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occer genius becomes a great coach RAW novel - Chapter (30)
30. 원수는 준결승전에서 만난다(3)
삐익!
우우우우우—!
와아아아!
주심의 페널티 킥 판정이 내려지자, 경기장에서는 상반된 반응이 터져 나왔다.
[박스 안에서 대놓고 범한 파울이었습니다. PK 판정이 당연히 나올 수밖에 없었거든요.]Out. 9 구정운.
In. 26 임우정.
[서울 유나이티드가 교체를 진행합니다. 구정운과 임우정이 교체되는군요.]“프랑코! 감독님이······.”
임우정은 투입되자마자 하준의 지시를 동료 선수들에게 전했고, 서울 선수들은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주장 신영준은···.
[서울 유나이티드의 키커는 신영준이군요. 신영준이 PK를 준비합니다.]삐익!
“후우···.”
[주심의 신호와 함께 신영준이 킥을 시도합니다!]타다닷!
뻐엉—!
탕!
다소 불운하게도 골포스트 상단을 맞추고 말았다.
[아! 골포스트를 맞추고 맙니다! 떨어지는 공을 키퍼가 안정적으로 처리합니다!]신영준이 실축을 하자, 수원의 박정훈 감독은 크게 기뻐했다.
“됐다!”
1점을 추가로 더 실점할 각오를 했는데 웬걸, 신영준의 실축으로 수원 블루스는 이득만 본 상황이 되었다.
추가 실점 없이 상대의 주포만 날려 버린 셈이었으니.
한편, 서울의 벤치에서는.
“아! 절호의 기회였는데! 하아···.”
“오우, 제기랄···.”
탄식을 내뱉는 최용환과 볼러. 그리고, PK 결과에 크게 개의치 않아 하며 그라운드를 바라보는 하준이 있었다.
‘성공하면 좋았겠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지고 있는 상황도 아니니.’
아직은 조급해할 필요가 없었다.
[키퍼가 빠르게 공을 내보냅니다! 수원의 역습!] [서울 유나이티드의 선수들이 빠르게 내려가고 있습니다!] [수원의 스루패스! 중원으로 볼을 전개합니다!]“차라리 롱볼을 전개하는 게 좋았을 텐데.”
숏 패스로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수원을 보며 하준은 고개를 내저었다. 라인을 극도로 끌어 올리고 있었던 서울에게 비수를 꽂으려면 롱볼 전개가 더 좋았을 것이다. 저리 숏패스로 풀어 나가려고 하다가는···.
타앙!
[중원에서의 몸싸움! 임우정이 이겨 냅니다! 공을 탈취해 유유히 빠져나가네요!]씨익.
“저 피지컬 괴물에게 당하고 말 테니까.”
[임우정을 볼 때마다 사기가 아닌가 싶네요. 190cm에 육박하는 거구의 선수가 속도도 빠르고 킥력도 좋습니다.] [상대하는 팀들은 고역이겠군요.]타다다닷!
공을 탈취한 임우정은 겉보기와는 다르게 간결하고 빠른 드리블로 파이널 서드 근처까지 치고 올라갔다.
[수원 블루스! 임우정을 압박합니다만···!]투욱—!
[임우정의 스루패스!]수원의 수비와 수비형 미드필더가 공을 빼앗기 위해 빠르게 압박해 왔지만, 임우정은 너무나도 간결한 움직임으로 스루패스를 위험지역에 뿌렸다.
타다닷!
촤아앗!
[트라몬타나가 공을 받습니다! 박스 안쪽에는 트라몬타나를 비롯해서 성현수와 아딜손이 포진하고 있습니다!]“와···. 김 감독. 우정이한테 대체 뭘 가르친 기고?”
아무렇지 않게 상대 선수 두 명을 끌어들인 뒤에, 간결하게 전방으로 찔러 넣는 패스. 이러한 임우정의 움직임을 본 최용환은 질린 표정으로 물었다. 그가 보기에, 저 나이대에 저런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선수는 극히 드물었으니까.
“별로 대단한 걸 가르치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상황을 읽는 법에 대해서 팁을 준 것뿐이에요.”
“허···.”
팁을 준 것뿐이라는 감독이나, 팁 정도로 저만한 움직임을 보이는 선수나. 최용환은 얼굴을 쓸었고, 최용환의 옆에 서 있던 이태준 코치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운빨X망겜···.”
[트라몬타나에게 달려듭니다!]박스 안은 말 그대로 혼전 상황이었다.
프랑코와 성현수, 아딜손이 페널티 박스 안에 들어와 있는 상황에, 임우정 또한 언제고 침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위기 상황에, 수원의 오른쪽 풀백은 권명호를 제지하는 대신 박스 안의 프랑코를 저지하기로 마음먹었고, 센터백과 함께 협동 수비를 시도했다.
그러나.
타닷! 촤앗! 타다닷!
박스 안에서 드리블을 시도하며 두 명의 수비를 끌어들인 프랑코는 백숏으로 둘에게 역동작을 선사했고, 빠르게 패스를 시도했다.
투욱!
[아! 트라몬타나의 백숏! 두 선수를 바보로 만드네요.] [바로 패스를 전개하는 트라몬타나!]프랑코의 패스가 향한 곳은 골키퍼 정면.
그곳에는 성현수가 빠르게 쇄도하고 있었고, 키퍼와 다른 센터백이 빠르게 달려들고 있었다.
씨익.
[성현수가 몸을 약간 돌립니다! 슈팅 자세인가요!]데구르르르—.
감아 찰 것 같은 자세를 취하는가 싶었던 성현수는 슈팅을 시도하지 않고 공을 그대로 흘렸고, 이는 그대로 아딜손에게로 흘러갔다.
[아! 흘립니다! 슈팅 모션을 취하면서 키퍼와 센터백의 시야를 속였습니다!]성현수의 동작으로 대각선 뒤에 있던 수비수는 공의 위치를 제대로 식별할 수 없었고, 키퍼 또한 어떻게든 슈팅을 저지하기 위해 뛰어나오고 있던 상황.
그러한 상황에서 슈팅이 나오지 않고 공이 옆으로 흐른다?
수원 키퍼의 머리에 경종이 울렸다.
‘X발!’
순식간에 골대까지 열려 버린 공간.
아딜손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바로 슈팅을 시도했다.
뻐엉—!
[성현수가 흘려 준 공, 아딜손이 바로 때립니다!]아딜손이 때린 슈팅은 니어 포스트 쪽으로 감겼고, 순간 비어 버린 공간에서 그 슈팅을 저지할 수원의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철렁—!
와아아아!
[고오오오오올! 아딜손이 수원 블루스의 골망을 시원하게 가릅니다! 스코어는 2-0!]골이 터지자마자, 하준은 서울의 원정 서포터즈가 위치한 쪽을 향해 팔을 휘저었다.
와아아아!
서울! 서울! 서울 유나이티드!
아딜손! 오오! 아딜손!
[아, 김하준 감독이 서울의 서포터즈들에게 응원을 더 해 주라고 요구하네요.] [원정 경기에서 서포터즈의 응원을 들으면 선수들은 더 힘이 나게 되거든요? 김하준 감독은 서포터즈들에게 그것을 요구하는 모양입니다.] [자, 방금의 골 장면 리플레이를 함께 보시죠. 임우정의 스루패스를 받은 트라몬타나가 수원의 수비 두 명을 끌어들입니다. 이때, 백숏으로 선수 둘에게 역동작을 선사한 후 패스를 시도하네요.] [여기서 주목할 점이, 구정운이 나간 이후로도 서울의 최전방 세 명은 계속해서 스위칭하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아딜손과 트라몬타나의 경우 플레이 메이커답게 여러 가지 패턴을 계속해서 만들어 내고 있네요.] [그리고 여기서! 성현수가 빠르게 쇄도하며 슈팅 모션을 만듭니다. 잘 보시면, 상체가 왼쪽으로 기울어져서 자신을 쫓던 센터백의 시야를 차단합니다. 키퍼 역시 슈팅을 막기 위해 달려 나옵니다만···. 그대로 공을 흘리면서 결과적으로 아딜손에게 절호의 찬스를 제공하죠.] [긴박한 상황에서 세 명의 선수가 보인 합은 정말이지 아름답다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아름다운 축구.
그것에 대한 기준은 경기를 지켜보는 축구 팬이나, 경기를 지휘하는 감독이나 모두에게 다를 수 있겠지만, 하준은 이렇게 생각했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경기에 임하는 모두의 합이 맞아 이루어지는 골.’
축구는 골을 넣는 스포츠다.
그렇기에, 과정보다 결과가 더 중요한 스포츠이기도 했고. 그럼에도, 하준은 지독하리만큼 과정을 완벽하게 풀어 나가기를 원했고, 그런 하준의 조련 아래, 서울의 선수들은 하준이 바라는 축구를 구현해 내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라운드 위에 펼쳐진 광경에 수원의 서포터즈 또한 입을 다물었다. 야유를 퍼부을 정신도 잊은 채 방금의 골을 되새기는 중이었으니까.
다만, 모든 사람이 그러한 것은 아니었다.
“이···! 뭣들 하는 거야! 똑바로 하지 못해! 홈에서 질 거냐고! 이 머저리들이!”
수원의 박정훈 감독은 결국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소리쳤다. 그에게는 마지막 기회나 다름없는 경기이기에, 그 누구보다 승리가 간절했으니까.
“빌어먹을···. 도대체 뭐가 문제길래 저 녀석들을 못 막느냔 말이야!”
박정훈 감독의 외침에 돌아오는 답변은 없었다.
문제가 무엇인지 알았다면 이번 시즌 슈퍼매치에서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할 일 따위는 없었을 테니까.
* * *
아딜손의 골 이후, 전반전에는 더 이상의 골이 터지지 않은 채 끝났고, 후반전이 시작되었다.
전반과는 달리, 수원 블루스는 대단히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삐익!
[수원 블루스의 코너킥이 선언됩니다.]뻐엉—!
수원의 코너킥이 진행됐고, 박스 안의 혼전 속에서 수원은 추격의 기회를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철렁—!
와아아아아!
[고오오오올! 골입니다! 최혁의 헤더가 골로 연결됩니다!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수원 블루스! 스코어는 2-1입니다!]하프 타임에 박정훈 감독이 무슨 마법을 부리기라도 한 것인지, 수원은 동기부여가 확실히 된 모습으로 후반전 경기에 임했다.
만회 골 이후로, 계속해서 전진을 시도하는 수원.
그러나, 서울도 가만히 당해 주고 있지는 않았다.
[중원 싸움이 치열합니다! 임우정이 공을 탈취하는 데 성공합니다! 임우정이 신영준에게!]수원이 전반과는 달리, 위협적인 움직임을 더 가져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중원에서 임우정의 진공청소기 같은 커트로 인해 제대로 된 공격 전개에는 무리가 있었다.
시간은 계속해서 흐르고 있었고, 2-1의 스코어로 다소 지지부진한 경기 양상이 지속되자, 수원은 전반전처럼 거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터억!
[수원 선수들 거친 플레이를 일삼기 시작했습니다. 거친 플레이가 하등 도움이 되지 않을 텐데요.] [맞습니다. 뒤처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잘못하다간 불리한 상황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전반전의 기억이 떠오른 것일까.
서울의 선수들 역시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고, 자연스레 경기가 과열된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아악!”
삐익!
도화선에 불이 붙고 말았다.
[신영준이 거친 태클에 쓰러져 신음하고 있습니다.] [리플레이를 보시죠, 아! 발목을 가격당했습니다. 발목에 들어간 저 태클의 고의성은 판단할 수 없습니다만···. 양 팀 선수들이 마찰을 일으키네요!]“X발 미쳤어? 동업자 정신도 없는 새끼가!”
임우정이 눈을 부릅뜬 채로 죽일듯한 기세로 덤벼들자, 기세등등하게 달려들던 수원의 선수들은 주춤할 수밖에 없었다.
“야! 야! 우정이 말려!”
서울의 다른 선수들이 황급히 임우정을 말리기 시작했지만, 불난 집에 기름을 붓기라도 하듯이 수원의 최혁이 이죽거렸다.
“경기를 하다 보면 태클이 좋지 못한 곳에 닿을 수도 있는 건데, 아직 애새끼라서 그런가 사리분간을 못하나 보네?”
“뭐 이 새끼야?”
까드득—.
“야야···!”
열이 받은 임우정이 팔을 휘젓자, 그를 말리던 선수들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졌고, 제지하는 사람이 없어진 임우정은 최혁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사람 하나 분질러 놓을 기세인 임우정을 본 최혁은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고,
‘X 됐다···. 무슨 애새끼 표정이 저래···? 저런 피지컬에 맞으면 X발, 뼈도 못 추리겠는데?’
삑! 삑! 삑삑!
다행히, 그를 구원한 것은 주심의 휘슬이었다.
주심은 태클을 범한 수원의 수비형 미드필더에게 레드카드로 다이렉트 퇴장을 명했고, 근처에 있던 임우정에게 다가와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다.
“너도 경고다.”
“아, 네.”
우우우우—!
일순간 야유가 터져 나왔다. 홈 서포터즈와 원정 서포터즈가 동시에 심판에게 야유를 퍼부었는데, 그 뜻은 서로가 달랐다.
수원의 서포터즈는 퇴장이라는 판정에 대한 야유를, 서울의 서포터즈는 임우정에게 나온 옐로카드 판정에 대한 야유였다.
[다이렉트 퇴장이 나오는군요. 10 vs 11의 싸움을 하게 된 수원 블루스. 임우정에게도 옐로카드가 주어지네요.] [신영준이 절뚝거리며 일어섭니다. 아, 아직 뛸 수 있다는 사인을 보내는군요. 다행히 부상은 아닌 모양입니다.]삐익!
[주심이 프리킥을 선언합니다.] [위치가 좋네요. 직접 때려 볼 수 있는 위치입니다.]“보스, 임이 옐로카드를 받았습니다. 임을 자제시키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그라운드 위의 상황을 지켜보던 볼러가 넌지시 묻자, 하준은 씨익 웃으며 답했다.
“아뇨. 저러라고 내보낸 것도 있는걸요?”
기선제압.
지금과 같이 거친 경기에는 상대의 기를 꺾어 놓을 필요가 있었다.
‘물론, 미친개 역할만 하라고 풀어 놓은 건 아니고.’
다소 벙 쪄 있는 볼러를 뒤로 한 채, 하준은 그라운드의 선수들에게 손짓으로 지시했다.
[김하준 감독이 벤치에서 무엇인가 지시하는군요.] [아, 키커 교체 지시군요?]터벅.
터벅.
[임우정이 공 앞에서 프리킥을 준비합니다!]수원 선수들은 다소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으나, 그들은 몰랐다.
하준이 풀어 놓은 미친개는 프리킥도 준수한 알짜배기 미친개였다는 것을.