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occer genius becomes a great coach RAW novel - Chapter (164)
164. 리턴 투 파리(1)
맨체스터 시티와의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한 이후, 우리는 리그 전반기 일정을 승승장구하며 석 달의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11월 말이 되어가는 때.
우리는 13경기 11승 2무의 성적으로 리그 1위를 수성하며 지난 시즌과 같이 좋은 모습으로 리그를 순항하고 있었고, 선수들 또한 좋은 스탯을 쌓으며 명실상부 프리미어리그의 최강팀으로 군림하고 있었다.
[13R, 아스날을 상대로 4-1 승리를 거둔 첼시.] [끊임없는 무패 행진. 프리미어리그는 첼시 강점기.] [36/37 시즌 프리미어리그 리그 테이블 / 13R 기준.]1. 첼시 11W / 2D / 0L / 35
2.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9W / 2D / 2L / 29
3. 맨체스터 시티 9W / 1D / 3L / 28
4. 리즈 유나이티드 8W / 2D / 3L / 26
5. 리버풀 6W / 6D / 1L / 24
…(중략)…
17. 토트넘 핫스퍼 2W / 6D / 5L / 12
18. 사우스햄튼 2W / 5D / 6L / 11
19. 블랙번 로버스 1W / 3D / 9L / 6
20. 스토크시티 1W / 2D / 10L / 5
[36/37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 순위 / 13R 기준.]1. 알렉스 라이트 / 맨체스터 시티 / 10골
2. 임우정 / 첼시 / 9골
3. 정상기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7골
4. 모건 로저스 / 맨체스터 시티 / 7골
5. 이혁호 / 첼시 / 5골
[36/37 시즌 프리미어리그 도움 순위 / 13R 기준.]1. 임우정 / 첼시 / 6도움
2. 필 포든 / 맨체스터 시티 / 5도움
3. 한니발 메브리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5도움
4. 알파멘디 / 리버풀 / 4도움
5. 윈포드 콘로이 / 첼시 / 3도움
13라운드까지 진행된 리그에서 선수 개인의 스탯인 득점과 도움 기록 부문에 한국인 선수가 세 명이나 랭크되어 있는 광경이 벌어지자, 한국에서는 주모를 부르짖으며 난리가 났다.
-크! 취한다. 주모 샤따 내려~.
-ㅋㅋㅋㅋㅋ 득점 순위에 한국인 세 명이 5위 안에 나란히 있는 거 실화냐? ㅋㅋㅋㅋㅋㅋ.
-ㄹㅇ 역대 프리미어리거 중에 지금이 제일 황금기 아니냐? ㅋㅋㅋㅋㅋ.
-정상기 득점력이야 말할 필요도 없었지만, 임우정은 지난 시즌보다 득점 페이스 더 빨라졌누 ㅋㅋㅋㅋㅋ.
-요새 플레이 보면 ㄹㅇ 미쳤음. 여태까지 월클 소리 들었던 차붐, 쏘니랑은 또 다른 느낌임. 득점뿐 아니라 경기 자체를 컨트롤하는데, 과장 조금 더 보태면 메시가 보이던 포스를 보여주던데 ㄷㄷ.
-님 그래도 메시는 좀;;
-이번 시즌 폼 보면 과장 보태서 메시라고 해도 될 것 같은데? 솔직히 이번 시즌 한정으로 라이트랑 비교해도 꿀리는 거 없지 않나?
-ㅇㅈ. 그 와중에 소름 돋는 거는 득점 랭킹 2위, 3위를 다 김하준이 키워낸 거라는 거 ㅋㅋㅋㅋ.
-이혁호야 예전부터 클라스 높은 공격수였다지만, 정상기랑 임우정은 김하준이 만들어 낸 거나 다름없지.
-김하준을 국대로!
-??? : 국대는 생각 없습니다. 대표팀보다 클럽을 맡는 게 더 재미있네요.
-국대 불러봐야 냄비들 욕이나 들어야 하는데 김하준이 퍽도 국대 맡겠다.
“흐음…. 그건 맞지. 대표팀 맡아봐야 남는 게 뭐가 있다고.”
기사를 보며 중얼거리던 순간, 내 옆에서 들려오는 구수한 목소리.
“그 말은 내 들으라고 하는 소리는 아이제?”
“하하…. 그럴 리가요. 최 코치님만큼 할 수 있었으면 진작에 대표팀 했죠. 저는 그럴 깜냥이 안되니까….”
“되지도 않는 소리 그만하고. 니가 깜이 안되믄 누가 깜이 되긋노. 뭐, 네 말마따나 해 봐야 남는 거 없긴 하드라.”
씁쓸하게 웃으며 말하는 최용환 코치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대표팀을 맡고 있던 동안 받았던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했는지 알 것도 같았다.
‘월드컵이 얼마 안 남은 시기에 갑작스럽게 맡아서 욕을 덜 먹었지…. 그게 아니었다면….’
가루가 되도록 까였으리라.
“뭐…. 그건 그렇고. 갑자기 어쩐 일이세요? 오스본 훈련 봐주신다고 하셔 놓고서는….”
“아. 곧 있으면 김 감독 니가 잠시 자리 비운다 아이가? 그전에 훈련 성과나 결과들 체크해서 보고하려고 왔지.”
수석 코치는 조르지뉴가 역임하고 있었지만, 선수 개개인의 훈련 성과를 체크하는 것은 최용환 코치와 루카가 도맡고 있었기에 종종 루카가 내게 결과 보고를 올려왔지만, 최용환 코치가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나는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다.
“보통 루카가 보고하러 오지 않았나요?”
“아, 뭐 내가 보고 할 수도 있지. 내가 감독도 아닌데 계속 루카한테 떠넘겨서야 되겠나?”
그리 말하면서 최용환 코치가 내게 태블릿을 건넸고, 태블릿 화면 위에는 제일 먼저 루이스 오스본의 훈련 결과와 코멘트 주석이 달려 있었다.
‘아?’
첼시에 오고 나서 제일 공을 들이고 있는 오스본의 결과를 자랑스럽게 내미는 모습은 얼핏 선생에게 제 자식을 자랑하는 학부모의 모습 같기도 했다.
그리고.
‘출전 시간을 좀 늘리는 게 어떤가 말하려고 하는 거구나.’
속이 빤히 보이는 최용환 코치의 다소 귀여운 행동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긴.’
이해할 수 있었다.
영어가 능숙해지기도 전에 밀착 마크해서 코칭하던 선수가 성장했으니 조금 더 많이 뛰는 모습을 보고 싶을 수밖에.
“으음?”
게다가.
‘생각보다 빨리 성장하는데?’
화면상의 인포그래픽과 그 옆에 첨부된 전, 후 비교 영상을 보아도 오스본의 성장 폭은 매우 컸고 그 시기 또한 빨랐기에, 최용환 코치의 말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을 수준이었다.
“상당히 좋네요? 제 생각보다도 성장 속도나 그 폭이 월등한데요?”
“그렇제? 누구한테 배웠는지는 몰라도 좋은 공격수가 될 자질이 보인다 아이가?”
“큽, 네. 그러네요. 누구한테 배웠는지 몰라도 정말 잘 배웠는데요?”
그 뒤로 다른 선수들의 훈련 결과까지 모두 검토하고 난 뒤.
“확실히, 오스본은 후반 조커로만 쓰기에는 이제 아까운 자원이 되었고, 나머지 선수들의 성장도 만족스럽네요. 최 코치님과 루카가 고생 많이 해 주셨어요.”
“뭐, 내는 내 역할을 다 했을 뿐이지. 진두지휘하는 니가 더 고생 많이 했지.”
그렇게 최용환과 웃으며 칭찬을 주고받고 있을 때만 해도 나는 알지 못했다.
오스본을 조금 더 빨리 기용하게 될 일이 생길 줄은.
* * *
찰칵!
찰칵—!
2년 만에 다시 찾은 발롱도르 시상식의 레드 카펫.
세실과 함께 조금 능숙해진 포즈를 취하고는 식장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와아. 감회가 새롭네요, 준.”
“음? 뭐가요?”
“지난번에 같이 왔을 때는 와이프가 아니라 여자친구였는데, 지금은 부부 사이가 되었잖아요?”
해맑게 웃는 세실을 보며 나는 대답 대신 마주 보고 웃었다. 그녀의 말처럼 지난번과는 같으면서도 다른 사이가 되었기도 하니.
“오! 킴!”
멀리서 나를 발견하고 빠른 걸음으로 달려와 악수를 청하는 나겔스만.
“오랜만이에요, 율리안. 잘 지내셨어요?”
“물론이지. 이번에는 다시 빅이어를 찾아올 생각으로 잘 지내고 있고말고.”
“하하, 이번에도 결승에서 붙어야죠?”
“당연하지. 이번 시즌에는 절대 양보할 생각 없어.”
이후 몇 분간 나겔스만과 대화를 나누고 발걸음을 돌리려는 찰나, 익숙한 목소리가 내 귓가에 들려왔다.
“와아, 말로만 듣던 곳이네. 우정아 너도 처음이야?”
“응. 나도 이번이 처음이야, 누나.”
고개를 돌리자 임우정과 현지가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임우정의 경우, 지난 시즌부터 최근 경기까지 미친 폼을 선보인 데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해 최종 3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려 나와 함께 파리행에 동참하게 되었다.
‘데려올 것 같긴 했다만….’
임우정 옆에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현지의 모습을 보자 괜스레 머리가 아파오는 것 같았다.
‘어째 날이 갈수록 더 철이 없어지는 것 같냐.’
뭐, 밝아 보이니 잘 된 걸지도.
이후, 삼십 분 정도가 지나고 시상식은 코파 트로피 시상으로 막을 올렸다.
“안녕하세요. 많은 축구계 인사들이 모인 이 자리에서 코파 트로피 시상을 맡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와아아아!
스파이디!
이례적으로 이번 코파 트로피의 시상을 맡게 된 이는 할리우드의 거미 히어로 영화의 주인공인 토마스 파커. 리부트 전의 올드 거미 히어로 주인공이었던 배우가 토트넘의 열렬한 팬이었던 것과는 반대로 파커는 우리 첼시의 열렬한 팬이라고 했다.
그 때문인지 시상식이 시작되기 전, 내게 따로 찾아와 사진 촬영과 사인을 부탁해 왔었다.
‘킴! 만나서 너무 반가워요! 세상에! 내가 킴을 만나다니!’
‘반갑습니다. 영화는 저도 재밌게 봤어요.’
‘와! 제 영화를 보셨어요? 정말요?’
‘그럼요. 그 영화는 리부트 전에도, 리부트한 지금도, 그리고 2000년대 초의 초창기에도 언제나 인기 있는 영화잖아요.’
‘그렇구나, 킴이 더 자주 볼 수 있도록 열심히 찍어야겠는데요?’
이때의 대화로 나는 리부트 전의 주인공과 파커의 공통점을 하나 찾을 수 있었다. 생김새도 다르고 피지컬도 달랐지만, 딱 하나의 공통점은 바로 말이 너무 많다는 것.
이쯤 되면 거미 히어로의 주인공을 뽑는 기준은 수다쟁이가 아닌가 싶기도 했다.
‘어렸을 때 킴의 경기를 매번 직관했어요! 영상으로도 돌려 봤다니까요? 부상이 아니었다면 지금도 선수로 뛰고 있었을 텐데…. 아! 저는 지금도 좋아요! 킴이 우리 첼시를 다시 한번 강팀으로 만들어 줬으니까요!’
‘하하…. 감사합니다.’
런던이 아닌 곳에서 이렇게 무조건적인 팬심을 받으니 꽤 얼떨떨했다. 마인츠 시절에는 마인츠 지역을 벗어난 곳에서는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었으니.
재미있는 점은 그렇게 말이 많고 망아지 같았던 그가 시상대 위에서는 위트있는 배우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자, 이제 후보들의 활약상을 간략한 영상으로 먼저 만나보시겠습니다.”
영상에 비춰지는 후보는 총 다섯.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후보는 바로.
‘알렉스 베컴.’
데이비드 베컴의 손자이자 레알 마드리드가 애지중지 키워낸 말도 안 되는 무지막지한 공격형 미드필더.
그의 할아버지인 데이비드 베컴의 오른발 감각을 그대로 물려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알렉스 베컴의 킥 능력은 정교함 그 자체였다.
게다가, 킥 능력을 제외한 플레이 스타일은 지단을 연상케 했으니.
‘말도 안 되는 괴물인 거지.’
단언컨대, 토레스와 라이트의 시대가 막을 내릴 즈음 발롱도르 포디움의 단골손님이 되는 이는 알렉스 베컴이 될 것이다.
“자 이제 발표할 시기가 됐네요. 2036 코파 트로피, 영광의 주인공은…!”
두구두구두구!
“축하합니다! 알렉스 베컴!”
와아아아!
짝짝짝짝!
‘역시 그럴 줄 알았지.’
다른 후보들과 달리, 벌써부터 레알 마드리드에서 주전에 가까운 활약을 하고 있는 베컴이 수상하지 못할 리가 없었다.
“아…. 음. 우선, 이 상을 받을 수 있게 되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ㅇ….”
베컴의 수상소감을 듣던 찰나.
저릿—.
왼쪽 눈에 통증이 일며 베컴의 머리 위로 정보들이 떠 오르기 시작했다.
알렉스 베컴
[마에스트로]★★★★☆
포지션 적합도 : 적합
향후 발전 가능성 : 매우 높음(월드 클래스로 성장할 가능성 다분)
현재 상태 : 기쁨
‘뭐…?’
내가 알기로 베컴의 나이는 열여섯.
성인도 되지 않은 나이에 벌써 별이 네 개나 되다니.
열여섯의 나이에 1군 팀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선수가 유수파 무코코 이후로는 거의 없었던 것을 고려하면 나이를 속인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
‘미친….’
정말 말도 안 되는 재능이었다.
데이비드 베컴의 아들들에게는 발현되지 않던 그의 축구 재능이 손자 대에 이르러 발현된 것인지 아니, 그것과 동시에 레알 마드리드에서 아예 각 잡고 성장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우정이도 별 네 개 반으로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도대체…. 이래서야 원.’
만약.
다가오는 겨울 이적시장에서 알렉스 베컴을 데려올 수만 있다면.
오소소—.
상상만으로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2선과 중원, 심지어 최전방까지 커버가 가능한 임우정에, 현시점 최고의 레지스타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크리스티안 알트.
거기에 알렉스 베컴이 팀에 가세하게 된다면.
‘잉글랜드 역사상 처음으로 쿼드러플을….’
달성하는 일도 꿈에 그치지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