….”
피지컬의 우위로 상대를 찍어 누르는 스타일의 르마를 희생양으로 삼은 다이빙.
이것이 하준의 노림수였고, 노림수가 정확히 들어맞았지만 위치가 페널티 박스 안이 아니었다.
“아니! 저 X끼가 다이빙 한 거예요. 다이빙이라니까요? 할리우드 액션이에요!”
주심에게 억울함을 토로하는 르마였지만, 이미 임우정에게 강한 차징과 옷을 잡아끄는 등의 반칙을 하는 모습을 지켜봤던 주심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조용. 너는 옐로카드다.”
[옐로카드를 꺼내 드는 주심. 번복은 없습니다. 마인츠의 프리킥이 선언됩니다.] [나겔스만이 강하게 반발하는군요. 다이빙이라는 거죠?] [저희도 리플레이 화면을 돌려봤습니다만…. 애매하네요. 다이빙으로 보이기도 하고 정말 파울로 보이기도 하는 장면이라 주심의 판단을 나무랄 수는 없을 것 같아 보입니다.]“저게 대체 왜 파울이야! 다이빙이잖아! 눈이 없는 거야?”
격하게 항의하는 나겔스만을 코치진들이 말리는 모습을 지켜본 하준은 보이지 않게 웃었다.
“뭐…. 더럽고 치사한 수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것도 하나의 방법이지 않겠어?”
승리를 위해서 드러눕는 팀도 있고, 거친 파울을 통한 축구3를 하는 팀도 있는데 그깟 다이빙 한 번이 대수랴?
승리를 위해서는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야 하는 것이 지휘자의 덕목인 것이다.
하준은 그렇게 생각하며 중얼거렸다.
“나도 투헬 그 양반처럼 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