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occer genius becomes a great coach RAW novel - Chapter (17)
17. 투견과 지우개(3)
와아아아아!
[안녕하십니까! 리그 31라운드, CF 경남과 서울 유나이티드의 맞대결을 창원 축구센터에서 전해 드립니다!]창원 축구센터에 모인 양 팀의 서포터들이 함성을 뿜어내는 가운데, CF 경남과 서울 유나이티드의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입장했다.
[리그 1위와 리그 꼴찌의 대결이니만큼 서울이 압도적으로 이길 것으로 보이지만, 경기 전 인터뷰에서 호세진 감독이 경남의 경기력에 대해 엄청난 자신감을 보였는데요.] [맞습니다. 어떤 경기력을 보여 줄지 기대해 볼 만하겠습니다.] [먼저 양 팀의 라인업을 살펴보시겠습니다.]경남의 라인업은 평소와 다를 바 없었다. 호세진 감독이 베스트 일레븐으로 삼은 11명의 선수들.
최전방의 전민철, 김태훈.
미드필드진에 신영선, 최영록, 하주영, 브란도 소아레스.
수비진에는 변호준, 우재훈, 신재현, 진강수.
골키퍼 장갑은 조진우가 낀, 4-4-2 대형을 가지고 나왔다.
[호세진 감독이 베스트 일레븐을 가지고 나왔네요. 아무래도, 이번 경기를 기점으로 분위기를 바꿔 보려는 셈인가 봅니다.] [자, 다음으로는 원정팀 서울 유나이티드의 라인업을 볼까요?]경남에 맞서는 서울의 라인업은 평소와는 조금 달랐다.
최전방에는 정상기가.
그 밑을 받치는 2선에는 권명호, 아딜손 제수스, 정창훈이.
중원에는 황상수와 프랑코 트라몬타나가 더블 볼란치를 이루었고.
길명진, 문태진, 윤상우, 진호수로 이루어지는 포백 라인에,
골키퍼 장갑은 하우찬이 낀, 4-2-3-1 대형을 이루었다.
[서울의 라인업에는 다소 변화가 이루어졌군요. 김하준 감독대행 체제에선 처음 들고 나오는 대형이죠?] [맞습니다. 김하준 감독대행은 4-3-3 또는 백쓰리 대형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오늘 처음으로 4-2-3-1 대형을 가지고 나왔네요.]현대 축구에서 포메이션은 그다지 의미가 없었으나, 포메이션이 주는 의미가 전부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바로, 감독이 경기를 어떤 식으로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힌트가 되는 것이었는데.
[김하준 감독대행이 이번에는 권명호를 다시 윙으로 올렸네요.] [최근 윙과 윙백에 번갈아 가면서 출전하는 권명호 선수죠?] [처음으로 더블 볼란치를 가동하는 서울인데, 처음 보는 선수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네요?] [네. 황상수 선수는 이번에 김하준 감독대행이 2군에서 끌어올린 두 명의 선수 중 한 명이라고 하네요. 새로운 선수를 발굴하면서 대형에도 약간 변화를 준 것 같은데, 이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 궁금하네요.]“보스. 황이 데뷔 무대에서 잘 해낼 수 있을까요?”
경기 시작을 앞두고, 그라운드를 바라보던 볼러가 돌연 하준에게 물었고, 하준은 씨익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제 몫을 잘해 줄 겁니다.”
하준의 자신만만한 표정에 볼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그럴 것이, 하준이 호언장담을 했을 경우에는 대부분 그 결과가 들어맞았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도, 특성이 점멸했단 말이지.’
원래는 프랑코의 파트너로 임우정을 먼저 집어넣으려고 했었던 하준이었지만, 훈련을 하는 동안 특성이 빠르게 점멸기 시작하던 황상수를 보고 라인업을 수정했었다.
‘빌드업과 찬스 메이킹에 중요한 프랑코의 짝으로 지우개 특성을 가진 황상수면 나쁘지 않은 조합이지.’
패스 줄기를 도맡는 자원과 지우개와 같은 강력한 수비력을 보여 주는 자원.
더블 볼란치로 세우기에는 좋다 못해 이상적인 합이었으니, 하준은 망설임 없이 그 둘을 짝지었다.
삐이이익!
[주심의 휘슬과 함께 서울의 선축으로 경기 시작합니다!]처음 선보이는 대형의 서울 유나이티드였지만, 플레이 스타일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짧은 패스와 선수들의 포지션 플레이로 시시각각 변화하는 움직임을 보였고, 경남은 이에 끌려다니기 일쑤였다.
툭. 타닷. 휘익!
[아! 간결한 발재간으로 변호준을 제치는 정창훈!]타다다다닷!
변호준을 제친 정창훈이 라인을 타고 빠르게 질주하기 시작했다.
[아! 정창훈! 빠릅니다! 라인을 타고 올라가고 있어요!] [끝으로 가서 크로스를 올릴까요?]오른발잡이인 정창훈은 커트인 플레이보다는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리는 스타일의 플레이를 했기에, 모두가 그러리라 생각했다.
그렇기에, 경남의 센터백 듀오 중 한 명인 우재훈이 빠르게 정창훈에게 달려 나갔다.
하지만.
툭!
[아! 정창훈이 뒤에서 달려오는 트라몬타나에게 공을 내줍니다!]씨익.
이 모습을 지켜보던 하준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누가 크로스 원툴이라 그랬냐?”
하준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정창훈은 백쓰리의 오른쪽 윙백과 백포의 오른쪽 윙을 번갈아 가며 출전했다. 그리고, 그 두 개의 포지션에서 하준이 정창훈에게 요구한 것은 단 하나.
연계.
“크로스는 무기 중 하나일 뿐이지.”
하준은 선수들 간의 연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하준이 이상적으로 그리는 팀은, 골키퍼를 제외한 10명 중 누구나가 골을 넣을 수 있는.
그게 당연한 수준의 팀이었으니.
“연계가 미친 수준이라면 누구라도 골을 넣을 환경이 주어지지.”
타다다닷!
[패스를 받은 트라몬타나가 박스 바깥까지 접근합니다!]더블 볼란치 중 오른쪽에 배치된 프랑코는 왼발잡이.
즉, 지금의 위치에서 슈팅을 때리기에 더 없이 안성맞춤인 자원이었다.
뻐엉—!
[트라몬타나 슈우우우웃!]쐐애애애액—!
타앙!
[아! 아쉽습니다! 골포스트를 맞고 골라인 아웃되는 공!]프랑코의 잘 감긴 슈팅은 아쉽게도 골대 상단을 맞고 뒤로 나가 버렸고, 그것을 지켜보던 서울의 벤치에서도 탄식이 흘렀다.
“아오···! 까비!”
“정말 아깝군요. 저기가 딱 그 옛날, 쏜의 존이었는데···!”
아쉬워하는 그들을 위로라도 하는 듯, 서울은 이후로도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특히, 경남의 역습 상황에서는 황상수의 활약이 빛을 발했다.
타다다닷!
[황상수가 하주영을 계속해서 따라다닙니다! 마치 모기와도 같군요!]황상수의 계속된 마크에 하주영은 어쩔 수 없이 공을 뒤로 돌렸고,
타다다닷!
툭!
[아! 아딜손! 아딜손이 하주영의 백패스를 가로챕니다! 서울의 역습이 시작됩니다!]뒤로 약간 물러나 있던 아딜손이 빠르게 하주영의 패스를 가로채 전진하기 시작했다.
타다다닷!
아딜손의 전진과 함께 양쪽 측면의 윙 권명호와 정창훈, 그리고 최전방의 정상기가 함께 스프린트를 시작했고, 역습 전개에 라인을 올린 상태였던 경남은 허둥지둥하기 시작했다.
투웅—!
[아딜손이 측면으로 스루패스! 중앙으로 접어 들어오던 권명호가 이를 받습니다!]권명호를 막기 위해 측면의 진강수와 경남의 오른쪽 센터백 신재현이 동시에 달려들었으나,
툭-. 휘이익—! 타다닷!
[아! 마르세유! 마르세유 턴입니다! 권명호가 개인기로 수비 두 명을 뚫어 냅니다!]권명호가 순식간에 둘을 제치자, 공격자 4명과 수비자 2명이 남는 참사가 벌어지고 말았는데.
[아! 경남의 수비는 우재훈과 변호준뿐입니다! 반면, 서울은 네 명의 선수가 파이널 서드에 있거든요!]“뭐 하는 거야! 빨리 내려가! 빨리 내려가라고!”
경남의 벤치에서 호세진 감독이 악을 쓰며 선수들을 질책했지만, 벌어져 있는 거리가 너무 길었다.
“이이익!”
어쩔 수 없이 권명호를 막기 위해 달려드는 우재훈을 본 권명호는 씨익 웃은 채, 발을 휘둘렀다.
툭—!
[신재현을 바보로 만드는 권명호의 패스! 정상기가 빠르게 달립니다!] [조진우 키퍼도 빠르게 달려 나옵니다!]위험지역에서의 패스를 막기 위해 조진우 키퍼가 빠르게 달려 나왔지만, 공에 먼저 닿은 것은 정상기의 발이었다.
투우웅—!
[아! 칩샷! 정상기의 칩샷입니다아앗! 포물선을 그리는 정상기의 슈티이잉!]포물선을 그리며 조진우 키퍼의 키를 넘기는 슛.
조진우는 손을 뻗었지만, 이미 역동작이 걸려 어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철렁—!
서울의 선제 득점이 만들어졌다.
와아아아아!
[고오오오올! 정상기의 칩샷이 서울의 선제골이 됩니다!] [아주 강심장이군요! 저 상황에서 바로 칩샷을 때려 버릴 줄이야!]“예쓰으으으!”
[하하하! 서울의 김하준 감독대행도 아이처럼 기뻐하는군요.]“명호 혀어어엉! 멋진 어시스트에요!”
“잘했다! 미친놈! 거기서 칩샷을 쏠 줄은 몰랐다. 인마! 크하하하하!”
선제골을 만들어 낸 두 명의 선수 또한 얼싸안으며 골의 기쁨을 만끽했고, 원정석에 앉아 있던 서울의 서포터들은 목 놓아 그들을 연호하며 기쁨을 나누었다.
* * *
삐익!
[경남의 파울! 트라몬타나가 쓰러져서 신음하고 있는데요!]“하아···. 또 시작이군. 빌어먹을.”
정상기의 골로 우리는 1-0으로 전반을 기분 좋게 마무리 할 수 있었다. 문제는 후반전이 시작되고 나서부터 였는데.
어떻게든 패배를 막기 위함인지, 경남의 플레이가 거칠어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아아! 그라운드에 투입된 의료팀이 고개를 가로젓습니다. 트라몬타나가 경기를 지속할 수 없는 모양인데요.]“보스. 프랑코를 교체해야 합니다. 누구를 준비시킬까요?”
“으음···.”
프랑코와 교체할 선수를 고르기 위해 벤치에 앉아 있는 후보들을 둘러보며 나는 짧은 고민을 시작했다.
‘신영준을 내보내야 하나?’
아직 백 퍼센트가 아니라 판단해 오늘 출전시키지 않았던 신영준.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다른 대안이 없다고 판단하는 찰나.
“윽···.”
왼쪽 눈에 어리기 시작한 통증.
통증이 어느 정도 가시기 시작하자, 왼쪽에 심어진 통찰안이 발동되었다.
‘어···?’
벤치에 앉아 있던 선수 중에서 머리 위의 특성이 빠르게 점멸하는 선수가 하나 있었는데.
그라운드의 투견.
임우정이었다.
‘발기술도 나쁘지 않았지?’
파이터형 미드필더를 찾기 위해서 갔던 2군 훈련장에서 발견했던 선수.
황상수와 임우정. 그 둘 중, 임우정은 발기술과 킥력 또한 준수한 편이었다. 가투소를 연상케 하는 수비력과 대인 마크를 빼놓아도 다른 무기들까지 겸비한 선수인 녀석을 지금 교체로 내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신영준의 노하우를 쏙쏙 흡수하는 듯했으니.’
후반전의 남은 30분 정도는 나쁘지 않을까?
그라운드 사방팔방을 뛰어다니게 하기 위해서 천천히 녀석을 만들어 가고 있는 차였지만, 지금은 상황이 급박했고 30분 남짓한 시간이라면 충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더 이상 고민할 시간은 없어.’
이미 교체가 필요하다는 사인이 흘러나온 이상, 고민으로 시간을 지체할 수는 없었다.
“볼러. 임우정을 준비시키죠.”
“임을 말입니까? 너무 이른 것은 아닐까요? 신을 준비시키는 것이···.”
임우정을 교체하겠다는 말에 난처한 표정을 짓는 볼러가 신영준을 교체하는 것이 어떻겠냐 되물었다.
물론, 통찰안이 없었더라면 나 또한 그런 선택을 했을 것이지만.
“아뇨. 지금은 임우정을 넣는 게 더 좋을 겁니다.”
“으음···. 알겠습니다.”
내가 다시 한번 단호하게 말하자, 볼러는 군말 없이 임우정의 교체를 준비했다. 그간, 내가 보여 준 전술과 용병술이 탁월하게 효과를 본 것을 눈앞에서 지켜본 탓인지, 볼러는 내 선택을 존중하며 신뢰했고, 이번 또한 마찬가지였다.
사실, 그가 반대한다고 해서 교체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도 아니었지만.
[서울 유나이티드가 교체를 준비합니다.] [서울의 벤치에서 준비하는 선수는···. 임우정 선수군요. 이번에 황상수 선수와 함께 김하준 감독대행의 부름을 받은 선수네요.] [신영준이 아니라 임우정이 교체 준비를 하다니, 김하준 감독대행의 의중이 궁금하네요.]“감독님. 정말 제가 잘 할 수 있을까요?”
190㎝에 가까운 거구의 피지컬을 가진 임우정이 답지 않게 약한 모습을 보이자, 나는 기가 찰 노릇이었다.
‘막상 그라운드에 들어가면 미쳐 날뛰는 스타일이면서 뭐 저리 긴장하는지.’
그와 함께 데려온 황상수는 무덤덤하기 짝이 없었는데, 이쪽은 케어가 많이 필요한 타입인 듯했다.
“우정아. 네가 뛰던 R 리그랑 크게 다를 건 없다. 넌, 내가 지시한 대로 움직이면 돼. 나는 너를 믿기 때문에 데려온 거야.”
물론, R 리그와 수준 차는 명백했지만, 녀석을 진정시키기 위해 하는 말이니 사실에 입각한 말을 뱉을 필요는 없었다.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독님이 믿어 주신 만큼 최선을 다할게요!”
어딘가 결연한 표정이 된 임우정은 왠지···.
‘누아르 물의 폭력배 같은데···. 누구 하나 부수지는 않겠지?’
삐익!
[교체가 진행됩니다. 트라몬타나와 임우정이 교체됩니다.]그라운드의 투견이 그라운드를 밟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