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occer genius becomes a great coach RAW novel - Chapter (133)
133. 런던으로(2)
와아아아아!
비시즌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잉글랜드 축구의 성지인 웸블리에 수많은 인파가 가득 찼다.
[안녕하십니까! 유에파에서 주관하는 첫 자선 경기, 팀 프리미어리그 대 팀 라 리가의 경기를 잉글랜드 축구의 성지! 웸블리에서 보내 드리게 됐습니다!]선수 개인이나 선수들의 모임에서 주관하는 자선 경기가 아닌 유에파 차원에서 열리게 된 이번 자선 경기에는 과거 프리미어리그와 라 리가에서 뛰었던 많은 선수들이 대거 참석했다.
[많은 슈퍼스타들이 모였네요. 메시와 호날두도 모습을 보였습니다.]자선 경기는 수익을 기부하는 형태의 경기.
즉, 티켓을 많이 팔아야 하는 경기이기에 과거의 슈퍼스타들이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메시와 호날두.
수아레즈와 사비, 부스케츠, 이니에스타, 모드리치.
캉테와 데 브라위너, 살라, 반 다이크.
그 뒤로도 수많은 스타들이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첼시로 부임한 킴도 모습을 보입니다!]사람들의 관심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로 나온 하준에게 집중됐다.
리그에서 오랜 기간 슈퍼스타의 모습을 보였던 다른 이들과 비교했을 때, 하준이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어색할 법도 했지만.
[최근 감독들 중에서 스타성과 실력을 겸비한 감독으로 손꼽히는 킴이죠.]하준의 출전을 문제 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이번에는 나랑 팀이 됐네. 어때?”
장난스럽게 웃으며 하준에게 말을 건네는 호날두.
“나쁘진 않지.”
“에? 겨우 그거?”
호날두와 잡담을 나누며 웃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고 중계진은 이를 언급했는데.
[킴과 호날두가 저런 친분이 있었나요? 상당히 사이가 좋아 보이는군요.] [지난번 독일에서 자선 경기가 있었을 때 더 친해진 것 아닌가 싶습니다. 현역 시절에도 프리미어리그에서 종종 봤을 테고요.] [킴을 보고 있자니 코리아의 쏘니가 참여하지 않은 게 아쉽군요.] [어쩔 수 없죠. 그는 코리아에 있으니까요.]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낸 선수들이 자기 자리에 설 무렵.
[자, 양 팀의 라인업을 확인해 보겠습니다. 먼저, 위르겐 클롭 감독이 지휘하는 팀 프리미어리그의 라인업입니다!]팀 프리미어리그는 4-2-3-1 대형을 가지고 나왔는데.
최전방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배치됐고,
김하준, 케빈 데 브라위너, 모하메드 살라가 2선을 구성했으며,
캉테와 로드리가 중원을 이루었다.
후방에는 루크 쇼, 버질 반 다이크, 후벵 디아스, 주앙 칸셀루가 백 포라인을 이루었고,
골키퍼로는 딘 헨더슨이 출장했다.
[저들의 전성기에 저런 팀이 구성됐다면 리그에서 저 팀을 이길 팀이 단 한 곳도 없었을 것 같습니다.] [하하, 맞습니다. 호화로운 라인업이네요.] [다음은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지휘하는 팀 라 리가의 라인업입니다!]팀 라리가는 4-3-3 대형을 가지고 나왔다.
최전방의 중앙에는 루이스 수아레즈가,
좌, 우측면에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리오넬 메시가 섰고,
루카 모드리치, 사비 에르난데스를 세르히오 부스케츠가 밑에서 받치는 역삼각 형태의 중원이 형성됐으며,
조르디 알바, 세르히오 라모스, 라파엘 바란, 다니엘 카르바할이 백 포라인을 이루었고, 골키퍼 장갑은 마크 안드레 테어 슈테겐이 끼고 나왔다.
[팀 라리가는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로 구성됐군요.] [지금이야 세비야가 라 리가를 지배하지만 10년 전만 하더라도 얘기는 달랐죠.]그리고.
이번 친선경기에는 또 하나의 재미 요소가 존재했는데.
[이번 경기에 주심으로 활약해 줄 깜짝 게스트가 있는데요, 아! 저기 나오는군요.] [잉글랜드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스티븐 제라드가 이번 경기의 주심을 맡아 진행하겠습니다!]바로, 이벤트성 심판단의 구성이었다.
[부심으로는 조르지뉴와 페르난지뉴가 활약해 줄 예정이고 대기심은 찰리 아담이 맡게 되었습니다!] [찰리 아담이 대기심이라…. 이거, 양 팀 감독들 잘못 항의했다가는 뼈도 못 추리겠군요.]주심을 맡은 제라드가 휘슬을 입에 가져다 대고.
삐이이익—!
팀 프리미어리그와 팀 라 리가의 친선 경기가 시작됐다.
[제라드 주심의 휘슬과 함께 경기 시작됩니다! 선축은 팀 프리미어리그가 가져갑니다!]은퇴한 선수들인 만큼 운동 능력이 많이 떨어진 스쿼드답게 스피드한 전개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툭—!
[로드리가 볼을 잡았습니다!]양 팀이 모두 느슨하게 플레이를 진행한 지 십여 분이 지나고.
볼을 잡은 로드리가 틈을 포착하자마자 발을 휘둘렀고,
투우웅—!
타다다다닷!
[로드리의 롱 패스! 호날두의 스프린트가 이어집니다!]그에 맞춰 호날두가 나이가 무색할 만큼의 스피드를 보였지만.
삐이익—!
[아! 오프사이드인가요? 페르난지뉴가 기를 들었어요!]“오프사이드라고? 말도 안 돼.”
[제라드 주심이 호날두에게 달려가네요.]“이런. 부심이 기를 들어 버렸는데?”
“에이, 이거 오프사이드가 아니란 건 모두 알잖아?”
호날두의 장난스러운 항변에 제라드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호날두를 페르난지뉴에게 데려갔는데.
[제라드가 호날두를 페르난지뉴에게 데려갑니다.] [뭘 하는 걸까요?]“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쪽 말대로 가는 거야.”
제라드의 코믹한 중재를 통해 졸지에 가위바위보로 오프사이드를 결정해야 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말았다.
[아! 호날두와 페르난지뉴 부심이 가위바위보를 하는군요. 가위바위보의 승패로 오프사이드를 결정하는 건가요?] [상당히 재밌는 장면이 벌어졌습니다!]“오! 젠장!”
삐익—!
[하하, 페르난지뉴가 이겼네요. 오프사이드 그대로 적용됩니다!]이처럼 은퇴한 선수들의 기량을 보여 주는 내용보다는 재미를 선사하는 것 위주의 경기가 진행됐는데, 제라드를 비롯한 심판단의 활약이 빛을 발했다.
“아이고! 나 죽네!”
삐익—!
[반 다이크에 스친 메시가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넘어집니다!]“이리로!”
휘슬을 분 제라드가 반 다이크에게 손짓하며 달려갔는데.
[오라고 하면서 자신이 뛰어가는 제라드 주심입니다.] [큭큭, 오늘 처음 데뷔한 주심이라 그런가요?]자신에게 달려오는 제라드를 보며 반 다이크는 양손을 모으고는 최대한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오, 선배님. 한 번만 봐주세요.”
“안 돼. 자, 네가 둘 중에 골라.”
[제라드가 옐로카드와 레드카드를 꺼내 반 다이크 앞에 들이댑니다.] [아, 선수 본인에게 고르라는 거군요?]제라드의 카드 선택 종용에 반 다이크는 고심하는 척하며 옐로카드를 집어 들었고, 그 장면에 웸블리에 모인 모두가 웃음을 참지 못했다.
[하하하, 옐로카드를 고른 반 다이크! 옐로카드를 받았으니 이제 조심해야겠죠?]그렇다고 경기 내용이 내내 코믹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는데.
투우욱—!
[데 브라위너의 스루패스! 킴이 볼을 잡습니다!]촤앗! 툭! 타앙—! 타다닷! 타닷!
볼을 잡은 하준이 드리블을 시작했고, 하준을 막기 위해 카르바할이 움직였지만.
툭—. 탓! 휘익—! 타닷! 타다닷!
[킴! 현란한 발재간으로 카르바할을 간단히 따돌립니다!] [카르바할! 뒤늦게 쫓아가지만 느립니다! 킴의 속도를 잡을 수 없어요!] [부상 후유증으로 데뷔 초 때와 같은 개인기의 연속은 보여 줄 수 없을지라도 저런 발재간은 가능하거든요? 게다가 그라운드 위에 있는 선수들 중에서 킴이 제일 젊기도 합니다!]중계진의 말마따나, 그라운드 위에 있는 선수들의 상태는 현재 하준의 몸 상태로도 거뜬하게 제칠 수 있는 상태였고,
타다닷! 휙! 타다다닷!
[킴! 중앙으로 좁혀 들어옵니다! 페널티 박스가 코앞이네요!]페널티 박스의 모서리 부근에 다다른 하준은 오른발을 강하게 휘둘렀다.
뻐엉—!
쐐애애애액—!
빨랫줄 같은 하준의 슛을 막기 위해 슈테겐이 몸을 던져 보았지만.
철렁—!
와아아아아!
경기에 나선 이들 중 가장 현역에 가까운 하준의 슛을 막기란 무리였다.
[고오오오올! 골입니다! 킴의 빨랫줄 같은 슛이 골로 연결됩니다!] [과거 토트넘의 쏘니를 보는 듯한 슛입니다! 코리안은 전부 괴물밖에 없군요!] [마치, 휴가 중인 첼시 선수들에게 자기처럼 하라는 것 같은 움직임이네요.]“쭌!”
하준의 득점에 첼시에서 같이 뛰었던 캉테가 달려와 안겼고, 하준은 캉테를 마주 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그런 기쁨도 잠시.
삐익!
[제라드 주심이 휘슬을 부는데요. 무슨 일이 있는 걸까요?] [아, 찰리 아담 대기심이 교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밸런스 패치가 필요하다고 본 걸까요?]대기심인 찰리 아담이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며 하준을 강제로 그라운드에서 빼기를 요구했고, 이 탓에 그라운드에서 나와야 하는 하준은 어깨를 으쓱하며 멋쩍게 웃는 모습을 보였다.
“이게 뭔….”
분명, 호날두는 빡세게 할 경기처럼 말했는데.
* * *
자선 경기의 여파로 삼 일을 침대에 누워 보내야 했던 나는 심심풀이로 한국의 스포츠 기사를 보고 있었다.
“자선 경기인데도 기사가 많네?”
[유에파 주관 자선 경기 팀 프리미어리그 대 팀 라 리가, 2-2 무승부.] [볼 거리 가득했던 자선 경기 속 빛난 김하준의 골.] [주심 데뷔 제라드, ‘심판진의 노고를 체험할 수 있어서 뜻깊었다.’] [첫 PK를 깔끔하게 성공한 테어 슈테겐, ‘공격수로 데뷔할 걸 그랬다.’] [자선 경기에서 포착된 정상기와 임우정.] [김하준의 몸놀림에 매료된 클롭, ‘지금이라도 리버풀에서 뛰지 그래?’] [흉흉한 대기심 찰리 아담 덕에 항의할 수 없었던 클롭과 과르디올라.] [김하준에게 어필하는 클롭, ‘적장으로 만나는 것보다 내 선수로 뛰는 게 더 낫지 않겠어?’ ] [호날두, 가위바위보 패배로 인한 오프사이드 판정에도 함박웃음.] [메시, ‘할리우드 액션도 어려운 것이란 걸 알게 됐다.’] [유에파, ‘자선 경기 수익은 유소년 축구 발전기금에 사용할 예정.’]-ㅋㅋㅋㅋㅋ 아 ㄹㅇ 보다가 배꼽 빠지는 줄 ㅋㅋㅋㅋㅋㅋㅋ.
-제라드 주심 ㅋㅋㅋㅋ ㄹㅇ 예전에 K1 리그 올스타전 최용환 보는 줄 ㅋㅋㅋㅋㅋ.
-찰리 아담이 압권이었는데 ㅋㅋㅋㅋㅋㅋ.
-ㅇㅈ. 클롭이랑 과르디올라가 한 마디씩 하려고 하면 살벌한 눈으로 쳐다보더라 ㅋㅋㅋㅋ.
-아, 항의는 못 참지 ㅋㅋㅋㅋㅋ.
-선수들 다 재밌게 볼 차는데 김하준 눈치 없이 진심 모드로 뛰더라 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강제로 끌려 나왔잖어 ㅋㅋㅋㅋㅋㅋㅋ.
-다음번 자선 경기는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다음에도 이렇게 꿀잼 경기 만들어 주면 좋겠다. ㄹㅇ.
-메시 다이빙 왤케 어설픔?
-현역 땐 다이빙할 필요 없이 애들이 담그러 오니까 하는 법을 몰랐겠지 ㅋㅋㅋㅋ.
-ㅈㄴ 예전 슈퍼스타들이 예능 찍는 느낌이었음. 비시즌 때 매번 해줬으면 좋겠네 ㅋㅋ.
웸블리에 모였던 많은 관중들도 웃음을 참지 못한 경기였던 만큼, 중계로 지켜본 이들 역시 상당히 재미있었던 모양인지 자선 경기에 대해 다들 호평 일색인 반응이었다.
“재밌었지 나도.”
몸을 쓴 후유증으로 침대에 꼼짝없이 누워 있어야 하는 것만 빼면.
그나마 재미 위주의 경기여서 빡세게 뛸 필요가 없었으니 망정이지 모두가 진심 모드로 경기에 임했으면 침대에 묶여 있는 기간이 삼 일이 아니라 일주일이 되었을 수도 있었다.
“으이구, 오빠는 점점 몸이 더 안 좋아지는 것 같냐.”
침대 옆에 의자를 가져와 앉은 현지가 사과를 깎으며 툴툴대는 모습에 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몸이 못 따라 줄 동작을 쓰는가 보지. 그보다, 웬일이야?”
“엄마가 가 보라 그래서. 같은 런던에 있으면 오빠 좀 챙기라나 뭐라나.”
역시.
내 생각해 주는 건 엄마밖에 없나.
“세실이 같이 있는데 왜 내가 챙겨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툴툴거리는 현지를 보며 나는 삐뚜름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거야 세실리아는 일하러 가야하고 현지 너는 백수 휴학생이잖아?”
“아! 쫌! 백수 아니야. 다음 학기에 복학할 거라고. 어차피 오빠도 비시즌엔 백수잖아?”
“감독이 비시즌에 백수라는 말은 어디서 나온 거냐. 지금도 할 일이 산더민데.”
스쿼드 보강을 위해서 스카우트 팀과 계속해서 선수를 찾아보고, 다음 시즌 전술 구상부터 선수단 관리까지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백수라니.
“그나저나, 같이 살면서 결혼은 언제 해?”
“글쎄, 일단 이번 시즌은 지나고 봐야 할 것 같은데? 이제 막 부임해서 준비할 짬이 안 나니까.”
내 대답에 현지는 작게 혀를 차며 대답했다.
“쯧. 그래서 시즌 개막하면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아? 지난 시즌에 겨우겨우 4위로 마감하긴 했던데.”
현지는 소방수로 투입된 아스피의 눈물겨운 헌신으로 인해 가까스로 4위에 안착할 수 있었던 첼시의 능력치를 높게 평가하지 않는 모양이었지만,
“어디까지긴, 우승이지.”
명색이 우승 청부사가 별명인데 우승시켜야지, 안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