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occer genius becomes a great coach RAW novel - Chapter (183)
183. 기록을 세우는 감독(2)
* * *
와아아아!
[안녕하십니까! 36/37시즌 잉글랜드 FA컵 대망의 결승전!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를 웸블리에서 보내드립니다!] [이번 결승 매치업은 프리미어리그 1위와 2위의 맞대결로 성사되었는데요, 이번 시즌 들어서는 맨체스터 시티가 첼시를 상대로 단 한 번도 승리를 가져간 적이 없었죠?] [네 맞습니다. 이번 시즌 맨체스터 시티는 리그와 리그컵을 포함한 총 세 번의 맞대결에서 1무 2패를 거두고 말았습니다.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여있는 맨체스터 시티가 오늘 첼시를 누르고 우승을 가져갈 수 있을지!]“애들 상태는 어떻드노?”
하준의 옆에 서서 그라운드를 지켜보던 최용환이 나지막이 묻자, 하준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사기는 최상이라 봐도 무방합니다. 동기부여도 제대로 된 것 같고요.”
와아아아!
[말씀드리는 순간! 양 팀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습니다.] [자, 양 팀 선발 라인업을 살펴봐야겠죠? 먼저, 맨체스터 시티의 선발 라인업입니다!]세르히오 부스케츠가 이끄는 맨체스터 시티는 4-3-3 대형을 가지고 나왔는데.
최전방에는 모건 로저스가,
좌, 우 측면에는 파블로 아라우호와 알렉스 라이트가 배치된 모습이었고,
다리우스 배티, 아론 조지를 로메오 라비아가 뒤에서 받치는 역삼각 형태의 중원 뒤에,
오스카 타렌시, 빌리 쿠메테오, 타일러 하우드벨리스, 주브릴 클라크로 구성된 백포 라인 뒤에 골키퍼 장갑은 안드리 루닌이 끼고 나왔다.
[이번 시즌 맨체스터 시티의 베스트 일레븐 그대로의 모습이네요.] [비록 첼시를 상대로 밀리기는 했지만, 아라우호와 배티, 그리고 조지의 영입으로 성공적인 세대교체가 진행 중이라고 볼 수 있죠.] [첼시를 제외한 팀들을 상대로는 압도적인 모습을 펼쳤던 라인업이니, 첼시의 입장에서도 방심은 금물이겠습니다.] [맞습니다. 자, 다음으로는 이에 맞서는 첼시의 라인업입니다!]맨체스터 시티에 맞서기 위해 하준은 3-4-1-2 대형을 가지고 나왔다.
최전방 투톱에는 이혁호와 임우정이 이름을 올렸고,
2선에서 그들을 알렉스 베컴이 뒷받침 하였다.
그리고 중원에는 크리스티안 알트와 스테판 데 니프가 이름을 올렸고,
좌, 우 윙백에는 레안드로 칼라피오리와 미구엘 부스케츠가 배치되었으며,
미하엘 포가테츠, 에반 카마라, 마르시오 디아스로 구성된 백쓰리 라인 뒤에 바비 한슨이 골키퍼 장갑을 끼고 나왔다.
[백쓰리 대형을 가지고 나온 첼시의 모습입니다.] [공격진의 퀄리티는 이번 시즌 유럽 최강이라고 볼 수 있는 멤버 라인업이네요.] [그뿐만이 아니죠. 콘로이의 부상 이후, 급부상한 루이스 오스본 역시 벤치에서 대기 중입니다.] [백쓰리 대형이다보니 킴이 미구엘 부스케츠의 활용 방안을 여러 가지로 가지고 나왔을 것 같은데요. 이번 결승전에서도 첼시가 무난하게 승리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 요소가 될 것 같습니다.]삐이이익—!
[주심의 휘슬과 함께! 대망의 결승전 무대의 막이 오릅니다!] [선축은 맨체스터 시티가 가져갑니다!]선축을 잡은 맨체스터 시티는 그들의 장기라고 할 수 있는 빠르고 정교한 패스 플레이로 초반 빌드업을 시작해나갔다.
툭—!
툭!
타다다닷!
툭—!
[매끄럽게 이어지는 패스! 맨체스터 시티가 빠른 패스를 이어나갑니다!]물론, 첼시가 이 모습을 가만히 두고 보고 있을 리 없었다.
타다다닷!
촤아앗—!
[아라우호에게 향하는 패스를 차단한 데 니프!] [데 니프가 재빨리 부스케츠에게 볼을 넘깁니다!]타앗!
타다다다닷!
[부스케츠! 볼을 잡은 채로 스피드를 올립니다!]측면에서 스피드를 올리며 달려오는 부스케츠를 보며 라비아와 타렌시가 움직였지만.
촤앗! 타닷—!
탓!
타다다닷!
[순간적으로 방향을 접어 중앙으로 파고 들어가는 부스케츠!] [상당히 유연한 몸놀림이었는데요!] [거친 압박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부스케츠이지만, 방금처럼 거리가 조금 떨어져 있는 경우에는 한 발 빠르게 움직여서 압박 상황 자체를 없애버리거든요!]하준이 부스케츠의 포지션을 아래로 내린 이유가 그라운드에 펼쳐졌고, 이를 지켜보고 있던 맨체스터 시티의 세르히오 부스케츠는 재빨리 선수들에게 외쳤다.
“쿠메테오! 베컴! 베컴을 따라가!”
물론.
투우욱—!
외침을 들은 쿠메테오의 움직임보다 부스케츠의 패스를 받아 측면으로 파고드는 베컴의 움직임이 훨씬 빨랐지만.
타다다다닷!
[완벽한 패스 타이밍입니다! 측면으로 빠져나가는 베컴에게 정확히 전달되는 패스였어요!]순식간에 측면 후방이 털리는 상황이 만들어지자, 쿠메테오는 이를 악물고 베컴을 저지하기 위해 움직였다.
타다다다닷!
[쿠메테오가 빠른 속도로 베컴을 향해 달려갑니다!]‘제기랄…! 타렌시 녀석이 더 빨리 내려와야…!’
왼쪽 풀백인 타렌시가 베컴을 뒤쫓고 있지만 거리가 상당히 벌어져 있었고, 다른 두 명의 수비수는 이혁호와 임우정, 칼라피오리의 움직임에 묶여 쿠메테오를 도울 수 없었다.
그리고.
툭! 타앙—! 탓! 휘익—!
“어엇!”
쿠메테오는 베컴의 유려한 턴에 의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제쳐져야만 했다.
오오오오!
[여유롭게 쿠메테오를 무력화하는 알렉스 베컴!] [지단의 모습을 보는 것만 같습니다!]쿠메테오를 제친 베컴은 측면을 더 달리다 곧바로 자신의 할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는 폼을 취했는데,
뻐어어엉—!
[아! 베컴의 크로스으으으으!]쐐애애애액—!
베컴의 발을 떠난 볼은 빠른 속도로 나아가다 괴랄한 낙차를 보였다.
“이이이익…!”
[안드리 루닌! 몸을 날립니다!]생각지도 못한 낙차에 루닌이 곧장 몸을 던졌지만,
텅—!
루닌의 손보다 볼에 먼저 닿은 것은,
철렁—!
임우정의 머리였다.
[고오오오오오올! 골입니다! 임의 멋진 헤더골!] [알렉스 베컴이 데이비드 베컴을 떠올리게 하는 환상적인 크로스로 임의 골을 어시스트합니다!]와아아아아!
씰룩—.
자신이 의도한대로 터진 선제골에 하준이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애써 잡고 있자, 옆에 있던 최용환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좋아할 거면 좋아하고, 무표정할거면 무표정해야지. 지금 니 되게 이상한 거 아나?”
“푸흡…. 그래도, 이 정도로 좋아하면 조금 그렇잖아요? 처음도 아닌데.”
“뭐…. 그건 그렇긴 하다마는….”
* * *
툭—!
타다다다닷!
[라이트! 볼을 친 후에 달립니다! 디아스가 따라잡지 못하는데요!]뻐엉—!
철렁—!
와아아아아!
임우정의 선제골 이후, 전, 후반 모두 첼시에게 밀린 맨체스터 시티는 경기가 끝나기 직전에서야 알렉스 라이트의 만회골로 한 골을 기록할 수 있었다.
삑! 삐익! 삐이이익—!
퍼엉—!
[경기 종료됩니다! 첼시가 FA컵 우승을 가져가는데 성공합니다!] [이번 우승으로 첼시가 잉글랜드 축구 역사상 두 번째로 도메스틱 트레블에 성공하게 됩니다!]그렇게 우승 셀레브레이션이 끝나고.
하준은 샴페인에 흠뻑 젖은 채로 믹스트존에 서게 됐는데.
찰칵—!
“우선, 이번 시즌 세 번째 우승을 축하드립니다. 감독님.”
“하하…. 감사합니다.”
“이번 FA컵 우승으로 잉글랜드 축구 역사상 두 번째로 도메스틱 트레블을 달성하게 되었는데요, 2019년 맨체스터 시티 이후 18년만의 일입니다. 소감이 어떠신지요?”
기자의 질문에 하준은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18년 만에 두 번째로 잉글랜드 도메스틱 트레블의 주인공이 된 것도 화제성이 컸지만, 공교롭게도 그것을 결정지을 수 있었던 마지막 경기의 상대가 기록의 첫 번째 주인공이었던 맨체스터 시티였으니.
“매우 기쁩니다. 우리는 이번 시즌 대 기록 달성을 위해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달려왔고, 이제 하나씩 보상받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승리로 잉글랜드에서 두 번째로 도메스틱 트레블에 성공한 클럽이 되었죠. 네, 그렇지만 아직 만족하긴 이릅니다.”
하준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고 있는 기자는 그의 말에 화답하듯 주제를 부드럽게 옮겼다.
“이제 며칠 뒤에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는데요. 이 질문을 드리지 않을 수가 없네요. 잉글랜드 클럽 최초로 쿼드러블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는 심정이 어떠신가요?”
쿼드러블.
모든 이들의 관심이 집중될 그 기록에 대해 떠올린 하준은 눈을 잠시 감았다 뜨며 답했다.
“저와 우리 선수들, 그리고 모든 스탭들이 쿼드러블 달성을 열망하고 있습니다. 모든 일에는 걸맞은 시기가 있고, 우리는 그 시기가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하고 있죠.”
“그렇군요. 저희도 모두 감독님과 첼시가 그 위업을 달성할 수 있길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믹스트존을 벗어난 하준은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에 낯익은 얼굴을 마주할 수 있었다.
“킴, 축하하네.”
“아. 호셉.”
주름이 한층 더 짙어진 과르디올라가 미소를 지으며 하준에게 다가와 악수를 청했고, 하준은 그것을 받아들이며 물었다.
“웸블리까지는 어쩐 일이세요?”
하준의 물음에 과르디올라는 어깨를 으쓱이며 답했다.
“나야 뭐, 감독도 아니고 기술이사 직함을 달고 있으니 선수 영입을 위해 경기 관람정도는 아무 일도 아니지.”
“그라운드로 돌아오고 싶지는 않으시고요?”
“하하. 이제는 안 되겠지. 자네도 그렇고, 세비야의 나겔스만도 그렇고. 내가 낄 자리는 이제 없으니까. 그보다, 오늘 경기 참 인상 깊었어. 자네가 코리아로 돌아가기 전에 코치로 영입했다면 지금쯤 나는 아직도 명장 소리를 듣고 있었을 텐데 말이야.”
웃으며 말하는 과르디올라의 얼굴에 후회라는 감정은 단 한 점도 없었다.
그저, 지난날 다른 선택을 했으면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하는 공상을 하는 어린아이 같은 모습을 보며 하준은 저도 모르게 빙그레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나 다음으로 도메스틱 트레블에 성공한 게 자네라서 또 기분 좋은 것도 있고.”
“흐음. 저보다는 부스케츠가 이뤄내는 게 더 좋지 않았을까요?”
“물론 세르히오는 내가 아끼던 선수였지만, 지도자로서 내 다음 기록은 세르히오 보다는 킴, 자네가 세우는 게 더 낫다고 보니까.”
너스레를 떨던 과르디올라는 이내 더욱 장난기 짙은 표정을 선보이며 말을 이었다.
“듣자하니, 쿼드러블 달성에 성공하면 훈장 수여와 함께 명예 기사가 될 것 같던데…. 이참에 국적을 잉글랜드로 바꿔서 이름 앞에 Sir(경)을 붙여 보는 건 어때?”
“그건 쿼드러블 달성에 성공하고 해도 늦지 않은 고민일 것 같은데요.”
“하하하, 그것도 그렇군. 내가 너무 성급했던 모양이야. 근데 말이지…. 자네라면 쿼드러블을 기록하고도 남을 것 같아서 말이야.”
과르디올라의 말에 하준이 입꼬리를 올리며 답했다.
“그래요? 흐음…. 그러면 스페인에 계시니 세비야에 대한 정보라도 흘려주시는 건 어때요?”
“뭐? 정보? 푸흡…. 못 본 사이에 유머감각이 늘었구만.”
“상대 감독이 나겔스만이니까요.”
하준의 말에 과르디올라는 짐짓 진중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음…. 일단은 세르히오 토레스가 여전히 괴물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고, 나겔스만이 자네에게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만 두 번 패배했다보니 바짝 약이 올랐다는 것 정도이려나?”
“약이 올라 보였어요?”
“그럴 수밖에. 자네라면 약 오르지 않겠나? 같은 상대에게 결승에서 계속 패한다면 말이야. 모르긴 몰라도 이를 갈고 나올 건 분명하지.”
나겔스만이 바짝 약이 올랐다는 말에 하준은 마치 재미난 게임을 발견한 어린 아이처럼 웃었다.
“그래요? 겁이 조금 나면서도….”
“나면서도?”
“굉장히 재밌는 경기가 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