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occer genius becomes a great coach RAW novel - Chapter (175)
175. 영광의 초석(2)
* * *
알렉스 베컴의 선제골 이후 레스터 시티는 첼시에게 시종일관 두드려 맞는 모습을 보이며, 이번 시즌 리그컵의 다크호스에서 순식간에 포식자에게 몰린 피식자로 탈바꿈했다.
타다다닷!
[데 니프! 볼을 몰고 움직입니다!]묵직하게 밀고 들어오는 데 니프의 돌파에 레스터 시티가 그를 저지하기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툭?!
[데 니프가 알트에게 가볍게 내줍니다!]촤앗!
툭. 타닷! 툭?!
[어렵지 않게 볼을 지켜내는 알트!]레스터의 압박에도 볼을 부드럽게 지켜낸 알트는 시간을 지체하지 않은 채로,
투우웅?!
전방을 향해 볼을 쏘아 보냈다.
[크리스티안 알트! 대지를 가르는 패스가 나옵니다!]타다다다다닷!
[데 니프! 빠른 속도로 볼을 쫓습니다!] [사힌! 볼을 커트하기 위해 뛰어오는데요!] [다른 선수들이 협동 수비하기 어려운 상황이 만들어집니다!]보통 이런 상황의 경우.
다른 수비수들이나 미드필더가 협동하여 볼의 연결을 저지하곤 했지만, 현재 레스터 선수들에게 그럴 여유는 주어지지 않았다.
파이널 서드에 위치한 이혁호, 임우정, 알렉스 베컴의 존재는 레스터 선수들에게 있어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었다.
이혁호 정도 되는 공격수 하나만 있어도 신경 쓰이는 판에, 게임 체인저라고 할 수 있는 존재가 임우정과 알렉스 베컴으로 둘이나 존재하고 있으니 도저히 한 곳에 집중할 수 없는 판국이었고,
타다다닷!
[패스에 맞춰 양쪽 측면에서도 활발한 오버래핑이 이루어지고 있는데요!]크리스티안 알트의 패스 타이밍에 맞춰서 양쪽 측면에서 칼라피오리와 부스케츠가 빠른 속도로 오버래핑하고 있는 상황이었으니.
독안에 든 쥐라는 표현이 적절할 상황 그 자체였다.
촤앗! 툭?!
타다닷!
“어엇!”
[아! 먼저 도달한 데 니프! 볼을 한 번 더 칩니다!]사힌보다 먼저 볼에 도달한 데 니프가 볼을 한 번 더 치게 되면서 사힌은 역동작에 걸려 한 템포 늦어지는 불상사가 벌어졌고, 속력을 줄이지 않고 움직일 수 있게 된 데 니프는 유유히 볼을 몰고 페널티 박스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제기랄!”
그리고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리즈웰이 튀어나오기가 무섭게.
뻐엉?!
[어어! 데 니프 그대로 때립니다!]냅다 갈겨버린 데 니프의 슈팅은,
쐐애애애액?!
철렁?!
레스터 시티의 골문을 무자비하게 찢어버리고 말았다.
와아아아아!
[고오오오올! 골입니다! 스테판 데 니프의 추가골! 스코어는 2-0!] [레스터 시티! 침몰하고 있습니다! 첼시의 날카로운 공격에 속절없이 무너지는 레스터 시티입니다!] [마치, 야야 투레를 연상케 하는 골이었습니다!]예전, 맨체스터 시티에서 야야 투레의 골 장면을 연상케 하는 모습에 중계진은 물론, 웸블리에 모인 관중들 모두가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첼시에는 임과 리, 베컴만이 있는 게 아닙니다! 첼시의 스쿼드는 이미 경지에 다다른 모습입니다!] [언빌리버블! 부임한 지 3년이 채 되지 않아서 완벽에 가까운 스쿼드를 만들어낸 킴입니다! 이번 시즌 첼시는 킴이 천명한대로 쿼드러블을 이뤄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데 니프의 환상적인 골 이후에도 레스터 시티는.
철렁?!
[임의 환상적인 프리킥이 골로 연결됩니다! 스코어는 3-0!]타닷! 휘익?!
뻐엉?!
철렁?!
[어메이징! 미친 골이 터졌습니다! 리! 클래스는 죽지 않습니다! 스코어는 어느덧 4-0이 됐습니다!]두 골을 더 허용하고는 4-0이라는 스코어로 결승에서 패배라는 고배를 마셔야 했다.
삑! 삐익! 삐이이익?!
와아아아아!
퍼엉?!
[주심의 휘슬과 함께 경기가 종료됩니다! 36/37 시즌 리그컵 우승은 첼시가 가져갑니다!] [이번 시즌 첫 우승을 가져가게 되는 첼시! 참가한 대회 모두 순항 중이죠? 좋은 출발을 가져가는 데 성공합니다!]그야말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앞세운 첼시는 이번 시즌 참가한 대회 중 첫 번째 우승을 거머쥐며 이번 시즌 대기록을 위한 초석을 쌓는데 성공했고, 언론에서는 이를 집중 조명하기 시작했다.
[심상치 않은 기세의 첼시? 리그컵 우승으로 킴의 말을 증명하다.] [4-0.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레스터 시티를 찍어 누른 첼시.] [킴이 말한 쿼드러블은 정말로 실현 가능한 일인가?] [개리 네빌, ‘알렉스 퍼거슨 경도 실현하지 못한 쿼드러블.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야.’] [개리 리네커, ‘지금 첼시의 기세라면 쿼드러블 못 할 것도 없어.’] [첼시의 쿼드러블 성공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을 펼치는 잉글랜드 레전드들.]언론에서 화두가 된 첼시의 심상치 않은 기세는 결국, 축구 예능 프로그램이 특별 편성되면서 각 클럽의 레전드들을 불러 모으기에 이르렀고,
자리에는 은퇴시기를 막론하고 프리미어리그에서 날고 기었던 선수와 감독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진풍경을 만들어지게 됐다.
“리그 컵 결승전을 다시 보시면 모두 알겠지만, 지금의 첼시는 특정 선수 하나만을 막는다고 해결할 수 있는 팀이 아닙니다. 당장 임 하나만을 막는다고 해서 첼시를 막을 수 있을까요?”
이제는 축구 전문 방송인을 거듭난 하베르츠가 정지된 경기 화면을 가리키며 말하자, 반대편에 앉아있던 네빌이 입을 열었다.
“첼시가 막강한 팀이 되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네, 맞아요. 하지만 말입니다. 축구뿐 아니라 모든 스포츠 종목이 그러하듯, 대기록을 위해서는 탄탄한 실력 외에도 운이라는 요소가 필요합니다.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모든 대회에서 우승하긴 힘들다 이 말이에요.”
“그 운이라는 것도 결국 실력이 있어야 따라주는 것 아니겠습니까? 현재 첼시에 집단 식중독이나 전염병이 돌지 않는 이상 그들의 경기력을 떨어트릴 수는 없다는 사실은 잘 알고 계시겠죠?”
자신의 말을 곧바로 받아치는 페르난지뉴의 말에 네빌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대업을 달성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 운이라는 것도 결국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첼시의 스쿼드는 사실 돈으로 만들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습니까? 저 정도 금액을 쓰고도 우승하지 못하면 감독의 자질이 의심되는 부분일 텐데요.”
네빌의 옆에 앉아있던 케인이 입을 열자, 첼시를 지지하는 쪽에 앉아있던 과르디올라가 코웃음을 치며 그 말을 맞받아쳤다.
“첼시가 돈을 많이 썼다고 그 업적을 폄하하려고 하는 모양인데, 현재 축구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쏟아붓는 리그가 어딥니까? 프리미어리그 아닙니까? 이미 프리미어리그의 지출은 미쳤다고 볼 수 있죠, 하위팀만 해도 분데스리가 상위 클럽의 이적 자금을 웃도는 지출을 하고 있는데 첼시만 잘못되었다 말하는 건 좀 우습네요.”
프리미어리그를 호령했던 수많은 명장 중 하나였던 과르디올라까지 첼시를 지원사격을 하고 나서자, 케인은 더 이상 말을 이어나갈 수 없었다.
더 이상 돈을 운운하고 나섰다가는 과르디올라의 입에서 ‘너도 시티 오려고 난리 피웠었잖아?’ 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을 판이었으니.
“자. 다들 진정하시죠. 너무 분위기가 과열되어도 좋지 않으니 말이죠. 다른 의견은 없으십니까?”
진행자로 나선 개리 리네커의 말에 미켈 아르테타가 손을 들고 말했다.
“네, 아르테타. 말씀하시죠.”
“킴이 말한 대로 첼시가 쿼드러블에 성공하게 된다면, 알렉스 퍼거슨 경 이후 축구계에서 다시 한번 기사작위를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뭐, 외국인인 그는 Sir가 아닌 KBE가 되겠지만요.”
아르테타의 말에 좌중은 다시 한번 갑론을박을 펼치기 시작했다.
알렉스 퍼거슨 이후, 영국 축구계에서 기사작위는 고사하고, 훈장을 받은 것은 데이비드 베컴이 마지막이었기 때문이었으니까.
* * *
“준, 진짜로 받게 되면 어떨 것 같아요?”
“응? 뭘 말이에요?”
레전드들의 갑론을박 영상을 보던 세실리아가 하준을 보며 물어오자, 그 영상의 내용에 관심을 가지지 않던 하준은 당최 무슨 얘기냐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아르테타 감독이 말한 대로 2등급 훈장을 수여받고 명예 기사가 된다면 말이에요.”
“아….”
세실리아의 입을 통해 나온 얘기를 듣고 하준은 고개를 갸웃하다 다시 입을 열었다.
“글쎄요. 별생각 없는데.”
“네? 이건 정말 영예로운 일이라고요. 기사 작위를 받을 수 있다는 건, 정말 한 분야에서 잉글랜드에 엄청난 공로를 세운 거라는 증명이기도 한 일인데…!”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하준의 태도에 세실리아가 작위에 대한 명예와 그것을 수여받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인지 열띤 설명을 하자, 하준은 그저 그것이 귀엽다는 듯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음….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이기도 하고, 쿼드러블을 달성한다 해도 실제로 그 일이 일어날지 아닐지는 모르니까요. 원래, 설레발은 필패라는 말도 있고.”
“그렇지만…. 아, 준이 시민권자가 됐으면, 김하준 경(Sir)으로 불릴 수 있을 텐데…!”
이미 작위 수여가 기정사실인 양 말하는 세실리아의 모습을 보며 못 말린다는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인 하준은 그저 웃음만 지을 뿐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영국 시민권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영 연방 국가의 국민도 아닌 하준이 기사 작위를 수여 받는다고 해도 Sir 하준 김이 되는 것이 아니라 KBE 하준 김으로 불릴 것이기에 하준은 그저 상 하나를 받는 정도의 느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KBE가 붙는 것 자체도 가문의 영광으로 여길만한 일이긴 하겠지만….’
원체 그런 쪽으로는 아무 생각이 없는 하준은 그저 눈앞에 있는 자신의 부인이 사랑스럽다 생각할 뿐이었는데.
“그래도 몇 달 뒤에 우리 아이가 태어났을 때, 아버지가 그렇게 대단한 인물이면 얼마나 좋겠어요.”
“응…?”
이어지는 세실리아의 말에 하준은 멍청한 표정을 짓고는 다시 되물었다.
“몇 달 뒤에…. 그러니까, 몇 달 뒤에 내가…?”
“아…. 서프라이즈로 알려주려고 했는데, 나도 모르게 말했네. 쌍둥이래요, 준. 며칠 전에 검사받고 왔었어요, 3개월 됐다고 해요.”
세실리아가 전한 깜짝 소식에 하준의 광대가 하늘로 승천할 듯 변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며칠 뒤, 첼시의 코밤 훈련장에서 선수들과 코치들 모두는 기이한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는데.
“우정아.”
“네, 혁호 형.”
“저 녀석 왜 저렇게 입이 찢어질 듯이 웃고 있는 거야? 드디어 맛이 가기라도 한 건가?”
못 볼 것을 봤다는 표정으로 묻는 이혁호를 보며 임우정은 얼마 전 김현지에게 들은 한 가지 말을 떠올렸다.
‘아니 글쎄, 오빠가 아빠가 된다는 거 있지? 그렇게 축구에 미친 인간이 아빠가 되다니…. 고모가 되는 내가 잘 챙겨줘야지. 안 그러면 어떻게 되겠어? 참.’
임우정의 눈에 보이는 하준의 모습은 김현지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세상 모든 것을 가진 이의 모습 그 자체였다.
그리고.
‘아, 맞다. 우정아, 오빠가 말하기 전까지는 비밀이다? 집에 와서 얼마나 신신당부를 하던지, 너한테도 얘기하지 말라고 그러더라고. 참나.’
김현지의 당부까지 떠올린 임우정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 글쎄요. 팀 성적이 좋아서 감독님도 기분이 좋은 게 아닐…까요?”
“흐음…. 너는 뭐 알고 있고 그런 거 아니고?”
이혁호의 미심쩍은 시선에 임우정은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
“에이, 그럴 리가요. 저도 감독님을 보는 건 훈련장이나 경기장이 전부인 걸요 뭘.”
“현지한테서 뭐 듣거나 하는 건 없고?”
“누나랑 감독님은 따로 사는 거 아시잖아요.”
“수상한데…. 흠.”
그 뒤로도 하준의 기행은 계속되어 첼시 내부에는 괴담이 돌았다고 한다.
– 작가의 말 –
안녕하세요 주노드입니다.
죄송하게도, 코로나 양성 판정으로 몸 회복에 전념하다 보니 일주일간 휴재를 하게 되었었습니다. 게다가, 제 개인적으로도 회사 일과 병행하다 보니 예전과는 다르게 최근 휴재가 잦아지고 있는 점은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대한 휴재 없이 진행하려고 노력하는 중이지만 전작을 연재할 때와는 다르게 회사에서 저의 위치와 업무량이 많이 달라져 제 마음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 많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제 변명을 하고자 이 얘기를 하는 것은 아니고, 개인 사정으로 휴재를 하게 되었다는 공지가 지속되는 것 보다는 솔직한 이유를 한번 말씀드리는 게 좋겠다 싶어 적어 보았습니다.
최대한 휴재 없이 비축분을 쌓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현재 시점에서 완결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같으니 최선을 다해 집필하도록 하겠습니다. 부족한 글을 봐주시는 여러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