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occer genius becomes a great coach RAW novel - Chapter (136)
136. 길들이기(3)
35/36 시즌 프리미어리그 개막전.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를 보기 위해 모여든 인파는 스탬포드 브릿지를 가득 채웠다.
와아아아아!
하준이 첼시의 감독으로 부임한 첫 경기에다, 맨체스터 시티에도 세르히오 부스케츠라는 새로운 인물이 지휘봉을 잡았으니 양 팀의 경기에 쏟아지는 관심은 여느 때와는 달랐다.
[안녕하십니까! 35/36 시즌 프리미어리그 대망의 개막전!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가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펼쳐지겠습니다!] [양 팀을 응원하는 팬들의 열기가 아주 뜨거운데요.] [맞습니다. 두 팀 모두 새로운 감독이 부임하고 첫 리그 경기를 치르게 되다 보니 팬들의 관심도 대단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적시장이 닫히기 직전에 새로운 감독을 구한 맨체스터 시티인데요. 그 탓에 부스케츠가 원하는 선수로 보강이 되었다 보긴 어려운 맨체스터 시티입니다.]스페인 대표팀을 이끌고 월드컵 준우승을 달성한 부스케츠는 유로에 참가 후 팀을 지휘하는 것 대신 맨체스터 시티로의 부임을 선택했는데 이는, 자신의 은사인 과르디올라의 입김이 적지 않았다.
[밝혀진 바에 따르면 부스케츠의 선택에는 과르디올라의 추천이 있었다고 합니다.] [참으로 얄궂은 상황이네요.]자신을 경질한 팀임에도 불구하고 제자에게 사심 없이 조언을 아끼지 않은 과르디올라 덕분에 맨체스터 시티는 하준을 놓치고도 그리 늦지 않게 새로운 감독을 구할 수 있었다.
[맨체스터 시티의 전술적인 방향은 그리 달라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부스케츠 역시 과르디올라에게 영향을 많이 받은지라 비슷한 전술을 추구하곤 하죠.]현역 시절, 과르디올라의 아래에서 바르셀로나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부스케츠는 과르디올라의 철학을 이어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와 흡사한 전술 스타일을 지녔기에, 많은 이들이 맨체스터 시티의 변화는 적을 것이라 내다봤다.
반면에.
[그에 반해, 킴이 이끄는 첼시는 어떤 모습을 보여 줄지 도무지 가늠이 되질 않네요.]이제껏 하준이 보여 줬던 모습은 정형화됐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터라, 많은 전문가들도 이렇다 할 정확한 답을 내리지 못했고, 이러한 점은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에 더 많은 주목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와아아아!
[말씀드리는 순간, 양 팀 선수들이 입장하고 있습니다.] [자, 양 팀 선발 라인업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홈 팀 첼시의 라인업인데요!]하준이 이끄는 첼시는 3-4-3 대형을 가지고 나왔는데.
최전방에는 윈포드 콘로이가,
양 측면에는 브라이언 가드너와 주드 순섭벨이 배치되었고,
중원과 2선 사이의 꼭짓점에는 임우정이 자리를 채웠다.
중원에는 레오 캐슬다인과 스테판 데 니프를 배리 펜톤이 아래에서 받치는 역삼각형 형태의 미드필더 진이 구성됐고,
마르시오 디아스, 에반 카마라, 자인 실콧듀베리로 구성된 백 쓰리 라인업 뒤에 바비 한슨이 골키퍼 장갑을 끼고 나왔다.
[첼시의 라인업은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랑글레가 아예 명단 제외된 상태에서 이적생과 2군 선수들 몇몇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군요.] [킴과 랑글레의 충돌이 루머가 아닌 사실이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 주는 선발 라인업이네요. 에버튼에서 이적해 온 윈포드 콘로이가 첼시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 줄지 기대됩니다.] [킴과 같이 마인츠에서 넘어온 임이 활약할 수 있을지도 궁금하네요. 자, 다음으로는 이에 맞서는 원정팀 맨체스터 시티의 라인업입니다!]부스케츠는 첼시에 맞서기 위해 4-3-3 대형을 가지고 나왔다.
모건 로저스가 최전방을 지켰고,
양 측면에는 필 포든과 알렉스 라이트가,
중원에는 제임스 매카티와 주드 벨링엄을 로메오 라비아가 뒤에서 받치는 형태의 역삼각 미드필더진이 형성되었고,
오스카 타렌시, 빌리 쿠메테오, 타일러 하우드벨리스, 주브릴 클라크로 구성된 백 포 라인 뒤에 안드리 루닌이 골키퍼 장갑을 끼고 나온 형태였다.
[맨체스터 시티의 라인업에는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 과르디올라 체제와 거의 동일한 라인업을 가지고 나온 부스케츠의 모습인데요.]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점도 있고, 자신의 입맛에 맞은 이적도 없다 보니 안정적인 라인업을 가지고 나온 모양입니다.] [양 팀 감독의 수 싸움이 예고된 오늘의 경기, 모두의 예상대로 재밌는 경기가 펼쳐졌으면 좋겠군요.]양 팀 선수들이 모두 자리 잡은 것을 확인한 주심이 휘슬을 입에 물었고,
삐이이익—!
대망의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이 시작됐다.
[주심의 휘슬과 함께 경기 시작됩니다! 선축은 맨체스터 시티가 가져갑니다!]선축을 가져간 맨체스터 시티는 차분하게 패스를 주고받으며 탐색전을 시작했고, 이에 맞서는 첼시는 빠르고 조직적인 전방 압박을 가져갔다.
타다다다닷!
[첼시의 강한 압박! 맨체스터 시티, 패스를 돌리며 압박을 피하는 모습입니다.]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의 근소 우위를 점치던 도박사들의 예상과는 달리.
첼시의 강하고 조직적인 압박에 맨체스터 시티는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지 못한 채 지지부진한 볼 돌리기만을 이어 나가게 되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다 보니, 알렉스 라이트는 볼을 만져 보지도 못한 채 시간을 보내야 했다.
씨익.
“이러니 과르디올라가 잘렸지.”
“그게 무슨 말이야?”
상황을 지켜보며 만족스러운 기색을 보이는 하준에게 묻는 조르지뉴.
하준은 그런 조르지뉴를 보며 입을 열었다.
“알렉스 라이트는 스타야. 그것도 자신이 환하게 빛나야만 하는.”
빛나는 축구계의 슈퍼스타.
신계의 한 축.
이것이 현재 알렉스 라이트가 받는 평이었다.
“바꿔 말하면, 자신이 주인공이어야만 하는 선수지.”
“그게 과르디올라가 잘린 거랑 무슨 상관이야?”
“라이트는 전형적인 피니셔 유형의 선수지, 과르디올라가 지휘했던 메시가 아니야. 굳이 따지자면 호날두에 가까운 선수라는 거지.”
메시와 호날두.
10년 전, 신계를 양분하며 축구계를 호령했던 선수들이었지만 스타일이 극명하게 달랐다.
더욱이, 과르디올라는 메시 같은 선수를 지휘하는 것에 더 익숙한 감독.
“선수의 특성에 따라 팀을 움직이는 데 방법을 달리해야 하지만….”
과르디올라에게 알렉스 라이트는 계륵과도 같은 패가 되고 말았던 것이다.
타다다닷!
촤앗—!
[펜톤의 몸싸움을 이기지 못한 로저스가 볼을 헌납합니다!] [저 선수 오늘 데뷔전이 맞나요? 아주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 줍니다!]툭-.
볼을 빼앗은 펜톤이 곧바로 캐슬다인에게 패스했고, 볼을 받은 캐슬다인은 주저하지 않고 전방으로 길게 볼을 연결했다.
투우우웅—!
[캐슬다인의 롱패스! 콘로이 쪽으로 볼이 움직입니다!] [쿠메테오와 라비아가 콘로이를 견제합니다! 치열한 볼 경합 상황!]쿠메테오와 라비아가 콘로이에게 거친 몸싸움을 걸어왔지만,
터엉!
“윽…!”
촤앗!
에버튼의 등딱신이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것이 아니라는 듯, 콘로이는 안정적으로 볼을 받아 낼 뿐 아니라 두 명의 수비에도 여유롭게 볼을 지켜냈다.
[콘로이! 안정적으로 볼을 지켜 냅니다!]투욱—!
[임에게 곧바로 볼을 내어 주는 콘로이!]볼을 지켜낸 콘로이가 임우정에게 볼을 내어 주고, 임우정은 곧바로 대각선으로 볼을 보냈는데.
투우욱—!
[임이 논스톱으로 볼을 뿌립니다! 순섭벨이 움직입니다!]타다다다닷!
30줄에 들어선 나이에도 여전한 주력을 과시하는 순섭벨은 임우정의 패스를 받아 하프 스페이스로 빠르게 파고들었고,
타다닷! 휘익—! 툭! 타다닷!
[맨체스터 시티의 후방을 휘젓는 주드 순섭벨! 빠릅니다!]순섭벨의 전진에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 대형은 순식간에 어그러지기 시작했다.
[순섭벨! 볼을 뺏기지 않습니다! 어느새 페널티 박스 외곽까지 올라왔는데요!]투욱—!
[순섭벨의 컷백! 임에게 향합니다!]“타일러! 라비아!”
순섭벨에게 끌려 자리를 이탈한 쿠메테오가 다급하게 동료들을 향해 외치자, 하우드벨리스와 라비아는 알았다는 듯 임우정을 막기 위해 움직였다.
타다다닷!
그러나.
툭!
임우정의 선택은 슈팅이 아닌 패스였다.
[임의 힐패스! 볼은 대각선 뒤로 향하는데요! 아아!]임우정의 감각적인 힐패스가 향한 곳에는,
타다다닷!
[콘로이! 콘로의 논스톱 슈우우우우웃!]뛰어난 슈팅 정확도를 가진 콘로이가 망설임 없이 발을 휘두르고 있었다.
뻐엉—!
쐐애애애액!
정확하게 들어맞은 슈팅은 골문을 향해 쏜살같이 나아갔고.
“이익…!”
철렁—!
와아아아아!
이변 없이 득점이 되었다.
[고오오오올! 골입니다!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넣은 윈포드 콘로이! 임의 어시스트도 아주 감각적이었습니다!] [볼 전개부터 득점까지 나무랄 데 없이 완벽한 모습입니다! 매끄럽게 이어지는 장면을 보고 있자니 아르센 벵거가 열광할 것만 같은 플레이입니다!]톱니바퀴가 맞물리듯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만들어진 플레이에 하준은 진한 미소를 띠었다.
씨익—.
“역시, 연습만이 살길이지.”
방금의 골을 만든 것은 하준의 지독한 패턴 훈련의 반복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조르지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간의 훈련이 빛을 발하는구나.”
그리고 그런 조르지뉴의 말에 신이 난 하준은 한마디를 더 덧붙였는데.
“그렇지! 앞으로 상황을 더 세분화해서 선수들을 단련시켜야겠어.”
그라운드를 보고 있던 하준은 미처 보지 못했다.
짜게 식은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조르지뉴를.
* * *
콘로이! 콘로이! 콘로이!
임! 임! 임!
Blue is the color—!
Football is the game—!
We’re all together—!
And winning is our aim—!
첼시의 선제골로 인해 관중석에 자리 잡은 첼시 서포터즈가 난리 났지만, 단 한 사람만은 웃지 못했다.
까드득—.
“뭐냐고…. 내가 빠졌는데도 왜 잘 하는 건데?”
2군으로 강등당해 명단 제외 처분을 받은 랑글레는 관중석에서 첼시의 경기를 지켜보며 이를 갈았다.
첼시 전력의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자신이 빠졌음에도 선전을 넘어 경기를 지배하는 첼시의 모습을 본 랑글레는 분노와 초조함을 동시에 느끼며 그라운드를 응시했다.
이후.
철렁—!
[고오오오올! 알렉스 라이트의 환상적인 피니시! 1-1! 승부는 다시 원점입니다!]알렉스 라이트의 슈퍼 플레이로 첼시가 실점하자, 그럼 그렇지 하며 안도하는 기색의 랑글레였지만.
승부는 그가 원하는 방향이 아닌, 전혀 반대 방향으로 흘러갔다.
삐익!
[첼시의 프리킥입니다. 키커는…. 임입니다. 임의 프리킥!]뻐엉—!
임우정의 프리킥은 마인츠 시절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보여 줬던 것과 같은 괴랄하기 짝이 없는 그것이었으며,
철렁—!
와아아아아!
여지없이 골로 연결되었다.
[고오오오올! 골입니다! 임의 환상적인 프리킥이 득점으로 연결됩니다! 데뷔전 데뷔골을 기록하는 임!]“칫! 저런 것쯤은 나도 할 수 있다고…. 저런 원숭이가 뭐가 대단하다고…!”
임우정의 프리킥 골 이후로도 첼시의 공세는 계속되었고,
타다다닷!
투우욱—!
[순섭벨이 임에게! 임, 곧바로 내줍니다!]툭!
휘익—!
뻐엉—!
[가드너의 슈우우우웃!]철렁—!
와아아아아!
[고오오오올! 브라이언 가드너의 득점! 가드너가 팀의 세 번째 득점을 기록하며 스코어는 3-1이 됩니다!]후반전 막바지에 들어간 가드너의 골을 보며 랑글레는 극도의 불안감을 느껴야만 했다.
‘이런 식으로 가다 결국 내 자리가 없어지는 거 아니야?’
랑글레가 감독에게 대들고 방자하게 행동해도 괜찮았던 이유.
바로, 뛰어나다고 말하기도 부족한 실력과 대체 불가한 팀에서의 입지 때문이었다.
그런데 팀에서 자신이 필요 없는 존재가 되었다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까드득—.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랑글레는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는데.
띠리리링—.
-여보세요, 랑글레?
“당장 뭐라도 해 봐. 이렇게 멍청하게 시간을 보낼 때가 아니야, 루이스.”
-랑글레, 지금 당장은 쓸 수 있는 방법이 몇 가지 없어. 첼시의 성적이 저조할 때 킴을 흔들 수 있ㅇ….
“안 된다는 말만 하지 말고 뭐라도 해 보란 말이야! 언론에 기사를 뿌리든! 루머를 흘리든! 네가 에이전트로 돈을 받아 챙기면서 대체 하는 일이 뭐야!”
에이전트를 향해 화를 쏟아낸 랑글레는 씩씩대며 전화를 끊고는 주먹을 말아 쥐었다.
“절대로 이렇게는 안 끝나. 네가 나를 쓰지 않는다면 그 대가를 치르게 해 주지.”
그렇게 하준과 첼시를 엿 먹일 방법을 궁리하던 랑글레는 알지 못했다.
주변에서 자신을 감시하고 있는 한 쌍의 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